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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인문학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나에게 '새벽'하면 떠오르는 것은 엄마다. 수 십년간 새벽 기도를 하시며, 새벽의 소중함과 감사를 자녀들에게 강조해오신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들에게 새벽은 엄마와 동일한 낱말이 되었다.
그럼에도 의지 박약한 이 딸은 이런 저런 각종 이유와 핑계로 여전히 새벽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죄책감 비슷한 민망함으로 주저하고 있다.
그럴때 [새벽의 인문학]은 내게 경종처럼 다가왔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 3월, 개학, 시작..등의 단어들과 함께 두근거림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숲속에 비쳐 내리는 황홀한 햇살을 가득 머금은 책의 표지사진이 책을 읽기 시작할때 경건함 마저 갖게 했다.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이라는 부제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저자는 4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별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새벽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도 있지만 새벽을 사고의 시작점 또는 단초로 삼고 풍성하고 깊이있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새와 동물들, 식물과 나무, 정원, 친구의 죽음, 신화와 전설, 낱말과 용어의 유래와 의미와 변용 등등..
비둘기와 두루미, 벌새와 굴뚝새, 청설모, 달팽이, 거미, 딱따구리...
작가의 세심한 관찰은 근본적인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성실한 기록, 부지런함도 놀랍다.
아름다운 묘사와 유려한 문장들이 지치지 않고 이어지면서 이런게 진정한 수필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흉내지빠귀는 자동차 경보장치나 에어컨 소리 등등 모든 소리를 재현하는 탁월한 흉내의 왕이라는 사실, 1분에 500박이나 두근거리면서 맹렬한 속도로 삶을 불태우는 벌새 등 모르던 사실들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단순히 아름다운 문장력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지식과 통찰의 깊이에도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은 '충만하게 살아있음'의 책인것 같다. 그 충만을 위해서 독자에게 시간의 소중함, 새벽으로의 초대, 그리고 살아있음에의 감사를 보여준다.
또다시 새로운 3월이 시작되고 봄을 맞게 된것에 더욱 감사하게 된다.
[반비]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