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는데, 여기서 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점점 증폭시켜나갔던 과정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천문학자의 꿈을 키워왔고, 결국 천문학자가 되어 지금 이《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추가로 얘기를 덧붙이자면 저자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노력들이 우주에 직접 가보기 힘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우주라는 세계를 알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기에 저자의 노력이 더욱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
.
.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지중해 동부 연안의 이오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과학사史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닌, 전체 지도를 본문의 지면에 할애(p.345)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만약 지도없이 텍스트만 있었다면 연상이 잘 되지 않아서 지루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좀 더 보태자면 지역의 이름과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이 함께 매칭이 되어있었던 것이 본문의 내용과 지도를 연계하면서 읽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행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단지 태양의 빛을 반사할 뿐 - P330

만일 우리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지구와 행성들은 아예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눈부신 태양의 광채 속에 완전히 파묻힌 채 태양광선을 반사하는 희미한 점일 뿐이다. 좋아, 그렇다면 다른 별들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행성들 중 몇몇에는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을까? 살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겠어? 그 생물은 물론 브루클린의 우리와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 P330

그때부터 나는 천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별과 행성 들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다면 그곳들을 방문해 보겠다고 - P330

생물학에는 반복설反復說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가설은 모든 상황에 100퍼센트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의 발생 과정에 관해서는 비교적 잘 들어맞는다. 반복설의 핵심 내용은 개체 하나의 발생 과정이 해당 종이 겪어 온 진화의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 P331

나는 개개인의 지적 성숙 과정에서도 반복설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조상들이 해 온 사고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해 간다. - P331

가젤 ㅡ 아프리카에 사는 영양의 일종 - P333

우리와 동물 사이를 이어 주는 끈이 있다. 우리는 동물을 사냥해서 먹고 동물도 우리를 잡아먹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짐승의 일부이고 짐승은 우리의 일부다. - P333

음식을 미리 다 먹어 버리면 나중에 우리 중 누군가가 굶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모든 사람은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는 항상 규칙이 있다. 규칙은 신성한 것이다. - P334

불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보호받고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원시적‘ 개념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은 수많은 근대 문명의 뿌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류의 유산이다. - P335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각 집에는 반드시 화로가 있있다. 고대 인도의 브라만 계급 사람들의 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화로를 돌보는 규칙이 아주 엄하게 정해져 있었다. 밤에는 물이 죽지 않도록 재를 덮어 두어야 했고, 아침에는 불을 되살리기 위해 나뭇가지를 더 넣어 줘야 했다. 화로 속 불의 죽음을 가족의 죽음과 동격으로 여겼다. - P335

이 세 문화권 모두에서 화로의 의식은 조상숭배와 관련이 있었다. 이것이 ‘영원의 불‘의 기원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종교 의식, 정치적 행사, 스포츠의 제전 등에서 두루 통용되는 횃불 점화 의식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 P335

그들은 불꽃을 두려워하지만 우리는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불꽃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불꽃을 돌보고 불꽃은 우리를 돌보아 준다. - P336

하늘은 중요하다. 하늘은 우리를 덮고 있다. 하늘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 P336

밤하늘의 그림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똑같은 그림이 매년 거기에 걸려 있다. 달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해 가느다란 은이 되었다가 둥그런 동그라미로 자란다. 그리고 또다시 사라진다. - P336

달은 천천히 움직이며 별 앞으로 지나가지만, 나중에 보면 별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달은 별을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들은 분명 달 뒤에 있다. - P337

별은 다른 세상의 사냥꾼들이 밤에 피우는 모닥불이겠지. - P337

어떤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다른 때에는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 P339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 P339

정교한 생각들은 원시 공동체의 집단에서 흔히 볼 수있다. 예를 들어,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Kung 족도 은하수를 그들 나름대로 설명할 줄 안다. 그들이 사는 위도에서는 은하수가 사람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다. 그들은 하늘이 거대한 짐승이고 우리는 그 짐승 뱃속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머리 위의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수를 "밤의 등뼈"라고 부른다. 이렇게 해석을 해 놓고 보면 은하수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 P340

!쿵 족 사람들은 은하수가 밤을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은하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둠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우리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지고 재미있는 상상이며 설명이다. - P340

글자 앞의 느낌표(!)가 뜻하는 것은, 이 소리를 낼 때 앞니 안쪽에 혀를 대는 동시에 K를 발음하라는 것이다. - P339

하늘의 모닥불이나 은하수 등뼈 같은 비유적 해석들은 대부분의 인류 문화에서 점차 다른 생각들로 대체돼 갔다. 하늘에 있다고 생각한 그 막강한 존재들이 다양한 이름의 신으로 승격됐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고 계보도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우주 속에서 수행해야하는 임무도 맡겨졌다. - P340

인간이 염려하는 모든 일을 관장하는 남신 또는 여신이 정해졌다. 신들이 자연을 다스렸다. 신들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었다. 만일 그들의 기분이 좋으면 식량이 풍부해졌으며, 따라서 인간도 행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무엇인가 신들을 언짢게 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가뭄, 폭풍우, 전쟁, 지진, 화산, 돌림병 등이 인간을 덮쳤다. 그러면 신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혀야 했다. - P340

신들을 달래기 위하여 사제와 예언자로 이루어진 방대한 조직이 구성되었다. 하지만 신은 변덕스러웠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자연은 신비에 싸여 있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 P340

헤라는 올림포스 신의 우두머리인 제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을 사모스 섬에서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스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때 헤라의 유방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젖이 밤하늘에 흘러서 빛을 내는 띠가 됐다고 한다. 서구인들이 은하수를 부를 때 쓰는 ‘젖 길Milky Way‘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이 신화에는 하늘이 지구를 기른다는 통찰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은하수의 원래 의미를 수천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셈이 된다. - P341

오랫동안 자연에 대한 종교의 피상적인 해석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가로막아 왔다. 호메로스 시대의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늘과 땅, 천둥 번개와 폭풍우, 바다와 지하 세계, 불과 시간, 사랑과 전쟁 모두에 신들이 관여했다. 나무나 풀숲 한구석, 자연 어디에나 요정이 살았다. - P342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억눌러 온 생각은 이 우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신 또는 신들이 실을 당겨 조종하는 꼭두각시연극이라는 생각이었다. - P342

이오니아는 이오니아 해에 있지 않다. 이오니아 해에서 에게 해 연안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이오니아라고 불렀다. - P342

사고의 혁명을 통해서 사람들은 혼돈 Chaos에서 질서 Cosmos를 읽어 내기 시작했다. - P342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초에 ‘형태가 없는‘ 혼돈이 있었다고 믿었는데 그 내용은 「창세기」의 구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혼돈의 신 카오스가 먼저 밤의 여신을 만든 다음 짝짓기를 했다. 거기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결국은 모든 신과 인간이 됐다. 혼돈으로부터 이렇게 우주가 탄생했다는 생각은 그리스인들의 자연관과 잘 맞는 것이었다. 변덕스러운 신들이 다스리는 예측 불허의 세상이 자연이라는 그들의 자연관과 상통했다. - P343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사조가 태동했다. 그것은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위대한 생각들 중의 하나이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 P343

하나가 꾸며 낸 것이라면 둘 다 꾸며 낸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346

문화는 일정한 박자와 일정한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문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한다. - P346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뇌의 가장 고등한 부분과 잘 들어맞고 그부분을 아주 잘 설명하며 또 그 부분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에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권이라도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 과학을 발견하게 되고 말 것이다. 다만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과학과의 만남에서 앞서거나 뒤설 뿐이다. - P346

