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암흑검사 1
서아람(초연) 지음 / 연담L / 2019년 10월
평점 :
"현실감 있는 스토리, 숨 막히는 심리 싸움, 급박하고 머뭇거림 없는 전개, 모든 것이 완벽하다!" 이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와 CJ ENM이 주최한 제2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더 흥미로웠던 건 독특하게도 대한민국 현직 검사가 직접 썼다는 것과 출간 전 이미 영화화가 확정된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책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마구마구 자극했더랬다. 게다가 암흑검사는 전 2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총 1200여 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책 분량을 선보인다고 해서 넘 기대가 됐다는 사실. 원래는 감질나는 걸 싫어해서 세트로 한 번에 읽는 걸 좋아하지만 책 분량을 감안해서 일단 욕심내지 말고 1권부터 먼저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진짜 엄청난 큰 실수였다.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2권이 빨리 보고 싶어 넘 애가 탈 줄이야. 한마디로 대박이었고 쌍따봉 엄지척이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직접 보시라. 꼭! 강력추천함요.
13세 소녀의 죽음과 1년 뒤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테러! 특수부 엘리트 검사 6년 차로 승승장구하던 강한 검사는 차기 대선주자이자 평화 한국당 조민국 대표의 딸 조여진과의 약혼식 날 의문의 상대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한다. 그 사건으로 각막이 영구 손상되었고, 시력이 회복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날은 초등학생 피해자 김별하 피살 사건이자 19세 소년의 끔찍한 범행으로 밝혀진 피의자 지온유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1주기였다. 강한은 1년 전, 이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폐공장에서 전라의 시신으로 발견된 어린 피해자와 그 현장에서 지온유가 범인임을 가리키는 확실한 증거들이 발견된다. 하지만 지온유는 고등학생 나이지만 IQ 65의 3급 지적장애인이었고, 끝까지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며 범행을 부인한다. 강한 검사는 사형을 구형하고, 폐소공포증이 있던 지온유는 교도소에서 자살하고 만다. 충격과 공포로 사회 전체를 분노케 한 지온유에게 환멸감이 드는 동시에 그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가 완전히 달라진 강한 검사는 그렇게 조민국 대표의 눈에 들게 되었다.
그리고 지온유의 친구이자 염산 테러 목격자로 119에 신고한 20세 류소원이 등장한다. 그는 1년 전부터 강한 검사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던 인물이었다. 권력의 맛을 보기도 전 한순간에 모든게 무너지고 사라져버린 강한 검사는 절망 속 자신의 삶을 비관하게 되고 다시 살아갈 의욕도, 자신의 존재해야 될 이유도 결국 찾지 못한 체 그만 자포자기 심정이 된다. 외롭고 힘들어도 꿋꿋하게 버티며 오롯이 자신의 능력과 힘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는데 염산 테러가 그의 발목을 잡았고 그의 인생은 암흑이 시작되었다. 각막이식 수술도 불가해서 평생 장애를 갖고 장님으로 살아야 하는 강한 검사 넘 불쌍해서 안됐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어째 초반 등장부터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다행히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복싱 관장이 병문안을 오고 나락으로 빠져들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강한은 직접 염산 테러범을 잡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미친 듯 재활치료에 매진하며 9일 만에 퇴소한 강한 검사는 다시 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새로 배정받은 성암지검 형사1부 골방이던 창고방을 검사실로 두고 암흑검사로 돌아온다. 혈기 왕성하고 제멋대로인 소원은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옆방 정유미 검사에게 조사를 받고 있다. 그녀는 강한 검사와 9년 사귄 애인이었는데 1년 전 헤어졌지만 여전히 사랑했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면서 그의 곁을 한결같이 지킨다. 정유미 검사실에서 강한 검사와 소원은 또 마주치게 되는데 이 둘의 대화가 꽃거지부터 시작해서 주고받는 만담이 최강 코믹 커플로 넘 웃겼더랬다. 강한 검사는 24시간 활동보조인을 구해야 했고, 소원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무혐의를 입증시켜 주는 대가로 소원은 강한 검사의 활동보조인이 되어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
"1년 전 오늘, 넌 뭘 봤지?" 책을 읽는 내내 무겁고 암울한 주제에 심각한 분위기를 폴폴 풍기지만 지름 할 틈 없이 유쾌한 활력소가 된 강한 검사와 소원의 빵빵 터지는 케미를 보는 재미 또한 빼놓지 않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툴툴 대면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고 눈치껏 알아서 다해주는 츤데레 스타일 소원, 현명하고 믿음직한 처신에 남다른 카리스마로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하지만 보호본능을 갖게 하는 강한 검사 이 둘의 캐릭터에 홀딱 반했더랬다. 게다가 긴박하고 스릴 넘치는 사건들이 바통 터치하듯 연이어 쏟아지니 정신없이 혼을 쏙 빼놓는다.
