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이들이 읽기 좋도록 아기자기한 그림과 비교적 간단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책들에 비해 사이즈는 크지만 두께는 상당히 얇다. 겉표지에 나온 아름다운 그림처럼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메리 크리스마스

옛날 옛적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못했어요.

"산타 할아버지에게는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다고?"

"산타 할아버지에게 뭔가 특별한 걸 해 드려야겠어."

요정들은 정말 특별한 걸 준비했어요.
산타 할아버지가 잠에서 깨자, 침대로 맛있는 아침밥을 가져다드렸어요.

"우리 다 같이 나무하러 가야 해요!"
"누구에게 주려고?"
산타 할아버지가 묻자, 요정들이 대답했어요.
"산타 할아버지 드리려고요!"

반짝이와 지팡이 사탕, 아기 돼지 모양 생강쿠키, 유리 공을 걸어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어요.

"참 아름답구나!"

"하나, 둘, 셋!"

그의 얼굴은 넓적하고, 배는 동글동글하네.
그 배는 웃을 때마다 출렁이네. 젤리로 가득 찬 그릇처럼.

"나 정말 이렇게 웃는데."

빨간 옷을 입고 수염을 기른 누군가가 선물이 가득 든 자루를 들고 방으로 들어오며 외쳤어요.
"호! 호! 호!"

첫 번째 선물은 산타 할아버지 것이었어요.

나머지도 모두 산타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선물이었어요.

"마음에 쏙 드는구나."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마음에 들어."

검은 감초젤리와 빨간 사과, 동그랗게 만 양말

고기파이, 푸딩, 비스킷, 구운 고기, 방울다다기양배추, 그레이비소스, 겨자무소스, 사이다가 가득 담겨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유리잔, 통나무 케이크, 배조림, 지팡이 사탕, 몇 가지 파이, 설탕 가루를 뿌린 큼직한 6단 생강케이크

산타 할아버지 눈가에 옅은 주름이 잡히더니 살짝 반짝였어요.

촛불 속에서 할아버지의 두 눈이 촉촉해지는 걸 요정들은 분명히 보았어요

"해마다 이렇게 해야겠구나."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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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12-03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나는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네요 이 달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12-03 16:58   좋아요 1 | URL
예 그림도 아기자기하고 책 내용도 뭔가 훈훈할 거 같은 느낌입니다. 서곡님도 12월 즐독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수면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핵심은 수면 부족이 단지 단기적 집중력 뿐만이 아니라 장기적 집중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을 통해 충분한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수면에 들기 1시간 전에 빛에 노출되는 경우 수면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러한 것은 어쩌면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에서는 스마트폰 등 밝게 빛나는 전자기기를 쉽사리 끊어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참 환경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신체적 비상 상황에서 뇌는 눈앞의 단기적 집중력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 형태의 집중력을 위한 자원 또한 줄인다. - P108

잠을 잘 때 우리의 정신은 그날 경험한 일에서 연결 고리와 패턴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이 활동은 창의력의 핵심 자원 중 하나이며, 이것이 바로 잠을 많이 자는 기면병 환자들의 창의력이 훨씬 뛰어난 이유다. - P108

수면 부족은 기억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 P108

오늘 밤 우리가 잠에 들면 정신은 그날 배운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 P108

잠을 적게갈수록 이러한 과정(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것)이 적게 발생하고, 그만큼 기억해낼 수 있는 정보도 적어진다. - P108

이러한 효과는 어린이에게 특히 강력하다. 충분히 자지 못한 아이들은 빠른 속도로 집중력에 문제를 보이기 시작하며, 종종 조증상태에 빠진다. - P108

내가 잠이 부족하긴 하지만 커피와 코카콜라 제로, 레드불로 만회하고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 P109

우리 뇌에는 온종일 아데노신이라는 이름의 화학물질이 쌓이고, 이 아데노신이 우리에게 졸립다는 신호를 보낸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의 양을 파악하는 수용체를 차단한다. - P109

"저는 이 현상을 연료계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에 비유합니다. 카페인을 마심으로써 스스로에게 연료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연료가 얼마나 텅 비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죠. 카페인이 없어지면 두 배로 피곤해집니다." - P109

