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하는 자기애 - 스스로를 상처 내는 사람을 위한 심리학
사이토 타마키 지음, 김지영 옮김 / 생각정거장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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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자해하는 자기애_사이토 타마키_생각 정거장


오늘도 나는 살아가고 있다. 삶은 무엇일까? 심각하게 고민하던 이십 대 시절이 지나 나이가 무르익어 사그라들어 가고 있는 지금, 그냥 산다고 말하고 싶다. 단순하게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젠 복잡한 게 싫다. 살아가는 것에 익숙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귀찮다. 그건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놀라운 건 사람마다 삶을 사는 방식은 다르지만 심리적인 면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우울, 공허.

'자해하는 자기애'

-"왜 나는 나를 사랑하면서 계속 비하하고 상처 입힐까?"

그저 살아가는 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살면 될 것 같다. 내 삶을 투영하기도 싫고 강요하고 이해받고 싶은 것도 더더욱 아니다. 그냥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죽고 싶을 정도로 우울한 적이 있고, 정신과 상담을 심각하게 고민했고, 아프지 않게 죽는 법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보기도 했는데 결론은 없었다. 안락사라는 것도 당사자가 겪을 고통은 어떤지 누구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잠을 자다가 죽는 것도 복이라는데, 그 또한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결국은 포기했다.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다.

1장 자신을 상처내는 자기애

2장 '자기애는 나쁜 것일까'

3장 자아 찾기에서 '좋아요' 찾기로

4장 과거와 저주를 풀다

5장 건강하게 나를 사랑하는 것

6장 건강한 자기애를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말처럼 차마 쓰지 못했던 말들은 책에 쓰여 있는 글자 외에 빈 공간 속에 빼곡히 채워져 있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은 마음으로 느끼면 된다. 슬픔, 우울, 고통, 괴로움. 아픔을 고칠 수 있는 건 결국 삶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내 아픔이 잘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환자의 삶을 살아온 건 아니기에 그저 바라보며 공감한다. 솔직하게 담아 넣은 이 책으로 한 작가의 인생을 슬며시 느껴 본다.


-이 글은 문충 200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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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 월트 휘트먼 시집
월트 휘트먼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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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바다로 돌아가는 사랑_월트 휘트먼_아티초크



 조용히 빠져드는 시의 바다. 그 어딘가에 나를 담그면 묘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마치 무의식의 세계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그 안엔 계절이 있네요. 봄도 있고 가을도 있고. 꽃이 있습니다. 섬도 있고요. 사랑의 감정과 이별, 상실, 아픔, 기쁨 그 모든 것들이 짧은 구절 속에 담겨있네요. 그렇지만 깊고 넓습니다. 높고 아름답네요. 그 다양성을 느끼며 바람도 느껴보고 섬 안에서 그리운 추억도 그려봅니다. 특히 사랑이 좋았어요.


 '내가 너' 이 쪽이 있으면, 저 쪽이 있고 그 곳에서 입술에 붉은 꽃을 피우면 내 쪽에서 또 피우고. 사랑은 그렇게 왔다갔다, 하며 저울질 하 듯 오묘함을 만드네요. 오래 된 그리움도 느껴지고요. 

 흑백 사진 표지가 아름답습니다. 뭐랄까, 세월감이 느껴져요. 낡았지만 그 때묻음 속에 피어나는 솔찬히 불어오는 색깔의 멋이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 같기도 해요. 그 위에 단아하게 흰 공간이 있고, 여백의 미를 살려 적은 글귀, '바다로 돌아가는 사랑'이 있습니다.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꽉 들어 찼습니다. 마음으로 울기도 하고 부끄럽게 겉으로도 슬픔이 뻗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도 감정이 꼭 메마르지는 않은 듯 들어가는 나이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눈에 눈물도 더 차있나 봅니다. 바보같이 울고 시원하게 씻어 보냈습니다. 시가 가지는 매력이 이런 데 있나 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인 을 따라 그 세계로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추억에는 순서가 꼭 있진 않 더라고요. 바다를 머릿 속에 그리는데 내가 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섬을 품고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또 느껴봅니다. 다시 시에서 나온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음에 잔잔하게 불어오는 여운이 있습니다.

 나를 심어서 결국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 온 것 같습니다. 머나먼 세계에서 가까운 나를 만나면 결국 사랑일까, 싶네요. 

 아름다운 시적 감성에 빠져 다시 나왔습니다. 좋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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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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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mymy_강진아_북다

영화를 연출했던 작가님이라는 것 때문인지 소설이 너무 흥미진진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져서 놀랐고 섬세한 문장과 생생한 묘사에서 더해 몰입되게 하는 전개도 끝내줬다. 역시 교보문고 공모전 대상에 빛나는 역대급 소설이었다.