탈레스, 유클리드, 뉴턴의 연속성 - P348

오늘날 우리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에 근거해서 만물을 설명 - P349

‘Enuma elish‘는 ‘높이 있을 때‘라는 뜻으로 시의 첫 구절이다. - P348

에누마 엘리시는 일본과 아이누족의 신화를 연상케 한다. 그 설화들에 따르면, 원래 코스모스는 진흙투성이였는데, 새의 날갯짓에 두들겨 맞아 육지가 바다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피지 제도 사람들의 창조 신화도 이런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로코마우투Rokomautu가 육지를 만들었다. 그는 대양의 밑바닥에서 진흙을 자신의 큰 손 가득히 퍼 올려 여기저기에 쌓아 놓았다. 그렇게 해서 피지 섬들이 만들어졌다." 물이 말라 육지가 되었다는 생각은 섬에 사는 사람들이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었을 것이다. - P348

탈레스의 친구이자 동료인 밀레투스의 아낙시만드로스 Anazimandros는 연구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최초의 인물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수직으로 세워 놓은 막대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을 관찰하여 1년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계절의 시작과 끝도 제대로 알아냈다. 오랜 세월 상대방을 때리고 찌르는 무기로만 사용돼 온 막대기가 아낙시만드로스 덕분에 처음으로 훌륭한 시간 측정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 P350

그(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의술이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과 화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353

히포크라테스의 전통에는 이론적인 내용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저술했다는《고대 의술에 관하여 On Ancient Medicine》를 보면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 P353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별이 떠오를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천랑성天狼星, Sirius와 대각성大角星, Arcturus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좀생이Pleidades가 저물 때를 주의해야 한다." - P353

공기에 대한 실험을 최초로 했다고 기록에 나오는 인물은 기원전 450년경에 활약했던 엠페도클레스 Empedocles 라는 이름의 의사이다. - P353

이 실험(공기에 대한 실험)은 혈액 순환에 관한 완전히 잘못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수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 탐구에 실험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학하기에서 매우 중요한 혁신임에 틀림이 없다. - P353

엠페도클레스가 사용한 실험 기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수세기 동안 사용해 오던 가재도구였다. 예를 들면 물시계depsydra 또는 ‘물도둑‘ 이라는 기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중요한 결론에 이르렀다. 물도둑은 끝이 열려 있는 가늘고 긴 대롱이 놋쇠 공 위에 붙어 있고, 놋쇠 공 밑에는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물건으로서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 국자 대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 P354

물도둑을 물속에 담가 놋쇠 공 안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대롱 끝을 연 채로 물에서 꺼내면 밑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물이 가는 빗줄기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대롱의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제대로 막은 다음 꺼내면 손가락을 떼지 않는 한 물은 놋쇠 공 안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또 엄지손가락으로 대롱 끝을 막은 채로 놋쇠 공을 물속에 담가 보면 물은 놋쇠 공 안에 채워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물이 놋쇠 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엠페도클레스는 그것이 공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P354

그(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멍청하게도 대롱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은 채 물도둑을 물에 넣는다면, 그 안에 들어 있던 공기가 물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엠페도클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공기가 너무 작게 나뉘어 있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공기도 물질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 P356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엠페도클레스는 미쳐서 스스로 신이라 여긴 나머지, 에트나 대화산의 칼데라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용암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매우 용감한 지구물리학자였다고 상상해본다. 그의 죽음은 생명을 무릅쓴 관측 중에 일어난 실족사였을 것이다. - P356

데모크리토스Democritos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해는 곧 즐거움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P356

데모크리토스가 만들어 낸 ‘원자 atom‘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자를 수 없다.‘라는 뜻이다. ‘원자는 궁극의 입자로서,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려는 시도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라는 뜻이 이 한 단어에 담겨 있다. - P3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자는 정신없이 지내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프로빈스타운이라는 곳에 가서 세상과 잠시 연락을 단절하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와서 앞으로 묵을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 뒤 중요한 용무를 마치고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거기서 느꼈던 어떤 감정이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독자들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여기서 내가 느낀 핵심은 우리가 평소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그닥 신경도 안쓰는 것들에 나 혼자 많은 신경과 시간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자신이 이런 경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현실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서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
.
.
그런데...

좀 더 읽다보니 다시 현실로 돌아간 저자는 어느 순간부턴가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프로빈스타운에서 느꼈던 좋았던 감정과 생각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자는 새로운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이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말이다.

본문에서 언급하는 다른 무언가는 바로 ‘환경‘이었다. 이 사회의 시스템이라는 말로 치환해 볼 수도 있겠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
.
.
위에서 언급한 시스템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본문에서는 마술사 이야기가 나온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마술사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잘한 내용들은 거두절미하고 이 이야기에서의 핵심은 마술사들이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사람들을 속인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독자인 나는 눈에는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이 거대한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어떤 것이 일반 대중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되었다. 아직 뒷부분을 읽기 전이라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나 여러가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위와 같은 예상을 하는 것이 그리 뜬금없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뒤이어 읽다가 B.F. 스키너의 철학에 나오는 ‘강화‘행동에 기반하여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게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었다. 인스타그램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오늘 독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등장한 배경이 스키너의 ‘강화‘행동 이론에 기반한 것을 깨닫고 좀 놀랐다.

인스타가 나오기 전에 앞서 나왔던 페이스북도 보면 ‘좋아요‘같은 ‘강화‘ 도구를 사용했었고, 오늘 본문에 나온 인스타그램의 경우도 ‘하트‘라는 ‘강화‘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치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장치들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들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했으니 얼마나 강력하게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
.
.
본문을 이어 읽다가 요즘 유튜버들이 많이 외치는 구호(?) 중 하나인 ‘좋댓구알‘ 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이것은 ‘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설정‘의 줄임말인데, 본문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에 시청자들이 참여하면 할 수록 그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집중력과 시간을 좀 먹는다고 말한다. 반면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들은 조회수 상승에 따른 광고수입이라든지 기타 추가적으로 생기는 부수적인 수입을 얻는 것이다.

물론 유튜브가 여러가지 순기능들도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의 시간을 적지않게 좀먹는 경우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사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구글같은 거대 기업이 전세계인들이 웹상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수집하고 있다는 생각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기대보다는 왠지 모를 우려가 드는게 사실이다. 참 좋은 세상 같으면서도 무서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조하게 수신함을 열어 이메일들을 훑어보았다. 별게 없었다. 나는 두 시간 만에 이메일을 전부 확인했다. 세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나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메일이 이메일을 낳는다는 것. 내가 멈추면 이메일도 멈춘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55

그때, 나의 시간을 원하는 이 모든 열광적 요구가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줬음을 알게 되었다. - P156

약해진 기분이 들었다. 프로빈스타운에서 많은 통찰을 얻었는데, 그것들이 더 커다란 무언가, 내가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에 쉽게 부서지는 허약한 것들이라는 느낌이들었다. - P158

내가 진짜로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답은 우리가 그동안 믿도록 유도된 것보다 더욱 복잡하며 다양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 P159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을까?" - P162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 P162

디지털 디톡스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 P163

"일주일에 이틀씩 바깥에서 방독면을 쓰는 노력이 환경오염의 해결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예요. 개인 차원에서는 단기간 특정 효과를 볼지 몰라요. 하지만 지속 불가능하고,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죠." - P163

"실제로는 환경의 변화만이 진정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절제가 주요 해결책이라 말하는 것은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 P163

