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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불길, 신냉전이 온다 - 일대일로 정책에서 타이완해협의 위기까지 더 은밀하고 거대해진 중국의 위협
이언 윌리엄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반니 / 2023년 2월
평점 :
사이버 보안 산업의 정치 경제와 중국의 사이버 파워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언 윌리엄스는 선데이타임스 기자로 영국 언론계의 경력을 쌓기 시작해, 채널4 뉴스의 해외특파원을 거쳐, 미국 NBC 뉴스에서도 근무했습니다. 특히 그는 영국 언론인들 가운데에서도 중국의 정치 상황과 중국 사회를 가장 세심하게 분석하고 있는 중국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2021년에 펴낸 책인 "숨소리 하나까지 : 중국의 새로운 전제정치"는 많은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런던 킹스 칼리지 전쟁학과에서 사이버 문제와 관련한 박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고, 동시에 영국 내의 대표적 보수 잡지인 더 스펙테이터 The Spectator에서 중국과 관련하여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정권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 기사를 활발히 기고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은 원제, "The Fire of The Dragon"으로 2022년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23년 2월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의 이 책은 오늘날 정치적으로 거칠게 대두하고 있는 시진핑의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비타협적인 국제 외교와 이러한 노골적인 국익 추구가 어떠한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이를 매우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될 점은 저자인 윌리엄스가 단순히 학문적인 접근에서 단편적인 정보만을 갖고 중국과 중국 정치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베이징에서의 특파원 생활을 비롯, 동아시아 지역의 적지 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특히 1949년 이후의 타이완의 정치, 사회, 역사를 아우르는 통찰력 있는 분석은 꽤 훌륭하다고 볼 수 있었는데요. 다만, 일본의 역사 문제에 있어 다소 편협한 이해는 타이완과 일본의 정치적 관계만을 포함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12장에서의 "중국 학생들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저지른 잔학 행위와 그에 따른 혐오를 끊임없이 주입받았다."는 중국의 소위 '애국주의 교육'의 진실에 거의 반 정도만 언급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를 서구 유럽인의 입장으로 치환해 본다면 과거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독일이 운이 좋아 경제적으로 번영을 이룩하여, 과거 역사 문제에 민감한 프랑스가 독일의 후안무치한 역사 문제를 어린 세대들에게 정밀하게 교육하는 현장 자체를 그저 냉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보여집니다. 이는 역사적 가정이긴 합니다. 결국 세계 경제에서 여러 선진국의 한 축이라 볼 수 있는 일본의 국가적 위치에 주목하고, 국제 정치적 입장에서 서구 자유진영에 속하는 일본의 특별한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아무리 악마화 한다 하더라도 이 시점까지 일본이 여실히 왜곡하고 있는 역사 수정주의와 극우 및 극단주의에 몰빵해, 역사를 제대로 대면하지 않는 태도를 거의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저로서는 대체로 유감이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현재 비타협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중국의 노골적인 굴기는 저자에 의해 여러 사례로 지세히 규명되고 있는데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도와 벌이고 있는 국경 분쟁과 그런 인도의 적대국인 파키스탄을 지렛대로 삼아 벌이고 있는 지역 내의 사실상 안보 위협 행위와 이어지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인민 해방군이 벌이고 있는 군사기지화를 통한 배타적 영유권 주장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2025년경 타이완의 비극적 운명을 초래할 지도 모르는 시진핑의 침략 야욕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었는데요. 이처럼 글의 2장과 3장의 분량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향한 야욕과 이러한 침탈 행위에 대해, 국제 사회가 거의 무능력으로 대응했고, 해당 지역 국가인 필리핀과 베트남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외교적 무능에 따른 참사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자세히 서술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들 국가들 가운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며, 결국 국익도 제대로 못 지켜낸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부의 패착은 지금의 우리 정부가 이 막장 외교를 반면교사 삼아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상 중국의 정치적 개입과 영향력에 몸이 굳어 꿈틀거리지도 못하는 작금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교적 행태는 어쩌면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편의적인 이분법을 극복하지 못한 이들의 극명한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약간의 논외지만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인 접근은 다른 한편으로 미국이 콜롬비아에 향한 정치적 태도와 그에 따른 개입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콜롬비아 역시 캄보디아와 마찬가지로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앞마당임을 감안해 본다면 패권 국가에 준하는 혹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국가가 자신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현실적으로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언급되는 미얀마와 파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개입도 이런 맥락에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래서 양 사례는 어쩌면 냉엄한 국제정치의 단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미국을 따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현재 미얀마 사태와 관련하여 미얀마 군부에 중국이 정치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분석도 과거 미국이 권위주의적인 정권에 자신들의 안보와 국익을 바탕으로 대응했던 역사를 저절로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미국 내에 흑인과 백인들에 의한 아시아 인종을 향한 무분별한 '테러 행위'와 인종 혐오에 있어, 중국이 드러내 놓고 냉소하는 상황을 그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사회를 구성하는 동일한 시민들을 인종으로 구별하여 이를 냉소와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분명 자유주의의 특권은 아닐겁니다. 