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가는 사이, 촛불집회를 관통한 것은 세월호였다. 사람들을 광장으로 모이게 한 것은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였지만, 세월호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기도 했다.
가장 오래 현장에 머물렀던 기자는 앞에 쓴 대로 이상엽이다. 그는 목포신항에서 234일을 오롯이 버텨냈다. ‘총각이니까 괜찮을 거다‘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 핑계로 그를 계속 그곳에 두었다. 물론 실종자 가족들이 그를 무척 좋아한다는 게 더 큰 이유이긴 했지만.
어느 날인가 그가 동료들어게 ˝사장이 날 잊어버렸나보다˝라고 했다는 얘길 전해 듣고도 모른 척했다. 물론 나는 잊지 않았다. 세상이 세월호를 잊지 않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