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에 대하여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고독에 대하여>_ 미키 기요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철학이란 무엇일까. 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2.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출처: 표준말 국어 대사전.

이 책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고민하고 흔히 인생을 살아오며 겪는 갖가지 생각들을 저자의 통찰력으로 보다 심도 있게 해석하여 삶의 깨우침을 자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사실 철학 용어가 꽤나 많고 곱씹어 천천히 음미하며 읽지 않으면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글이어서 시간을 두고 몇 번이고 되새기며 읽어야 할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한 철학가의 관념적인 접근은 내가 미쳐 깨닫지 못했던 어떤 부분을 자극해 주는 것 같다. 책의 분량은 얇지만 그 깊이는 인생만큼이나 두꺼운 느낌이었다.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며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의 순간을 염두에 두며 때로는 바쁜 생활에 잊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혼자일 때 어렴풋이 찾아와 있기도 하다. 그런 고민들은 사실 정확한 맞춤형 정답은 없을 것 같다. 그때마다 달라지는 마음가짐들은 어느 순간 적응되어 무뎌지고 더 나아가 무감각 해지기 때문이다.

p83

ㆍ 고독이 두려운 이유는 고독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고독의 조건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죽음 자체 때문이 아니라 죽음의 조건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독의 조건 외에 고독 자체가 존재하는가 죽음의 조건 외에 죽음 자체가 존재하는가. 조건 외에는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 죽음과 고독이야말로 여기에 들어맞는다. 게다가 실체성이 없다고 실재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 말해야 하는가ㆍ사실 이 책을 선정한 궁극적인 이유는 삶이 너무 고독해서였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혼란과 고통 그리고 죽음과 마주하고 있다. 혼자 지내고 있는 시간이 자유롭긴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오는 허무함과 고독한 순간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이는 곧 우울감에 접어들게 하고 무기력하게 했으며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미키 기요시> 의 글이 궁극적인 해결책을 주는 건 아니였지만 고독이란 것에 대해 내가 접근해야 할 것들을 다시 정의해주는 것 같았다. 고독하지만 그것이 무겁고 우울하게만 바라 볼 것들은 아니였다. 고독을 죽음의 이야기와 다시 엮어낸다는 건 끝으로 갈 수록 죽음의 생각들과 가까워지기 때문에 언급 된 듯하다. 내가 동의를 했던건 고독이란 그 자체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고독은 손에 잡히지 않고 형태도 없으며 정신적인 존재다. 하지만 실재한다. 고독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그걸 단어로 정의를 하며 인생과 나란히 함께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고독으로 인해 빚어지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치유를 권하는 방법론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이 책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철학적인 주제들을 진정성을 가지고 보다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통찰력있는 해석을 단 한 번의 독서로 내 것이 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다시 찾을 만한 주제들로 적어도 극단적인 염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다시 읽어 나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행소년 - 신정근 소설집 경기문학 34
신정근 지음 / 청색종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비행소년>_신정근-소년 철학이 인생에 녹아들다.-


개인적으로 <비행소년> 은 소설집이라기 보다는 자전적 산문집 느낌이었습니다. 그것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소설을 선호해서 어떻게 글을 써나가는지 궁금했었으나 예상과는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내용은 1부, 2부로 나누어 지는데 출국 그리고 귀국의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작가로 보여지는- 주체가 되어 여행을 하며 느꼈던 인생의 철학적인 고찰을 썼고 상황에 따른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것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자신의 관념을 감성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부분이 다소 서술형 문장들이라 지루할 수 있으나 나름의 깊은 깨달음에 대하여 공감 할 수 있었고 다시 책을 볼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삶의 매력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과 외국인 여자와의 로맨스가 국적의 한계에 부딧쳐서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던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각자의 인생을 존중하는 배려가 현실적이었던 것같아요. 사랑때문에 본인들의 인생을 희생하는게, 삶이 완성 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희극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무심코 잊고 지나쳤던 순간들을 작가는 특유의 시선으로 섬세하면서도 진지하게 바라 봤습니다. 문득 <신정근> 작가님처럼 생각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해주었습니다. 다만 책의 처음 내용에 나오지만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것에서 의아함을 느꼈지만 시각적 기억 보다는 마음에 추억을 새겨 넣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공감했습니다. 그때문인지 이 책은 여행을 담은 에세이지만 사진이 없습니다. 독특함과 작가의 관념이 특유의 장점을 살린 것 같습니다. 아담한 분량의 내용은 필요할 때 얼마든지 그 부분을 찾아 읽을 수 있고 휴대하며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그런 친근함도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여행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감성적으로 써내며 철학의 향기에 취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신정근> 작가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으며 그의 무한한 해방감을 본받고 싶습니다.