잠을 적게 잘수록 세상은 모든 면에서 더 흐릿해진다. 집중력도 나빠지고, 깊이 사고하고 관련성을 찾아내는 능력도 줄어들고, 기억력도 감소한다. - P109

"잠을 더 잘 자면 많은 문제가 줄어듭니다. 기분장애나 비만, 집중력 문제 같은 것들이요... 잠이 많은 피해를 복구해줍니다." - P110

수면이 놀라울 만큼 적극적인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잠들면 뇌와 몸에서 온갖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며, 이 활동들은 사람들이 제대로 기능하고 집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몸에서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수면 중에 우리의 뇌가 낮 동안 쌓인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 P111

"서파수면slow-wave sleep이 발생하면 뇌척수액의 경로가 넓어져서 뇌의 대사 부산물을 제거"한다 - P111

매일 밤 우리가 잠들면 뇌는 액체로 헹궈진다. 이 뇌척수액은 뇌에서 독성 단백질을 씻어내 간으로 보내고, 간에서 이 독소를 없앤다. - P111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저는 이 독성 단백질을 뇌세포의 똥이라고 부릅니다. 집중이 잘 안 될 때는 머릿속에 뇌세포 똥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는 것일 수 있어요."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피곤할 때 "숙취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말 그대로 머리가 독소로 꽉 막히는 것이다. - P111

긍정적인 의미의 브레인워싱은 오로지 사람들이 잠들었을 때만 발생한다. - P111

"뇌가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뇌는 서로 다른 두 기능 상태, 즉 깨어 있는 상태로 의식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잠든 상태로 정화하느냐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듯해 보입니다. 집에서 파티를 여는 일에 빗대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손님을 맞이하거나 집을 깨끗하게 치울 수 있지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순 없어요." - P112

뇌가 반드시 필요한 이 정화 작용을 거치지 못하면 점점 독소가 쌓여서 갈수록 집중이 힘들어진다. 일부 과학자는 이러한 이유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이 장기적 측면에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 록산느는 우리가 잠잘 때 "복구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 P112

수면 중에 발생하는 또 다른 변화는 에너지가 다시 차올라 회복된다는 것이다. - P112

"전전두엽은 뇌에서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로, 수면 시간 감소에 특히 민감해 보입니다... 하룻밤만 잠을 못자도 전전두엽 부위가 뇌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완전히 무감각해지는 거예요." - P112

에너지원을 보충하지 않으면 우리는 명료하게 사고할 수 없다. - P112

"어떤 방식으로든 꿈이 깨어 있는 시간에 발생한 사건에 감정적으로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 P112

우리는 꿈을 꿀 때 스트레스를 받은 순간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데, 이번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에 흘러들지 않는다. - P112

스트레스가 잘 관리되면 집중이 더 잘된다. - P113

꿈은 대체로 빠른 안구 운동 수면 rapid-eye movement sleep (렘수면)이라는 이름의 단계에서 발생한다. - P113

"가장 길고 강력한 렘수면은 수면 주기가 시작되고 일곱 시간에서 여덟 시간 무렵에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수면을 대여섯 시간으로 줄이면 길고 강력한 렘수면을 하지 못할 확률이 높죠." - P113

"약물로 유도한 수면은 일반 수면과 똑같지 않습니다." - P113

수면은 뇌와 신체가 많은 활동을 수행하는 적극적 과정임을 기억하자. 약이나 알코올로 유도한 수면에서는 이런 활동 중 다수가 아예 발생하지 않거나 훨씬 적게 발생한다. - P113

인위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식은 몸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114

더 강한 약물은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 P114

"수면은 많고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한 균형을 이룬 상태입니다. 인위적으로.. 그중 하나를 강화하면 수면의 균형이 깨집니다." 그렇게 되면 렘수면이 줄고 꿈을 덜 꾸게 될 확률이 높으며, 이 중요한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잃게 된다. 그러편 온종일 피곤에 절어 있기 쉬운데, 바로 이러한 이유로 수면제가 온갖 원인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 P114

