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참사, 9.11 테러, 갑작스러운 참사와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그들 스스로를 살게 한 말들을 적고 있다


세월호는 나에게 적어도 세 가지 질문을 안겨주었다

첫 번째, 우리가 다시 만나면 어떤 이 야기를 해야 할까?

두 번째, 죽음이 그토록 아쉽고, 사라지는 모든 인간적인 것이 그토록 슬픈 것이라면 삶이란 무엇일까? 삶이 이미 죽음에게 도둑맞고 있는 중 이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야 삶의 소중함을 지킬 수 있을까?

세 번째. 이 위험한 세상에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구할 수 있는 것을 구하라, 아직 구할 수 있을 때!˝
크게 봐서는 이것이 유족들의 이야기다. 진실이 그토록 중요한 것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다. 현실을 더 낫게 고치기 위해서다. 아이들을 만나면 부모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너는 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을 구했어. 나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그날 너를 구하지 못한 것을?˝


연대 : 원하지 않았지만 내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일로 알게 된 모든 것을 당신께 알려드릴게요. 온 힘을 다해 당신을 도울게요. 당신은 나 보다 덜 슬프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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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30일, 씨랜드 화재 참사가 일어났다. 소망 유치원생 열아홉 명을 포함해 스물세 명이 숨졌다. 까맣게 타버린 아이들은 이미 국과수로 옮겨졌다. 국과수는 한 달이 걸릴 것이라던 화재 원인 규명을 이틀 만에 모기향으로 발표했다

숨 쉬고 사는 것만으로도 초인적인 인내심이 필요했을 유족들은 고통과 분노로 피눈물을 쏟으면서도 끝까지 용감하게 진실을 감당했고 경험을 보존했다. 2000년 4월, 유족들은 ‘그날 밤 씨랜드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라는 부제를 단 [씨랜드 참사 백서]를 냈다
유족들은 이 책에 [우리의 다짐] 이란 글을 남긴다



과연 무얼 걸고 맹세해야 우리의 다짐이 변하지 않을까? 우선 우리 유가족들이 변하지 않고 영원히 함께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이 편할 것이고
우리의 사랑 또한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른도
어떻게 해야 바로 사는건지, 무엇이 옳은 건지
그러나 이거 하나만은 알고 있다
우리가 영원해야만 그리고 우리가 언제까지나
깨끗해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린 바라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살 수 있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사랑받기를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우리 아이들을 잃은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미래를 위해서
자라나는 새싹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이 글을 읽고 나자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작아졌다. 깨끗하게 살아야만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다니, 이 신비로운 생각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 말은 할 수만 있다면 불타는 지옥에 가서라도 아이들을 업고 나오고 싶었던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어떤 경험을 들을 가치가 있는 말로 바꾸는 것은 미치도록 어려운 일인데 유족들은 바로 그 일을 했다. 현실을 그대로 보면서도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방법을 상상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돌덩이 같은 현실을 깨려고 숯덩이 가슴에서 나온 말들이다. 비극과 꿈의 가슴 찢어지는 결합이다

나는 이 말들이 그들을 부축하고,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을 지상에 묶어 두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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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병은 상실에서 온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거나, 자기 자신을 잃었거나 또는 행복한 순간들을 잃었거나
그럴 때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때로는 슬프게도 때로는 아프게도 때로는 병들게도 한다. 그렇지만 때로는 스스로 변하기 위해 던진 돌이 파동이 되어 자기뿐만 아니라 건너편 의 누군가에게 닿기도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에서는 그 또한 지나가는 것이 무엇인지 실제로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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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모의 우직한 소명의식이 사사로운 우려를 이겼다. (중략) 정신건강 의학 전문가가 본다면 한없이 모자란 이야기를 용기 내 하게 된 이유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쪽으로 바꾸는 데 작은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자신의 커리어를 성실하게 쌓고 있던 저자는 7년 전, 둘째 딸이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으면서 다른 인생을 살게 됩니다. 자해를 시도한 딸은 응급실을 찾았는데
그 뒤로 병원에서 병명을 진단받은 뒤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입원을 반복하던 딸이 어느 날 흐느꼈다고 해요. “나 여기서 너무 오래 살았어. 젊은 시절의 삶이 다 없어진 것 같아.” 병의 경과를 보면 이제 겨우 초기를 지났을 뿐이라는데요. 저자는 딸을 지켜보며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원래 인생은 잔혹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기는 패보다는 지는 패를 잡을 일이 훨씬 더 많다. (중략) 인생은 지는 패를 잡았을 때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현실을 냉정하게 살피고 최악을 피하는 방법을 찾으며 인생의 층위를 풍부하게 할 수 있다면 이기는 패를 잡은 것 못지않은 인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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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통과 마주쳤을 때, 우리를 크게 흔드는 이미지를 만났을 때, 우리는 공감하며 크게 감응할 수도 있고, 곧 잊어버릴 수도 있다. 연민을 느끼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무력감이나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고, 너무 많은 타인의 고통에 질려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분노한 나머지 공격적인 말들을 쏟아낼 수도 있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무엇이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질 수도 있다. 행동은 절대선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행동이라고 해서 다 맞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일상을 살아가며 연민을 잊지 않는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균형과 전환 사이에서 기이한 파열음이 나는 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라는 건, 개인들의 자유로운 반응 속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화학작용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그 자유를 지켜볼 수 있을지를 더 자주 곱씹어보게 된다

우리의 ‘응시’는 어떻게 변화의 동력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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