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지음 / 들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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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행운을 빕니다>_김이환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를 읽으며 참 현실적인 면을 느꼈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삶의 고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찾자면 행복하고 싶어서죠. 세상에 태어나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고, 유아기를 거쳐 소년이 되어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사춘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맞으면서 결혼적령기가 되죠. 현실은 생각보다도 굉장히 냉혹하다는 건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편소설이지만 강렬함이 있었어요. 그 시작은 결혼이야기 였고 비슷한 연령대라면 친구들과 만나서 했을 법한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의 희망 또는 절망을 갖고 있는 최상원은 지하철에서 어떤 미스터리한 남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미덕을 발휘했는데 그 짧은 인연을 통해 그로부터 육각형의 흰 상자를 받게 됩니다. 그것이 앞으로 겪게될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인연이란 것이 저런 상자를 통해 만나게 된다면 굉장히 신비로울 것 같습니다.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을 듯해요. 이 이야기의 전개를 보며 소설안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옛 전래동화인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아내가 된 김연주와 상원과의 갈등이 흥미로웠고 그 상자로인해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상황들이 처음엔 은근한 긴장감으로 느껴지다가 점점더 극적으로 치닫고 위기를 벗어나려는 상원의 행동들이 이 소설을 더 집중력있게 보게 했던 것 같습니다. 군더더기 없고 간결한 문장과 심플함이 돋보이는 전개는 가독성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소재를 장편화시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며 그 안에서 신비로운 흰 상자를 통해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그럴 법한 상황 속에 묘한 반전이 있었습니다. 전래동화의 권선징악적인 면도 있으면서 그 끝은 예상치 못한 반전있습니다.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을 했네요. 연작소설의 매력은 공통적인 소재 속에 다름이 있고 각각 펼쳐지는 이야기는 인생의 묘미가 있는 소설적 극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스터리한 흰 상자와 어울리는 책의 표지 또한 심플하면서도 레트로한 감성이 느껴진 수작이었습니다. 



#행운을빕니다#김이환#들녘#컬쳐블룸#컬쳐블룸리뷰단#미스터리소설#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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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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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미짓,기적을 일으켜줘>_팀 보울러_김은경옮김_다산북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팀 보울러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그가 25살 무렵부터 쓰기 시작해서 탈고 하기까지 10년이나 걸렸다고 해요. 작품의 내용을 떠나 이 책이 얼마나 작가의 노고가 있었는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교사와 번역가로 활동하다가 작가로 성공하기까지 습작생으로 있으면서 10년간 매일 새벽마다 글을쓰며 열망과 진심을 모두 쏟아부었다죠.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낮에는 일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까지 이 소설을 써냈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작가인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의 미짓은 키가 1미터정도 밖에 안되는 난쟁이 소년이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의사소통이 안되었습니다. 겨우 더듬거리며 단어 하나를 말할까 말까했어요.
그래서 소설 속 대사처리도 마음 속으로 얘기하더라구요. 그 순간만큼은 그냥 천진난만한 보통의 소년이었고 똑똑해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에겐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작증세가 있었는데 아마도 인간 관계 문제에 의한 긴장증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형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짓에겐 두가지 꿈과 목표가 있었던 걸로 보여집니다. 하나는 형의 괴롭힘으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벗어나고 복수를 하는 것. 그리고 <미러클 맨>이 만든 요트를 타고 사람들의 선입견을 부셔버리며 멋지게 바다로 나가는 것. 미짓에게는 친형 <셉> 이 주요 적대자였습니다. 생각해봐도 너무 못됐어요. 사람들로부터 신사적이고 인기도 많았으며 지역에서 요트를 제일 잘 타는 일물입니다. 미짓에겐 천상 형으로서 다정다감하게 대하는 척 남모르게 괴롭히는 모습은 공분을 살 것 같아요. 밤마다 미짓의 방으로 가서 목을 조르고 죽인다고 하면 얼마나 소름끼치고 무서울까요.그런 행동을 발작이라고 거짓말 하는 모습은 최악이었습니다. 물론 셉이 그러는데에는 동생의 출생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관련되어져 있습니다. 

미러클맨은 조셉이라는 할아버지이며 그가 만든 배의 이름이 됩니다. 미짓은 이 배와 정신적 교감을 하며 신비로운 힘을 갖게 됩니다. 소설안에선 미짓에게 <서번트 신드롬>이 있는 것처럼 의사가 진단을 내리는 것 같더라고요. 이를테면 아이가 어떤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있으나 특정 부분에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감각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짓은 어떤 뇌파로 인한 초능력 작용을 하는 듯 했습니다. 