 

 

p124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이다. 그립지 않다고 말한다면 오만이다.

p125

하지만 단순이 '돌아왔다' 는 말로 외로움을 소멸시키고 싶지 않다. 그리움을 품절시키고 싶지 않다.그곳은 그저 저자리에서 이자리로 우리와 함께 이동했을 뿐이니까. 그렇게 바퀴없는 비행기처럼 인간의 감정도 대기 중을 끊임없이 이동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kth3 2020-10-1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6주 만에 끝내는 공황장애 치유법
김영화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6주 만에 끝내는 공황장애 치유법_ 김영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공황장애를 공황장애로 알 고 있었다면 문제가 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연예인들이 공연을 하고 공항 같은 넓은 공간에서 많은 극성팬들에 둘러싸여 정신없는 상황 때문에 발작을 일으키는 그런 병인 줄 알았습니다. 덕분에 제대로 그 개념을 알게 되었고 치료법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공황 장애의 증상을 보면서 저도 그것을 겪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심장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아서 어쩌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심각한 두려움에 빠졌었습니다. 물론 그건 초등학교 시절 몇 번이었고 고등학교 때 가끔 그리고 대학교 다니면서 손에 꼽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정신적인 불안이었다고 보기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저는 줄넘기 운동을 하면서 갑작스레 찾아왔던 것 같고. 또 다른 기억은 대학교 수업 시간에 늦어서 빨리 뛰다가 갑자기 서서 숨을 억누르면서 찾아온 현상들이 그러했습니다. 심장이 아파지고 숨쉬기가 불편했으며 현기증이 오고 어지럼증 때문에 서있기가 힘들어서 얼른 앉았습니다. 무서웠어요. 그때의 기억이란 내가 이렇게 심장이 멈춰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종교를 믿지는 않았지만 하느님께 살려줘서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 보면 빨리 학교를 가야겠다는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찾아온 공황장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몸의 증상들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이랑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진 선천적으로 제가 심장이 안 좋아서 그런 거라는 생각에 누구한테도 말을 하지 못해왔었습니다. 긴장감으로 인한 헛구역질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 또한 불규칙하게 찾아왔는데 이유를 몰랐었으나 공황장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증상들은 없습니다. 사실 저는 일반적인 불안 증세는 있지만 심각할 정도의 정서 불안이나 강박증 그리고 공황장애는 없던 것으로 보입니다. 손을 들어 사람들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그 때문에 초등학생 땐 학습 부장도 했고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도 밴드 활동도 하며 리더도 했습니다. 그리고 강박 증세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도 공황장애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게 중요했고 정확한 증상과 치료법 그리고 재발 방지법과 가족들이 환자나 그걸 겪고 있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주는 게 현명한 건지 이 책에서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특히 복잡하게 이론적인 것들을 나열하지 않고 간결한 문장과 그림으로 가독성과 이해를 높인 내용은 너무나 완벽했습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를 했고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근육 이완 동작들과 호흡법 그리고 흉식 호흡의 단점들을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명상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었는데 마지막엔 책의 내용을 요약 반복 학습도 해주어서 다시 한번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관련 사이트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큐얼 코드도 수록되어 있어서 좀 더 폭넓고 심도 있는 정보를 알고 싶다면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전엔 사실 제가 공황장애가 없는데 과연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반신반의했었는데 작가님의 책을 만나게 된 것이 어찌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황장애가 아니더라도 복식호흡과 횡격막 호흡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할 것 같아서 아칭 저녁으로 꾸준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공황장애가 심각해서 자가 치료로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는 약물 치료를 하면 뇌 신경 체계를 조절하는 물질을 조절해서 효과가 있다고 하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해야 되기에 병원을 빨리 가는 것이 악화를 막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지적 행동치료의 중요성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하고 불안을 주던 형상을 떠올리며 그 상황에 익숙해지는 게 공황 장애를 극복하는 좋은 치료법이라고 했습니다. 과거엔 그런 정신병들이 프로이트의 이론에 입각하여 어린 시절의 정신적인 피해들이 무의식에서 비롯되어 발생된다고 알려졌으나 지금은 뇌의 영상 촬영 기술이 발달하여 뇌에 문제가 있어서 정신병이 발생한다는 것이 알려져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공황 장애뿐만 아니라 불안 장애에 대하여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저 뿐만이 아니라 과거에 알았던 몇몇의 친구들이 겪었던 정신적 고통이 의학적으로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언제 찾아올지도 모를 그런 정신병적 증상들을 대비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영화> 작가님의 책을 통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공황장애를 대할 수 있게 됐으며 의지가 있다면 큰 어려움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지식뿐만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되어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위 리뷰를 작성하면서 출판사 메이트 북스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르웨이의 시간 - 피오르와 디자인, 노르딕 다이닝과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는 여행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3
신하늘 지음 / 컴인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르웨이의 시간>_ 신하늘