나는 오늘날 기술이 여섯 가지 방식으로 집중력을 훼손한다는 것과, 우리가 극복해야 할 하나의 근본적 힘이 이 방식들을 통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164

"마술은 사실 집중력의 한계에 관한 겁니다." - P165

마술사의 일은 (본질적으로는) 우리 주의의 초점을 조종하는 것이다. 사실 그 동전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관심이 다른 데 쏠렸을 때 마술사가 동전을 옮겼기 때문에 우리의 초점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을 때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다. - P165

마술을 배우는 일은 곧 다른 사람의 주의를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 P165

일단 마술사가 관객의 초점을 통제할 수 있으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 P165

마술에 얼마나 잘 넘어가느냐가 지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 P165

"그보다는 더 미묘한 요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약점과 한계, 맹점, 또는 우리가 갇힌 편견 같은 것들이요." - P165

마술은 인간 정신의 한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의를 통제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내 주의를 건드리면 알아챌 거라고, 또 바로 저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잘 속는 고깃덩어리이며, 마술사가 파악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속아 넘어간다. - P166

마술사는 우리를 자기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릴 만큼 우리의 주의를 조종할 수 있다. 마술사는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데, 그러는 내내 우리는 본인이 자유의지를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66

"마술사가 어떻게 마술을 할 수 있올까요? 사람들의 강점을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마술사는 그저 우리의 약점만 알면 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약점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 P167

"사람들이 정말로 자기 약점을 잘 안다면 마술은 불가능할 겁니다." - P167

마술사는 이런 약점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 P167

스키너는 행동에 적절한 "강화"를 제공해 비둘기와 쥐, 돼지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시킬 수 있음을 발견한 인물이었다. 수년간 유행에 뒤처져 있던 그의 발상이 다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 P169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이 있다면, 그게 바로 권력이에요. - P169

계절성 정서장애란 오랫동안 음울한 날씨가 이어지면 쉽게 우울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 P170

이들(마이크와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은 이미 B. F. 스키너에게서 얻은 이 수업의 다른 핵심 교훈, 즉 즉각적인 강화 요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용자의 행동을 끌어내고 싶으면 사용자가 즉시 ‘하트‘와
‘좋아요‘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두 사람은 이러한 원칙들을 이용해 새로운 앱을 출시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P170

구글에서 성공이 주로 ‘참여도 engagement‘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참여도는 사용자의 시선이 상품에 머문 시간으로 정의되었다. 참여도가 높으면 좋은 것, 참여도가 낮으면 나쁜 것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들이 핸드폰을 더 오래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보는 광고도 많아지고, 그만큼 구글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 - P174

구글의 직원은 언제나 최대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참여는 더 많은 수익을, 이탈은 더 적은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P175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 P175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디자인 때문이다. 우리의 산만함은 그들의 연료다. - P176

"지난 몇 년간 정말로 우려되기 시작한 것은, 처음에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업계에 들어온 친구들이 [이제는] 인간 본성을 조종하는 군비 경쟁에 휘말려 있다는 거예요." - P176

"기술을 설계하는 방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설계자들이 그 매체에 온 세상을 밀어 넣으면 다른 한쪽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나오기 때문이에요." - P177

사람들이 "끊임없이 핸드폰을 확인하는 트레드밀"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 P177

구글은 악의적인 마술사처럼 그러한 취약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점을 존중해야 한다. - P178

친구가 올린 새 사진을 클릭하라고 사용자를 유도할 때마다 사진을 클릭하는 사람은 평균 20분이 지난 후에야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같은 화면 위에서) 경고할 수 있다. 사진을 보는 데 몇 초밖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 P178

"인간은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할 때 다른 결정을 내립니다" - P178

‘우리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차분한 정신 상태를 만드는 방향으로 [우리의 상품을] 설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 P180

어쨌거나 소크라테스도 기록이 사람들의 기억력을 파괴할 거라고 말했으니까. - P180

그러나 이들의 사업 모델은 사회 전체의 집중 시간을 장악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엑손모빌이 고의로 북극의 빙하를 녹이려 하는 것이 아니듯, 집중력 파괴도 이들의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집중력 파괴는 현 사업 모델의 불가피한 결과다. - P182

"제가 실패한 이유는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변화할 적절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 P182

"모든 것이 주의를 차지하려는 경쟁" - P183

제프(래스킨Jef Raskin)는 기술의 책무가 사람들을 고양해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기술의 목적이 뭘까? 우리는 왜 기술을 만들까? 우리가 기술을 만드는 이유는 기술이 우리 안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끌어내 확장하기 때문이야. 그게 붓의 목적이야. 첼로도 그렇고, 언어도 그래, 이 기술들은 전부 우리 안의 어떤 면을 넓혀줘. 기술은 우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는게 아냐. 우리를 더욱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지." - P184

보수적으로 추산하면 무한 스크롤은 트위터 같은 웹사이트에서 시간을 50퍼센트 더 많이 보내게 만든다 - P185

수십억 명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50퍼센트 더 많이 보낸다는 것이 사실상 어떤 의미인지 알아내고자 했다. 계산을 마친 그는 총합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발명한 기능의 결과로, 총 20만 명이 넘는 인간의 삶(태어나서 죽기까지의 모든 순간)이 매일 화면을 스크롤 하는 데 쓰이고 있다. 이 시간들은 무한 스크롤이 없었다면 다른 활동에 쓰였을 것이었다. - P185

"설계자와 기술 전문가로서 얻은 가장 큰 배움 중 하나는 무언가를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꼭 인간성에도 좋은건 아니라는 거예요." - P186

소설미디어 사용이 늘면서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잃고 화와 적대감을 더 많이 표출한다 - P186

사실 그들이 파는 것은 사람들의 주의를 붙드는 능력이다. - P187

"아이러니 중 하나는, 비반응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신적 공간을 마련하는 마음챙김 워크숍이 페이스북과 구글에서 무척이나 인기를 끈다는 겁니다. 그들이 바로 이 세상이 마음을 챙길수 없게 하는 가장 큰 가해자인데 말이죠." - P188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시간과 주의력을 가능한 한 많이 소비할 수 있지?" - P188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은 우리의 과거 행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을 조금씩 내놓으며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리게 만든다.
종이책이나 텔레비전 같은 오래된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겨냥하지 못한다. - P192

현재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의 더 심각한 문제(와 이 방식이 우리의 집중력을 훼손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싶다면,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 P1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이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
.
.
초반부를 읽으면서 저자인 손흥민 선수의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교육 철학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손웅정 감독님이 언론사와 인터뷰하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는데 방송에서 잠깐 봤던 그 이미지와 철학을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
.
.
뒤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독일의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가게 된다. 독자인 나는 외국 유학을 별도로 가본적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외국 유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같은 것이 있었다. 그냥 다 좋을 것만 같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지면으로 접한 저자의 축구 유학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어릴 때부터 꿈꾸던 유럽이라는 무대에서 축구를 할 수 있기에 좋은 점도 당연히 있었겠지만, 낯선 언어와 문화, 음식 등으로 인한 문제라든지 비자같은 행정적인 절차 등을 비롯한 신분적인 불확실성의 연속 등 이루 다 말하기 힘들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들도 많았음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위와 같은 갖가지 어려움들을 딛고 지금 저자의 성공을 이루게 해준 이면에는 당연히 저자 본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역할도 크다는 게 느껴졌다. 아버지의 확고한 교육철학은 저자의 멘탈이 종종 흔들릴 때 나침반같은 역할을 하여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저자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저자의 성장 스토리를 보며 진짜 그냥 이루어지는 건 없다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고 마음 깊이 느껴졌다. 힘듦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것들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그게 정도正道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역경없는 성공은 없다. No pain, No gain.