특히 지온유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검사, 판사를 향한 원한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데 그들에게 하고자 했던 범인의 메세지와 거기에 딱 들어맞는 형벌이 넘 소름 끼치고 섬뜩했더랬다. 왜 특정 날짜와 시간에 집착하며 자꾸만 함정과 덫을 놓는 걸까? 하필 판사 이름이 현실판 연쇄 살인범인 고유정이라서 깜놀했더랬다.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의심되는 범인이 있었다. 교묘한 트릭을 곳곳에 심어 두었지만 그의 존재가 불쑥 튀어나올수록 그를 더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맞을지 틀릴지 아직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떤 깊숙한 연결고리가 분명히 있지 싶다. 내 촉이 맞다면 말이다. 여자일 수도, 남자일수도 있는 그 범인의 정체는 분명 아주 가까이 있겠지. 믿었던 사람 혹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했던 둘 중에 하나일 터.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생각했던 건 진짜 현직 검사가 왜 이렇게 끼도 많으시고 글빨이 좋으신 건지! 반전을 거듭하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서 독자가 뭘 원하고 기대할지 간파한 듯 기똥찬 타이밍에 맞춰 들었다 놨다 애간장 태우다 보란 듯이 치고 빠지는 필력이 엄청났더랬다. 머리도 넘 좋으시고 수사 경험이 많으셔서인지 완전 리얼하면서도 센스 있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다 쏟아내니 기가 막혔다. 확실히 속 시원했고, 곳곳에 숨겨둔 매력이 철철 넘치다 못해 진심 쩔었다! 누구신지 엄청 궁금타요. 개인적으로 초연 작가님이 글에선 어느 정도 연륜도 느껴지고 가벼운 아재 개그도 남발하시지만 그와 반대로 실제는 젊은 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왠지 강한 검사처럼 키도 훤칠하고 얼짱에 쌈짱에 몸짱에 그 바닥에서 알아주는 두뇌짱 실력짱으로 능력을 인정받으며 인기를 한 몸에 누리고 계실 것 같다. 이제부턴 더 승승장구하시고 꽃길만 걸으시겠지. 그렇게 상상하며 2권도 푹 빠져 냉큼 읽을 생각이니 그분이 어떤 분이지 알더라도 나의 환상을 깨지 말고 암말도 하지 마시길. 혹시 여자분이시면 헐~ 암튼 책도 언넝 읽고 영화도 빨리 보고 싶다. 영화 속 주인공은 누가 될지 넘나 기대되고 설렌다요. 강한 검사가 원빈이면 겁나 좋겠지만 이 캐릭터에 최진혁 배우가 맡아도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 까불이 소원은 인피니트 엘 김명수가 맡고 크~ 탄탄하고 압도적인 스토리에 이 조합의 비주얼만 봐도 대박 끝내줄 듯. 암튼 암흑검사 1권만 읽었지만 초연 작가님 열성팬 됐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