 

<신하늘> 작가님의 이 책에서 느낀 노르웨이는 제게 꿈과 환상의 나라였습니다. 문학적으로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의 오감을 느낄 수 있었던 색다른 경험을 했어요. 처음엔 단순한 여행책으로 머물겠지, 하는 선입견을 가졌는데 제목 그대로 <노르웨이의 시간> 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북유럽 국가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여행기를 시작으로 단락별로 나눠진 음악과 미술, 디자인이 있었으며 음식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작가님의 이끌림에 제가 같이 동참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근사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가볍게 독서를 시작했지만 노르웨이의 웅장한 자연 경관 사진에 진지해졌고 그 위대함에 숙연했습니다. 그곳은 자연과 인간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고 서로가 지배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조화가 되어 보였습니다. 인간은 자연을 존중하고 그 속에 동화되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었어요. 바쁘고 삭막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한국 도시에서의 삶과는 다른 풍요와 여유가 있었습니다. 노르웨이의 자연이라는 것이 책을 다 읽는 순간까지도 함께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에 나와있는 그룹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음악을 찾아들었는데 <노르웨이의 시간>을 읽을 때 묘하게 어우러졌습니다. 그리고 노르웨이 정부가 한 예술가를 존중해 주는 부분 또한 놀라웠습니다. 특히 가난한 조각가 <비겔란>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것과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건축 디자인을 하는 예술가들의 뜻을 전적으로 신뢰했던 것은 문화적 쇼크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미술관 사이에 해수욕장이 있는 부분은 그 나라가 얼마나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지 다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곳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그저 보이기 위해서 눈치 보며 힘겹게 살아왔었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었어요. 내가 머무는 공간을 소중히 여기고 집안에 있는 가구들, 식기들 등의 배치와 컬러의 조화를 생각한다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개인주의적인 자기애가 있었습니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내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인생관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공동체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며 이웃 간에 소소한 정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지속 가능한 내일과 공동체를 꿈꾸며>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겉은 밝고 명랑해 보일지 몰라도 가까이에서 보면 그저 외로운 인간이라는 걸 공감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의 내면에선 공동체적인 삶을 갈망하고 있으며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본능적으로 존재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한마을에선 동네 이웃들과 참여자들이 만나서 채소를 수확하고 가져온 음식 재료들을 통해 함께 요리를 해서 먹는 행사가 있었는데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서로 점점 익숙하고 친근해져 가는 모습에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고, 조화로움이 그저 부럽기만 했습니다. 노르웨이가 꿈과 환상의 나라였다는 건 한국인으로서 그들의 국가 체계가 특별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엄격하게 관리하는 음주 문화가 그랬고, 폭넓은 교육 지원 제도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의 육아휴직 제도와 근무 조건 또한 한국에선 그저 뜬구름에 꿈같던 얘기들이 노르웨이에선 현실이라서 충격이었습니다. 그런 삶이라면 내가 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에 대해 행복감과 자부심을 분명히 가졌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것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시간>에서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여행을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와 마음의 여유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풍요로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신하늘> 작가님을 통해서 만난 노르웨이는 말씀하신대로 행복 이상의 해방감이 있었습니다. 국민의 행복 지수가 최고인 그곳을 이제부터 마음에 새겨두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다면 그 아름다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 볼 생각입니다.