90분이 지났을 뿐인데 세상이 둘로 쪼개졌다. 승자와 패자. - P11

나는 기계가 아니라서 당연히 힘들다. 경기를 위해서 대륙과 대륙을 왕복하다 보면 피로가 쌓인다. 그래도 행복하다. 경기에 계속 출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할 뿐이다. - P12

나는 둥근 물체를 보면 무조건 발로 찼다. 집에서든 골목에서든 운동장에서든 늘 공차기를 하며 놀았다. 공을 차고 놀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 P20

"나가 놀아" - P20

아버지는 지금도 "자유라는 연료를 태워야 창의력이 빚어진다"라고 말씀하신다.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고 관찰하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지론이다. - P20

항상 이기는 게임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을까. - P22

바깥세상은 춥다 못해 시릴 정도야. - P22

자식의 고집과 부모의 걱정이 부딪히면 언제나 자식이 승리한다. - P23

단순해 보이는데 제대로 해내려면 오랫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 P24

나는 훈련만 하는 대신, 훈련을 위해서 100%를 쏟아야 했다. - P24

싫증이나 게으름도 사치였다. 조금만 느슨해졌다 싶으면 곧바로 불벼락이 떨어졌다. - P24

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자그마치 5,110시간이다. - P25

매일 똑같은 볼리프팅과 8자 드리블 프로그램만 반복하니까 당연히 따분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능숙해졌다고 생각해도 아버지는 계속 두 아들에게 똑같은 메뉴만 시켰다. 이런 반복 훈련을 버틸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그래도 축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둘째,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감히 지루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셋째, ‘필요하니까 하는 거겠지‘라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 P25

아버지의 이론은 간단했다. 하나를 제대로 할 수 있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쪽 발로 볼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알아야 패스도 하고 크로스도 올리고 슛도 때릴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다음에 움직임을 익히고 전술을 배우는 순서였다. 아버지는 나름대로 정한 기준에 다다르기 전까지 두 아들을 절대 다음 단계로 보내지 않았다. - P26

아버지는 기본기를 중시했고, 성적(경기 결과)으로 유소년을 평가하는 지도 방식을 정말 싫어하셨다. - P27

훈련도 축구, 노는 것도 축구였다. 재미있으니까 멈출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음악만이 세상이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내게는 축구가 그랬다. - P28

우리는 아직 ‘발로 볼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연습하는‘ 과정에 있었다. 밤에 정전이 되어도 밥숟가락을 자연스럽게 입으로 가져가는 동작처럼 말이다. - P29

뛰어난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만큼 재미있고 동기 부여가 되는 일은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유럽에서 볼을 차고 싶다는, 춘천 촌놈에게는 말도 안 되게 거창한 찬스 말이다. - P36

꼬마 시절부터 꿈이 둘 있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 그리고 유럽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꿈. - P37

꿈은 일단 크게 가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세뇌(?)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 P37

춘천 맨땅에서 종일 볼리프팅을 반복하는 꼬마의 꿈치고는 정말 거창했다. ‘이 다음에 커서 토니 스타크가 되겠어요‘ 이런 느낌이랄까. - P38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10대 소년이 유럽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함께 개인의 스타일도 중요하다. 경기장 안에서 뛰는 스타일이 유럽과 잘 맞아야 한다. 볼을 다루는 개인 기술만큼 ‘어떻게 뛰는지‘도 유럽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유럽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섞일 줄 알아야 한다. 섞이지 못하면 꾹 참고 버티기라도 해야 한다. 쉽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사춘기 소년이 혼자 버티기란 정말 어렵다. - P40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축구 선수들은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당연하게 들려도 실천이 그만큼 어렵기에 지도자들이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 찾아온 기회, 그때는 몰랐지만 마지막이 될 기회를 내가 잡았다. 온 가족이 어려움 속에서도 나의 꿈을 끌어주고 응원해주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다. - P44

구텐탁. 이히 하이세 흥민 손. 이히 프로이에 미히 디히 켄넨출레르넨. - P45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죽어라 파는 가풍 - P46

생전 처음 만나는 독일어는 황당한 녀석이었다. 단어마다 성별을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는 사실부터 충격적이었다. - P46

제도권에서 한 번 밀리면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 P46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면 처음부터 가지도 않는다면서 배수의 진을 쳤다. - P46

"민아. 너는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걸 명심해. 네가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유럽에 진짜 갔다고 만족하면 안 돼. 유럽 진출, 프리미어리그라는 꿈이 있잖니. 지금 너는 지금까지 꿈꾸던 곳의 옆 동네까지만 일단 간 거야. 거기서 행복하게 최선을 다하면 정말 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 P49

도공이 단 한 개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수많은 도자기를 빚고 깨기를 반복해야 한단다. 아버지는 나라는 도자기를 빚기 위해서 아무런 대가 없이 7년 세월을 보냈다. 내가 여기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엄청난 불효일 수밖에 없다. - P50

어릴 때부터 나는 유럽에서 뛰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꿈을 키웠다. 유럽에 가기만 하면 자신 있게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정작 그런 바람이 이뤄진 날, 처음 자려고 누웠는데 흥분되기는커녕 걱정부터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눈을 감았지만 쏟아지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 - P50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 P60

해당 국가의 언어를 최대한 빨리 습득해야 한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면 도움이 되지만 최고의 의사소통 방법은 역시 그 나라 말이다. 습득 과정은 쉽지 않다. 그걸 극복해야만 한다. 살아 보니 그랬다. - P60

독어는 어려웠다. 속성 과외로 얻은 일말의 자신감은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현지 독일어 앞에서 깨끗이 녹아 내렸다. 손짓 발짓으로라도 의사소통하려고 애썼다. - P61

어렵게 잡은 기회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야 한다는 절박함 - P61

동료들의 독일어를 빨리 알아듣고 싶어서 선택한 방법은 ‘다짜고짜 들이대기‘였다. - P62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때마다 큰 목소리로 ‘구텐 모르겐!" 이라고 외쳤다. 처음엔 당연히 창피했다. 그 다음에 돌아오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으니까. 한국이나 독일이나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 P62

학교 수업에서 새로 배운 표현을 그날 훈련 중에 무조건 써먹었다. - P62

독일 아이들은 뜬금없는 들이대기에 "너 그 말 어디서 배웠어?"라며 재미있어 했다. 덕분에 한마디라도 더 말을 섞을수 있었다. 내가 잘못 말하면 고쳐 주기도 했다. 그렇게 독일 친구들과 직접 주고받은 단어나 문장은 신기하게 저절로 외워졌다. - P62

나는 내가 뛰는 팀이 지는 꼴을 못 본다. 눈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어렸을때부터 뭔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울음이 터졌다. 슬퍼서 운다기보다 그냥 눈물이 나온다. - P62

누가 봐도 쉽게 알 정도로 아이들은 내게 패스를 주지 않았다. 인종 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아이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텃세였을 것이다. - P63

연습 경기 중에도 나는 패스를 받지 못해 혼자 뛰다가 끝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가서 볼을 빼앗아 오기로 결심했다. 안 주면 내가 직접 챙길 수밖에 없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대가 볼을 잡을 때마다 과감하게 달려들었다. 남들 눈에는 이런 모습이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 P64

경기에서 득점도 조금씩 쌓여 가다 보니까 독일 친구들도 천천히 내게 마음과 패스를 열어 줬다. 내가 좋은 위치로 파고들 때마다 패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P64