"수술받고 회복한 사람, 그러니까 마취에서 깨어난 사람은 ‘아, 너무 개운해‘라고 말하지 않아요." - P114

약물의 도움을 받아잠드는 행위는 가벼운 마취제를 맞는 일과 같다. 그때 우리의 몸은 필요한 만큼 쉬거나 정화하거나 원기를 회복하거나 꿈을 꾸지 못한다. - P114

우리가 만든 문화에서는 수면에 관해 가장 잘 알아야 할 사람들이 우리만큼이나 잠을 미루는 데 열심이다. - P115

우리가 물리적 빛과 맺는 관계 - P115

19세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의 삶은 주로 해의 뜨고 짐에 따라 이루어졌다. 사람의 자연스러운 리듬은 해의 움직임과 일치하도록 진화했다. 우리는 동이 틀 무렵 기운이 솟아오르고, 캄캄해지면 졸려 한다. 거의 대부분의 인간 역사상 이 주기는 지켜졌다. - P116

인류가 해조류나 바퀴류처럼 빛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끔 진화했다 - P116

전구의 개발로 갑자기 사람들은 빛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힘이 우리 내부의 리듬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 P116

인간은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활력이 솟게끔 (찰스의 말에 따르면 "잠을 깨우는 힘이 밀려"들게끔) 진화했다. - P116

오늘날 인간은 빛을 통제한다. 해가 지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 자겠다고 마음먹는 순간까지 계속 환한 빛을 켜두거나 침대에서 핸드폰으로 텔레비전 프로를 볼 경우, 조명이나 핸드폰을 끌 때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이 신체 반응을 일으킨다. 인간의 몸은 갑작스러운 빛의 감소를 일몰로 여기고 우리가 다시 동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 P116

"조명을 켤 때마다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무심코 삼키는 것" - P117

"이것이 바로 수면 부족의 확산에 크게 일조하는 요인입니다. 우리는 갈수록 더 늦은 시간까지 빛에 노출되고 있거든요." - P117

실제로 미국인의 90퍼센트가 침대에 눕기 한 시간 이전에 밝게 빛나는 전자기기를 들여다본다. 오늘날 사람들은 50년 전보다 인공조명에 열 배 더 노출된다. - P117

소비자본주의적 가치의 지배를 받는 사회에서 "수면은 커다란 문제" ...(중략)... "잠든 사람은 돈을 쓰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아요. 아무 상품도 생산하지 않고요." - P118

인간이 건강에 적합한 수면 시간으로 돌아가면 (모두가 내가 프로빈스타운에서 잔 만큼 잔다면) "경제체제에 지진이 발생할 것"...(중략)... "지금의 경제체제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집중력 부진은 로드킬일 뿐이에요. 그저 사업의 대가일 뿐이죠." - P118

우리는 잠들기 전에 노출되는 빛의 양을 크게 줄여야 한다. - P119

침실에 인공조명이 하나도 없어야 하며, 적어도 침대에 눕기 두 시간 전 부터는 전자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를 피해야 한다고 본다. - P119

"많은 사람에게 핸드폰은 아기와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새내기 부모처럼 굽니다. 밤새워 지켜봐야 해. 주의를 기울여야 해. 깊게 자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우리는 신고 전화를 기다리는 소방수처럼 행동합니다." - P119

밤에 자신이 보거나 들을 수 없는 다른 방에서 핸드폰을 충전해야 한다 - P119

침실은 적정 온도여야하는데, 거의 추울 만큼 서늘해야 한다. 잠들기 위해서는 심부 체온이 낮아져야 하기 때문이며, 체온을 낮추기 힘들수록 잠들기까지의 시간도 길어진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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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전자의 본질에 대해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지난번 포스팅까지 본문에서 언급했던 핵심적인 특성들을 단 몇 문장으로 정리해준 저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바로 뒤이어서는 노화 이론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로 가장 적합한 것은 종도 개체군도 개체도 아닌, 유전 물질의 작은 단위(이것을 ‘유전자‘라고 부르면 편리하다)라는 것이다. 이 논의의 기초가 되는 것은 유전자가 불멸인 데 비하여 몸 이상의 큰 단위는 일시적이라는 가정이었다. 이 가정은 두 가지 사실, 즉 유성생식과 교차가 있다는 사실과, 개체는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다. - P107

