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라쉬가 WWF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환경운동을 한다고는 들었다.
책을 어떻게 썼을까 싶었는데 아주 쉽고 설득력 있다는 생각이다.
평소에 생각하는 내용이어서 그렇다는 생각이다.
환경관련 책들은 어렵거나, 아님 생활에서 실천만 강조하는 자료가 빈약한 책이 되기 쉬운데...
데이터를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어서 가독성있고 설득력도 있다.
부분부분 반성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하지만 그 음식물 쓰레기가 어디에 사용되는지에는 별로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음식물 쓰레기의 절반 정도는동물 사료로 사용된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은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하는, 사실상 환경을 망치는 주범 산업이다. 퇴비화가 환경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인데도 퇴비화를요구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 P76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것들이 국경선을 넘어 전 세계로연결되어 있다. 불 켤 때 쓰는 불빛의 연료는 94%가 해외에서들어왔고, 우리가 먹는 식자재도 글로벌 잔치이다. 그 모든 것들이 무역선에 항공기를 통해 에너지를 쓰면서 오가고,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도 똑같이 주문해서 쓰고 먹으면서 경제가하나로 녹아 돌고 있다.
나는, 한국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끓여 먹는 라면 하나에도 오랑우탄이 살던숲을 파괴하고 재배한 팜유가 들어있다.
- P81

이 책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인쇄하였습니다. 표지와본문에 FSC 인증 종이를 사용했습니다. FSC 인증은 산림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국제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 인증입니다.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보증하여 책임 있는 관리를 촉구하고 난개발을 방지합니다. FSC 인증 라벨 제품을 사용하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관리된 나무를 선택해 숲과 야생 동물을 모두 보전할 수 있습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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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20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좋아하는 타일러가 책도 썼군요. 이분은 책 쓸줄 알았어요. 애기하는거 들어보면 똑똑하면서도 진짜 좋은 사람인것 같아서요. ^^

페크pek0501 2021-05-20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서니데이 2021-05-21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일러는 영어회화 책만 생각했는데, 환경문제에 대한 책도 썼다는 것을 보면 그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가봐요. 쉽게 쓴 책이라고 하니 좋을 것 같아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읽은 책, 읽고 있는 책, 읽을 예정인 책들

오늘은 글쓰기보다 사진으로 올리게 되네요
미술책 읽기 시작하면서 독서 속도가 책 사는 속도를 못따라잡는 상황입니다.
책상 아래와 다른 방 책장에 더 많이 있는데
얘네들은 가까이 두고 싶은 아이들이예요.
메리 매콜리프 말로만 설명하려니 답답해서요.ㅎㅎ
소장책 소개는 여기까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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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9 21: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미술책이 엄청 많네요. 책장이 독립서점 수준이시네요~!! 사진을 확대해서 봤는데 읽은 책이 단 한개도 없어요 ㅎㅎ ‘메리 매콜리프‘ 에 눈이 갑니다^^

그레이스 2021-05-19 21:44   좋아요 3 | URL
어쩌다 보니 미술책 수집을 하고 있네요
자중하는 중입니다^^;;

붕붕툐툐 2021-05-19 2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장은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우아하고 전문적이며 사랑스러운 책장이네요!!

그레이스 2021-05-19 22:00   좋아요 4 | URL
헉, 전문적이지는 않구요
제가 요즘 미술사, 미학에 조금 관심을 두고 있어서요
독서취향을 돌이켜보면 역사, 과학, 철학, 고전문학, 예술 이렇게 옮겨간것 같아요.
예술 특히 미술이 그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소견이지만...^^

demianee 2021-05-19 2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랍에 책들을 아무렇게나 넣어두는 저로서는 좀 배우고 싶어요ㅠㅠ😃👍🏼❤️

그레이스 2021-05-19 22:02   좋아요 4 | URL
저도 엉망이예요
책상 아래쪽은 ㅎㅎ

얄라알라 2021-05-19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초 좋아하는 저는 그레이스 님 서재의 화초님들에 눈길 먼저 간 후 책장으로 눈길이 내려왔어요.
미학 전공하셨나보다...하면서 댓글을 읽다보니, 역시나 미학 전문가이신가봐요~ 와. ˝아우르는˝ 책읽기 너무나 멋지십니다.

그레이스 2021-05-19 23:36   좋아요 3 | URL
아니아니아니요 ㅎㅎ
미술쪽은 전혀 관계없습니다.
오히려 식물쪽이예요.

