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일기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는 담벼락에 적힌 그라피티, 낙서, 그림 등 생산자가 누군인지 알 수 없는 익명의 표현물을 고스란히 옮겨 오거나 한 시대의 정신적 풍속도를 보여 주고 싶은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끄트머리에 위태하게 서 있거나 이미 그 경계 밖으로 밀려난 약자들 노숙인에 얽힌 풍부한 일화가 등장하고 지배 계급의 다양한 모습도 공존하게 했습니다. <바깥 일기>는 앞 부분은 생라자르역의 맹인, 아스팔트에 깔려 죽은 고양이, 노동자의 망가진 두손이 불러낸 듯, 후반부는 반지를 낀 가느다란 작가의 손가락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시 보지 못할 장면, , 이름 모를 사람들의 몸짓, 벽에 그리자마자 곧 지워질 그라피티등이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 동요 혹은 반발을 촉발하며 <바깥 일기>는 이렇게 태어나 책은 한 시대를 증언하며 에르노의 기록물에는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철저한 고독은 고독이 아님을- 현실의 고독은 그려 낼 말이 없으며,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P.103

 

동시대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202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의 또 다른 대표작이 국내 초역되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바깥 일기1985년부터 1992년까지 외부 세계를 관찰하며 자신과 사회를 탐구한 기록으로, 같은 줄기의 작품인 밖의 삶과 더불어 사회를 향하는 그의 날카로운 글쓰기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힙니다. 요즘 저자의 책이 계속 출간되어 독자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이 책은 우리 자신의 내면이 아닌 주변과 타인을 관찰하고 증언하는 이야기로 집단의 일상을 채집해 자신과 사회를 탐구한 8년의 기록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고 지낸 사이 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 있었습니다. 바깥 일기를 통해 닫혀진 마음의 문을 열어보기에 좋은책 입니다.

 

 

살갗이 온통 균일하게 허옇게 일어난 손이다. 아프리카인인 그 남자는 절대적 부동의 자세로 있고 오로지 그의 두 손만 낙지처럼 꿈틀꿈틀 지칠 줄 모른다. 지성이라는 것, 그것은 또한 노동으로 성이나거나 망가진 두 손을 테어 내버리고 싶은 욕구를 겪어본 적이 결코 없음. ---P.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이디푸스왕 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6
소포클레스 지음, 장시은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바이의 왕입니다. 테바이 왕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하는 신탁 때문에 세상에 나오자마자 산속에 버려졌습니다. 이번 열린책들 세계문학 286번째는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대표작으로 오이디푸스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한데 엮은 책으로 운명의 희생자로 주저앉지 않으려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 고전이 주는 힘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 해줄거라 독자는 믿습니다. 서양 고전학 장시은 박사의 번역으로 읽었습니다.

 

 

<테바이 3부작> 중 신화의 순서상 마지막 이야기에 해당 되지만 상연은 가장 먼저 되었던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초기작으로 오이디푸스 사후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인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왕권을 두고 싸우다 서로를 겨눈 창날에 한날한시에 목숨을 잃습니다. 이에 왕위를 차지한 크레온은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온 폴리네이케스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시신을 매장해서는 안 된다며 포고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동생의 도리로 오빠인 폴리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러 주고 이를 안 크레온은 자신의 통치권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안티고네를 체포해 굶어 죽도록 동굴에 가두었다가, 아들 하이몬이 약혼자인 그녀를 따라 죽어 버리자 뒤늦게 후회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 피를, 내 손으로 흘린 아버지의 피를 마신 너희는

나에 대해 여전히 기억하는가?---p.112

 

이 작품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오이디푸스라는 한 인간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이디푸스에 관한 운명은 작품 속에선 신탁이라는 형태로 보여지는데 신탁은 그의 친부모와 그 자신에게 각각 내려집니다. 라이오스에게는 이오카스테에게서 난 자식에 의해 살해될 것이라는 신탁이, 오이디푸스에게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살게 될 것이라는 끔찍한 신탁이 내려진 겁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신탁은 그들에게 그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의 신탁은 인간이 거스를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운명과 같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주어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무기력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신탁, 즉 운명을 대하는 오이디푸스의 태도를 주목하면 다른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합니다. 오이디푸스는 처음에 자신의 아버지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전임왕인 라이오스를 살해한 범인을 찾기 시작하죠. 그런데 처음부터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오이디푸스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탐문 수사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끔찍한 운명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탐문을 그치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는 이미 자신이 범인이며 신탁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직감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적인 최후 이후에 마치 총평과도 같은 느낌으로 코러스가 이런 문장을 관객에게 던져주는 것입니다. 이 문장처럼 오이디푸스는 승승장구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볼 여지가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어 그동안 아무도 풀지 못했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냈고 테베의 왕좌를 차지하죠. 그 이후 그의 삶은 평탄하고 행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발생한 전염병과 범인을 찾아내라는 신탁, 그리고 오이디푸스를 지목한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말 때문에 불행이 시작됩니다. 결국 오이디푸스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그것을 보면서 코러스는 인간들 가운데 누구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말을 남기죠. 이 마지막 문장이 상당히 비극적으로 느껴져 남겨 봅니다.

 

 

 

시민들 중 그의 행운을 부러워하며 보지 않은 자 누구였는가?

어떤 무서운 재앙의 큰 파도 속으로 그는 휩쓸려 들어갔는가?

그러니 필멸의 인간은 저 최후의 날을 기다려 보면서,

누구도 행복하다 말해서는 안되리라.

고통을 겪지 않고 삶의 경계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p.120 오이디푸스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식물 - 아피스토 식물 에세이
아피스토(신주현) 지음 / 미디어샘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꽃은 피었다 지는 게 아니라, 지면 피고 지면 피는 거여, 그렇게 계속 꽃은 피는 거여.”