물론 신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은 명백히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비난 받을 일임은 분명한데요.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구 유럽이 중국에 강조하고 있는 자유와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자신들 내부의 인종 혐오로 인해 다소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은 민주주의의 일원인 우리 시민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단순히 명분론으로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지만 휴 화이트의 언급대로 중국이 자국 내 비밀리에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최근 신장 지구에 있던 무슬림인들에 대한 불법적인 '사회적 개조'에 대해 우리가 중국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은 거의 자명합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우세적인 명분론이 중국과의 교역과 경제 협력에 매몰되어 동남아시아 그룹인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에 정치적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교묘한 균형 외교의 달인이라 볼 수 있는 인도조차 중국에 의한 경제적 영향력에 대해 고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런 인식의 복잡한 양상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여겨지는데요. 따라서, 중국을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에 대한 다변화와 중국에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있어 결국은 사활적인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미얀마와 스리랑카를 비롯한 여러 권위주의 정부가 중국의 숨은 의도를 간파하지 못하고 일대일로 사업에 무분별하게 협력한 사례는 앞으로도 주의해야만 하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타이완에 대한 시진핑의 실질적 야욕은 온전하고 실효가능한 군의 수송 전력과 상륙 전단이 갖춰지는 2025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에 미 국제전력문제연구소 CSIS 의 중국 인민 해방군에 의한 타이완 침공 시나리오는 우려스럽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중국이 타이완 침공으로 자신들의 해군 전력 대부분을 미국에 의해 궤멸되는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인민 해방군 자체가 민간의 통제력 하에 있는 군사 집단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에 의해 창설되어 거의 공산당의 전위 조직이라는 부분은 근본적인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국가 주석의 손아귀에 있는 인민 해방군은 거의 사적 권력하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물론 타이완에 대한 수많은 중국인들의 민족주의적 태도도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여기에는 최근 중국 당국의 홍콩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 많은 대만인들로 하여금 '하나의 중국'에 의문을 갖게 되었는데요. 더욱이 중국이 그토록 강조하던 '일국양제'의 허울 뿐인 정체를 많은 대만인들이 간파하는데 이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인 윌리엄스가 타이완에 대해 논하는 것들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 부분은 1989년 이래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타이완이 '노골적인 권위주의 정권 아래 결코 수용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미국이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마땅히 막대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명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안보 공약을 감안한다면 이는 마찬가지로 중요한 문제인데요. 물론 시진핑과 중국에게 보다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되는 TSMC의 소유는 인민 해방군의 군사적 현대화에 시급하지만 이보다 중국 내부의 거칠 것 없는 "민족주의의 대두'가 시진핑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초월하여 정권 자체를 파국으로 이끄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중국의 통제할 수 없는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반대로 일본의 역사 문제를 여기에 묻어버린 것 일 수도 있겠는데요. 정치적 혹은 지정학적인 연유로 영국과 일본이 가까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12장의 일본에 대한 다소 후한 평가는 우리로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반적으로 타이완과 일본에 대한 분석은 이런 '인지적 동류'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끝으로 저는 이 책을 일독하고 난 후, 아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를 갖고 있는 유럽 언론인의 큰 통찰력이라는 부분에서 '하나의 중국'에 대한 본질적인 분석이 인상 깊었습니다. 즉, 중국이 국제사회에 타이완이라는 중국의 일부이라는 정치적 관념을 강하게 내세웠던 이 '하나의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게는 중국과 다른 이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본질이었습니다. 이는 글의 초입이라고 볼 수 있는 1장에서 도출된 "하나의 중국은 정책이라기 보다는 서로 다르게 해석한 협정에 가까웠다."는 해석이기도 합니다. 이 점은 미국이 타이완 방위에 대해 그토록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래서 중국 외교부와 공산당이 워싱턴에 대해 가히 '음험하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근본적인 이유일 겁니다. 