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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속국가 일본 - 미국의 품에서 욕망하는 지역패권
개번 맥코맥 지음, 이기호 외 옮김 / 창비 / 2008년 9월
평점 :
이 책은 며칠전에 이곳을 통해 리뷰를 했던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의 저자 개번 맥코맥의 일본 국내 정치와 외교와 관한 날카로운 분석의 바탕으로 씌여진 ‘종속국가 일본‘입니다. 저번에도 언급해 드렸듯이 저자인 개번 맥코맥은 호주의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권위있는 연구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목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안보를 미국에 맡기고 아시아의 영국과 같은 국제적 지위를 얻으려 노력하면서 역사와 영토문제로 주변국과와 첨예한 마찰을 일으키면서도 철저하게 ‘국가주의화‘ 하고 있는 일본의 현재 실상을 가감없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로 고이즈미 전 총리의 정치와 외교를 다루고 있고, 마찬가지로 미국의 부시 정권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일본 국내의 정치적 역학과 고이즈미 전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되었던 자민당의 분석 또한 가감없이 세밀하게 쓰고 있습니다.
현재의 외교 안보 및 국내 정치, 경제적 기조가 되었던 ‘요시다 독트린‘ 으로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면서 경제적으로 ‘토건주의화 경제 발전‘을 기반으로 빠르게 경제 발전을 이룩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1990년대 미국의 이라크 전쟁 당시 직접적으로 전투병을 파견하지 못해 UN을 통해 막대한 전비를 지원했으나 미국과 영국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이후 일본의 정치권은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게 됩니다. 이것을 경제적으로 성장한 국가 위상에 걸맞는 정치, 외교적 위상 강화를 위해 평화 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법적 지위와 분쟁 지역의 파견을 위한 법적 근거를 얻기 위해 오로지 미국의 지원만을 믿고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심각한 마찰을 일으키면서까지 전후 체제에 대한 수정주의적 입장과 역사 문제에 대한 왜곡을 감행하면서 소위 ‘일본의 정상화‘에 일본의 온 정치권이 사활을 걸었습니다. 이 같은 말도 안되는 과정에는 미국의 역할이 컸으며, 이런 미국의 암묵적 지원에 말미암아 일본은 유럽의 영국과 같은 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즉, 견고한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영국이 되기 위해 자신들이 탈아시아 국가이며 그것의 이념적 배경은 메이지 유신 이후 부터로 자못 뿌리깊은 일방주의적 근원이라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 외교적 전제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문제, 일본의 국내 정치적 문제, 주변 국가와의 영토 분쟁이 주변 국가들과 결코 타협하기 힘든 폐쇄적 행보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책 전반의 내용은 이러한 일본의 국가주의화 내지는 보통국가화에 대한 문제는 잘 다루고 있지만, 일종의 해결책이라고 봐야 될 무라야마 총리 시대의 대화와 이해로 돌아가는 수단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점은 작금의 아베 정권에서도 주변국과의 대화와 이해가 거의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고 일본의 이러한 입장 뒤에는 미국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미국이 철회하지 않는 이상 변화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베의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부정하고 수정주의적 역사주의를 계속 주장한다면 미국이 계속 일본을 옹호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고, 이에 미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강국으로서 대두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으로서는 일본 카드가 매우 중요하므로 ‘타협없는 오만한 일본‘의 기조는 꽤 오래지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기지 이전 문제와 오키나와의 독립 가능성, 평화헌법 개정과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과 최근에 호주와 더불어 미국과 원자력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는 상황을 들어 일본의 핵무장과 그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ICBM과 같은 대기권에 올리는 로켓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의 묵인하에 막대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의 핵무장은 한국과 대만의 핵무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다만, 북한의 핵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시에 야기될 변수가 있지만 현재로선 미국의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이 확고하고 북한 문제를 일본 국내 정치로 이용하고 있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일본의 핵보유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봐야합니다.
저자는 2차대전 이후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과 일본의 영합과 그에 따른 일본의 국내적 정치상황을 시대별로 잘 서술했으며, 그에 따른 깊은 이해를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 미일관계의 좀 더 깊은 정보와 이해를 바라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