미짓은 참 불쌍한 아이로 그려졌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 받았으며 그의 외적인 면때문에 사람들에게 노골적인 웃음거리가 되었죠. 아버지와 셉의 여자 친구였던 제니는 천사였습니다. 아버지는 미짓의 병원 치료를 함께하며 늘 옆에서 재미있는 놀이도 해주고 진심으로 안아주며 애틋한 부자간의 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제니는 그녀의 가족들로부터 소외받는 미짓을 진심으로 대해주고 유일하게 그의 특별한 능력을 알고 있었던 인물로 보여지며 크진 않지만 미짓으로부터 어떤 로맨스적인 감성도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미짓의 기적을 보여주는 정신적인 성장소설이었습니다. 그의 꿈과 희망을 요트라는 근사한 배를 통해 이루어 나가는 것. 난쟁이는 배를 몰면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고정관념을 깨고 나중엔 미라클맨의 유작인 요트를 타고 당당하게 바다로 나가며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미짓.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형과 아버지의 만류에도 매일같이 요트를 만드는 공장에가서 그 배를 바라보며 꿈을 키워나가는 열정. 적대자 셉의 끔찍한 괴롭힘에도 끝까지 참아내며 복수를 성공하는 용기. 아름답고 한편으론 슬픈 아이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름다운 글들#

마음은 꿈을 실현시키는 강력한 힘이다.
마음은 생각의 도구이자 사람 그 자체와 같다.
마음은 꿈을 만들고,
수많은 기쁨과 불행을 삶으로 가져온다.
생각은 내밀하게 이루어지나, 대부분 현실이 된다.
환경은 삶을 비추는 거울일 뿐이다.

_제임스 앨런


p92 

완전하게 그려보고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 거다.

p238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싫어했던 것을 좋아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미짓기적을일으켜줘#팀보울러#김은경옮김#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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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 수업 - 보통 사람들을 위한
신성권 지음 / 미래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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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보통 사람들을 위한 창조성수업>_ 신성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저자의 소개글을 보니 아이큐가 156의 멘사회원이였다. 일단 지능지수만 따져도 천재라고 할 수 있었다. <창조성수업>이라는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무언가를 배움에 있 어서 정말 자신이 좋아하고 그것에 행복을 내꺼 면 오랜시간을 공부해도 보람을 느끼는게 중요하다는 식의 얘기를 했다. 그리고 고지능의 아이큐를 가진 상위 천재들이 있고 지능지수는 평범하지만 창조성을 가진 하위 천재들도 있다고 했다. 사실 나는 초등학교 때 지능이 100 이하였고  그뒤 성인이 되어서 비공식적으로 쟸을 땐 129라는 수치가 최대로 나왔다. 사실 어릴 땐 아무 생각없이 문제를 풀었지만 16세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피아노부터 시작해서 정식으로 작곡을 배워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좀 좋아진게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지능지수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유동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창조성에 있어서 수학같은 수치적인 학문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영성 아이큐의 중요성도 언급하였다. 영성아이큐는 하나의 철학처럼 보여졌다. 인간 실존을 추구하는 학문이었고 그것을 영성아이큐라고 했다. 어쩌면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복습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 자신도 왠지 창조적 두뇌를 가진 사람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같은 것에 머물기 보다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좋아했고 음식을 만들 때도 조화를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것들을 추가해서 변화하는 것을 흥미로워 했으며 음악도 오리지날  버전이 있으면 그것을 내 스타일대로 창조적이게 편곡 하는 것을 자주 했다. 저자는 창조적 지능 향상에 있어서 긍정적인 생각들이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것 역시 맞는 말인 것 같았다. 부정적인 생각들은 역시 안좋은 기운이 있고 창조성을 막는 듯 했다. 건강한 생각이 창조적인 인생을 살게 해주는 건 어찌보면 옛부터 내려온 진리라고 생각한다. 창조성 수업은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것들을 모은 사이다 같은 청량감이 있는 책이었으며 보다 창조적인 삶을 위해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일깨워 준 훌륭한 책이었다.




#보통사람들을위한창조성수업#신성권#리뷰어스클럽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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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1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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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_나태주엮음




나를 살린 시들이 이제 너를 지켜주기를.

시인 나태주가 뽑은 국내 명시 114편의 눈부신 위로.

내가 쓴 시에는 나의 청춘이 들어있다.
침몰 직전의 청춘, 시가 나를 잡아주었다.