노쇠는 개체의 생애 동안 일어나는 복제 과정의 유해한 오류와 유전자 손상이 축적되어 생기는 것이라는 이론이 있다. - P108

‘좋은 유전자‘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기성‘이 그 특성 중 하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성공한 유전자가 가지는 또 하나의 일반적인 특성은, 자기 생존 기계의 죽음을 적어도 번식한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 P108

당신의 사촌과 종조부 중에는 어려서 죽은 자가 반드시 있을 테지만, 당신의 조상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어려서 죽은 자가 없다. 어려서 죽었다면 당신의 조상이 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 P109

‘치사 유전자‘란 자신을 지니고 있는 개체를 죽이는 유전자다. 반半치사 유전자는 개체가 쇠약해지도록 하여 다른 원인에 의해서 죽을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한다. - P109

모든 유전자는 생애 중 특정 단계에서만 몸에 최대 영향을 미치는데, 치사 유전자와 반치사 유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유전자는 배아기에 영향을 미치지만 어떤 유전자는 유아기에, 어떤 유전자는 청년기에, 또 어떤 것은 중년기에, 그리고 어떤 것은 노년기에 영향을 미친다(나비 애벌레와 그것이 변태한 나비 성충은 똑같은 유전자 세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 P109

분명히 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에서 제거될 것이다. 그러나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가 초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에 비해 유전자 풀 내에서 더 안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 또한 확실하다. - P109

늙은 몸에서 치사 효과를 내는 유전자가 개체가 번식을 어느 정도라도 하고 나서 그 치사 효과를 나타낸다면 그 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 내에서 성공적일 수 있다. - P109

노쇠 현상은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와 반치사 유전자가 유전자 풀에 축적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산물일 뿐이다. 이들 치사 및 반치사 유전자는 단지 후기에 작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연선택의 그물 구멍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 P109

피터 메더워Peter Medawar가 강조하는 점은, 선택은 다른 치사 유전자의 작용을 늦춰주는 유전자를 선호하고, 좋은 유전자의 작용을 빠르게 하는 유전자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화의 많은 부분은 유전자 활동의 개시 시기를 유전적으로 제어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 P110

모든 개체가 연령에 상관없이 자손을 가질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해도, 메더워의 이론은 후기에 작용하는 유해한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 축적되리라 예측한다. 그리고 노년에 번식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그 2차적인 결과로서 생겨날 것이다. - P110

생장growth과 무성생식reproduction은 단순히 체세포 분열로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 간에는 구별이 거의 없다. - P112

많은 식물은 흡근吸根을 뻗어서 무성생식을 한다. - P112

집단선택론자들은 성性이 "다른 개체의 몸속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한 이로운 돌연변이가 한 개체에게 쉽게 모일수 있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 P113

유성생식 대 무성생식은 청색 눈 대 갈색 눈과 같이 하나의 유전자가 제어하는 특성이라고 생각된다. - P114

유성생식을 가능케 하는 유전자는 자기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다른 유전자 모두를 조종한다. 교차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도 마찬가지다. - P114

다른 유전자의 복제 오류 빈도를 조종하는 유전자(돌연변이 유발 유전자)도 있다. 정의에 따르면, 복제 과정의 오류는 복제되는 유전자에게 명백히 불리하다. 그러나 만약 이 오류가 그것을 일으킨 이기적 돌연변이 유발 유전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그 돌연변이 유발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 퍼질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교차가 교차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이것으로서 교차의 존재는 충분히 설명되는 셈이다. - P114

무성생식에 비해 유성생식이 유성생식을 가능케 하는 유전자에게 이롭다면 이것으로서 유성생식의 존재도 충분히 설명된다. 유성생식이 개체의 나머지 유전자 모두에게 이로운가 아닌가 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유전자의 이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결국 성은 그다지 기묘한 것이 아니다. - P114

성의 존재는 유전자가 선택의 단위라는 결론에 이르는 일련의 논의에서 전제 조건 - P114

성은 존재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실이다. 작은 유전 단위, 즉 유전자를 가장 근본적인 독립된 진화의 인자因子 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성과 교차가 있기 때문이다. - P114

