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 미국을 놓고 싸우는 세 정치 세력들
안병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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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선에 패하고 바이든 시대가 왔다. 바이든 취임 후, 과연 미국은, 그리고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여러가지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친환경주의, 북한에 우호적인 한반도 정책, 복지 혜택 등 긍정적인 예측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취임 초인만큼 단언하기 힘들다. 『미국은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이 아니다』 역시 미국을 예측하는 글이다. 단 이 책은 바이든이 중심이 아닌 우리가 잘 알지 못한 미국의 속살과 그들이 변화시킬 미국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배하는 양당주의다. 서로 팽팽하게 견제하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어간다라고 알고 있다.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는 세대의 변화에 따라 점차 세분화되어가는 미국의 정치 세력을 이야기한다. 코로나19로 뉴노멀시대라고 불리듯 미국의 정치 세력도 기존의 양당정치가 아닌 '탈정령' (dealignment)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 안병진박사가 새롭게 정의한 미국의 정치 세력은 누구일까?

저자는 세 가지 분류로 정의한다.

토크빌주의자

헌팅턴주의자

데브스주의자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이 세 가지 정치세력은 모두 낯설다. 이 낯선 단어들 속에 저자는 정치 세력의 토대가 되는 미국의 특징부터 차근차근 설명해간다. 가령 토크빌주의자는 공화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 일컬으면서 미국인들에게 '헌법'이 어떤 의미인지 강조하며 건국 초 '헌법' 정신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세력이 토크빌주의자이다.

이 토크빌주의하에 성장할 수 있었던 미국의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헌팅턴주의는 파이트 클럽이라고 말할 만큼 우리는 이 세력이 어떤 세력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헌팅턴주의의 대표자가 트럼프라는 사실에서도 굳이 이 세력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이들의 파이트가 바로 불안과 절망의 에토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부분이다. 백인혈통이 히스패닉 등에 의해 오염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들 깊숙이 자리잡아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대표적인 다인종주의 미국에서 아직도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백인 우월주의자. 이들의 불안감을 통해 왜 아직도 흑인 차별 또는 아시아 차별이 횡행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 세력인 데브스주의자는 좌파 정치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자본주의에 비판적이며 모두에게 복지를 지향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지향하는 데브스주의는 미국의 기득권과 보수 세력에 강력한 대항마가 될 듯 하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이 취임 초반과 다르게 의미가 퇴색되어가듯, 이 세 가지 정치세력 또한 변화할 것임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그동안의 매뉴얼로 보는 것보다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는 현재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정치인들을 예로 들며 설명을 해 주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사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힌트를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가령 바이든과 함께 하는 카멀라 해리스를 그동안 단지 흑인 여성 부통령만으로 알아 왔지만 그 전에 헌법정신이 깊게 스며든 토크빌주의자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토크빌주의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우리가 카멀라 해리스가 과연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듯, 한반도의 정치외교에서도 그들의 사상과 믿음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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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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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함께 비를 맞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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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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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우리에게 <빨간 머리 앤>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랄하면서도 톡톡 튀는 매력의 캐릭터 <빨간 머리 앤>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루시 모드 몽고메리에게 다른 작품이 있다는 걸 아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월간 내로라'에서는 매달 짧은 고전을 엄선하여 영한 대역 문고를 출간한다. 지난 4월에는 페미니즘의 고전 '누런 벽지'를 소개한 데 이어 5월에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단편 『꿈의 아이』를 출간하였다.


『꿈의 아이』의 첫 장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명언이다. 그리고 이 말은 『꿈의 아이』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 데이비드와 조세핀은 서로 사랑하여 결혼을 한다. 서로 사랑하기에 그들의 결혼 생활은 늘 충만하다. 하지만 하늘이 이들의 사랑을 시기해서일까.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20개월 후 갑작스런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이를 잃는 고통.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잠시 뱃속에 품은 아기라도 떠나보낸 아이들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마음 속에 각인된다. 소설 속 조세핀 또한 마찬가지였다. 밤마다 아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밤바다를 헤맨다. 아기 소리에 밤바다를 정처없이 걷는 조세핀의 곁에는 항상 남편 데이비드가 있다.


어쩌면 나 혼자서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은 그만큼 강력하니까.

