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로봇 가게 - 로봇공학자 반가워요, 공학자 3
정재은 지음, 김중석 그림, 오준호 멘토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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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다시 보면서 처음에 느꼈던 애처로움과 안타까움 등 여러가지 감정의 여운이 그대로임을 경험했다. 감정을 지닌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비드가 피노키오처럼 인간이 되면 엄마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여기며 떠난 기나긴 여정의 가슴아픈 이야기였다.

이 즈음에 '수상한 로봇 가게'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더 반가운 마음이 컸다.

휴머노이드 로봇 휴고를 개발하여 여러 상을 수상한 오준호 교수님이 '반가워요, 공학자'의 03편

'로봇공학자'의 멘토로 도움말을 써주셨다.

 

엄마는 로봇공학자로 지금은 우주기지에세 로봇을 관리하기 위해서 화성에 머무르고 있다.

대신 엄마가 설계한 최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설치된 봇맘이 엄마의 역할을 몇년째 하고 있다.

아빠도 첨단과학을 연구하는 로봇 공학자이지만 망치, 톱, 대패..특히 질 좋은 원목을 몹시 좋아하는 인간적인 과학자다.

다정하거나 섬세하지 않더라도 봇맘은 주인공인 진진에게는 가족과 같다.

어느날 로봇이 사라진다는 소문이 돌고, 로봇 도둑을 의심하는 일들이 생긴다.

그런데 새로생긴 중고 로봇 가게의 주인 싸이몬이 수상하다.

로봇이 되고 싶어하는 사이보그 중독자인 싸이몬은 결국 봇맘을 납치하게 되고, 진진과 아빠는 '봇맘구출작전'을 펼친다.

 


 


생동감있는 이야기 전개와 인물들의 묘사가 재미있어서 몰입하여 읽어나가게 된다.

소단원마다 로봇에 관련된 설명이 삽입되어 있는데, 평소에 궁금하던 부분들을 쉽고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의 일을 대신 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라는 코너에는

화산 탐사 로봇 '단테'가 실려있는데 정말 신기하고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가지 분야에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로봇이

앞으로 어떻게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될까 상상해 보게 된다.

즐겁게 읽고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재미와 정보를 모두 선사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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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끔찍하게 싫은 축구왕 비호감이 호감 되는 생활과학 8
김미애 지음, 안경희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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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이 호감되는 생활과학 여덟 번째 '운동이 끔찍하게 싫은 축구왕'은 제목이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한다.

책의 표지에 커다란 축구공과 넘어지고 달려가는 친구들의 그림이 밝게 펼쳐져 있다.

공부는 잘하지만 운동에는 취미가 없어서 땀만 나게 왜 뛰어다니나 생각하는 우진이는 툭하면 감기에 걸려 골골거린다고 골골우진, 딱풀우진, 골골딱풀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다.

늘 뛰어다니며 운동을 좋아하는 장수는 공부는 못하지만 '축구 하면 장수가 최고'라는 반 친구들의 인정도 받고있다.

가을 체력 단련 대회 4학년 시합종목인 축구에서 장수와 우진이는 주장과 선수가 되고, 연습시합에도 참가한다.

장수와 우진이는 서로에게 부족한 공부와 운동을 도와주게 되면서 티격태격하던 관계는 조금씩 변해간다.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전개가 어린이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또한번 펼쳐지는 것이다.

중간중간 운동과 연관된 다양한 정보와 과학적 지식이 만화체의 그림과 함께 삽입되어 있어서 운동에 대한 이론적 공부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도 풍성하다.

 


 

운동은 하기 싫어하면서 키크기만 바라는 우리 딸들이 읽으면서 동기부여 받게 되었으면 기대하게 된 책이다.

물론, 나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혼자서도 충분히 시간을 잘 보낸다고 생각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활기차고 건강한 생활을 선사해줄 수 있다.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린다는 것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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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코끼리
황경신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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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쁘고 귀여운 책은 빨간모자, 사실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어린왕자의 그 보아뱀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짙은 초록색과 빨간색의 조화가 눈길을 끈다.

간단한 그림동화체의 소설집 정도로 짐작했었지만, 생각보다 분량도 되었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구성이 매력적이었다.

잠깐 읽기 시작할까...했는데,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책.

책을 덮고 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감탄의 미묘한 떨림,

그리고 다 읽어버렸다는 아쉬움이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하는 책이었다.



삼백일흔세 살인 보아뱀, 해변에 죽어있는 코끼리로 식사를 하고

 낡은 어린왕자 책 안에서 6개월간 소화를 시키던 보아뱀은

8살 꼬마의 집요한 시선에 눈을 뜬다.

꼬마는 외갓집의 창고안 이모들이 쓰던 물건들 속에서 발견한 그 책속에서 보아뱀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그후 여덟 달 동안 그림동화를 함께 읽으며

꼬마는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보아뱀은 답을 해준다.

'첫번째 이야기, 라푼젤'에서부터 '열여뎗 번째 이야기, 무덤'까지

함께 나누는 질문과 답, 삶과 생각에 대한 기록이다.

질문도, 답도 탁월하다.

자리 바꾸기의 경험, 새로운 시각, 궁극적인 진리에 접근하는 생각, 본질...지혜, 사랑, 받아들임, 영원...