중국 당국이 그저 타이완을 전세계에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게 하고 자신들의 일개 지방이라고 강요하는 것에 자신들의 주된 이익이 달려 있는 것이라면, 단순히 표면적으로 '그렇다'고 취급되는 분위기가 아예 전무하다고 볼 수 없겠습니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타이완에 대한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태도가 이를 반증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결국 국내의 일들을 자신의 의도대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시진핑과 푸틴이 국제 사회에서 만큼은 자신들의 (권위주의적) 정부에 대한 존경이 전혀 따르지 않는 서구 민주주의 진영에 매우 강한 피해 의식과 적의를 느낀다는 저자의 통찰은 바로 이러한 본질적인 차이에 기반한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제가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문제를 제외한다면 서구 '현장 지식인'의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의 정세와 정치, 그리고 정밀한 사회 분석으로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우리 지역의 앞날을 조금이나마 예비할 수 있는 글이라 여겨졌습니다. 매번 중국 관련 글들을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타국의 입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은 대국이고 너희들은 그저 소국이기 때문에 이유를 따지지 말고 중국의 이익을 경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중국 당국의 편협한 태도는 지역 안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글에서 몇번이나 언급되는 중국 공산당의 '주권'과 '불간섭'은 누구보다 자신들이 되새겨야 하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여기에도 언급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과거 아시아 각 지역과 맺은 조공 관계를 명백히 그리워하고 있다는 점은 진정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고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지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 점은 여전히 변형된 유교적 권위주의에 기대 공산당 독재로 인민들을 다스리는 중국과 매우 극명한 차별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중국과 교린한 역사를 제외한다면 현재 동아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 거대한 권위주의 정부와 어느 정도는 이질적인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초적으로 이런 권위주의적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는 서로 양립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극명한데요. 최근에 비롯된 중국의 경제적 번영은 결국 내부에 정치적 자유를 가져다 주는데 실패했고, 이러한 귀결이 중국 공산당의 배타적 이익에 동원 되었기에 이점은 참으로 21세기의 뼈아픈 부분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의 번역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무슬림과 관련하여 이상하게도 '모슬렘'이라는 번역을 역자가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구글링이나 여러 검색을 통해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 모슬렘이라는 단어는 이슬람인들에 대한 사실상 '멸칭'으로 이 단어의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남한'에 대한 너무 무분별한 사용에 있는데요. 한국전쟁과 해방 이후 한국(남북을 포함한 온전한 한국)을 위해 우리의 국명을 한국이라 하지 않고 남한이라고 번역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후반부에 북한 핵문제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무분별하게 (많은 분량에서) "남한의 삼성"과 같은 번역은 정말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권‘과 ‘불간섭‘은 중국 공산당이 오랫동안 선전 활동의 간판으로 내세운 원칙이었다. 푸틴은 두 원칙을 보란 듯이 위반했다. 그런데도 시진핑은 러시아의 침범을 침공이라, 푸틴의 만행을 전쟁이라 일컬으려 하지 않았다.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두 국면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의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하나는 타이완에서 민주주의가 꽃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진핑이 중국에서 부채질한 민족주의가 맹목적 애국주의로 흘러 타이완 ‘수복‘을 중국을 정의하는 원칙으로 본 것이다.
두테르테는 베이징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그야말로 간절히 애써, 2016년 필리핀 정부가 상설중재재판소에서 승소해 중국의 광범위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만든 판결에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따라서 자국의 해양 지배력이 커질수록 주변국이 겁을 집어먹고 개별적으로 있으나 마나 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통해서든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조용히 묵인하리라고 본다.
당시 중국의 선전기관은 자국의 실책에서 관심을 돌릴 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관련한 음모론을 정신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앞서 봤듯이 시진핑의 세계관에 따르면 어디에 살든, 언제 조국을 떠났든 중화민족이 가장 충성해야 할 대상은 중국공산당이다.
텐진 회담 뒤 2주 반이 지난 8월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했다. 중국공산당은 미국의 무질서한 철수를 지켜보며 후련한 환희와 떨리는 공포를 느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공격하는 만행을 저지른다는 의혹이 일자, 서방 지도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시진핑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푸틴을 제하라고, 그동안 ‘주권‘과 ‘불간섭‘의 신성함을 믿는다고 큰소리쳤던 호언장담에 걸맞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시진핑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의 대응을 유심히 지켜보며 타이완을 겨냥한 계획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타이완은 일본제국에 통합되었던 일본 통치가 대부분을 적어도 다른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에 견줘 꽤 괜찮게 기억한다.
중국은 관광업부터 연예 산업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보복 조처에 나서 남한에 75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 손실을 안겼고, 국영 언론은 반한 정서를 부추켜 중국 내 남한 기업을 향한 폭력과 파괴 행위를 조장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자, 타이완 사람들은 답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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