분명한 것은, 어떤 상황에도 아내를 어디론가 보내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가련한 아내의 행동을 제재하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손이 유일해야 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의사는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길 권유해도 데이비드는 그의 아내 조세핀의 곁을 지킨다. 그리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우산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남편 데이비드는 아내 조세핀에게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함께 비를 맞는 걸 택한다. 그것이 그가 아내에게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표현이었다. 사랑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걸 데이비드는 행동으로 실천하였다.

『꿈의 아이』는 데이비드와 조세핀에게 또다른 축복이 찾아오는 내용으로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내게 이 소설은 아이를 잃은 조세핀의 고통보다, 해피엔딩 결말보다 가장 인상깊은 건 끝까지 아내의 손을 놓지 않는 데이비드의 태도이다. 누가 뭐래도 아내의 곁을 지키며 비난하지 않고 함께 하는 데이비드. 그의 사랑이 또 다른 신의 축복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설사 이들 부부에게 축복이 오지 않았더라도 남편 데이비드는 끝까지 아내와 함께 비를 맞았으리라고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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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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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라는 이름은 낯설다. 낯선 작가지만 이 책이 유일한 그의 소설집이라는 것도, [불평꾼들] 이라는 제목 또한 나의 이목을 끈다. 대체 책 속의 인물들은 무엇에 불평할까 궁금했다.

표제작이기도 한 <불평꾼들>을 포함하여 총 10편의 소설이 들어가 있는 단편소설집인 이 책은 다양한 주제들이 나와 있다. 이혼을 앞둔 부부의 이야기도 나와 있고 젠더 갈등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10편의 단편 중 <불평꾼들> 소설을 표제작으로 한 건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불평꾼들>은 책 속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타 출판사에서 출판된 소설 <두 늙은 여자>의 이야기가 모티브가 된다. <불평꾼들> 또한 두 늙은 여자 델라와 캐시가 주인공이다. 델라는 여든을 넘겼으며 남편과 사별한 후 두 아들에 의해 요양원에 옮겨졌다. 캐시는 델라보다 어리지만 델라와 친구이며 델라가 요양원에 있는 걸 안타까워한다.

<불평꾼들> 내용 초반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캐시가 델라가 있는 요양원을 방문하는 평범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캐시가 델라를 위해 가져온 추억의 양장본 책 <두 늙은 여자>를 가져오며 이 책이 캐시와 델라에게 변화를 줄 것을 암시한다.

버려진 두 여인이 생존해 나가는 알래스카 인디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두 늙은 여자>..

뭔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저 잠시 방문하고 집에 가려고 했던 캐시는 자신들의 상황을 합리화하며 어머니를 돌볼 생각을 하지 않는 델라의 두 아들에게 화가 치민다. 그리고 캐시는 비어 있는 델라의 집으로 돌아가 델라를 돌본다.

소설 속의 두 늙은 여자와 캐시와 델라 두 여자 이야기가 교차되며 이야기는 생기를 띤다. 젊은 두 아들은 불평하며 합리화시켰지만 캐시는 델라를 위해 행동한다. 그리고 소설 속 여자들이 결국 생존에 성공하였던 것처럼 캐시와 델라 역시 생존해 나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해외 여행을 떠난 미첼이 배탈이 났지만 약을 먹지 않고 금식하며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미첼의 모습.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고 고집을 피우면서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릴 항공 우편을 매번 보내는 미첼의 모습을 그린 <항공 우편>은 자기 독단에 싸인 한 인간의 모습이 웃프면서도 슬프게 다가온다.

두꺼운 분량의 소설집이지만 내용이 동시대의 주제와 비슷해 쉽게 읽히는 소설집이다. 부부 문제를 다룬 <나쁜 사람 찾기>와 <신속한 고서>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고 영화 <스위치>의 원작이기도 한 단편 <베이스터>는 영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선사해 준다.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지만 꽤 재미있고 작가의 전작을 찾아보고 싶게 하는 작가이다. 작가의 전작을 찾아보니 남성임에도 여성들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 많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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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더 미러
로즈 칼라일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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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조차 자신을 보지 못하고 언니 서머를 보았던 아이리스.

파멸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 바로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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