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전쟁은 9월인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이번 전쟁을 보며 확실히 느낀 것이 있다. 비록 러시아가 자본주의 국가이고, 여러 문제점을 가진 나라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지만, 미국이라는 국가가 얼마나 위선적인 언론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말이다.
미국은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무자비한 침략전쟁을 자행했다. 이 나라에서 대략 100만 명의 인명을 학살했다. 이라크 전쟁의 경우 수도 바그다드에 대규모 폭격을 퍼부었고, 그 이후에도 무수히 많은 폭탄을 투하했다. 과거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시절 무차별 폭격이 보여주듯이, 미국이 벌인 중동전쟁은 민간인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

그런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빌미를 들어, "러시아를 전범국가로 규탄한다."는 위선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 경제제재를 자행했다. 물론 러시아는 산유국이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이 크지 못했다. 이는 미국이 쿠바나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에 한 짓과는 상당히 대조됐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생활수준을 소련시대로 하락시키겠다."는 아주 멍청한 소리를 대놓고 했다. 정작 바이든은 소련 시절 그 나라 민중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는 전혀 보지 못하는 무지함을 보여줬다. 1960년대 초 기준으로 매일같이 고기식단을 먹고, 각종 복지와 휴가가 보장되었으며, 의료와 교육이 무상이었던 사회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까 그런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바이든의 이런 망언은 역사적으로 사실이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런식의 발언을 대놓고 하는 미국의 오만이다. 그런 발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 우즈 체제를 통해 달러로 세계패권을 지배하는 미국이 자신들의 그 패권을 어떻게 악용했는지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당장 이라크의 후세인 정부가 걸프전쟁 이후 미국의 제재로 125만 명이 의도적으로 학살당했다. 순전히 미국과 UN의 경제제재로 말이다. 이런 학살에 대해 당시 미국의 국무장과 매를린 울부라이트는 '가치있는 희생'이라고 미화했다. 이런 나라가 미국이다. 그런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해 미국이 규탄할 자격이 있을까? 나는 전혀 없다고 본다.
한마디로 미국은 "지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를 폭격하면 민주주의고 정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폭격하면 범죄고 민간인 피해다. 전쟁 초기 러시아가 키예프까지 건드리는 일을 벌였지만, 미국의 바그다드 폭격을 다루는 서방언론의 태도와 러시아의 키예프 폭격을 다루는 서방언론의 태도는 분명 달랐다.

물론 키예프에도 폭탄이 투하되어 시민들이 잠시 공포에 떨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폭격의 수준이 몇 발 정도가 일부 지역에 오폭으로 떨어진 수준이었지, 미국이 바그다드를 폭격하는 수준은 절대로 아니었다. 한마디로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과거 키예프를 아비규환으로 묘사했던 서방 언론들은 현재 키예프에는 폭탄한발도 안떨어진다는 사실과 시민들이 잘만 일상생활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정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당연히 이런점에서 서구의 위선이 너무나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진격은 초기부터 동부에 집중됐다. 동부는 과거부터도 친러성향의 사람들이 많이 있던 곳으로 정체성도 러시아에 가까웠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들을 설득하고, 자치와 민족성을 보호하는 정책을 전혀하지 않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돈바스 인민 공화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탄생했고,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맞서 싸웠다. 이는 마치 베트남 전쟁 때 독재적이고 학살을 자행하는 남베트남의 응오딘지엠 정부에 맞서 민중이 봉기하여 베트콩을 창설하고, 국가 내의 국가를 만든 것과 같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조프 연대 같은 네오나치 성향의 민병대 조직을 이용하여 이들을 탄압했고, 결과적으로 네오나치 병력을 정규군화 했다. 우크라이나에는 각종 네오나치 조직들이 즐비했다. 아이다르 대대, 크라켄 대대, 프라비 색토르, 스보보다 등 무수히 많은 네오나치 조직들이 있었고, 이들은 유대인과 폴란드인 그리고 러시아인을 대량학살한 나치협력자 스테판 반데라를 우크라이나의 민족영웅으로 찬양했다.
네오나치 정규부대는 최소 사단급 이상이며, 이들은 탱크와 장갑차를 운용할 정도로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주력부대를 맡았으며, 또 맡고 있다. 이런 나라가 우크라이나이며, 네오나치즘을 분명히 현존하는 문제다. 그러나 이 전쟁이 시작되자, 동정여론에 휩싸인 나머지, 아조프 부대의 영상물들을 대대적으로 국내언론이 활용하는 파렴치함을 보였다. 나는 이 점이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네오나치를 까는 것에 반대하여, 러시아의 용병그룹인 바그너 그룹을 언급한다. 바그너 그룹의 경우 대표 개인이 나치 신봉자인 것은 사실이나 본질은 그저 용병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나치즘을 부정하는데 반해 우크라이나는 국가 차원에서 나치즘을 옹호하고 나치 부역자를 국부로 숭배하며, 나치 상징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고, 네오나치 무장 조직을 정부 조직에 편입하고 특정 민족에 대한 악질적인 탄압을 수년간 계속해 왔다. 이 둘을 동일시하거나, 러시아 나치 운운을 말 그대로 억지가 가득한 양비론이다.

최근에 러시아가 잠시 밀린 부분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보도하기 바쁘다. 지금까지 러시아가 꾸준히 동부로 진격하여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한 점에 대해선 제대로 언급 및 보도조차 하지 않다가, 우크라이나군의 반자이 돌격식 진격에는 왜 이리 집중하는 걸까? 정작 체코와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싫더라도 가스를 위해서 러시아와 협력해야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지만, 왜 이런 점에는 주목하지 않는걸까?
이번 전쟁을 통해 젤렌스키가 상당히 미화되었지만, 그 정권이 아주 비민주적인 행태를 부리는 사실은 전혀 보도가 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정부가 전쟁을 빌미로 공산당을 포함 진보정당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지만, 이걸 비판하는 보도는 없었다. 젤렌스키 정부가 노동개악을 해서 우크라이나 노동법을 19세기 자본주의로 되돌리려 하지만, 이걸 보도한 국내 언론은 없었다. 우크라이나에 감정이입한 결과가 바로 이런 편향된 국내의 언론보도다.

현재 러시아의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반면, 서방의 물가는 휘청거리고 있다. 당장 국내의 석유값만 하더라도 현실정치적인 측면에서 러시아의 중요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 전쟁을 통해 그저 우크라이나에 감정이입하는 이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추악하고 악랄한 현실을 봐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