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3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전 완역본으로 읽는 고전, 마리 교양 03 향연

 

시공을 초월한 사랑과 에로스에 관한 물음과 해답

플라톤의 대화편 중 구성과 내용이 가장 뛰어난 작품 향연

 

 

 

향연은 플라톤의 대화편들 가운데 국가다음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작품입니다. 마리 교양 세 번째는 향연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서두부터 에로티코스 로고스(erotikos logos)’, 즉 사랑 이야기 혹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점이 잘 부각되어 있습니다. 향연의 전체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도입부는 이야기의 보고자인 아폴로도로스가 오래 전에 아가톤의 집에서 있었던 향연에 대한 이야기를 아리스토데모스에게서 전해 듣게 된 사정과 향연에서 에로스 찬양 연설이 시작될 때까지의 과정이며,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본 이야기 부분은 참석자들 가운데 소크라테스를 포함해서 모두 일곱 명의 연사들의 연설이 전개됩니다. 그리고 향연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를 전해주는 것으로 향연 이야기가 종결됩니다.

 

 

 

기원전 416, 아가톤이 비극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기념하는 향연이 열립니다. 이 향연에는 소크라테스를 비롯해 비극작가 아가톤,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 의사 에뤽시마코스, 부유한 가문 출신의 청년 파이드로스와 파우사니아스 등이 참석하는데 이날 소크라테스도 좀처럼 볼 수 없는 말끔한 차림으로 참석합니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전날 저녁에 마신 술로 인한 숙취가 채 가시지 않아 술을 마시는 대신 에로스 신을 최대한 찬미하기로 합니다. 이 제안을 한 파이드로스는 다른 신들에 대해서는 시인들이 송가와 찬가를 짓는데, 이제껏 살았던 그 많은 시인 중 단 한 사람도 에로스에 관해서는 찬시를 지은 적이 없다는 이유를 덧붙입니다. 이리하여 당대 최고의 내로라하는 달변가들의 사랑과 에로스에 대한 말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당시 향연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었습니다. 향연을 이끌어가는 주관자가 있었고, 이 주관자가 토론의 주제와 방식 등을 정합니다.

 

사랑함과 에로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랑이 아름답게 찬양받아 마땅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를 아름답게 사랑하도록 추동하는 에로스만이 아름답고 찬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 p.43

 




에로스 신의 찬미를 최초로 제안한 파이드로스를 시작으로 파우사니아스, 에뤽시마코스, 아리스토파네스, 아가톤, 소크라테스 순서로 에로스 신에 대한 찬미를 이어갑니다. 이들의 에로스 찬미 속에서 시공을 초월한 사랑과 에로스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먼저 파이드로스가 연설을 시작한다. “에로스가 카오스와 가이아 다음에 생겨난 오래된 신이며, 그렇기에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들을 가져다준다고 했습니다. 에로스는 수치스러운 것을 수치로 여기고 아름다운 것을 존중하는 정서를 제공해준다고 했습니다. 소크라테스를 실레노스와 사튀로스에 비유하면서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의 아이러니한 성격을 묘사하는데 알키비아데스의 연설이 끝나고 다시 술자리가 소란스러워지면서 참석자들은 떠나거나 잠이 들고, 소크라테스만이 끝까지 깨어 있다가 그곳을 떠났습니다. 아름다움과 영원을 향한 인간의 갈망과 그 갈망에 담긴 행복의 가능성과 한계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받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인의 99%가 헷갈려하는 동음이의어
송호순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의99%가헷갈려하는동음이의어

어휘를 풍부하게 해주는 동음이의어!

잘못 이해해서 얼굴 붉히지 말고 이 책을 펼쳐라!

 

 

단어는 소리와 뜻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단어의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를 동음이의어라고 하는데 정의는 잘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정확히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 갔습니다. 이 책은 한글날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으로 한국인의 99%가 헷갈려 하는 동음이의어입니다. 좋은 기회가 되어 소리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동음이의어에 관한 내용을공부 하면서 그동안 헷갈리고 잘못 알고 있었던 동음이의어를 정리해 보고 자주 사용하는 용례를 보며 문맥까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교양 있는 대화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동음이의어의 모든 것!

한때 진짜 한국에서 제일 이상한 단어라는 글이 공유되었다. 문맥을 보며 눈치 게임을 하듯 뜻을 파악해야 하는 그 단어, 바로 연패.

 

한나: 요즘 내가 응원하는 팀이 연패 중이라 경기 보는 맛이 나!

혜지: 지고 있는데 왜 신이 나? 응원한다면서?

