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 멀리 우리가 있는 것처럼
정훈교 지음 / 시인보호구역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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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이제 저 멀리 우리가 있는 것처럼_정훈교_시인보호구역

 조용히 빠져드는 시의 바다. 그 어딘가에 나를 담그면 묘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마치 무의식의 세계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그 안엔 계절이 있네요. 봄도 있고 가을도 있고. 꽃이 있습니다. 섬도 있고요. 사랑의 감정과 이별, 상실, 아픔, 기쁨 그 모든 것들이 짧은 구절 속에 담겨있네요. 그렇지만 깊고 넓습니다. 높고 아름답네요. 그 다양성을 느끼며 바람도 느껴보고 섬 안에서 그리운 추억도 그려봅니다. 특히 사랑이 좋았어요.

 '내가 너' 이쪽이 있으면, 저쪽이 있고 그곳에서 입술에 붉은 꽃을 피우면 내 쪽에서 또 피우고.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며 저울질 하 듯 오묘함을 만드네요. 오래된 그리움도 느껴지고요. 
 표지가 아름답습니다. 뭐랄까, 자면 미가 느껴져요. 낡았지만 그 때묻음 속에 피어나는 솔찬히 불어오는 색깔의 멋이 있습니다.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꽉 들어찼습니다. 마음으로 울기도 하고 부끄럽게 겉으로도 슬픔이 뻗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도 감정이 꼭 메마르지는 않은 듯 들어가는 나이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눈에 눈물도 더 차있나 봅니다. 바보같이 울고 시원하게 씻어 보냈습니다. 시가 가지는 매력이 이런 데 있나 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세계로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추억에는 순서가 꼭 있진 안더라고요. 바다를 머릿속에 그리는데 내가 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섬을 품고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또 느껴봅니다. 다시 시에서 나온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음에 잔잔하게 불어오는 여운이 있습니다.
 나를 심어서 결국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온 것 같습니다. 머나먼 세계에서 가까운 나를 만나면 결국 사랑일까, 싶네요. 
 아름다운 시적 감성에 빠져 다시 나왔습니다. 좋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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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속도
전혜지 지음 / OT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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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캐서린의 속도_정혜지_ OTD

 캐서린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 단편 소설 속 등장인물이었고 이름은 영희였다. 근데 그보다는 '속도'라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인생은 속도가 참 중요하다. 때로는 빠른 모터사이클을 탄 것처럼 빠를 때도 있고 그보다 더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SNS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큼 속도를 끼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가도 거북이 보다 느리게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암울한 하루를 보낼 때도 있다. 어느 인생의 어디건 삶은 중요했다.

 '캐서린의 속도'

 -각자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는 거다
 -2023목포문학 박람회 청년 신진작가 출판 오디션 수상작
 -우리에겐 각자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했다. 컴퓨터 공학과 연극을 공부해서 의대생 못지않은 면학 기간을 보냈다고 한다. 거기다 어린 시절엔 전혀 글쓰기에 취미가 없는듯한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들은 얘기로 이렇게 소설집까지 내게 된 작가였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인생은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것 같다. 더 특이한 건 '신춘문예 낙선 집'이라는 제목의 모음집을 2권까지 냈다. 정말 번뜩이는 제목이었다. 
소설의 문장은 깔끔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물론 특정 작품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각 등장인물의 평범한 일상에서 어떤 흐름을 잡아내어 기가 막히게 박제시켰다. 이를테면 문학적인 박제였다. 그리고 소설집의 마지막 '작가의 말'은 미리 읽어도 좋고 소설을 다 읽고 읽어도 상관없지만 결국 읽게 되었다.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특히 '비만은 병희다'에서 다이어트 자체에 주제를 맞추기보단 각자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 그 자체를 존중하는 게 멋졌다.
이렇듯 내용을 비틀어 버리는 듯한 전개가 좋았고 그림으로서 느끼게 된 '자아 존중'이라는 개념적 고찰의ㅣ 이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작가의 작품이 또 어떻게 세상에 나올지 기대가 된다. 때로는 환상적인 판타지도 좋고 피가 낭자하는 스릴러도 재미있지만 이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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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의 7일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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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마녀와의 7일_히가시노 게이고_현대 문학


