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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리기 일보 직전 ㅣ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 1
달리 외 지음, 송수연 엮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평점 :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청소년소설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그 첫 번째 소설집은 SF 소설로 <녹아내리기 일보직전>로 달리, 듀나, 박애진, 최영희 작가가 익숙하고 당연한 것을 낯설고 새롭게 보여 주는 단편소설 네 편을 담은 작품입니다. 좋은 기회가 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습니다. 네편의 작품 기대가 됩니다.
“소개합니다. 우리의 사냥감, 인류의 적, 렙틸리언입니다!”_ ‘최영희작가 지퍼 내려갔어’
최영희 작가님의 ‘지퍼 내려갔어’는 순혈 인류를 위협하는 파충류 외계인을 잡아들이는 청소년 감시단이 된 채이의 이야기입니다. 초록색에 집착하고 쥐를 잡아먹고 온몸이 비늘로 뒤덮인 파충류 인간을 찾아내는 일을 하며 위급상황 발생 시 보완관 배지 중앙의 호출 버튼을 누릅니다. 채이는 서부 개척 시대 보완관들의 배지를 본뜬 별 모양 배지의 영구 소유권을 그토록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됩니다. 비정상보다 더욱 비정상같은 정상과, 정상보다 더 정상같은 비정상의 이야기을 통해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를 반문하게 하는 글이다. 정상인 인간 순혈 인류 속에 숨어든 비정상인 외계인을 색출해낸다는 상황에서 우리는 ‘순혈주의’의 다양한 얼굴과 그 이면을 돌아봅니다.
부적합.부적합. 그때는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단지 부적합하다는 그 말이 수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수우도 그 말을 오랫동안, 어떠면 태어나기도 전부터 찾아 헤맸던 것 같은 기분이 어렴풋이 들었다. 이를 테면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완벽한 표현을 드디어 찾아낸 것처럼. 나는 부적합한 아이야,라고 수우는 자신엑 최적화되었다는 그 교실에서 몇 번을 되뇌었던 것 같다. ---P.170 기억의 기적
“과연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일까?”
“표준과 정상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문학동네청소년ex 소설은 우리를 둘러싼 표준과 정상성에 물음을 던집니다.
SF앤솔러지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으로 그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표준과 정상성 그 ‘바깥으로’
모두가 ‘나 자신’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
‘문학동네청소년 ex’
최영희, 지퍼 내려갔어
박애진, 알 카이 로한
듀나, 자코메티
달리, 기억의 기적
박애진 작가님의 ‘알 카이 로한’은 스스로를 알 카이 로한의 행성인이라 믿는 여중생 정윤의 이야기입니다. 특별하고 싶은 인간 정윤과 평범하게 보여야 하는 외계인의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정윤은 왜 외계인이 되고 싶어 하는지 누구보다 지구인다워지길 바라는 외계인의 이야기도 ‘지퍼 내려갔어’의 작품처럼 정상과 비정상, 표준과 보편이라는 잣대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허약한지 잘 보여줍니다. “불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과 지나치게 무리한 건 안 돼.” 지나치게 무리한 것의 기준을 뭘까요? 어떤 사람은 평범해 지고 싶고 또 어떤 사람은 평범함을 거부하는 이야기 네편은 실력있고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 풀어낸 다채로운 청소년 SF소설은 책을 읽는 내내 공감을 가져오게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비밀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외계인을 수색하는 일, 외계인과의 조우, 외계인과의 전투, 시간 여행 등 얼핏 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주체성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면서 이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없다는 것과 우리가 믿고 있던 것들의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덮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