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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감정, 클래식 - 기분 따라 듣는 42가지 클래식 이야기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김기홍)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2월
평점 :

오늘 당신의 감정은 어떤가요?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에 따른 클래식 음악 이야기
희(기쁨), 노(분노), 애(슬픔), 락(즐거움), 애(사랑), 오(미움), 욕(욕심)
일곱가지 감정에 따른 클래식 음악 이야기
감정과 음악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클래식 가이드
이 책은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 즉 칠정을 여러 클래식 음악가의 인생과 음악 이야기로 엮어 마음 상태에 따라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작품과 작곡가들 뒤에 숨겨진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춰줍니다. 클래식을 자주 듣고 좋아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클래식에 관한 책을 기회가 되면 자주 접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을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 마음에 감정 지시어를 넣어 클래식을 들어본다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 올 것 같은 일상의 힐링이 되는 책입니다.
우정의 밀도에 대한 제 정의는 ‘얼마나 많은 비생산적인 시간을 함께 보냈는가’입니다. 비생산적인 시간이라니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정에서 만큼은 ‘생산’이 아닌 ‘비생산적’인 시간이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p.186

인상 깊은 것은 애(愛 사랑)입니다. 5부에서는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뜻으로 ‘백아절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신을 알아주는 참다운 벗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로 백아가 달빛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달빛이 참으로 아름답다며 그 뜻을 알아차리고, 백아가 높은 산 또는 흐르는 물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탈 때면 종자기가 그 속뜻을 맞추었다고 합니다. “내 거문고 소리는 결코 자네를 피할 수 없다”며 감탄했는데 종자기가 세상을 떠나 백아는 큰 슬픔에 빠졌고 거문고를 들고 종자기의 무덤에 찾아가 절절한 슬픔을 연주하고 “이제 내 연주를 이해하는 진정한 벗이 없으니 거문고를 탈 이유가 없다”고 탄식해 거문고 줄을 끊어버린후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는 애닮은 내용입니다.
음악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네요. 러시아 민족 음악의 부흥을 이끈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또한 하르트만과의 친구 사이였지만 하르트만의 죽음을 슬퍼하며 추모전을 열었는데 그것이 총 열 개의 곡으로 구성된 피아노곡 <전람회의 그림>이라고 합니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 기분에 따라 오늘은 이 곡으로 정해 봅니다.
삶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 감탄해야 할 픙경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삶과 음악은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느리고 우울하게 시작된 음악이 빠르고 경쾌하게 바뀌고, 무거운 단조가 밝은 장조로 바뀌고, 느린 템포가 빠르게 바뀌는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언제든 크고 작은 변화를 맞으며 보다 입체적으로 변해갑니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펜을 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 인생의 악보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그릴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법이니까요.”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 한번 밖에 없는 소중한 날입니다. 오늘의 감정을 허투르 낭비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 제공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