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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2월
평점 :

‘빅 픽처’ 남을 위해 살았던 인생 1회차가 막을 내리고 나를 위해 사는 인생 2회가가 시작된다.
변호사에서 살인자가 된 남자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안정된 삶이란 덫에 갇혀 불행한 삶을 살아간 주인공이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찾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는 2010년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입니다. 2013년에 에릭 라티고 감독, 로맹 뒤리스, 마리나 포이스, 까뜨린느 드뇌브 주연의 프랑스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빅 픽처》 밝은세상에서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책입니다. 현실과 타협할 것인가, 다시 ‘빅 픽처’를 그릴 것인가? 스토리를 이미 알고 읽었지만 몰입도는 최상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며서도 스스로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여행에는 언제나 논리적인 구조가 있다. 모든 여행은 출발하고 돌아온다. 그러나 내 여행은 콘크리트 도로를 끝없이 따라갈 뿐이었다. 도착지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벤 브래드포드는 한때 사진가를 꿈꾸었지만 아버지가 말하는 “넌 우리 집안 망신이야. 우리 집안의 치욕이지.”라는 말 때문이었을까 월가의 변호사가 됩니다. 그렇게 평온해 보이던 가정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그에게 갑자기 아내는 이혼을 요구합니다. “거짓말 하나에는 의혹이 생긴다. 거짓말 둘에는 그 의혹이 보다 확실해진다. 아내가 내게 감출 일은 단 한 가지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태도 변화를 근본적인 관계 회복으로는 보기 어렵다는걸 안 순간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그는 이웃집의 무명 사진가 게리 서머스와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됩니다. 우발적으로 게리를 살해한 벤은 게리가 무연고자임을 알게 되어 게리의 신분으로 살아가기로 합니다.
파리의 성공한 변호사, 높은 연봉과 멋진 차, 그림 같은 집. 아름다운 아내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귀여운 아이들. 나는 마치 패션 화보에 나올 법한 완벽한 삶을 살고 있었다. 못 이룬 사진가의 꿈을 그 대가로 지불하고, 사랑이 식은 아내 사라를 견디는 것을 조건으로 말이다. 아내와 이웃집 아마추어 사진가 그렉의 불륜을 알기 전까지 이 삶은 언제까지라도 계속 될 것 같았다. 사실 그렉를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 정신을 차리니 그렉은 깨진 병 조각 위로 넘어져 죽어있었다. 어린 아들을 살인자의 아들로 만들 순 없었기에 자수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렉의 죽음을 나의 사고사로 위장했고, 그렇게 죽은 나는 지금 주목 받는 사진가 그렉 크레메르가 되었다.
“정말 한순간에 모든 걸 빼앗길 수 있는게 삶이다. 우리 모두는 그런 순간이 언젠가 다가오는 걸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있는거야.” 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아내와 진지한 대화를 한번 나누었다면 인생이 달라졌을까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인생을 산다는 것, 범죄를 숨기고 한시도 편안 삶을 살지 못한 주인공은 게리 서머스가 대중들에게 부각되자 사진 작가 게리 서머스의 삶도 오래가지 못하고 종지부를 찍고 그 다음으로 선택한 앤드류 타벨이라는 39세의 출생증명서를 받게되는군요.
독자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에 주인공이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게 됩니다. 작품은 뛰어난 스릴러이면서 현대사회를 깊이 있게 조망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표작으로 손꼽힙니다. 주인공 벤의 잃어버린 꿈, 고독과 슬픔, 방황과 일탈의 모습은 깊은 절망을 안고 사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과 로망 사이, 꿈과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