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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먹고 맴맴 - 조상의 슬기와 얼이 담긴 전래동요 ㅣ 처음어린이 1
김원석 지음, 정승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랑 많이 듣는 동요 중에는 대부분 전래 동요보다는 외국곡에 우리말로 번역하거나, 가사를 붙여서 만든 노래들이 꽤 많다. 특히, 영어동요를 같이 들려주다보니, 리듬은 같은데 우리나라 동요에도 있는 곡이 꽤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아이랑 즐겨 부르는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손을 잡고 오른쪽으로 빙빙 돌아라~’ 등등 낯익은 멜로디의 곡들은 거의 외국에서 불리는 멜로디에 우리말을 붙여서 만든 동요라는 사실을 안 것은 불과 얼마전 일이다. 사실 아이에게 불러줄때는 이게 설마 외국곡이겠어? 했었는데, 알고보니 영어동요에도 같은 곡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흥얼흥얼하는 동요가 외국 번역곡이라는데 대한 반감은 전혀 없었으나, 이왕이면 친숙한 멜로디로 듣는 동요 중에는, 우리의 정서가 담긴 동요를 많이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만든 ’께롱께롱 놀이노래’라는 놀이동요를 통해서 우리의 말과 리듬으로 된 놀이노래가 참 많다는 것을 알고 감격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아이와 매일같이 듣던 정겨운 우리 노래를 이번에는 동화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으니, 바로 이 책 <고추먹고 맴맴>이다.
<고추먹고 맴맴>에는 무려 40편이나 되는 동화와 함께 각 동화마다 하나씩 우리의 전래동요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는 <엄마 사랑>, <가족 사랑>, <일과 놀이>, <자연>, <곤충과 동물>의 총 5가지 테마로 나뉘어져 있는데, 주제별로 구성된 이야기 속에 적절히 들어있는 동요가 우리의 어린시절도 생각나게 하고, 동화의 내용에도 눈시울이 흐려지고, 감동이 되고, 또 흐믓해지는 그런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처음 시작되는 <엄마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가슴이 많이 아파서 눈물이 났었다. 아이들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아이아빠가 한 소리 했지만, <엄마>라는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가족 사랑>을 주제로 한 다음 이야기에서는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느껴볼 수 있었고, <일과 놀이>에서는 어릴적 놀이도 기억해가며 즐겁게 읽었던 부분이다. <곤충과 동물>은 옛이야기를 읽는 듯 동물이나 곤충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도 있어 즐겁다.
각 이야기마다 다양하고, 비슷비슷한 내용이 아니라 각기 달라서 한권의 책으로 참 많은 이야기가 보따리를 펼치듯 잔뜩 들어있는 느낌이다.
삽화도 군데군데 등장하는데, 재미있고도 정겹게 표현되어 있어서, 이야기 속 느낌을 그림을 통해서 상상해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우리 아이도 얼마전 알게 된 <두껍아 두껍아>를 정말 좋아한다. 밖에 나가서 모래만 발견하면, 철푸덕 앉아서 모래속에 한 손을 넣고 모래를 얹어가며 <두껍아 두껍아~>를 부르기 시작한다.
내 어릴적 고무줄놀이에 많이 부르던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숨바꼭질할때 부르던 <꼭꼭 숨어라>, 즐거운 놀이로 해가 저무는줄 모르고 놀던 <여우야 여우야 뭐하나> 등등 정겨운 전래동요도 있었지만, 또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나보다도 더 어른인 분들의 추억속에 서려있는 전래동요도 많이 수록이 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참 즐거운 한권의 책 <고추먹고 맴맴>을 읽으며, 우리의 전래동요를 함께 들어보면 참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