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비밀 케이스릴러
이종관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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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당신의 비밀_이종관_고즈넉이엔티

어우.. 표지 그림부터가 긴장되게 한다. 차가운 눈빛으로 정면을 보고 있는 여성과 뒤돌아서 있는 사람. 짙은 남색 배경에 ‘당신의 비밀’이라는 제목.

개인적으로 국가 대표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종관 작가의 신작 소설이었다. 사실 그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세계적인 작가들과 비교해 봐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한 수사 극이었다. 물론 외국 감성이랑은 차이가 있겠지만 오히려 한국 정서에 잘 부합된다고 생각했다. 실력이야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인정받을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거기다 앞전 작품들은 해외 유명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리볼브’는 이미 MBC에 원작 판권 계약이 체결되았고 베트남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것만 봐도 월드 클래스 작가다. 작가 이력을 보면 한국의 범죄 스릴러 소설 분야에서 가장 큰 두각을 보이는 작가라고 하는데 ‘한강’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슈를 타고 더 유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시 시작에서부터 프로의 향기가 느껴진다. 알코올 중독이라는 결핍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사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동시에 배우자가 불륜을 저지르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 신기한 사이트인 ‘당신의 비밀’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고 이를 파기 시작하는 이야기였다. 가장 매력적인 건 주인공에 대한 입체적인 설정이었다. 이를 통해 메인 사건과 함께 다양한 부가적인 사건과 연결 지어지는 흥미로운 서사가 이어진다. 자질구레한 문학적 표현 없이 오로지 순수 미스터리 수사 극의 진액만을 발라낸 느낌이라 이점이 강력한 장점으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이런 비밀 사이트를 통한 사건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이슈 되었던 텔레그램 사건이나 다크 웹 사이트를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다른 이름을 붙이고서라도 단순히 사이트가 아니라 일반적이지 않은 SNS나 웹사이트였으면 더 감정이입이 되었을 것 같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취향이라 안 좋다고 하는 건 아니고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두일이 처음엔 강력해 보였는데 보조적 악당으로 순간적으로 치환되면서 무기력하게 당하는 모습에서 조금은 김빠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일종의 연기이자 자신을 위한 딜이라고 친다면 수긍이 갈만한 부분이다.

정말 제대로 된 정통 사건 수사 극을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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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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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_김진성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음주 문화가 잘 발달한 나라다. 미성년자는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되지만 보통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음주를 하게 된다. 대학생이 되어서 혹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그 시간을 즐기기 위해 마신다. 그런데 코가 빠지도록 마시다가 소위 ‘블랙아웃’이 와서 정신을 잃게 된다. 귀소 본능으로 집은 잘 오지만 이상하게 기억이 잘 안 난다. 재수 없으면 일명 ‘뻑치기’나 ‘부축빼기’라고 하는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래서 찾는다. 술에 덜 취하거나 숙취가 없는 약을 말이다. 물론 효과는 있겠지만 사람마다 작용하는 정도가 다르며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알약 하나만 먹으면 씻은 듯이 과음 상태가 사라진다면 이거야말로 한국인에겐 노벨상을 주고 싶은 마음 같겠다. 이 소설은 그렇게 시작된다.

김진성 작가는 극작가 및 소설가이며 이공계열 화학 신소재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가릴 선, 들 거>로 2022년 우수 과학 문화상품 스토리 부분 과학기술정보 통신국 장관상을 탔다.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며 차갑고 날카로운 이야기에 열광한다고 한다.

이 소설은 시작부터 흡인력이 있었다. 자질구레한 배경 설명이나 인물 묘사 없이 바로 사건 사고 보도 글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장면 전환이 되며 화학자가 모여있는 현실로 오게 된다. 신기한 건 아주 특별한 약에 관한 것이었다. 반전은 약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작은 축하 파티였는데 술의 안 좋은 점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 사람들이 음주하며 실험실에서 노는 모습은 인간적인 면마저 느껴졌다.