바람돌이 2021-05-19 23: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일 위의 책장 보면서는 우리집 책장인듯 잠시 착각했습니다. ㅎㅎ
메리 메콜리프의 책은 저도 관심이 가는 책인데 4권의 분량이 섣불리 접근을 못하게 하고 있네요. ㅎㅎ

그레이스 2021-05-19 23:51   좋아요 2 | URL
이주헌 책이 많으신가보군요^^
반가워요~~

바람돌이 2021-05-20 00:48   좋아요 3 | URL
한동안 이주헌씨 책은 나오는 족족 다 샀던 기억이... ㅎㅎ

mini74 2021-05-20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제 책장과 겹치는 책이 많아요. 저도 이주헌작가님 책 많아요. 반갑고 좋아요 *^^*

그레이스 2021-05-20 12:57   좋아요 1 | URL
저도 반가워요~~~
 

덩치 큰 녀석ㅋ

오늘 선물받았다.
책은 무조건 반가운데.
너무 크고 무거워서 바닥에 놓고 봐야하는 단점이 ㅠ
그래도 너무 좋다.
집에 있는 덩치들과 사진 한 컷 찍고...
아까워서 비닐도 못 뜯고 있는 내가 웃긴다.ㅋ
----------------------------‐------------------------------------------
비닐개봉!
표지가 세계지도였음@@

세계사 연표가 12페이지
대륙별 시대별 지도와 역사
용어해설
로 구성되어 있다

아틀라스 세계사는 지도가 작아서 아쉽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도위주여서 내용이 아쉬웠는데 이건 내용도 지도와 그림자료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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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9 16: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선물 ♡벽돌 부피 컬러 도판 책은 대를 물려야 합니돵 ㅎ 제책꽂이에 꼽혀 있는 책들이네요 ^ᆞ^

그레이스 2021-05-19 16:25   좋아요 4 | URL
꺼내기 편한 애들만 함께 찍었어요
그만큼 애정한다는...!^^

새파랑 2021-05-19 16: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덩치 하네요? ㅋ 정말 책선물 받으면 기분이 좋더라구요. 완전 부럽습니다^^

그레이스 2021-05-19 16:49   좋아요 3 | URL
휴일에 집콕중이어서 우울모드였는데 기분 확 달라졌어요.
이 탐심이란!

초딩 2021-05-19 16: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비닐의 심적 물리적 강함에 동의합니다.

그레이스 2021-05-19 16:5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5-19 16: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일부러 두꺼운 책만 골라놓은 것처럼 4권 페이지 다 합하면 4자리수 갈 것 같습니다. 1500쪽?^^

그레이스 2021-05-19 18:07   좋아요 1 | URL
페이지 보다는 이런 책은 종이때문에 무거워요
어쨋든 뭐 좋기만 합니다 ㅋㅋ

청아 2021-05-19 1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대적으로 작아보여서 일반책들과 비교인줄 알았는데 다른 녀석들도 덩치였군여!! 지도가 잔뜩일듯!ㅋㅋ멋져요~♡

그레이스 2021-05-19 18:08   좋아요 2 | URL
이 알라딘 서재 아니면 어디서 이런 자랑을 하겠습니까?
알아주는 분들이 계시니 하죠!
^^

그레이스 2021-05-19 1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닐개봉했습니다~

쎄인트saint 2021-05-19 1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진 책입니다...애장본으로 등재될 것 같군요..

잠자냥 2021-05-19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진짜 크죠? ㅋㅋㅋㅋㅋㅋ 들고 절대 못 읽는 책 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5-19 19:35   좋아요 1 | URL
팔 부상 입어요^^

다락방 2021-05-19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와 이거 뭐죠? 저도 가져야겠어요!

그레이스 2021-05-19 21:02   좋아요 0 | URL
^^*

바람돌이 2021-05-20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억 이 책은 읽기용이 아니라 소장용같은 느낌.
정자세로 책사에 앉아 입시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는.... ㅎㅎ
가격도 사악한데요. ^^

mini74 2021-05-20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책선물인데요. 부럽습니다 *^^*

ㅇㅇ 2023-08-21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런 책이 사는 의미가 있죠,
소설책이나 다른건 이북으로도 가능.

2023-08-21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1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3.티몰레온(BC?~337)
코린트의 군인.
시칠리아를 독재로 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카르타고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시라쿠사를 비롯한 시칠리아에 민주정치제도를 확립했다.
그는 코린트로 돌아가지 않고 시라쿠사에서 여생을 마쳤다.
티몰레온과 아이밀리우스 파울루스에 대해 기록하면서, 플루타르코스는 이 책의 저술 목적과 의미를 언급하고 있다.
이들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이 그에게는 특별한 기쁨과 교훈을 주었던 것 같다.