좋은 시에는 신이 주신 문장이 들어있다.
좋은 시는 모름지기 좋은 영혼에서 나온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세대에게 통한다.
구차한 설명 없이 징검다리 없이 가슴과 가슴을 연결한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라는 책을 통해 처음 그 분의 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170여권이 넘는 그의 책들에 비하면 정말 소소한 내용이었지만 사랑에 관한 시들은 내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입으로 외치며 시를 읽었습니다. 확실히 입으로 읽으면 문장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좀 달랐습니다. 뭐랄까. 얇은막을 거둬낸 것처럼 내안에 녹아든다는게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제 핸드폰 안에는 그의 시들이 여러개가 있고 생각날 때마다 다시 들여다 봅니다. 그의 시는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으며 신기하게도 감정 이입이 되었습니다. 옛사랑의 추억이 느껴져서 슬프기도 했죠. 이번에 출간 된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는 나태주 시인이 여러 훌륭한 작가들의 시를 엮은 작품집입다. 사실 나태주 시인이 선정한 시가 어떨지 너무나 기대되서 읽고 싶었습니다. 역시 저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으며 보석같은 작품들이 예쁘게 자리잡고 있었어요. 각 주제를 바탕으로 시를 나누고, 시인들의 연령대 구분이 없었으며 각 시마다 나태주 시인의 생각들을 옆쪽에 곁들여 놓아서 시 자체 뿐만 아니라 작품을 쓴 시인의 사연도 알 수 있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데뷔작에 관한 얘기도 있는데 데뷔작에서 머물뻔한 것이 <풀꽃>으로 바뀐 것이 다행이라는 얘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시인들 중엔 장애가 있는 분들도 있었고, 하늘 나라로 간 분도 있었으며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느껴진 건 작품에 나이란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작품이 주는 아름다움과 공감선이 있고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학의 향기를 만끽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재미있던 건 나태주 시인이 시를 대하며 느낀 것들을 감성적으로 쓴 것이 좋았습니다. 사실 시 자체를 보는 것이 문학적 자유를 한정적으로 가둬 둘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글이 곁들여진 게 좋았습니다. 시만 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깨우칠 수도 있기때문입니다. 해석을 보고 다시 시를 대하면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가나에게살라고한다#나태주엮음#(주)넥서스#컬쳐블룸#컬쳐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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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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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 <파국>_ 도노 하루카_김지영옮김