1년 연수 기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렸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P64

기량의 종합 점수를 중시하는 한국 축구와 달리 유럽에서는 개성을 중시한다. 차별화된 무기가 하나만 있어도 잠재력으로 평가받기가 수월하다. 내게는 슈팅 능력이 그런 무기였다. - P66

유럽에서 뛴다는 판타지의 실사판은 늘 배고픈 일상이었다. - P69

내가 힘든 티를 낼 때마다 아버지는 "성공은 선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인생을 투자해야 10년, 20년 후에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 P69

게으름이나 꾀병을 위한 틈은 없었다. 아버지는 말만 하고 뒷짐 지는 타입의 지도자가 아니다. 모든 근력 운동을 나와 똑같이 하셨다. 심지어 나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들 때도 있었다. - P70

나를 위해서 한국에서 날아온 아버지가 눈앞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내가 게을러질 수는 없었다. - P70

나는 아버지께 감사할 뿐이었다. 그때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는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혼자 버티기에는 함부르크 유소년 생활이 너무 외롭고 배고프고 힘들었다. - P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에서 저자는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했었다. 오늘은 보다 세세한 사항들에 대해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
.
.
오늘 읽다가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 중에 ‘생사윤회生死輪廻‘라는 말로 대변되는 윤회사상이 있었다. 쉽게 말해 모든 것이 돌고 돈다는 얘기인데, 이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하는 행동이나 말 등을 항상 조심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우리가 성인군자가 아니기에 살면서 좋은 말만 매일같이 하고 사는 것이 힘들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급적이면 좋은 언행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다 복福으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설령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평소 행실을 잘하여 좋은 업보을 쌓아놓는다면, 시련마저도 전화위복의 계기로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강력한 믿음(?)같은 것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요즘 말로 바꿔보자면 흔들림없는 ‘강철멘탈‘이 된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어떤 행복의 기준이 각자 있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행복이라는 건 어떤 거창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단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편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불안한 경우 자신이 하는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온갖 고뇌에 휩싸여서 의미없는 시간만 꾸역꾸역 흘러가는 경우들이 많다. 마음이 편안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들을 강구해볼 수 있겠으나 오늘 읽은 본문의 얘기처럼 평소의 언행을 좋은 것들로 채우는 것도 좋은 방법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면서 되도록이면 좋은 말과 선행으로 덕을 쌓아가도록 해야겠다.
.
.
.
이어 읽다가 p.129 에 ‘가난의 덕‘ 이라는 말이 나온다. 처음 봤을 땐 ‘어떻게 가난한 게 덕이랑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에 의구심을 가지고 읽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채우려 하기보다 텅텅 비웠을 때의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독자인 내 가슴에 소소한 울림을 주었다. 이를 통해 나를 포함한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굳이 없어도 되는 물건들을 소유하려는 소유욕이 많은 세태를 잠시나마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의 범위를 뛰어넘는 소유욕에 대해 언급한 것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가난의 덕‘이란 그러한 소유욕을 내려 놓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하십시오. 허심탄회하게 열린 마음으로 주고받아야합니다. 또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마세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빚을 갚는 것이 아니라 덕을 쌓는 것입니다. 말의 덕을 쌓으십시오. 그 덕이 수많은 생을 두고 쌓은 우리 인연에 밝은 빛을 줄 것입니다. - P113

이웃을 기쁘게 하면 내 자신도 기쁩니다.
이웃을 슬프게 하면 내 자신도 고통스러워집니다.
마음은 메아리이기 때문입니다. - P114

지금 여러분과 제가 있는 이 자리는 눈에 보이는 세계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은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 보이지않는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다만 우리는 눈에 보이고 귀에들리고 손에 붙잡히는 것만을 현실인 것으로, 그것만을 전부인 것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는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 P116

지붕을 한번 떠올려 보십시오. 지붕은 그 자체만으로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기둥이 떠받쳐 주기 때문에 지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현상에는 기둥이 되는 세계가 있습니다. - P116

아이가 태어나 말을 배우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습니다. 어떤 지식을 쌓기 위해서도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또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하지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야 합니다. 또 좁은 문을 거쳐 대학에 갑니다. 이렇게 수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 지식을 배우고 습득합니다. - P116

모두 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붙잡히는 것에 집착합니다.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 이면에는 더깊고 오묘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P117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잡히는 것, 그것은 한 부분이에요. 그건 일시적인 겁니다. 그것은 모두 순간적인 것이고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에요. - P117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그 밑바탕을 이루는 곳에 정신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것이 영원한 것입니다. 이것이 본질적인 거예요. 이것은 달변이 아니라 침묵으로 이루어진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성으로 충만한 세계이기도 합니다. 혹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P117

인간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좋은 친구 사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고 빠르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서로 사이가 좋지 않으면 한자리에 같이 있는 것이 거북스러워요. 마주한 시간이 지겹고 더디 흐릅니다. - P117

이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는 자력과 같아서 같은 극끼리는 서로 밀쳐 내고 다른 극끼리는 서로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이때의 같은 것, 다른 것은 정오正誤가 아닙니다. 그저 다른 존재, 다른 실체일 뿐입니다. - P118

친구 사이를 예로 들어 시간 흐름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시간은 관념적인 것일 뿐입니다. 이 시간의 흐름을 선하게 대하면 우주에 있는 선한 기운이 딸려 옵니다. 악하게 대하면 우주에 있는 파괴적인 요소가 몰려옵니다. - P118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 곰곰이 살펴보세요. 내가 착한 마음,
편안한 마음을 지니게 되면 모든 편안한 요소들이 같이 어울립니다. 그런데 심사가 뒤틀려서 생각이 불안해지면 사사건건 매사가 흔들리게 돼요. 이처럼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 P118

마음으로 느끼는 세계,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본질적인 세계입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잡히는 세계는 하나의 부분이에요. 빙산의 일각과 같은 겁니다. 우리가 늘 생활하고 경험하는 일상을 통해서도 그 깊은 배후의 세계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 P118

우리 삶이 어떤 삶이 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 이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 마음이 천당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어요. 한 생각 불쑥 일어나서 성자가 될 수도 있고, 한 생각 잘못 흘러 도둑이 될 수도 있습니다. - P119

남을 미워하는 생각. 또 남을 해치고자 하는 생각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게 나쁜 업력業力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남한테 해를 끼치는 거예요. 마음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동물은 자연의 목소리인 본능의 지배를 받습니다. 사람은 마음의 목소리인 생각의 지배를 받아요. 한 생각 일으킨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겁니다. - P119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가 몸으로 하는 동작, 입으로 하는 말, 마음속에서 하는 생각은 모두 업이 됩니다. - P119

흔히 업은 훗날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지요. 나의 동작과 말과 생각이 짓는 업이 자꾸 쌓이면 그게 업력이 됩니다. 좋은 업, 즉 선업을 쌓으면 좋은 업력이 되고, 나쁜 업, 즉 악업을 쌓으면 나쁜 업력이 됩니다. 선업에는 낙과樂果를 일으키는 힘이 있고, 악업에는 고과苦果를 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 P119

업장業障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동작과 말과 마음으로 지은 악업에 의한 장애를 이르는 말입니다. - P119

업력과 업장은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관성 법칙과 같은 거예요. 생사윤회生死輪廻라고 하지요.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과 같이,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육도三界六道의 생사 세계를 돌고 돕니다. - P120