 


 


--한 번 비교하기 시작하면,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아

--하지만 그 읽이 순전히 우연만은 아니란 거야. 사소한 선택들이 쌓여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운명을 향해 스스로 뚜벅뚜벅 걸어가게 되는 거지

--그러나 시간은 앞으로만 흐르고, 돌이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야기 전의 이야기 같은 건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하다. 그리고 진짜 인생이란 이야기보다 훨씬 가혹한 것이다.

--너는 항상 질문을 해야 해. 어른이 되어서도 말이야. 질문을 하는 건, 절대로 창피한 게 아니야. 제대로 된 질문은 대답보다 힘이 세니까.

--이야기를 만단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 조금 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을 태어나게 하는 것, 마음에 생기가 돌고 혈관에 새로운 피가 흐르는 것임을 나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

--삶에는 끝이 없어. 죽은 다음에도, 살아 있는 사람의 기억으로 인해 누군가의 삶은 지속되는 거야.

--행복했다고 말하지 못했다. 고맘다고 말하지 못했다. 보고 싶을 거라고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보아뱀은 내가 하지 않은 말을 다 들었을 것이다. 여덟살의 인생에서 만난, 두려울 정도로 소중했던 그 존재는.



 


책속에서 줄 친 부분중에 몇 구절을 적어보니 또다시 마음속이 꿈틀거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직선으로 진실에 접근하는 이 이야기들에 딱 알맞는 그림들이 곳곳에서 펼쳐지며

집중시키고, 확장시키고, 몰입시킨다.

내가 좋아하는 원색의

단순하고, 아름답다기 보다 그 아름다움이 결정체로 응축된 듯한 그림이다.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는 것이 슬프다. 황경신 작가의 책들을 읽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거꾸로 그의 책들을 읽어나가겠지 싶다. 그림형제의 동화집도 다시 읽어야 한다.

그토록 근사한 멘토, 보아뱀을 만났던 꼬마가 참 부럽다.

밀도있고도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 준 책 '한입 코끼리'가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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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주경희 엮음, 원유미 그림, 이경묵 원작 / 파랑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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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눈밭에 이별하는 듯한 사진의 표지, 뒷 표지는 얼음판을 내달리는 듯한 사람들의 그림이다.

'학교 가는 길'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과연 얼마나 위험하길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코앞에 학교가 있는 우리 아이들이 대비된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그 히말라야 산맥  깊숙이 자리잡은 잔스카지역,

차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보통 다섯 살 정도가 되면

소매를 걷어 붙이고 집안일을 거들어야 한다.

다섯 살이면 마냥 보살핌을 받는 우리 아이들과는 다르다.

학교가 있는 레까지 가는 방법은 걸어서 잔스카 강을 건너는 것뿐이다.

강이 얼어붙어서 얼음길을 지나가야만 학교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길은 상상을 초월한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물, 뼛속까지 시려오는 칼바람,

 낮의 태양으로 녹아버리면 얼음판이 깨지며 빠질수도 있다.

자식을 위해서 주저없이 바지를 벗고 차가운 얼음강물에 아이를 업고 들어가는 아버지들은 먹먹한 감동을 준다.

 


 

간혹 길을 가다가 죽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그래도 가야 합니다.

여러분은 학교에 가서 꼭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잊지 말거라. 차다는 고난의 길이지만, 결국에는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을 줄 테니 말이다.


 

아버지들은 자식에게 자기와는 다른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그 힘든 고난의 길을 간다.

그리고 결코 힘겹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가 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육신의 건강을 보자하지 못하는 마음에

눈물을 떨구는 할아버지는 그 사랑의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꿈을 위해서 아버지들의 희생으로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은

넉넉히 도전하고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응원하게 된다.


이 지구상에 같이 살아가고 있는 히말라야 마을의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아이들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지 않을까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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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사과일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3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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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으로도 기대되었던 책이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

"누가 봐도 사과에요~!!" 라는 한 개그맨의 과장된 억양이 귓전에 울리는 듯 하다.

그러나..

작가의 상상 여행 속으로 함께 동행하면서 특별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아닐지도 몰라요~"로부터 시작되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서

사과는 커다란 체리의 한쪽, 젤리, 끝없이 껍질이 나오는 특별한 사과, 보이지 않는 뒤쪽은 귤, 몸을 동그랗게 말고있는 빨간 물고기...로 변신한다.

 


 

안쪽이 기계로 꽉 차있는 장면은 세밀한 장치들이 눈길을 끌고,

어떤것의 알일지도 모른다는 장면에서 그 어떤것들은 정말이지 어떤것인지 모르겠다.

사과를 군데군데 베어 먹어서 만들어진 멋진 집은 갖고 싶다.


사과의 감정을 가정해보기도 한다.

사과의 형제 자매, 사과가 우리집에 오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대와 사건과 장소들

나 말고 모두 사과인건 아닐까?


주인공 아이의 상상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 속이 시원해지고, 행복이 느껴진다.

열린 가능성을 체험하는 것 같고,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경험으로 무한히 확장되는 것 같다.


A형인 나는 정확하고 확실한 것, 근거있는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영혼이 자유로운 둘째와 자주 부딪힌다.

이제 '둘째 감시하기'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상상하고 창조하고자 하는 아이의 기본적인 욕구에 늦게나마 응원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창의력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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