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노피에 매달린 말들 - 톨게이트 투쟁 그 후, 불안정노동의 실제
기선 외 지음, 치명타 그림, 전주희 해제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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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노동문제의 책들을 대할 때 우리는 발전된 시대를 살아가는데 왜 이런 문제는 계속 나오고 누군가는 또 희생을 하고 피해를 보고 있는지 마음이 아픕니다. 캐노피에 매달린 말들은 톨게이트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한부모 가정, 장애여성, 북한이탈주민, 경력단절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노동 이전의 삶, 노동 현장의 경험, 투쟁의 순간, 복귀 이후의 일터까지 수십 년에 걸친 노동과 투쟁의 경로를 상세히 쏟아낸 책입니다. 얼마전 뉴스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희망적이지 않은 보도도 있었습니다.

 

생계가 절박한 여성노동자들은 일터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공공성이 파괴되고, 그 내부에서 발생한 구조적인 억압과 차별로 인해 사람에 대한 존중도 파괴되었다. ---p.184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비정규직은 일용직 노동자, 기간제 노동자, 단시간 노동자, 파견직 노동자, 도급직 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를 모두 하나로 묶은 말이라고 합니다. 이유인지 핑계인지 언제 떠날지 모른데다가 근무 일수 제한이 있는 근로자 특성상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들의 근무환경은 열악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이 책은 톨게이트 노동자 12인의 목소리를 들려주어 한국사회가 감춰온 불안정한 노동의 실체를 이 책의 저자인 톨게이트여성노동자 구술기록팀’(기선, 랑희, 슬기, 이호연, 타리, 희정, 치명타)은 성, 장애, 이주, 노동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활동가들로 구성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관심있게 들여가 보지 않고서야 제대로 알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꼭 한번씩은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노동과 함께 했습니다. 특히 자유주의 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이중혁명으로 탄생한 근대 이후에 노동이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 노동시간은 OECD 36개국중 4번째로 많았다고 합니다. 현대 문명에서 노동은 신성한 가치입니다. 노동은 소득원이자 자아실현의 장입니다. 그런데 노동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책의 경과를 톺아보고 그 실제를 파악하기 위해, 상징적인 투쟁의 주인공들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구술기록 형태로 묶어낸 신선한 기획입니다.

 

 

톨게이트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한부모 가정, 장애여성, 북한이탈주민, 경력단절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노동 이전의 삶, 노동 현장의 경험, 투쟁의 순간, 복귀 이후의 일터까지 수십 년에 걸친 노동과 투쟁의 경로를 상세히 쏟아낸다. 덕분에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는 비정규직 투쟁의 복잡한 맥락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안전하게 일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화이팅!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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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식물 - 아피스토 식물 에세이
아피스토(신주현) 지음 / 미디어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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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식물 유투버 아피스토의 에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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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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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거짓말과 오해 그동안 읽은 세계사를 다시 정리하기에 좋은 책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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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책세상 세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책세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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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J.M.G 르 클레지오 저자는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조서황금물고기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의 모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한국과 관련되어 제주도의 해녀를 주요 소재로한 폭풍우라는 책도 출간했습니다. 브르타뉴의 노래. 아이와 전쟁은 작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두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록이 아닙니다. 르 클레지오는 기억의 왜곡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를 경계합니다. 책세상 세계문학 7권은 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두 레시(recit)로 구성된 책입니다. 레시(recit)는 프랑스 문학에서 소설보다는 편하고 자유로운 이야기의 형식을 말합니다. 그래서 읽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갇혀 있던 우리에게는 매일매일 낮이 똑같았고 매일매일의 밤이 비슷했다. ---p148

 