사실 제약 회사의 영업 방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교육을 빌미로 검증되지 않은 약을 판매하려는 부분이 처음엔 공감이 되지 못했다. 받지 않으면 500만 원의 벌금을 받게 된다는 금전적 제안을 통해 비밀스럽게 약을 파는 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개발자들 사이에선 그 작용이 확실했기에 거기서부터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시작이 몰입 되게 했다. 제목처럼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이는 것처럼 가독성 있으면서도 머릿속에 상상이 잘 되게 하는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설의 원작이 판매되어서 영상으로 보인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신약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흥미롭기 때문이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되며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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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찬 - 문학과 사회학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지음, 안규남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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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문학예찬_지그문트 바우만_21세기 문화원


문학과 사회학의 만남이라고 한다면 흥미가 안 생길 수가 없다. 어쩌면 이미 막역한 관계임에도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문학 예찬’은 의미 있는 책이었고 매력적이었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1925년에 태어났으며 폴란드의 유대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였으며 ‘폴란드 사회과학원’에서 사회학을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68년에 공산당이 주도한 반유대 캠페인의 절정기에 교수직을 잃고 국적을 박탈당하고 1971년에 리즈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되면서 1990년에 정년퇴직했다. 1992년 사회학, 사회과학 부문 유럽 아말피상, 1998년 아도르노상을 수상했고, 2010년 아스투리아스상을 받았다.

‘문학 예찬’은 그가 최후에 쓴 책이었고 2017년 타계했다.

‘21세기 문화원’출판사에 나온 책들은 아담한 크기에 적당한 분량이라 부담이 없었지만 그 내용만큼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깊고 진지한 내용들로 꽉 차 있었다. 그만큼 가치 있고 읽어 볼 만한 흥미 있는 책이다.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지만 의식하고 있지 않더라도 문학과 사회학은 인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당장 뉴스만 보더라도 사회학과 관련이 있으며 티브이 드라마나 영화도 그렇고 읽는 책은 문학 안에 있다. 그런데 문학과 사회학이 자매 관계라고 한다면 그 이유가 궁금했다. 리카르도 마체오와 지그문트 바우만의 담대한 대담집이 편지 형식으로 쓰인 게 이 책이었다.

사실 깊이 있는 내용이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지성인의 대화는 인생에서 고민해 봤을 이야기들이었다. 단순히 문학이 소설에 머무는 게 아니라 예술로 넓어진다는 의미도 호기심이 생기게 했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문학과 사회학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말한다.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다양한 책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알려주면서 사회학이 문학에 미치는 영향과 반대로 문학이 사회학과 관련되는 긍정적인 면을 읽었을 때 결국 두 가지가 자매 관계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한 번에 읽히기보다는 학술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읽고 나면 사회에 대해 또 다른 시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며 문학적인 해석도 할 수 있게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픈 책이다.


-이 글은 네이버 문화충전 200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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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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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파스칼 인생 공부_불레즈 파스칼_리텍콘텐츠


인간으로 태어나 인생을 살고 있지만 사람은 항상 무언가 배우고 공부한다. 하물며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도 유의미하다. 그렇지만 스스로 어떤 고민을 해결하는 건 항상 마음처럼 잘되지 않는다. 방법이라고 한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혹은 독서하며 깨닫거나 아니면 그냥 시간이 흐르다 보면 긍정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파스칼의 인생 공부’는 놀랍도록 훌륭하고 보석처럼 귀한 이야기가 있다. 그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이며 수학자, 과학자, 발명가, 작가로서 다방면에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이었다. 그중에서도 철학과 신학에 가장 기여를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가 쓴 책인 ‘팡세’에 대해 극찬을 하는 여러 인물의 추천사도 있었다. 어찌 보면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텍 콘텐츠’출판사에서 나온 ‘파스칼 인생 공부’는 외관부터가 마음에 든다. 휴대하며 독서할 수 있게 책의 크기가 아담하며 분량도 226페이지로 적당하다. 표지 그림은 사진으로는 남아있지 않은 소묘로 그려진 파스칼의 초상화다. 완전한 미소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한 인상도 아닌 근엄한 모습 그 자체였다.