처음에 나는 남을 위해서 이 전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계속 써 나가는동안 어느덧 이것은 나의 기쁨이 되었고,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들 위인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미덕은 나의 인생을 비추는거울이 되었고, 나는 나의 생활을 어떻게 고치고 세워 나가야 할 것인가를 배우게 되었다. 나는 매일 그 위인들과 같이 지내며 생활하는 것치럼 느끼며, 차레로 나를 찾아드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대접했다. 그들과 가까이하면서 감동을 느끼고, 그들의 행동에서 가장 중요하고 훌륭한 것을 골라 가지게 된 것이다. 마음을 깨끗하게 수양하는 데는 위인들의 삶을 배우는 이 방법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 P387

내가 역사를 연구하고 전기를 쓰는 이유는 위인들의 선량하고 귀중한 영향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영웅들의 삶을 여기에 옮겨,
우리가 저속한 친구들과 만나면서 얻게 될지도 모를 야비하고 해로운 인상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 P388

인간의 마음은 사실 자기가 가지는 판단이나 품고 있는 목적이 이성적으로증명되어 강한 힘을 얻기 전에는 남의 말에 흔들리기가 쉽다. 행동은 그 자체가 정당하고 깨끗해야 할 뿐 아니라, 행동의 뒷받침이 되는 동기도 떳떳해야만 한다. 그리고 만약 그렇지 못할 때에는 좋게 보이던 것들도 나중에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변하고, 마음이 약해져 자기가 한 행동을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굶주렸던 사람이 일단 탐욕스럽게 음식을 집어먹고 나면 곧너무 많이 먹었다고 후회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해서 마음에 후회가 생기면 고결한 행동도 천하게 변하고 만다. 왜냐하면 행동의 원동력이 되는, 덕성이나 명예 같은 좋은 생각들도 뒷받침되는 것이 없으면 곧 마음 속에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면에 지식과 이성에 뿌리를 박은 결심은 비록 행동이 실패로 돌아간다할지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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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5-18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아니고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근데 두 권으로 출판사가 주장한대로 완역이 가능했는지... 하긴 편집에 따라 다르니까요.
계속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그레이스 2021-05-18 21:47   좋아요 1 | URL
일단 두께로 완역이라고 믿고 싶어요. 구구절절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중학생들과 낭독으로 읽다시피 하고 있는데 1년은 걸릴듯요.
이제 좀 재미있어 해요.^^

scott 2021-05-19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두꺼운 책을 낭독으로 !!
전 초딩때 축약본을 읽고 뻗어 버렸는뎅 ㅎㅎㅎ

 
긴긴밤 (리커버)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노든과 펭귄은 자신의 바다를 찾았다

자신이 있어야 할 그곳이고 자신의 존재를 빛나게 할 곳이다

그들이 거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든은 긴긴밤 이야기를 하며 분노와 복수심을 사라지게 할 수 있었고, 앙가부는 노든의 이야기를 통해 바깥세상의 아름다움을 듣고 꿈을 꿀 수 있었다. 배려심이란 조금도 없는 것처럼 보이던 치쿠는 연민과 사랑을 소유한 펭귄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 속에서 태어난 펭귄은 치쿠와 윔보, 노든의 희생과 보살핌을 통해 태어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슬프고 외롭고 괴로움에 잠못드는 밤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 때문에 견딜 수 있다.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 노든. 자신이 코끼리라고 생각했던 노든은 서서히 자신이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아원을 떠난다. 혼자 가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았지만 드디어 자신의 모습을 한 코뿔소들을 만나면서 달라진다.

 

혼자서는 코뿔소가 될 수 없었다. 노든이 코끼리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코끼리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코뿔소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코뿔소들이 있어야만 했다. 다른 코뿔소들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노든을 코뿔소답게 만들었다

- 22p

 

우리는 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든이 길에서 이들을 만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행복한 기억이 된다.

 

때로는 노든이 사냥꾼에 의해 아내와 딸을 잃는 것처럼 그 행복은 불행을 만들게 되고 전혀 다른 마음과 정체성을 갖게 된다. 슬픔과 분노, 그리고 절망으로 가득찬 긴긴밤을 보내는 존재, 복수심이 삶의 목표가 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노든이 복수심으로 잠 못 이루는 코뿔소가 된 것처럼


동물원에서 만난 코뿔소 앙가부와 이야기를 하며 보낸 긴긴밤은 복수심 말고 다른 일을 생각할 수 있는 아침을 맞게 해준다. 기분 좋은 기억, 아내와 딸과 함께 초원을 달리던 노든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달라고 하는 앙가부가 준 선물이다. 몸을 뒤척이고 절망에 몸부림을 치는 어두운 밤에도 우리는 옆에 있는 누군가 때문에 견딜 수 있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을 소개합니다!’ 

