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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
제임스 A. 레바인 지음, 이문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앉아 있다는 것은 일단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언제부터인가 서있게 될 때면 가능하면 앉으려는 마음에 걸터앉을 무언가를 두리번 거리게 되었다. 나의 일상을 돌아볼 때, 생각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으며 갈수록 그 시간이 길어지고 활동량은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운동의 중요성은 머리속으로만 이해하고 실제로는 움직임조차 한정되는 것이 걱정스럽다. 최대한 계단을 피하고 마치 중요한 권리행사인양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찾아낸다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이대로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끔 하면서도 뾰족한 변화는 엄두도 못내고 지내던 중 읽게 된 책이다. 게다가 한국인의 좌식생활은 신체에 나쁜 영향이 많지만 맨바닥이 아닌 입식생활은 그 단점들을 해소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다.
[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는 단도직입적인 제목부터 늘상 어딘가에 몸을 걸치고 있는 나를 긴장하게 했다. 영문 제목은 더욱 강력하다. Get Up!
앉기가 당뇨병을 유발한다. 과도한 앉기가 유발하는 질병 목록 표에는 33개의 진단명이 기록되어 있다. 관절염, 암, 치매를 비롯하여 현대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낯익은 질병명 대부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육체적인 질환 뿐만 아니라 슬픔과 우울을 깊게 한다. ‘슬픈 앉기’라는 이름을 붙힐 수 있을 정도다.
이 ‘의자인간’에 대한 미래의 시나리오는 극적이면서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어쩌면 비약이 심한 미래 영화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
‘우리는 컴퓨터 화면 앞 의자에서, 외토리로 살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본문 중)'
2장에서는 NEAT의 개념이 소개된다. 일상에서 소모되는 칼로리로 스포츠와 같은 의도적인 운동을 제외한 신체 활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를 말한다.
낮은 NEAT는 앞 장에 소개된 진단목록표 안의 질병들을 초대하게 된다.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의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작할 때의 준비와 방법을 ‘승리하는 5대 요소’로 분석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의자를 끊기 위한 STEP1부터 4까지를 안내하고 있다. STEP4는 마음껏 뛰어 놀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가상세계의 등장과 맞물리는 사라진 놀이터는 마음이 쿵 내려앉게 한다. ‘놀이가 육체적 교류에서 전자적 접촉으로 전환했는지(본문 중)’ 실제로 맘껏 뛰어노는 일이 점점 낯설어지고 아이들은 이래저래 우리처럼 ‘의자형’을 선고받는다.
손에 스마트 폰을 들고 구부정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한 경우가 많다. 성장기에 척추 측만증 진단을 받는 것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어려서 모르지만 이 상태로 계속가면 목디스크 된다는 병원의 경고는 경고가 아니다.
역시, 일어서야 한다.
신체를 움직이는 놀이는 행복에 필수적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만큼 자동차와 화면에 갇힌 수감자들이다.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의자형’을 선고받았다.(본문 중)
3장에서는 ‘세계 최초 의자를 금지한 사무실’이 인상적이었다. 의자 해방 전략 12단계 중에서는 드림 터널에 대한 계획도 포함되는데, 드림 터널은 모든 직원이 자신의 꿈을 자세히 적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실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본문 중). 꿈을 적는 것, 드림보드 작성의 중요성은 어느 책에서나 중요한 실천목록에 들어가 있다. 이렇게 특별하고도 환상적인 직장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회사 수익도 상승했다고 한다.
NEAT프로그램을 학교에 적용한 사례는 더욱 관심이 갔다. 많이 움직이는 아이일수록 ADHD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이 풍부한 것이었다.
NEAT학교 프로그램을 우리 아이들도 체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중간 중간에 직접 작성해 볼 수 있는 설문지가 실려 있어서 함께 체크해 보아도 의미있을 것 같다.
‘우아하게 앉아있음’의 이미지는 사라졌다.
책을 읽으며 결국은 나도 모르게 일어서서 걸으며 읽게 된다. 러닝 머신 책상이 집에 한 대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저자의 열정에 감사하게 되는 책이며, 이제 변화가 남아있다.
우리는 고대의 활동가에서 현대의 의자 늘보로 변모했다. 넓어진 건 우리의 엉덩이만이 아니다. 우리의 뇌 역시 활동하지 않는다.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