한나: ? 이기고 있어. 심지어 3연패!

혜지: ‘연패면 계속 지고 있다는 뜻 아니야?

연패(連覇)이을 련, 으뜸 패

: 운동 경기 따위에서 연달아() 우승하여 으뜸()이 됨

연패(連敗)이을 련, 질 패

: 싸움이나 경기에서 계속하여() ()




 

이런 동음이의어는 잘못 해석했다가는 창피를 당하거나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헷갈리게 이런 단어를 쓰는 거야!’ 하면서 투덜거리지만, 사실 의미를 알고 나면 짧고 효율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 편리하게 쓸 수 있습니다. 동음이의어와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요즘 어른들도 문해력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9년차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분이 최근 학부모들의 문해력 저자에 큰 우려한 단어는 우천시 장소변경이었는데 우천시라는 단어를 지역으로 오해하는 사례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오해로 끝나는 문제가 아닌 어린이의 안전과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 말을 잘 이해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급 어휘가 아닌 일반적인 것을 알고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교양 있는 대화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동음이의어의 모든 것!

 

 

 

소리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동음이의어는 한자가 많이 포함된 한국어의 특성상 평소에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자를 많이 배우고 공부한 세대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자를 자주 접하지 않게 되어 많이 잊어버렸습니다. 한자로 쓰면 구분할 수 있지만 한글로 쓰면 동음이의어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한자어를 몰라도 문장 안에서 그 뜻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저자는 한자를 확실히 알면 그 뜻이 더 명확하게 머릿속에 다가와 문장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독해력이 향상되고, 다른 사람에게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실력도 갖출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생의 갈림길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억 독자를 사로잡은 법정 스릴러의 교본

 

 

각각의 시리즈에서 주인공이었던 이들이 한 작품에 모여 누군가의 무죄를 위해 발로 뛴다는 설정만 들어도 범죄 소설, 추리소설의 애호가라면 가슴이 떨릴 것입니다. 더구나 형사 소송의 우위에 서기 위해서 음모를 만들어내는 걸 서슴지 않으며,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신 과학기술로 피격 장소를 추정하고 유력한 증인의 DNA를 수집하고자 미행을 불사하면서 증인들의 통화기록을 지도로 만들어 동선을 추적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회생의 갈림길>은 전 세계 1억 독자를 위한 고품격 법정 스릴러의 귀환으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 판결은 잘못되었습니다. 이의를 제기합니다.”

 

 

보슈는 사건 조서를 두 번 읽은 후 휴대전화에서 구글맵을 켰다. 추격 경로의 지도와 거리 사진을 보면서 조서에 담긴 자세한 내용과 비교했다. 이 과정을 통해 추격의 방향과 지형, 추격 거리 등을 더 잘 알수있었다. 그런 다음 경찰관 수사과가 잣성한 의료 기록을 펼쳤고 경찰관 수사과는 경찰관이 피해자가 된 사건까지 포함하여 경찰관이 관련된 모든 총격사건을 수사했습니다. 약자들의 무죄 변론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명실공히 교도소의 스타로 거듭난 미키는 전국적으로 날아드는 의뢰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자주 함정에 빠지고 다소 감정적인 그를 다스릴 최고의 파트너가 등장하는데 바로 해리 보슈입니다. 그들 앞에 날아든 한 통의 편지에는 남편 살해 혐의로 5년째 수감 중의 여성의 결백함이 절절히 담겨 시선을 잡아 끄는데... 현행법으로 체포되어 변호인 조차 그녀의 불리함을 내세워 양형거래를 위한 유죄 인정을 강요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상황 이제 미키의 조사팀이 찾아낸 기막힌 증거와 미키의 교모한 논거가 더해져 엄중한 판사의 시선을 흔듭니다.

 


 

 

작품은 해리 보슈 시리즈가 시간 속에 숨어있던 진범을 찾아 정의를 구현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면, 미키 할러 시리즈는 정의와는 거리가 먼 미키가 수임료 외에 어떠한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변호사로 분하며 죄의 유무를 넘어 검찰, 정부, 국가에 의해 발생한 부당함에 맞서는 법정 승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 중간중간에 형제가 마주치던 이벤트성 설정에서 벗어나 이번 작품부터는 본격적으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점이 압권으로 다가옵니다. 작가의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입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스토리 구성이 꼼꼼하고 등장인물들이 독특한 점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범죄 담당 기자로 일하며 수많은 범죄 사건에 관한 경험을 쌓은 점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스릴러 작가로 발표되는 작품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작가입니다.

