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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 일제강점기 소중히 지켜낸 우리 요리
이용기 지음 / 라이스트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조선에 둘도 없이 하나뿐인 최신 요리책! 상 차리는 법부터 술, 장 담그기, 각종 반찬, 서양 요리 등 총 790가지 레시피가 공개되어 있다고 해서 냉큼 찜했어요. 쉽고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현대식 집밥요리를 소개하는 일반 요리책이 솔직히 실용적이긴 하지만 아주 옛날 일제강점기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한식 고유의 레시피를 제대로 배워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물잖아요. 두근두근~
이 책은 이용기 선생이 정리한 최초의 조선 요리 모음집으로 한식을 사랑하고 공부하는 모두가 소장해야 할 100년 전 레시피 북으로 수요미식회, 한국인의 밥상, 한국기행, 천기누설 등 다수의 건강 교양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등장한 최고의 조선 요리 비법서라고 합니다. 1924년에 나왔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증보판의 복각판으로 대대손손 물려주고픈 소중한 기록을 담은 특별한 요리책이라 소장하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고, 자부심이 클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설레는 맘으로 페이지를 넘겼어요.
제일 먼저 손님을 접대하는 법과 상 차리는 법이 소개되어 있어요. 오른쪽부터 세로로 읽으면서 왼쪽으로 책장을 넘겨서 봐야 해요. 같은 한글이지만 고어로 되어 있어 처음엔 살짝 어색할 순 있는데 큰 무리는 없더라고요. 물론 읽는 속도는 조금 차이가 났지만 하나씩 집중하면서 해석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뒤이어 책 속에 실린 메뉴들이 차례로 소개된 목차가 정리되어 있어요. 사진은 장국, 누룩, 떡, 김치, 장아찌 만드는 법이 정리된 페이지예요. 뒤에 어떤 음식들이 등장할지 미리 참고하기 좋더라고요. 그리고 과거와 현재에 불리는 음식 이름들의 변화와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었어요.
밥 짓는 법부터 장 담그기, 술 담그기, 국 끓이는 법, 떡 만드는 법, 국수 만드는 법, 만두 만드는 법, 나물 볶는 법, 찌개 만드는 법, 무침 만드는 법, 조림 만드는 법, 죽 쑤는 법, 다식 만드는 법, 엿 만드는 법 등 한식 레시피에 서양요리, 중국요리, 일본요리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에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메뉴들도 엄청 많아서 신기하면서도 어떤 비주얼과 맛일지 궁금증을 유발하더라고요.
국 끓이는 법
육개장, 곰국, 완자탕, 애탕, 대구국, 도미국, 추어탕 등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어요.
김치 담그기
석박지, 풋김치, 나박김치, 닭김치, 박김치, 굴김치 등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어요.
회 만드는 법
어회, 민어회 , 잉어회, 도미회, 병어회, 육회, 간과 천엽회 등이 소개되어 있어요.
볶음 만드는 법
닭볶음, 제육볶음, 쇠고기볶음, 양볶기, 천엽볶음이 소개되어 있어요.
강정 만드는 법
깨강정, 콩강정, 흑임자강정, 송화강정, 다홍강정, 방울강정, 잣강정 등이 소개되어 있어요.
우리 전통음료인
수정과와 식혜 레시피도 있고요.
어마어마한 한식 요리에 이어서 서양요리. 중국요리. 일본요리까지 골고루 알차게 실려 있더라고요. 순간 아는 요리가 등장하면 넘 반갑기도 했고, 생소한 재료로 만든 메뉴들은 어떤 음식일지 하나씩 상상하면서 다양한 조리법과 발음을 참고할 수 있어서 유익했어요. 다만, 옛 고서를 보듯 표지외엔 그림이나 사진 1도 없이 고어로 쓰인 글만 빽빽하게 적혀 있어서 완성된 음식 비주얼을 구경하는 즐거움은 없어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손 느린 요리초보라 레시피가 상세하진 않아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조금 있었네요. 요즘 요리책을 보면 기본적으로 개량을 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반해서 이 책은 손질법과 조리법에 비중이 좀 더 큰 것 같아요. 소금을 넣고 간을 맞춰 어쩌고~ 애둘러서 아주 간단하게 알려주니 뭔가 빠진 듯 가르쳐 주다가 만 느낌도 살짝 들었으니 말이에요.
요즘 요리책과 초간단 레시피에 너무 익숙해서 그렇겠죠. 그래도 제가 알고 있는 레시피나 집에 있는 요리책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물론 전혀 가늠이 안되는 레시피도 많아서 저에겐 솔직히 넘사벽인 요리책이지만 자기 입맛에 맞게 레시피 참고해서 익숙한 메뉴부터 쉽게 따라 할 수는 있으니까 그중에서 만들어 보고 싶거나 맛보고 싶은 메뉴부터 하나씩 부담 없이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나 손님들이 제 책장에 있을 이 책을 보면 제가 요리 엄청 잘하는 줄 착각하지 않을까 싶어 괜스레 걱정도 되지만 일단 제가 소장하고 있는 요리책 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뽀대가 날 것 같긴 해요.
천천히 정독 후 전 오랜만에 엄마 찬스 써서 책 속 나물요리나 찜요리 등 쉬운 레시피 위주로 참고해서 집밥요리할 때 접목해서 한번 만들어 맛봐야겠어요. 요리고수 분들이나 한식을 좀 더 비중있게 공부하는 분들에게 더 안성맞춤인 요 책! 그래서 요리초보가 보기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전 보자마자 갖고 싶었기에 아끼면서 소장할 생각이에요. 이 책 덕분에 조선시대 다양한 조리법과 색다른 메뉴들, 그리고 그당시에 불렸던 음식 이름과 발음법까지 두루두루 둘러보며 그동안 자세히 몰랐던 우리 조상들의 생활지혜를 담은 전통 한식 레시피를 배워보는 유익한 시간이었기에 만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