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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평점 :

매 순간이 반짝임의 연속이고 하루하루가 모험이었던
그 여름, 어느 가족의 이야기
일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오가와 이토는 2008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달팽이 식당』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2010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은 작가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긍정하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치유 소설을 주로 선보여 온 그의 저서로는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따뜻함을 드세요』, 『트리 하우스』, 『초초난난』, 『바나나 빛 행복』,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 『양식당 오가와』, 『인생은 불확실한 일뿐이어서』 등이 있습니다.
릴리는 해마다 여름이면 도쿄에서 특급 ‘아즈사’를 타고 찾아왔다. 어린 나에게 여름은 곧 릴리고, 릴리는 곧 여름이었다. --- p.12
이야기는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농촌 신슈에서 시작합니다. 호타카의 작은 여관에서 태어난 겁 많은 주인공 나는 소년 류세이입니다. 나의 할아버지와 릴리의 어머니 미도리씨는 남매, 먼 친척인 또래의 소녀 릴리를 사랑합니다. 태어난 날짜는 사 주밖에 차이가 안 나도 학년이 다른 현실은 나와 릴리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여름 방학이면 슈퍼 아즈사를 타고 도쿄에서 릴리가 오기 때문에 류세이는 언제나 여름만 기다리며 지냅니다. 귀엽기는 하지만 조금 심술쟁이인 릴리, 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릴리, 도시 아이 주제에 자연 속에서 놀거리를 천재처럼 찾아내는 릴리, 그리고 가끔 하늘 나라 여행에 빠지는 어딘가 아련한 릴리. 소년 류세이는 그게 사랑인 줄도 모른 채 릴리를 계속 바라봅니다.
“이름을 지어 주면 우리 친구인걸. 아무도 우리를 떼어 놓지 못해.”
어느날 목숨보다 소중한 강아지 바다를 만나 류세이는 여름만이 아니라 사계절이 발하는 아름다움을 배운고 모든 순간에서 존재 자체의 기쁨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그러다 생계수단이었던 고이지 여관이 잿더미가 되고 할머니는 조상님이 물려주신 현재의 땅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식당을 시작하려 하지만 스바루 아저씨는 앞날을 보자며 펜션을 제안하는데 그러나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어제까지 입던 옷, 공책, 책가방, 앨범 그리고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둘도 없는 친구 바다까지....
“흙 속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렇게 풀이 우거졌기 때문이야. 인간은 금세 잡초라고 뽑아 버리고 말려 죽이고 하잖냐? 하지만 세상에 신께서 만드신 것 중에 쓸모없는 건 하나도 없는 거야. 쓸모없는 건 인간이 돈 벌이를 위해 만든 것뿐이지. 땅과 가까운 곳에 있으면 여러 가지가 아주 잘 보인단다.”---p.201
릴 리가 아닌 리리, 너무 일찍 알아 버린 인생의 슬픔을 따스하게 보듬어 안는 이야기는 따스한 감수성으로 전 세계에 넓은 독자층을 가진 오가와 이토의 신작은 무더운 여름 한편의 아름다운 소설로 기대되는 책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