소설을 읽고도 뭔가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네요.
사실 무엇을 읽었는지 멍할 정도입니다. 심리적인 불편함을 주는 작가 특유의 문체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는 건 그만큼 독특했다는 거겠죠. 이 책은 특이하게도 목차가 없습니다. 각 단락을 나누는 건 표지에 나오는 한 남성의 얼굴을 <파국> 이라는 제목으로 갈라진 그림이었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극적인 순간도 없이 다른 씬으로 바뀌는 것도 황당함을 주었습니다. 주인공 <요스케>의 인생은 어떤 뚜렷한 목적성을 가진 캐릭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복수도 아니고, 무엇인가 이루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자연과 싸우는 것도 더더욱 아니였죠. 그저 공무원 시험을 치르며 취업준비를 하고있는 평범한 대학교 4학년 법학과 학생입니다. 또한 열정적인 럭비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으며 지치지 않는 체력과 근성이 있었습니다. 때론 그런 모습때문에 후배들이 싫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적어도 럭비 경기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의욕적으로 보였습니다. 이것은 일상에서의 모습과는 대조되어 보였습니다. 그는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가진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인물이였어요. 그런 동아리를 지도하는 <사사키>라는 인물과의 관계는 존경의 대상이기 보다는 그저 고기를 얻어 먹으러가는 존재로 비추어졌으며 럭비부의 부흥을 일으켰지만 현재는 주인공의 열정을 따라가 주지 못하는 매너리즘에 빠진 인물로 보여졌습니다. 이 소설은 한 대학생이 겪는 이야기지만 <파국> 은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단어였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비극적인 면도 보여졌습니다. 보통의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 그렇지만 독자들을 심리적으로 긴장하고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소설적 장치들도 있었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멀쩡한 듯 하면서도 각각의 인생들이 마치 비극으로 치닫고 있는 듯했습니다. 길 위의 하얀 치와와는 차 속에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있는 주인공이랑 눈을 마주칩니다. 기분 나쁘게 계속 쳐다보는 개의 시선은 이후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동일하게 바뀌며 옮겨져서 마치 감시 당하는 듯한 찝찝함과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기분 나쁜 분위기를 만든 작가의 의도로 보여졌습니다. 그리고 대학 동기인 <히자>는 신입생들을 위한 만담 공연을 하게 되면서 <요스케>를 초대합니다. 거기서 무대에 같이 오르는 후배 여자를 소개하지만 예쁜 미모와는 다르게 기분 나쁜 행동과 매너없는 모습으로 비추어 지게되고 <히자> 를 무시하는 듯 보여졌으며 이것은 2인 1조의 남녀 콤비가 하는 두 사람의 공연에서도 이어집니다. 각자 맡은 역할이 바보인 남자 <보케>를 똑똑한 여자 <씃코미>가 면박을 주는 극이었어요. 사실 그 여자의 행동이 이후에 나올 <마이키> 라는 <요스케>의 여자 친구를 뜻하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이 공연을 보면서 <요스케>는 우연한 계기로 <아카리> 라는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소설 속에는 완전한 적도 없었으며 지나치게 친밀해 보이는 관계도 없다고 느껴졌던 것이었어요. 오히려 적이기도 하면서 친밀한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겠네요. 로맨스가 있지만 진정성이란 것이 과연 있었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으며 자연스러우면서도 예상 밖의 기괴한 상황을 만들어내서 역겹고 불편하며 소름이 끼쳤습니다. 이부분은 일반적인 공포 영화처럼 잔인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가 낭자하는 살인마가 있는 것도 아니였지만 일상에서 느껴지는 심리적인 공포는 바로 이런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우리 삶의 단편적인 모습이면서도 무의식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인간의 잔인성을 내포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요스케>와 <아카리> 그리고 <마이코>의 삼각관계. 그것은 사랑에 있어서도 도덕적인 것을 존중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비도덕으로 치우쳤습니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관계를 끊어버리는 행동들 역시 감정이입이 되면서도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사랑과 배신의 관계였기 때문입니다. <마이코>는 <요스케> 의 인생에서 의미없이 사라져버린 듯했지만 가까운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갑작스럽게 <요스케> 공간에 접근하며 거절 못하는 제안을 하게되고, 측은해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요스케> 는 아무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자연스럽게 그의 공간을 파고드는 전 여친 <마이코> 로 인해 상황은 물흐르듯 의도하던대로 되었습니다. 흥미로운건 <마이코> 는 정치적 성공을 위한 <고야마> 선생의 은근한 접대를 거절하고 갔던 곳이었습니다. <요스케>와 헤어졌으면서도 거짓으로 벗어나서 그를 만나러 갔던 것이었습니다. 그 이면엔 <요스케>와 <아카리>의 관계에 대한 일종의 동적인 복수극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함 속의 불편함이었으며 이 소설 전체를 뒤덮고 있는 <파국> 이라는 단어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 상황을 컬러화 시킨다면 짙고 어두운 보라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 역시 <마이코>와 <요스케>가 연인이었을 당시 함께 머물던 호텔에서의 상황이 생각납니다. 그는 <마이코>로부터 육체적 사랑을 거절당한 뒤 유리 창밖의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온 몸에 맞으며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분출했던 색채적인 효과가 그러했습니다. 아무튼 <마이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요스케>를 불러내어 카페에서 어린 시절 혼자있을 때 집안을 침입했던 미스터리한 남자에 대한 끔찍한 과거의 얘기를 들려주는데 개인적으로 집안을 지키던 닥스훈트 강아지 <피아노맨>은 <마이코>가 자신의 앞날을 위해 만나던 정치적 인물 <고야마> 선생으로 보여졌고 그녀를 위협했던 미스터리한 남자는 <요스케>와 <마이코> 의 관계를 떠올리게 했던 의미로 보여졌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이름을 알 수 없는 <히자>의 여후배와 <마이코>의 집에 침입했던 미스터리한 남자의 등장을 통해 상징적으로 그려지기도 했으며 소설 안에서 숨겨진 양면성을 구축했던 것 같습니다. 노견 <피아노맨>은 치안의 침입에도 무기력했고, 집안을 둘러보며 그 남자를 찾는 <마이코>는 여기 저기 방을 살펴 보다가 결국 자신의 방에 편안히 자고 있는 범인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곧 엄마에게 알리려고 전화를 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달려 들어오는 남자를 피해 달아나는 <마이코>의 행동은 긴장감을 주면서도 이중적인 면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그를 맞닥뜨리며 없애려고도 했으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마이코는 <피아노맨>이 남자에게 필사적으로 달려들어서 도망갈 틈이 있었습니다. 결국 인물들간의 관계는 친밀한 듯하면서도 잔인했고 무관심이 있었습니다. 사라져버린 <아카리>, 폭력을 휘두른 <요스케>를 짖누르는 경찰관의 어깨 뒤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긴박함이 있는 상황과 대조되어 밖으로는 삶의 여유와 아름다움이 있었고 인생의 내려놓음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소설의 곳곳에 있는 숨겨진 복선들은 독자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그런면이 <파국> 의 매력이라고 생각되며 일반적이지 않은 심리적 공포가 독특했습니다. 작가의 깊이와 통찰력이 있었던 의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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