 

어찌 됐든, 그 당시엔 법원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어. 위대한 사회를 향해서. 그런데 지금은 우리를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것 같아.”---P.143

 

숨을 깊이 들이마셔라. 지금은 너의 시간이다. 여기는 너의 무대다. 승리를 원해라. 승리를 쟁취해라. 승리를 가져라. ---p.416

 

 

전 세계에서 범죄소설가로 활약하는 사람의 숫자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40년 넘게 꾸준히 작품을 쓰면서 세계관을 한층 넓혀가고 있는 작가를 꼽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이클 코넬리의 서른여덟 번째 장편 회생의 갈림길을 읽고 나면 그가 왜 장르의 대가로 첫손에 꼽히는지,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인지, 나아가 드라마, 영화, 범죄 팟캐스트까지 종횡무진할 수 있는지 금세 수긍할 수 있습니다.

 

약자들의 무죄 변론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LA 법정의 탐욕가에서 명실공히 교도소의 스타로 거듭난 미키 할러는 이제 전국적으로 날아드는 의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주 함정에 빠지고, 다소 감정적인 그를 다스릴 최고의 파트너가 등장하는데, 바로 미키의 이복형이자 이제는 퇴직 경찰이 된 베테랑 조사관 해리 보슈다. 해리가 의뢰인의 사연을 먼저 들어본 뒤 꼭 검토해야 할 사건을 넘겨주면, 미키는 의뢰인에게 유리한 정보를 발 빠르게 수집해 법정에 들어선다.

 

해리 보슈 시리즈가 시간 속에 숨어있던 진범을 찾아 정의를 구현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면, 미키 할러 시리즈는 정의와는 거리가 먼 미키가 수임료 외에 어떠한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변호사로 분하며 죄의 유무를 넘어 검찰, 정부, 국가에 의해 발생한 부당함에 맞서는 법정 승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 중간중간에 형제가 마주치던 이벤트성 설정에서 벗어나 이번 작품부터는 본격적으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점이 압권입니다. 오랜 세월 주인공과 고락을 함께하고 있는 팬들로선 분명 뜻깊은 작품입니다. 평범한 시민에게 살인 혐의를 씌운 사법 체계를 향한 통쾌한 반격 회생의 갈림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스트 인생 - 다정한 고집과 성실한 낭만에 대하여
문선욱 지음, 웨스트윤 그림 / 모모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스트 인생 _다정한 고집과 성실한 낭만에 대하여

 

 

이 책은 청춘의 응당한 몸부림이자 찬란한 슬픔이 담긴 벌거벗은 투쟁의 기록 <저스트 인생>입니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는 데 필요한 여유나 노련함, 자상함 같은 것들에도 많은 체력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한참이나 걸려 알게 되었다.”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삶 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체득하면서 겪는 청춘의 고뇌라고 할까 낭만이라고 할까 삶 속에서 발견하는 진정한 의미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신념으로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고 음악을 해봐야 겠다는 어릴적 부터 생각으로 전역하고 나면 음악을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던 때 부대안에서 일어나는 시스템의 문제, 부조리한 풍경들, 어른의 부재, 그것들의 피해는 결국 사회의 약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고민 끝에 정한 생각은 그럼에도 사회가 나아질 거라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주변에서 똑똑하고 따뜻한 겁쟁이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결국 필요하다면 용기를 낼 것이고 언젠가 사람들이 최선이라 믿고 행동한 것들이 켜켜이 모여 지금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내 하루를 잘 보내는 것.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것. 이제는 그런 것들에 능숙한 사람이 되었다.” ---p.24

 

나는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는 데 필요한 여유나 노련한, 자상함 같은 것들에도 많은 체력과 용기가 필요하다느 걸 한참이나 걸려 알게 되었다.” ---p.34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얼마나 많은 품이 들까요 저스트 인생을 집필한 문선욱 작가는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겐 일관적인 사람이되 삶만큼은 종잡을 수 없길 바라본다라고 말합니다. 30대 이상과 현실을 쫓으면서 자유와 책임, 낭만과 고독을 즐기면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시기 30대의 젊음을 어떻게 잘 살아낼지 고민을 많이 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서 진정한 사랑이란, 외부 환경에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빛나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라고, 언제나 다정한 고집을 부리고 성실한 낭만을 벗 삼아 사랑을 가꾸어 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카페 창업, 엔지니어, 제주살이, 3D아티스트 등 많은 일을 경험하면서 유튜브채널 문바벨의 화성 생활을 운영하면서 문바벨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생존과 성찰을 위한 치열한 삶을 살아내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위안을 주며 위로가 되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38년 허리케인을 뚫고 미국 동부 해안에 도착해 트럭을 타고 서부로 이송된 두 기린의 감동적인 실화는 아마존 초장기 베스트셀러, 실화 바탕 장편소설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대공황의 여파로 시름하던 1938년 미국, 가족을 잃고 뉴욕항을 배회하던 혈혈단신의 고아 소년 우디 앞에 허리케인을 뚫고 기린이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는 시간이 흘러 105세의 나이로 죽음을 앞둔 우디 니켈이 기린과 함께했던 여정을 돌아보며 남긴 기록을 따라가는 작품으로 기대가 됩니다.