 

 

요즘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인 식집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려 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찾는 사람들을 말하는 일종의 신조어입니다. 이 책은 식물 유튜버이자 수초와 물고기, 정글 플랜트와 열대관엽식물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출판 편집자, 유튜브 채널 <논스톱 식물집사 아피스토 TV>를 통해 다양한 식물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는 아피스토 신주현저자의 식물 이야기입니다. 식물 집사들의 친밀한 이야기를 통해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즐겨운 경험담을 들려주는 에세이입니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적인 취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식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한편에선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p.39 함께 식물을 키운다는 건

 

자연에서 특정 식물을 찾거나 새로운 종을 발견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연구하는 식물수집가를 플랜트 헌터라고 부른답니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플렌트 헌터의 역사는 무려 17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18세기에 플랜트 헌터들이 가져온 열대식물은 일종의 전리품이자 귀족들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겨울에 유럽에서 열대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실 난방을 해야했고 증기기관 같은 최첨단 설비를 갖춰야 가능했다고 하니 노력이 대단했습니다. 당시 채집한 식물과 표본, 씨앗 등은 유럽의 식물 과학자들이 연구하는데 씌였고 식물의 종을 널리 퍼트리고 지금까지 보존한 것은 수많은 식물집사들의 노력도 한몫 했습니다.

 

식물이 처음 새 집으로 이사를 오면 한 번씩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새 집에 오기 전까지 농장이라는 최고의 환경에서 자란 이유도 있지만 물맛도 다르고 별도의 다른 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사람, 동물과 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정말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지인중에도 식물을 키우는 족족 모두 죽여버립니다. 갑자기 건강하던 식물이 마르거나 누렇게 떠서 깜짝 놀란적이 독자도 있습니다. 하루 이틀 집을 비우고 난 후에 많이 겪게 되는 경험담입니다.

 

 

사람에게도 새집증후군이 있듯이 식물은 사람보다 더 예민하다고 생각합니다. 햇빛, , 온도 등 주변 환경이 중요한 것이죠. 거기다 식집사의 정성까지 더해져야만 우리는 아름다운 식물을 계속 볼 수 있습니다. 하마도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당장 뭐라도 하나 식물을 집에 들여놓고 싶어질 겁니다. 요즘엔 식물이 인테리어 효과도 한목 단단히 합니다. 집안 분위기를 살려주고 보는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식물에게 좋은 자리를 마련하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리에 대해 고민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테라리움의 잎이 시들었을때는 그 잎을 잘라 내기가 일수였는데 그 잎을 잘게 잘라 다시 흙 위에 뿌려놓으면 낙엽이 썩으면서 영양분을 만들어 부엽토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인위적인 순환체계를 만들어 주었지만 죽을 잎을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최소한의 식물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 윤석열 정부 600일, 각자도생 대한민국
신장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디오 청취율 1뉴스 하이킥의 신장식,

2022310일 제20대 대통령 당선일 이후 벌어진

대한민국 국익 국격 실종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다

 

정치가 절망에 빠져 세상을 바꾸는 일을 체념하는 순간 기득권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글과 같은 세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어느 유명 국회의원의 말입니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 시민들은 정치 이제 생각만해도 골치가 아픕니다. 이 책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일인 2022310일부터 현재까지 쓴 신장식의 오늘중 커다란 호응과 뜨거운 공감을 얻은 글 215편을 엄선해 다듬고 저자의 발문을 더해 한 권으로 엮은 책입니다.

 

 

모든 권력에는 끝이 있습니다. 그 끝이자 새로운 시작의 자리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까요?

 

최근 라디오 방송 청취율 1위를 이어가고 있는 MBC라디오<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의 진행자 신장식 변호사는 신장식의 오늘이라는 단평은 국가 장래나 민생과 관련하여 그날그날 가장 핫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코너입니다. ‘후진국과 달리 선진국의 정치는 돈이 아니라 말로 하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주로 자신의 주장을 전하기보다는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듣고 정리해 줍니다. 그가 유일하게 자신의 시각에서 말하는 코너가 바로 신장식의 오늘3분 남짓 되는 시간동안 이어지며 가장 인기 많은 코너입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거부권 남발 등을 지적했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 각자도생 대한민국

 

현 정부에 관한 책을 써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독자의 한사람으로 기대반 걱정반입니다.각종 모임이나 여럿이 모일 기회가 되면 정치 이야기를 하는게 다반사입니다. 며칠전 부터 갑자기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걸 보고 내년 총선을 의식한건 아닌지 생각됩니다. 김포는 편입하고 일산, 분당은 놔두나 형평성 논란도 또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런 뉴스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그렇다면 그 많은 비용은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 되어야 할텐데 그게 걱정스럽습니다.

얼마전 이태원참사 1주기를 맞았습니다. 이거 한가지는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것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이 책은 윤석열 정부의 600일을 되돌아보는데 유용한 책입니다. 판단은 독자가 읽고 판단 해야 된다고 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 임용 면접레시피 서울, 경기 지역 2024 임용 면접레시피
류은진 외 지음 / 미래가치 / 202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수능철 입시철이 다가왔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시험을 위해 막바지 총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임용 면접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실제 시험에서 높은 적중률로 베스트에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면접 레시피로 합격한 수험생들의 생생한 후기를 읽어보면 맞춤형 실전 문항이 실전문제와 유사하다는걸 알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6년간 가장 많은 수험생이 선택한 임용면접책

-고득점 학습전략부터 최신 기출문제 해설까지 수록

-한 권으로 끝내는 꼭 알고 가야 할 기본 면접 내용 공부

-합격까지의 마지막 한 걸음을 위한 실전 감각 up 실전문제

-다양한 교사들이 모여 만든 오직 임용 면접만을 위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