흔히 번뇌를 끊는다, 욕망을 끊는다, 이렇게 말하지만 번뇌와 욕망은 철사를 끊는 것처럼 싹둑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떤 질적인 변화를 줄 수는 있습니다. 말하자면 에너지의 전환이에요. 욕심으로 흐르는 에너지, 탐욕으로 흐르는 마음은 베푸는 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웃을 돕고 나누는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즉 전환이 되는 것입니다. - P120

또 까닭 없이 화를 내고 남을 미워하는 기운은 연민의 정으로, 또 자비심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어리석음으로 흐르는 에너지, 한 치 앞도 못 내다볼 정도로 콱 막힌 깜깜한 어리석음은 지혜의 힘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즉 한 생각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업이 달라집니다. - P120

명칭이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한 것인지가 중요한 것인데 본질을 흐리고 있는 것 - P121

본질을 잘못 알고 도리어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 - P121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순간순간하루하루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업의 기준에서 보면 순간에 하는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한 사람의 평생을 넘어 세세손손까지 이어집니다. 내가 한 행위가, 내가 한 말이, 내가 먹은 마음이 나에게 돌아옵니다. - P121

내 마음이 밝고 평온해서 중심이 잡힐 때 세상과의 관계도 밝고 원만해집니다. 내 마음이 평온해서 어떤 갈등도 없이 중심이 잡힐 때 진짜 맑고 향기로워집니다. - P122

모두 다 내가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하면 선한 열매를 거둘 것이고, 나쁜 일을 하면 악한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누가 그렇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절대적인 힘이 세상을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뿌려서 거두는 것입니다. 자업자득自業自得입니다. 이런 도리를 몸에 익히면 혼란도 어지러움도 없습니다. - P122

서로 기분이 언짢아지면 그게 업이 됩니다. 그날 하루 내 삶이 그만큼 구겨지는 거예요. 그런데 거기서 한 생각 돌이켜서 조금 뒤로 물러서고 양보하면 내 하루가 밝아져요. 짧은 찰나의 선택이 내 삶을 좌우하는 겁니다. - P124

사회라는 건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국가라는 것도 추상적인 개념이에요. 존재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지 사회가 아닙니다. 세상이 좋아지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격이 높아져야 합니다. 그저 세상 탓만 할 게 아닙니다. 정치탓만 할 게 아니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느냐, 순간순간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지는 겁니다. 세상이 이렇게 각박해지고 메말라 가는 것은 우리들 개개인의 삶 자체가 그렇게 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 P124

사회의 기초 단위는 말할 것도 없이 가정이에요. 자신의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부모가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달라지지 않고는 그 가정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자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썽을 부린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왜 아이들 탓을 합니까? 문제는 분명 부모로부터 나옵니다. 문제 가정의 뒤편에는 문제 아버지와 문제 어머니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말씨 하나, 눈빛 하나가 자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어머니의 마음씨 하나, 생각 하나가 자식들 행동을 좌우한다는 거예요. - P125

같이 업을 쌓는 중생이라고 해서 공업 중생共業衆生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한 가족은 공업 중생이에요. 또 사회의 구성원들도 비슷한 업을 함께 일으키므로 공업 중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 개개인의 생각이 변화하지 않고는, 품격이 높아지지 않고는 결코 세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라는 것은 바로 우리 개개인의 정신, 우리 개개인의 품격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 P125

자질이 문제입니다. 자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습니다. - P126

중요한 것은 안입니다. 바로 내부입니다. - P126

집이라든지 자동차라든지 우리 생활 주변에 있는 것은 물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저 일상의 무대 장치일 뿐입니다.
우리가 소유한 장소나 물건은 물론이고 명예나 지위 같은 것들도 혼이 없는 소도구입니다. - P126

우리는 허깨비 같은 배경과 장치에 눈을 팔면서 진짜 삶을 잊고 삽니다.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웃에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기울였는가, 우리가 한 생애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려고 할 때,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 P126

사회뿐 아니라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식으로서 내가 할 일을 제대로 했는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따뜻한 마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내 가족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많은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내 마음을 얼마만큼 따뜻하게 기울였는가 물어야 합니다. - P127

알베르 카뮈의 글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우리들 생애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이웃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놓고 심판받을 것이다." - P127

심판이라는 것은 서구에서 쓰는 용어인데, 이 말을 동양의 표현으로 바꾸면 자문自問하는 것입니다. 즉 생의 마지막에 이르면 묻게 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은 과연 몇 점짜리 인생인가?‘ 스스로 묻게 되는 것입니다. - P127

감정은 소유의 과정을 거칩니다. 내 감정은 나에게 소유됩니다. 내 감정은 내 안에 귀속되지만 친절과 사랑은 우러납니다. 바깥으로 드러납니다. 내 감정은 내 가슴에 깃들지만,
친절과 사랑은 다른 사람 가슴에 깃듭니다. 우리는 이처럼사랑과 친절을 통해서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 P127

말은 공허합니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랑한다고 말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믿음이 없으니까 말로써 그 믿음을 다지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사랑은 자신에 집착해서 상대를 소유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나와 그 사람 사이에 마주 서는 것입니다. 나를 버리고 관계 사이에 서는 것입니다. - P128

진정한 사랑은 신성한 것입니다. 가슴 부푸는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사랑은 덧없이 날아가기도 합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사랑을 소유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그건 사랑이 아니에요. 서로 얽어매는 것일 뿐입니다. 진짜 사랑은 남자와 여자, 남편과 아내가 대등한 인격체로서 마주 서야 하는 것입니다. 인격과 인격의 관계인 것입니다. - P128

왜 이런 일(이혼)이 생기는 것일까요. 자기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마음이 바깥에 있기 때문입니다. - P128

사랑은 주고받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일방적인 것은 사랑이 아니라 오해입니다. 한 존재의 전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자기가 품은 이미지를 가공하는 것입니다. 관계의 근원에 이르지 못하면 사랑이 깨어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또한 소유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랑을 관계가 아니라 소유로 보기 때문입니다. - P129

우리가 물건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냉장고가 됐든 텔레비전이 됐든 무슨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필요때문이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옆집에서 신제품을 들여놓았다고 하니까 나도 기를 쓰고 가져야 한다면,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면 그건 욕심일 뿐입니다. 그렇게 해서 가지고 싶은 걸 다 가졌다면 어떨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떤 결과가 오겠어요? 내 자신이 커다란 쓰레기통으로 전락하는 겁니다. 필요도 없는 것을 욕심 때문에 들여놓는 것은 자신을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 P129

이제는 가난의 덕을 배워야 돼요. 진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나답게 사는 것인지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야 돼요. 남이 가겼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가져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 P129

이제는 진짜 가난의 덕을 배울 때가 됐습니다. 그것은 주어진 가난이 아니에요. 원망스러운 가난이 아닙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 가난이에요. 맑은 가난입니다. - P129

뭘 가득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마세요. 텅텅 비웠을 때의 그 홀가분함.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돼요. 필요한 것을 잔뜩 가졌다고 해서 행복이 오는 건 아닙니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그때 행복이 와요. - P130

늘 자기 스스로를 자기 정신 상태를 살펴야 돼요. 내 마음의 흐름, 내 마음의 움직임을 살펴야 합니다. - P130

우리가 기도를 한다는 건 무엇입니까? 참선을 한다는 것은무엇입니까? 묵상을 한다는 건 무엇입니까?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어떤 것이 내게 꼭 필요하고 어떤 것이 불필요한지 판단이 섭니다. 그런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까 충동적이 되고, 광고에 현혹되는 겁니다. - P130

"오늘 할 일은,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누구든 나에게 마음으로부터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친구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게 내가 이루고자 하는 원願입니다." - P131

어렵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습니다. - P1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은 열흘만에 다시 읽는다. 오늘은 저자가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점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본문에 직접적인 용어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독자인 나는 이것을 ‘책임감‘이라는 세글자로 표현하고 싶다. 비단 이 책의 저자뿐만 아니라 세무사라는 전문직 타이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은 기본이고 맡은 업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는 물론 일반 회사에서도 당연히 가져야 할 것이지만 커다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지는 책임과 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걸고 지는 책임은 그 무게감에 있어서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를 보면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맡겨진 직책에 주어진 책임을 기꺼이 지려는 사람들보다는 이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러한 책임감의 경중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달라져보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하다. 책임감있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으로 존중받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
.
.
뒤이어지는 글에서 독자인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NFT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각종 매체에서 NFT라는 용어를 지나가다가 흘려들은 적은 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그 의미와 역할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들은 배울 수 있었다.