표지 그림부터가 느낌 있다. 마치 어머니 시대를 상징하는 듯한 단발머리와 고전적인 교복에 알 수 없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my my’

-15년 전 실종된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서로를 옭아메는 견고한 매듭. 나의 엄마, 나의 딸

‘모녀’라는 관계의 함정에 빠진 사라진 친구의 행방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한국 미스터리 장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들의 작품집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영화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한국에서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받는 시대에 드디어 장르 문학 작가님들에게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작가님들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인다. 정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는다고 본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인 이 소설집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혔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인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들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 자체였다.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미스터리는 정말 쉽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 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다.

이 소설이 영화화되어 독자에게 선보인다면 어떨지 상당히 기대가 된다.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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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 현대판 단테의 『신곡』 오에 컬렉션 5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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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_오에 겐자부로_21세기 문화원


 사람은 누구나 그리운 시절이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어렸을 적 추억은 생생하게 남지만 최근 기억이 쉽게 지워진다. 그리고 이 소설의 제목처럼 편지라는 게 있다. 요즘은 인터넷 이메일로 편리하게 보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SNS 메신저를 통해 항상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 편지지에 손글씨로 직접 써 내려간 글은 뭔가 감각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책은 아담한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분량이 많아 묵직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기대하게 한다. 요즘 신세대 학생들은 편지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를 것 같다. 물론 사전적인 의미는 알겠지만 직접 손으로 써서 누군가에 주는 건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함부로 확신해선 안되겠지만 그만큼 편지를 자주 쓰던 시대는 지났고 스마트폰을 통해 충분히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구원과 재생의 소설!

-현대판 단테의 ‘신곡’

사실 이 소설은 예상했던 것처럼 쉽지 않았다. 단어가 어렵다거나 문장 자체가 난해하다거나 그랬던 건 아니다. 기이 형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서 일상적인 전개였지만 뭔가 철학적이기도 했고 보통의 인생에 대해 논하는 듯해서 주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면 이게 오에 겐자부로 특유의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끌렸기 때문이다. 기이 형에 대해 궁금했고 표지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단테의 ‘신곡’같은 판타지스러운 면도 있어서 도무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봐선 안될 소설이었다.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지만 21세기 문화원에서 출간된 오에 겐자부로 시리즈의 결정판 같았다. 1권부터 시작해서 4권까지 이해를 하고 이 소설을 다시 읽는다면 뭔가 새로운 깨달음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솔직하게 썼다. 이 책은 아무에게나 쉽지 않은 소설이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누구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아주 뛰어난 명작 소설임엔 틀림없다. 그래서 오에 겐자부로 시리즈 책을 섭렵하며 제대로 이 소설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단테의 ‘신곡’역시 쉽지 않은 문학 소설이지만 이 작품은 그에 못지않은 다른 매력이 있기에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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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전략 - 소설의 기초부터 완성까지 오에 컬렉션 4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성혜숙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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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소설의 전략_오에 겐자부로_21세기 문화원

소설을 읽는 건 누구나 쉽다. 물론 잘 읽히는 것도 있지만 난해한 건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더 힘든 건 바로 소설을 쓰는 일이었다. 늘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잘 쓸까? 혹은 쓰고 있다면 잘 하고 있는 걸까? 때로는 완성을 해도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분명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잘 와닿지 않을 때가 많았고 경험이 쌓인 만큼 다음은 더 잘 써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다. 하물며 오에 겐자부로 작가처럼 잘 쓴다는 건 사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 21세기 문화원에서 오에 겐자부로 특별 시리즈 책을 무려 5권이나 번역해서 출간했다. 아담한 사이즈에 간결하면서도 주제를 잘 느낄 수 있는 표지가 눈에 띈다. 거기에 대가 오에 겐자부로 선생의 사진이 보인다. 무언가 작가 지망생에게 깊은 가르침을 주는 듯한 느낌이다.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오에 겐자부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 최고의 작가이자 명실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계의 거장이었다. 거기다 일본 군국주의를 비판하던 참된 인물이었다. 그런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설은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 아직까지 한국에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본 독자들 사이에선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소설이면서 읽기가 어려운, 그렇지만 집에 소장은 하고 있는 작가의 책이라고 했다. 참 흥미로웠다. 그래서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대하기 시작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깊고 더 깊으며 오랜 세월 갈고닦은 소설 창작의 전략적 방법을 대가의 시선에서 따뜻하게 풀어낸 느낌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오에 겐자부로 시리즈는 단순히 작법을 가르치려는 주제라기보다는 문학의 전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창작론까지 알려주는 복합적인 책이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책이었고 당장 모든 걸 이해할 순 없지만 진지한 마음으로 또는 정말 창작에 대한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좋은 효과를 거두며 '일취월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전략! 소설의 기초부터 완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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