동물원 우리 앞에는 이런 팻말이 붙었다. 코뿔소 뿔 사냥꾼에 의해 앙가부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자 남게 된 것 같아도, 우연히 마주칠 누군가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긴긴밤을 함께 보낼 누군가.


전쟁으로 동물원이 폭격당하고 무너진 울타리를 넘어 탈출하는 길에 만난 알을 든 펭귄 치쿠. 함께 하는 길에서의 긴긴밤 동안, 노든은 사냥꾼에게 죽임을 당한 가족과 앙가부에 대해서, 치쿠는 부모 없는 알을 품게 된 사연과 친구 윔보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그날 밤, 노든과 치쿠는 잠들지 못했다. 노든은 악몽을 꿀까 봐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날은, 밤이 더 길어진다고 말하곤 했다. 이후로도 그들에게는 긴긴밤이 계속되었다

- 56p


치쿠는 기진해서 죽고, 노든은 혼자 남았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치쿠가 남긴 알을 보살핀다.


노든은 외로웠다. 그래서 하늘을 계속 바라보았다. 오늘도 긴긴밤이 될 것이다

-76p

 

그리고 알에서 펭귄이 깨어나고, 알에서 깨어난 펭귄이 처음 본 것은 코뿔소의 눈이었다노든의 처음 기억이 코끼리 코인 것처럼.

그렇게 내가 태어났다.(76p) 버려진 점박이 알을 알지도 못하는 치쿠와 윔보가 품어주고, 코뿔소가 보살펴 주는 기적 같은 일들 속에서……. 그리고 코뿔소 노든의 보살핌을 받으며, 바다를 향해 떠난다.

 

코뿔소의 여정에 펭귄의 정체성-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함께 하는 긴긴밤 동안, 펭귄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찾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노든은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내게 주었다. 내가 아프거나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악몽을 꾸지 않는 방법이라며 옛날 얘기를 해 주었다. 나는 노든의 가족과 코끼리들, 앙가부, 치쿠와 윔보의 얘기를 들으면서 밤을 견뎠다. 그러다가 내가 잠이 들면 노든은 나를 따뜻하게 감싸 주었다.

-83p

 

그러나 서로 각자의 모양이 다르고 살아온 시간이 다르듯, 항상 같은 생각과 마음을 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그들 사이에도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함께 밤을 보내지만,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말없이 긴긴밤을 넘기는 시간도 있었다.

 

이름을 지어달라는 펭귄에게 노든이 한 말은 자신이 찾은 존재에 대한 생각을 전달해 준다.

 

날 믿어. 이름을 가져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나도 이름이 없었을 때가 훨씬 행복했어.”

- 99p


사람들이 지어준 이름은 내가 아닌 것이다. 코뿔소는 뿔이 자랄 때 간지러움을 느끼고, 초원을 바람처럼 달릴 때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다. 그것이 노든의 정체성이다.

 

나는 나로 존재하는 것이다. 점박이 알에서 태어나고, 코뿔소가 키우고, 호수에서 수영을 배우고, 긴긴밤 이야기를 하며 길 위에서 발견한 나. 살아남은 나.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세상에 마지막 남은 하나가 되었지만 복수를 할 수 없는 흰바위코뿔소와 불운한 검은 점이 박힌 알에서 목숨을 빚지고 태어난 어린 펭귄이었지만, 우리는 긴긴밤을 넘어, 그렇게 살아남았다

- 104p

 

살아남아서……노든은 코뿔소의 바다인 초원에 펭귄은 자신의 바다에 도착한다.

 

이 책은 어린이문학상 대상 작품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고통과 두려움, 환희를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소개한다.


긴긴밤을 뒤척이며 잠 못 드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잠 못 드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외로움과 고독을 그리고 잠 못 드는 마음이 계속해서 맴을 도는 생각의 자리를. 누군가 옆에 있어도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면 그 불면의 밤은 혼자만의 것이다.


그저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어둠이 걷힌 아침을 맏이 할 것이다. 부디 그 누군가가 함께 하기를…….

 

아이들에게도 그 누군가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울컥울컥 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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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5-18 14: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뿔소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코뿔소들이 있어야만 했다.‘ 오늘따라 정체성에 관한 글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따뜻한 글이었겠어요~♡

그레이스 2021-05-18 14: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정체성찾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생각할 많은 지점이 많았구요. 여전히 정체성을 향한 여행중이고, 잠못드는 밤도 경험하고 있어서...^^

mini74 2021-05-18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물들에게 미안해집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눠주는 누군가, 참 소중한 존재죠.

mini74 2021-05-18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물들에게 미안해집니다 코끼리고아원 전쟁 멸종위기 ㅠㅠ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눠주는 누군가, 참 소중한 존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