NFT는 Non-Fungible Token 의 약자로 직역하자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라는 의미인데, 이것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가상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독자인 나는 이 NFT를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저작권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했다. 실물 창작자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게 저작권의 영역이라면 디지털 상의 가상 창작자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NFT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부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얘기가 나오겠지만 일단은 NFT라는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향후에 실질적인 필요가 생긴다면 좀 더 심도있게 찾아보고 공부하면 될 듯 싶다.

이어지는 글에서 NFT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BAYC라는 것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것이라 도대체 이게 뭔가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미 NFT시장에서 꽤나 유명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짧게나마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니 뭐니 하면서 새로운 것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본문에 나온 BAYC의 경우도 그러한 흐름에 따라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향후 우리 앞에 펼쳐질 세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기존에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올텐데, 변화의 흐름에 무작정 휩쓸려 가기보다는 그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도록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
.
뒤이어 주제를 살짝 바꿔서 미술품 조각투자에 관한 글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좀 생소한 분야라 처음엔 좀 낯선 감이 들었지만, 그 본질은 회사의 지분을 쪼개서 투자하는 주식투자와 일단 유사하다는 것을 본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만,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의 경우 주식시장처럼 투자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장치들이 아직은 미비한 부분들이 있기에 향후 관련 제도 정비 및 투자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개선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줘야 할 듯하다.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용어로 ‘규제 샌드박스‘ 라는 것이 있었다. 이는 기업들이 신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한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말하는데, 본문에 나온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의 경우 새로운 방식의 거래 시장이기에 이러한 용어가 나온 것으로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독자인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제도의 본질은 새로운 시장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에 앞서 명목적인 법의 규제를 잠시 유예하고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시장의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철저히 주관적인 의견이기에 100점짜리 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본문의 문맥과 제도의 취지 등을 연결지어 생각해 본 결과 내린 결론이기에 대략적인 방향성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마루야마 겐지]의 《나는 길들지 않는다》의 문장을 빌려보겠습니다.

"그들이 그런 자신을 뿌듯해하는지 어떤지는 차치하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수많은 문제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은 아무도 믿을 수 없으니 자신을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나 자신은 믿을 수있다, 무슨 일이든 각오를 다지고 임하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 - P159

‘결국은 내가 할 수밖에 없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면 그래도 어떻게든 되긴 된다. 나라면 해결할 수 있다. 가장 나은 해결을 볼 수 있다.‘ - P159

전문직은 많은 보수를 받고 손님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업입니다. - P159

고시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문제를 결국 해결할 수 있는가 없는가 힘을 시험하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 P159

반드시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또는 내가 손님이래도 나라는 사람은 믿어도 좋은 사람이다 싶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어 헤쳐나가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뭘 하는 사람인지 망각하면 안 됩니다. - P159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해낼 것 - P159

"전문가라서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쓰면 전문가가 된다." - P160

일단 쓰고 나면 뭐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P161

일단 블로그에 내용을 조금씩 정리해 보자 - P161

쓰다 보니 몰입이 돼서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 P161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한다 - P164

작가, 딜러, 갤러리, 아트페어, 옥션 등 미술시장의 큰 그림 - P166

세무조사는 납세자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우선 세무조사는 공동체에 기여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자부심에 모욕을 주고 상처를 입힌다. 물론 세무조사를 받아야 마땅한 사람도 있지만, 복잡한 세법을 따라가다 지친 납세자 마음에서는 반발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 P168

세무조사는 지난 수년간의 오류를 한 번에 바로잡고자 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세금이 부과된다. 졸지에 체납자가 되어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못 하고 재산이 압류되기도 하고 출국이 제한되기도 한다. 나라의 근간이 되는 세금의 중요성이나 성실 납세하는 납세자와 형평성을 생각하면 강한 제재도 일면 이해가 되지만, 오류가 축적되기 전에 한 번만 경고를 해줬더라면 이렇게까지 경제적 충격이 크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 P168

작품은 작품일 뿐이다. 작품이 말하는 메시지를 잊고 거기에 매겨진 교환가치에 매몰되면 작품은 사라진다. 가짜냐 진짜냐, 그 값이 얼마냐, 돈을 얼마나 벌어 세금을 얼마나 냈느냐, 의혹만 남는다. - P170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을 이르는데, 쉽게 말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성을 부여하여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 P171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면 디지털 자산을 더 필요로 하는 세상이 온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무한 복제가 가능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가 어렵고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기도 어렵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많은 기술이 고안되었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 기술도 유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 P171

특히 NFT 기술은 디지털 시각예술 작품과 잘 어울린다. 컴퓨터를 활용한 디지털 시각예술 작품은 이미 제품 디자인, 웹 디자인,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 널리 쓰이면서 가치를 입증해 왔고 소비자에게 심미적 즐거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NFT 기술이 접목되면 디지털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 P172

한 가상화폐 분석기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술품 NFT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는 140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100배 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 P172

기존 미술품 시장에선 갤러리와 경매회사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소수 거장을 제외하면 작품을 컬렉터에게 팔지 말지, 얼마에 팔지를 결정하면서 갤러리가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는다. 갤러리의 솜씨에 따라 작가는 스타가 되기도 하고 조용히 잊혀지기도 한다. - P172

하지만 NFT 시장에서 갤러리와 경매회사는 아직 영향력이 미미하고, 역할이 자리잡지 못했다. NFT 거래소에서 작가와 컬렉터가 직접 만난다. 그러다 보니 기존 제도권 안에 있지 않은 기성 작가들이나 신진작가들은 NFT 체계를 환영하여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P173

가상 공간에서 대기업이 신입사원 환영회를 연다거나, 가상 부동산을 사고판다거나, 초등학생들이 메타버스 아바타를 치장하는데 용돈을 쓴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점점 더 사회의 많은 것들이 가상세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면 가상세계가 안착하기 위해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수단이 필요하고, NFT 기술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 P173

[시장성]이 있다고 하지만, NFT가 반드시 돈이 되는 건 아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이든 실물 자산이든 어떤 대상을 표상하는 토큰에 불과하다. 토큰이 표상하는 자산의 가치가 있어야 NFT의 가치도 있다. - P173

거액에 팔렸다는 NFT는 누가 봐도 조악하여 완성도가 떨어지고 심미적인 가치를 느끼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실물 미술작품에서 육안으로만 느낄수 있는 질감이나 공간감이 결코 표현될 수 없다. 과연 깊은 역사를 가진 미술세계에 위협을 가할 수준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 P174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NFT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가상에 구축된 세계에서 경제가 성립하려면,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부여된 희소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쩌면 초기의 혼란기를 거쳐 약점을 보완해가면, NFT는 메타버스 시대에 사유재산권에 준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 P174