 

 

내 평생 몇 안되는 진정한 친구둥 둘은 기린이었다.”

 

 

살아남아서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그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평생 행운과는 별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또 그날이 내 인생의 최악의 날이라고 말하고 싶어도 이미 나는 그보다 더한 일들을 겪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날을 이렇게 표현할 수는 있다. “그날 평생 허리케인보다 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 생각이 틀렸었다고”.

 

 






이야기는 105세의 주인공 우디 니켈이 양로원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이 17세 때 기린 이송 과정에 동참했던 이야기를 글을 통해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우디 니켈은 더스트 볼 지역에서 발생했던 번지 폭풍으로 가족을 잃고 그 과정에서 생긴 비밀을 묻고 살아가는 17살 소년으로, 부모와 여동생을 모두 고향 땅에 묻은 심정이 어땠을까요? 사촌을 찾아갔지만 사촌마저 죽고 맙니다. 그때 우연히 허리케인에서 살아남은 기린 두 마리를 보게 되고 그 기린들이 뉴욕주에서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동물원까지 육로로 이송되는걸 알게 되는데 ...

 

 

가난한 실향민들의 꿈인 캘리포니아주로 가기 위해 미 대륙을 횡단하는 기린을 따라가기로 한 우디

위험 천만하고 눈물겨운 여정을 통해 기린과 아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게 되는데... 우정, 사랑,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통해 끔찍한 기억과 상처를 치유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 이 소설은 기린이라는 순하고 아름다운 동물을 매개로 하여 각자 다른 이유와 목표를 가지고 만나게 된 세 주인공들의 인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가슴 벅차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그려 냈습니다.

 

지옥 불에 떨어진 것 같은 위험 속에서는 아무리 최악인 두 다리 인간이라 할지라도 영혼없는 네 다리 동물보다 소중했으니까. 적어도 아빠에게 배운 바로는 그랬다. 하지만 나는 동물과 눈이 마주치면 어떤 인간에게서 느꼈던 것보다 더 영혼이 충만한 느낌을 받았고 바닥에 뻗어 있는 그 기린의 눈에서 본 것은 내 뼛속까지 아리게 했다. --- p.25

 

우리가 여기까지 데리고 왔으니까.....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차마 꺼내지 않은 나머지 말이 거의 귀에 들려오는 것처럼 공기 중에 떠돌았다. 이제 살리는 건 네가 해. 이 자식아.

---p.28

 

쓰러져 있던 기린의 눈을 보고 고향에서 기르던 암말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강렬한 기분에 휩싸인 것도 잠시, 기린들을 실은 트럭이 가난한 실향민들의 꿈인 캘리포니아주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디는 무작정 트럭을 쫓아 나선다.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는 시간이 흘러 105세의 나이로 죽음을 앞둔 우디 니켈이 기린과 함께했던 여정을 돌아보며 남긴 기록을 따라간다.

 

 

겉모습과 행동은 거칠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영감과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빨강 머리를 만남으로써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본능을 알아 가면서 이야기는 흥미로워 집니다. 임기응변으로 트럭 운전사 자리를 따낸 우디와 그가 못마땅하지만 그를 믿고 기린 이송을 책임져야 하는 라일리 존스 영감, 그리고 기린 트럭을 따라오는 빨강 머리의 사진 기자 오거스타, 이 셋은 캘리포니아주로 가는 여정 내내 잇따른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위험천만한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요? 가족을 모두 한꺼번에 읽은 우디는 자포자기 하지 않고 인생을 잘 헤쳐 나갑니다. 고향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품은 채 오로지 생존에만 사로잡혀 있던 우디는 그 시간들을 통해 천천히 다가온 우정과 사랑, 존경, 그리고 희망이라는 감정을 싹틔우고, 소중한 것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 나갑니다. 두 마리 기린과 부모를 잃은 한 소년의 이야기 실화라는 점과 린다 러틀리지의 따뜻한 필체로 오랜만에 아름다운 작품을 만났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