그리고 장점이라고 한다면 아무 데고 펴서 마음에 드는 내용을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글이지만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철학적 사유에 이를 수 있는 좋은 글이 많다. 사실 단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완전무결의 훌륭한 내용이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간은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는 것 같다. 태어나면서부터가 고난의 시작이고 행복은 잠시뿐이며 늘 도전을 통해 시련과 역경을 극복해가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건 마치 종이 한 장처럼 삶과 맞닿아 있었다.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고 그런 감각조차 자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잠깐의 휴식을 통해 ‘파스칼 인생 공부’를 읽어 본다면 진정한 행복이 어떤 건지 스스로 찾아보게 된다.

총 파트 4까지 있으며 각각의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처음부터 고민했었던 부분이 나오며 첫 장인 <혼자 있는 시간은 나를 성장시킨다>는 누구나 살다 보면 혼자인 시간을 겪게 되고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때로는 좋지 않은 여러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그런 혼란스러움을 파스칼의 가르침을 통해 깨달음이 이를 수 있다.

이 책은 인간의 실존에 대한 이야기였다. 존재 자체가 고귀하며 누구든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이 책으로 진하게 위로받으며 여러 사람에게 읽히며 깨닫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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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자의 세계 - 인체의 지식을 향한 위대한 5000년 여정
콜린 솔터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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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해부학자의 세계_콜린 솔터_해나무

의학의 발달로 상식적으로는 내 몸에 장기가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심장, 폐, 간, 콩팥, 소장, 대장 등 대략적인 위치도 안다. 학창 시절 때 전문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고대 시대 때부터 시작해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이 책으로 알게 되었다.

해부학의 세계는 그만큼 비밀스럽고도 매력적인 학문이었다. 사실 배워서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자신의 장기를 꺼내 볼 수는 없다. 만약이지만 어떤 큰 병에 걸린 경우엔 CT 촬영이라고 하는 의학 기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혹은 개복 수술을 통해 이를 집도한 의사가 보게 되지만 전신 마취를 통한 수면 상태에서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해부학 관련 책이나 영상 매체를 통해 인간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충분히 알게 된다. 거기까지지만 역사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한 건지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는 이상 모른다. 이 책은 그런 해부학의 세계에 대해 근원적인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서 고대, 중세, 근대를 비롯해 20세기까지 살펴본다. 놀라운 건 저자가 의사가 아니었음에도 이 정도 의학 관련 서적을 썼다는 건 대단했다. 물론 의학 전공생이나 의사가 봤을 때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며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콜린 솔터는 영국인이며 다재다능한 대중 교양서 전문 작가였다. 그가 쓴 저서들은 여러 나라에 번역되어 나왔고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쓴다.

인체는 정말 신비롭다. 옛사람들도 인간의 몸속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으며 오래전부터 사망한 사람을 통해 해부가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합법적이기보다는 종교적으로도 신성시된 인간의 몸을 함부로 갈라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심한 경우 해당 의사가 사형 당했다. 오늘날에야 의학 발달로 바른 정보들이 많지만 옛날엔 혈액이 순환되는 경우조차도 어떤 미지의 힘이 작용한다는 믿음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었다.

유럽에서 해부학 책이 번역되어 중동으로 갔고 나아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도 퍼져나갔다. 어떤 때엔 유럽이 전쟁 때문에 해부학 서적이 불타 없어져 버린 적이 있어서 역수입되어 들어오기도 했다. 이런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과 함께 해부학의 근원에 대해 당시의 오류가 어떻게 고쳐져가고 관련 인물들을 탐구했다.

일반인 입장에서 모든 걸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적당히 두꺼운 분량에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되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표지 디자인 또한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어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거기에 풍부한 사진 자료는 이해를 더했다. 단순히 그냥 사진이 아니라 일반인이 시중에서 찾기엔 쉽지 않은 귀한 사진이 많았고 해부학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의사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자료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몸의 내부 작용에 대해, 그리고 해부학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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