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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음, 김정훈 옮김 / 호두 / 2023년 7월
평점 :
죽음 :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받았습니다.
모든 죽음의 언제나 새로운 평범함은 사람의 아주 오래된 새로움을 닮았고, 모든 사랑의 아주 늙은 젊음과도 닮았다는 철학자들의 철학자 프랑스의 장켈레비치 책으로 단 한번뿐인 삶과 죽음의 신비에 관한 매혹적인 죽음에 사유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죽음에 관한 그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철학자의 시인 같은 문장들로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인생에 한번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 이제 이야기 할 때입니다.
저자는 죽음을 역설로 다시 발견하는 삶이라고 말합니다. 장켈레비치는 죽음에 관한 세 개의 인칭을 구별함으로써, 우리가 죽음을 경험하는 다양한 차원을 보여줍니다. ‘일인칭의 죽음’은 ‘나’의 죽음으로, ‘나’는 “예외적이고 절대적인 사건”인 죽음을 경험할 수도, 알 수도 없습니다. 일인칭은, “지금은 내가 아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이다! 혹은, 나는 더 나중에!” 라는 식으로 죽음을 멀리 놓아둡니다. “삼인칭의 익명성과 일인칭의 비극적 주체성 사이에는, ‘이인칭’이라고 하는 중간적이고 특권적인 경우”가 있고 ‘이인칭의 죽음’은 나와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그 비통함과 절망으로 죽음을 실제적인 것으로 마주하게 해줍니다.
이오네스코가 말했듯 모든 사람은 맨 먼저 죽는 사람입니다. 모든 죽음의 언제나 새로운 평범함은 사랑의 아주 오래된 새로움을 닮았고, 모든 사랑의 아주 늙은 젊음과도 닮았습니다. ---p.17
시작과 끝이 마치 공간 속의 물체들처럼 현재의 양쪽에서 짝을 이루는 것은 사후의 개념어를 통해서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탄생과 죽음이 각자의 무를 옆에 달고 오른쪽과 왼쪽처럼 대칭되는 것은 회고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p.275
장 켈레비치는 죽음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누구도 경험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책은 죽음이 삶을 둘러싸고 있는 동시에 삶에 스며들어 있으며 한계와 모순, 장애라고 생각한 죽음이 역설적으로 삶의 조건이 된다고 말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혜안을 지닌 철학자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이란 단순히 육체가 소멸하는 일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육체에서 벗어난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살아가기 때문에 사는 동안 도덕적 이상과 지혜를 추구해야 한다고 했고 플라톤은 삶은 육체 안에 갇힌 영혼의 감금 생활이요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이자 분리라고도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죽음에 대해 사유하면서 인간이 끊임없는 긴장과 갈등 속에서 스스로를 개방하고 미덕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사랑이라고 죽음을 이야기하며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운좋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정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웰빙만 이야기 하고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철학자의 견해로 폭 넓게 다룬 책은 처음 읽었습니다. 삶을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사유해 보기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