 역시가 또 역시인 건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믿고 읽는 작가였다. 그동안 꽤나 많은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왔지만 취향 때문인지 아니면 작품이 이상했던 건지는 모겠지만 실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읽다가 포기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우선시 되는 건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특히 재미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요소가 무조건 웃기고 멋지고 그런 게 아니라 몰입되게 하는 힘이 있어야 했다. 이 소설은 그런 점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마녀와의 7일’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 작품이자 200만 독자가 선택한 <라플라스 시리즈> 최신작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은 군더더기가 없는 전개가 일품이다. 물론 인물에 대해서 독자가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너무 장황하면 지루해진다. 거기다 지나친 부가 사건과 배경 묘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 소설은 중심 사건을 축으로 두고 주인공이 서사를 이끌어간다. 거기다가 속도감 있게 읽혀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쪽수가 많이 넘겨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서스펜스가 약한 게 아니었다. 치밀하게 짜인 틀에서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장치를 충분히 마련해 두었다, 그래서 대충대충이란 게 없는 설정이다. 사실 어설픈 소설을 읽다 보면 개연성으로 고민을 하다가 그 선을 넘어버리면 포기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고민도 없이 빠져드는 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전매특허였다. 그리고 뜻밖의 반전에서 무릎을 탁 치며 뒤통수를 맞은 건 아쉬웠지만 이래서 작가님의 작품이 인정을 받는구나, 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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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하는 자기애 - 스스로를 상처 내는 사람을 위한 심리학
사이토 타마키 지음, 김지영 옮김 / 생각정거장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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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자해하는 자기애_사이토 타마키_생각 정거장


오늘도 나는 살아가고 있다. 삶은 무엇일까? 심각하게 고민하던 이십 대 시절이 지나 나이가 무르익어 사그라들어 가고 있는 지금, 그냥 산다고 말하고 싶다. 단순하게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젠 복잡한 게 싫다. 살아가는 것에 익숙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귀찮다. 그건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놀라운 건 사람마다 삶을 사는 방식은 다르지만 심리적인 면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우울, 공허.

'자해하는 자기애'

-"왜 나는 나를 사랑하면서 계속 비하하고 상처 입힐까?"

그저 살아가는 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살면 될 것 같다. 내 삶을 투영하기도 싫고 강요하고 이해받고 싶은 것도 더더욱 아니다. 그냥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죽고 싶을 정도로 우울한 적이 있고, 정신과 상담을 심각하게 고민했고, 아프지 않게 죽는 법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보기도 했는데 결론은 없었다. 안락사라는 것도 당사자가 겪을 고통은 어떤지 누구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잠을 자다가 죽는 것도 복이라는데, 그 또한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결국은 포기했다.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다.

1장 자신을 상처내는 자기애

2장 '자기애는 나쁜 것일까'

3장 자아 찾기에서 '좋아요' 찾기로

4장 과거와 저주를 풀다

5장 건강하게 나를 사랑하는 것

6장 건강한 자기애를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말처럼 차마 쓰지 못했던 말들은 책에 쓰여 있는 글자 외에 빈 공간 속에 빼곡히 채워져 있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은 마음으로 느끼면 된다. 슬픔, 우울, 고통, 괴로움. 아픔을 고칠 수 있는 건 결국 삶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내 아픔이 잘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환자의 삶을 살아온 건 아니기에 그저 바라보며 공감한다. 솔직하게 담아 넣은 이 책으로 한 작가의 인생을 슬며시 느껴 본다.


-이 글은 문충 200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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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 월트 휘트먼 시집
월트 휘트먼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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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바다로 돌아가는 사랑_월트 휘트먼_아티초크



 조용히 빠져드는 시의 바다. 그 어딘가에 나를 담그면 묘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마치 무의식의 세계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그 안엔 계절이 있네요. 봄도 있고 가을도 있고. 꽃이 있습니다. 섬도 있고요. 사랑의 감정과 이별, 상실, 아픔, 기쁨 그 모든 것들이 짧은 구절 속에 담겨있네요. 그렇지만 깊고 넓습니다. 높고 아름답네요. 그 다양성을 느끼며 바람도 느껴보고 섬 안에서 그리운 추억도 그려봅니다. 특히 사랑이 좋았어요.


 '내가 너' 이 쪽이 있으면, 저 쪽이 있고 그 곳에서 입술에 붉은 꽃을 피우면 내 쪽에서 또 피우고. 사랑은 그렇게 왔다갔다, 하며 저울질 하 듯 오묘함을 만드네요. 오래 된 그리움도 느껴지고요. 

 흑백 사진 표지가 아름답습니다. 뭐랄까, 세월감이 느껴져요. 낡았지만 그 때묻음 속에 피어나는 솔찬히 불어오는 색깔의 멋이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 같기도 해요. 그 위에 단아하게 흰 공간이 있고, 여백의 미를 살려 적은 글귀, '바다로 돌아가는 사랑'이 있습니다.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꽉 들어 찼습니다. 마음으로 울기도 하고 부끄럽게 겉으로도 슬픔이 뻗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도 감정이 꼭 메마르지는 않은 듯 들어가는 나이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눈에 눈물도 더 차있나 봅니다. 바보같이 울고 시원하게 씻어 보냈습니다. 시가 가지는 매력이 이런 데 있나 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인 을 따라 그 세계로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추억에는 순서가 꼭 있진 않 더라고요. 바다를 머릿 속에 그리는데 내가 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섬을 품고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또 느껴봅니다. 다시 시에서 나온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음에 잔잔하게 불어오는 여운이 있습니다.

 나를 심어서 결국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 온 것 같습니다. 머나먼 세계에서 가까운 나를 만나면 결국 사랑일까, 싶네요. 

 아름다운 시적 감성에 빠져 다시 나왔습니다. 좋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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