NFT에 대한 조세법체계 확립이 늦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NFT를 한마디로 규정할 수가 없고, 그것이 표상하는 대상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문성 조세정책학회장께서도, NFT가 표창하고 있는 대상 자산이 무엇이냐에 따라 과세 방법이 달라져 개념 정립이 어렵고, 그래서 NFT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P175

NFT는 토큰이면서, 대체 불가능한 성질을 갖는다. [일회용 교통카드]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표상하는 토큰이다. [카지노 칩]은 [금전 재산]을 표상하는 토큰이다.
토큰은 어떤 재산이든, 어떤 권리든 표상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토큰을 이용해 효율성을 추구한 사례는 매우 많아 낯설지 않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된 토큰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느껴질 뿐이다. - P176

대체 불가능성도 낯선 개념이 아니다. 최민정 선수의 금메달은[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종목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표상하는 토큰이다. 그 금메달을 [신재환 선수가, 2021년도쿄 하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종목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표상하는 금메달과 맞바꿀 수 없다. 토큰이 표상하는 대상이 고유하기 때문이다. 특별하고 고정적인 관념이 아니다. - P176

NFT가 표상하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디지털 아트 때문에 NFT가 유명해졌지만 굳이 디지털 아트만을 표상할 필요는 없다. 실물 미술작품을 표상하기도 하고, 음원을 표상하기도 한다. 꼭 예술일 필요도 없다. 운동화나 한 줄의 트위터를 표상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상징성을 표상하기도 한다. 그래서 NFT를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참 어렵다. - P176

이제 NPT는 더 진화하여 여러 가지 복합적 재산 성격을 띠는 것들도 등장하고 있다. - P176

첫 번째로 소개할 것은 유가랩스에서 런칭한 BAYC(Bored Ape Yacht Club,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 브랜드의 NFT다. 암호화폐 상승으로 너무 부자가 되어 세상 모든 것에 지루해져 버린 원숭이들이 그들만의 비밀 사교클럽을 만들었다는 세계관이다. - P177

BAYC가 NFT라면 무엇을 표상하는 토큰일까? ① 우선 원숭이 모양의 디지털 시각 예술 작품을 표상하는 토큰이다. ② BAYC NFT를 보유한 사람(홀더)은 BAYC 커뮤니티의 회원이 되는데 회원만이 홈페이지의 공간에 낙서를 할 수 있고, 오프라인 파티(APE 파티), 공연, VIP 경매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회원권 역할을 한다. ③ BAYC는 NFT 대표 이미지인 원숭이 그림으로 상품을 만들어 파는 등 상업적 이용할 수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작품에 대한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표상하고 있다. ④ BAYC를 보유한 자는 BAKC라는 추가 NFT, MAYC라는 추가 NFT를 받을 수 있고, APE라는 암호화폐를 제공받을 수 있어, 배당금을 지급하는 수익증권의 성격도 있다. - P177

BAYC는 기존 미술 NFT에 없던 요소를 내세워 대성공을 이끌었다. 패리스 힐튼, 지미 펄론, 마돈나, 에미넴, 스눕 독, 스티브 아오키, 팀벌랜드, 스테픈 커리, 샤킬 오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보유하여 화제가 되었다. 현행 최저가 약 2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5억 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 P177

네이버/라인의 자회사 IPX(구 라인프렌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샐리, 브라운 등의 캐릭터 지적재산권(IP)을 주된 업종으로 하는 회사다. IPX는 최근 오리지널 캐릭터 IP OOZ & mates(오오즈 앤 메이츠)를 공개하고, 9개의 캐릭터로 9,999개의 NFT 발행을 예고했다. - P178

IPX 발표에 따르면 NFT를 보유한 홀더에게 지적재산권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 허락한다. 저작권 걱정 없이 NFT의 대표이미지를 가지고 티셔츠, 스마트폰 케이스, 머그컵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는 BAYC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 P178

NFT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심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하면서 단순한 디지털 아트 작품을 넘어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세법상 NFT에 대한 아무런 명문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부가가치세법상으로 재화 같기도 하고 용역 같기도 하면서, 또 예술창작품일 수도 있다. - P178

NFT 홀더에게 골프장이나 요트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 지방세법상 회원권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소득세법에서는 법문에 열거된 것만 과세하는데, NFT가 법문에 열거된 [회화, 오리지널 판화]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 P178

요시토모 나라 작품 조각투자 - P179

부동산을 분할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든 회사를 REITs (부동산 투자회사)라고 한다. - P179

자산을 ABS(자산유동화증권)로 만들어 유통하는 것도 소액투자다. 우리 일상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소액투자의 예시다. 이제 조각투자 기법이 저작권(보상청구권), 미술품 등 미술시장에까지 확장되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P180

소액투자는 장점이 많다. 우선 미술품은 잘게 썰어서 매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술품에 투자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유명하고 좋은 작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큰돈이 필요해, 미술품 투자는 부자들의 취미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각투자는 여러 투자자가 힘을 합하기 때문에 적은 자금으로도 안정성이 높은 작품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안목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에게 제격이다. - P180

반대로, 자금은 많지만 안목이 부족한 투자자에게도 좋다. 미술품에 투자할 때는 고려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작가가 시장에서 통하는지, 작품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비싸게 사는 것은 아닌지, 위작은 없는지, 관리소홀로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생긴다. 하지만 작품 공동구매에서는 회사에서 리스크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거치고, 잘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이 투자하는 것보다는 안전하다. - P180

하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작품에 공동투자했다고 해도 작품을 배타격으로 즐길 수 없다. 어쩌면 실물을 눈으로 한 번 보지도 못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공동구매 회사가 전시실을 마련해 놓고, 작품 지분권자에게 공개하는 식으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 - P180

다음으로 작품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가 없다. 온전히 내 작품이라면 작품을 살지 팔지 자녀에게 물려줄지 모두 내가 정하고, 가격도 내가 정한다. 그렇지만 공동투자하는 작품은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이 정해져 있다. 매도하는 시점도 다수결로 정하게 돼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가격과 취득-양도 시점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투자금 회수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 P181

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가 주식 매매와 같은 투자성이 있다고 본다면, 상장회사처럼 공시를 하거나,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규제를 받는 등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최근 ‘저작권료 보상청구권‘을 조각매매하는 플랫폼이 증권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고 해 규제 적용이 예고된 바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규제 샌드박스 요청에 속속 나서고 있고, 미술품 조각투자는 민법상의 공유재산 매매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 P181

미술품 조각투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컬렉팅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조각투자를 해본 투자자는 미술에 애착을 갖고 장차 컬렉터로 성장할 수도 있다. 또 미술품 조각투자는 보다 용이하게 미술시장에 자본이 유입되도록 해, 미술시장을 성장시키고 종사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미술품 조각투자에 단점이 있다고는 하나 이는 투자자가 판단할 문제다. - P181

회사가 처한 환경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안정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인정해 주기를 바라지만, 규제를 적용하는 것도 공익적 목적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문제는 하루아침에 사업이 중단되고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고통을 겪게 된다. 하루빨리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한 환경이 안정돼 산업이 꽃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 P182

저와 제 가족이 멋진 삶을 누리는 상상을 하면 없던 힘도 생겨나는 듯합니다. - P184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라는 책 - P185

진정한 경제의 고수라 말하려면 눈물 젖은 빵과 눈물 담긴 샴페인의 양극단의 맛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고생을 해본 사람만이 정상의 감동을 안다는 뜻 정도 되겠습니다. - P1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