 

 

- 위 리뷰를 작성하면서 출판사 <컴인>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다섯 마리 개
앙드레 알렉시스 지음, 김경연 옮김 / 삐삐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열다섯 마리 개>_ 앙드레 알렉시스


이 책은 제우스의 자식이자 올림포스 신들인 헤르메스와 아폴론의 내기 게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개들이 인간처럼 생각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해학과 풍자적인 내용과 함께 인생사를 심도 있게 논한 순문학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학이라는 단어에서부터 난해하고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설 초반엔 각기 개성 있는 성격을 가진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열다섯 마리 개들이 각자의 생존을 위해 서로 다투며 죽고 죽이는 혈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동맹 관계와 배신이 난무하며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마치 무인도 안에서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 파벌 싸움을 하는 약육강식 세계를 표현한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설 안에서 개의 삶도 궁극적으론 인간과 별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초중반 부분은 누아르 소설처럼 긴장감 있는 전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여기서 독특한 점은 개들이 처음부터 인간의 의식과 같았던 것이 아니라 신들에 의해 갑자기 바뀐 낯선 감각이 생겨서 당황하게 되는데, 그 변화에 적응하며 점점 인간화되어가거나 또는 그것을 거부하고 개들만이 가지고 있는 습성을 지키며 사느냐의 갈등 속에 있게 됩니다. 그 때문에 결국 동족을 죽고 죽이는 상황도 벌어지게 되고요. 그렇게 기존 것을 지키려 했던 더 센 강아지들에 의해 끝나버린다면 싱겁겠지만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보던 올림포스의 두 신들의 개입으로 인하여 반전이 생깁니다. 신들은 자기들 때문에 벌어진 일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죽임을 당하려 했던 한 개의 꿈에 나타나 도망가게 합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누아르적인 것이 아니라 개가 인간의 사고를 갖게 되면서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주인 역할을 하는  인간의 언어를 의식하며 그들의 습성과 말을 따라 하며 배우게 되고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보자면 개가 인간의 말을 하는 것은 당장 언론에 알려져서 이슈화가 되어야겠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건 그런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개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어떨까> 여기에선 보다 감성적이고 철학적이며 심리적인 깊이가 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도 다시 한번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개는 노견이 되어 버렸지만 아폴론 신의 괴롭힘으로 눈이 멀게되고 나중엔 귀마저도 들리지 않게되는 비극적인 삶 속에서도 하늘 나라로간 주인과 재회하고자하는 모습에서 연민과 동정심을 느꼈습니다. 어찌 보면 끝까지 주인을 찾아 헤매는 모습은 때로는 개가 인간 보다 낫다는 면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책의 초중반부는 재미가 있었지만 후반부는 전개보다는 철학적 주제로 토론을 하는 학술지를 읽는 느낌이어서 집중도가 다소 떨어졌지만 이는 책이 일회성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몇 번이고 읽으며 깊은 뜻을 찾게 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열다섯 마리의 개들 중 나는 어떤 강아지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를 생각했는데 독자들도 각기 다를 것 같았습니다. 정의를 예를 들자면 독재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우겠는가 아니면 독재에 맞추어 살되 반란을 꿈꾸며 적응하는가 또는 아예 도망쳐 버리겠는가. 저는 그 선택의 기로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 그런 내용의 진지한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