브르타뉴의 노래는 배경이 프랑스 북쪽에 위지한 브르타뉴라는 곳입니다. 태어나지도 않았고 오랜기간 살지 않았음에도 작가는 브르타뉴에서 가장 많은 감동과 추억이 담겨 있다고 고백합니다. 독자도 고향은 아니지만 꿈 많던 어린시절을 보낸 추억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던 시기였지만 유년기 시절에는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었을 겁니다. 하지만 어린시절이 사라지고 있으면서 다른 세상을 맞게 됩니다. 주인공은 병자의 쾌유를 위한 기도 등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브르타뉴는 프랑스 전역에서 종교는 합리성을 더욱 중시하며 당국의 지시를 받아 예배 행렬과 바다나 배에 성수를 뿌리는 축도도 금지합니다. 지금 우리는 유약을 발라 반짝거리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르 클레지오는 말합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어지럽고 힘든 세상은 맞지만 전쟁의 겪지도 않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은 자기 조상의 땅이자 유년 시절의 추억이 진하게 배어 있는 브르타뉴를 특별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다만 글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봅니다. 그리고 쇠퇴하거나 퇴행하는 것들, 세상의 변화에 속수무책 노출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냥 맞춰서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은 언제나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클레지오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독자로서 좋아합니다. 독자들에게도 어린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뜻깊은 의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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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클로이 쿠퍼 존스 지음, 안진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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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 정식 명칭은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며, 2007410일 제정되어 1년 후인 200841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 땅에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법입니다. 한겨레 출판에서 출간된 <이지 뷰티>는 선천성 장애를 지닌 여성 철학자의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사유의 책입니다.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나를 해방하는 행위다

 

 

저자는 철학 교수이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입니다. 그녀는 선천성 희귀질환인 천골무형성증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장애여성이 아닌 여성으로서, 외적이든 내적이든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방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던 저자는 천골이 누락된 자신의 몸은 처음부터 불완전한 몸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부정당하고 상처받으며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닫자 클로이는 본능적으로 이를 외면합니다. 브루클린의 술집과 로마의 미술관,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 그리고 프놈펜의 킬링필드까지 배제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사유의 여정 기대 되는 책입니다.

 

사실 내가 남들과 달라서 내 삶에 긍정적인 것도 많다고 말한다면? 너에게는 그게 놀라운 말이겠네? 내가 말했다.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건 놀랍지 않아.” 콜린이 대답했다. “그건 청각장애인들이 청각장애인들의 문화를 사랑스러워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하지만 그건 문화가 아니라 장애에 대한 대응이지.” ---p.127

 

 

몸이 불편한 것은 삶이 불편한 것이지 삶의 전부가 나쁜건 아니라고 합니다. 장애여성이자, 철학자, 한 아이의 엄마인 클로이는 여행과 만남을 통해 삶의 한복판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그녀는 중립의 방을 찾아 수를 셉니다. 1,2,3,4,5,6,7,8 그렇게 찾아오는 통증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녀가 태어난 날 희귀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기를 보고 의사들도 당황했습니다. 평생 걷지 못할 것이고, 보조기구 없이는 똑바로 서지 못할 것이며 만약 살아남더라도 통증없는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천골무형성의 병은 그렇게 처음부터 찾아왔습니다.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던 그에게 천골이 누락된 자신의 몸은 처음부터 불완전한 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부정당하고 상처받으며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닫자 클로이는 본능적으로 이를 외면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누락된부분을 학문적·정서적인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철학자의 말들 속에 숨어 지내는 방법으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위대한 여성입니다.

 

책에는 그런 자기방어적인 태도로 구경꾼처럼 관조하며 살아왔던 그의 삶의 과정이 담담히 그려져 있습니다. 어릴적 자신을 거부했던 공간을 비롯해 여러 곳을 여행하는 동안 저자는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만의 새로운 답을 찾아나갑니다. 여행지에서의 사유에 녹아 있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아이리스 머독 등 철학자들의 말을 빌린 저자의 아름답고 은유적인 문장들을 마주하다 보면 깊은 문학적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책의 추천사를 쓴 김원영 변호사가 이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문학적 체험이면서 여행이었고, 매우 신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한 까닭입니다.

 

우리가 육체에서 벗어날 때 아름다움이 발견된다. 그렇게 정화된 영혼은 육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지적인 이데아와 이성이다. 오직 이 신성한 질서에서만 아름다움에 대한 원천과 온갖 종류의 아름다움이 생겨난다.” ---p.139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가 아름답다고 내면의 자아까지 아름답지는 않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장애를 극복한 저자는 장애여성이 아닌 여성으로서, 외적이든 내적이든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방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아름다움을 키워드로 저자가 여행했던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 프놈펜의 킬링필드를 천천히 따라다가 보면 저자의 심리적 변화와 함께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직도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차별없이 이 땅에서 불편함 없이 우리랑 똑같이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게 우리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쉬운 삶도 아니고 고통없는 삶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현실의 삶을 받았다.”고 한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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