생물체의 DNA 총량은 그 생물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듯하다. - P115

DNA의 진정한 ‘목적‘은 생존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분의 DNA에 대한 가장 단순한 설명은 그것을 기생자, 아니면 기껏해야 다른 DNA가 만든 생존 기계에 편승하는, 해는 주지 않지만 쓸데도 없는 길손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 P115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 유전자는 몸에 영향을 미쳐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돕기 때문에 그 빈도가 증가한다. 이기적 DNA는 이것과 정반대의 이유로 빈도가 증가한다. 몸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 P510

조정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배 자체인 것과 마찬가지로 살거나 죽거나 하는 것은 개체이고, 자연선택이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항상 개체 수준에서다. 그러나 선택적인 개체의 죽음과 번식으로 인한 장기적인 결과는 유전자 풀 내에서 유전자의 빈도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 P115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전자 풀은 원시 수프가 최초의 자기 복제자에게 했던 역할을 현대의 자기 복제자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P115

성과 염색체 교차는 현대판 수프의 유동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과 교차로 인해 유전자 풀은 유동적이며 유전자는 부분적으로 뒤섞인다. - P116

진화는 유전자 풀 속에서 어떤 유전자는 그 수가 늘어나고 또 어떤 유전자는 수가 줄어드는 과정이다. - P116

유전자에 관한 한 유전자 풀은 유전자가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수프다. 옛날과 다른 점이라면 오늘날의 유전자는 언젠가는 죽을 생존 기계를 만들기 위하여 유전자 풀 내 동료 유전자들 집단과 협력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 P116

오늘날 식물이라 불리는 생존 기계의 한 갈래는 스스로 직접 햇빛을 사용해 단순한 분자에서 복잡한 분자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초기 원시 수프에서 벌어졌던 유기물 합성 과정을 더 빠른 속도로 재현해 냈다. - P119

동물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갈래의 생존 기계는 식물을 먹든지 다른 동물을 먹든지하여 식물의 화학적 노동을 가로채는 방법을 ‘알아냈‘다. - P119

어떤 사람은 몸을 세포의 군체에 비유하기도 한다. 나는 몸을 유전자의 군체로, 세포를 유전자 화학 공장의 작업 단위로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 P120

동물이 빠른 운동을 위해 진화시킨 부품은 근육이다. 근육은 증기기관이나 내연 기관과 같이 화학 연료에 저장된 에너지를 써서 기계적 운동을 만들어 내는 엔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가장 일차적인 기계력은 증기 기관이나 내연 기관의 경우처럼 기압이 아닌 장력의 형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근육도 끈이나 경첩이 붙은 지렛대에 힘을 가한다는 점에서는 엔진과 유사하다. 우리 몸에서 지렛대는 뼈, 끈은 힘줄, 경첩은 관절이다. - P121

대개 인공 기계의 타이밍은 캠cam이라는 멋진 발명품에 의해 조절된다. 캠은 단순한 회전 운동을 편심륜偏心輪 또는 특수한 형태의 바퀴를 이용하여 복잡하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바꾼다. - P122

디지털 컴퓨터는 복잡하게 시간이 조절된 운동 패턴을 만들어 내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대형 전자 장치다. 컴퓨터와 같은 현대적 전자 기기의 기본 구성 요소는 반도체다. 반도체의 한 형태로 우리에게 낯익은 것으로는 트랜지스터가 있다. - P122

생존 기계가 행동의 시간을 조절하는 데 쓰는 장치는 컴퓨터와 공통점이 많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조작 방식은 전혀 다르다. 생물 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신경 세포, 즉 뉴런은 그 내부 활동이 트랜지스터와는 조금도 닮지 않았다. - P122

분명히 뉴런에서 뉴런으로 전해지는 신호는 컴퓨터의 펄스 신호와 약간 닮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개개의 뉴런은 트랜지스터에 비해 훨씬 정교한 데이터 처리 단위다. 세 개의 다른 부품과 연결되는 트랜지스터에 비해, 하나의 뉴런은 수십만 개의 다른 성분과 연결된다. - P122

뉴런은 트랜지스터보다 정보 처리 속도는 느리지만, 과거 20년간 전자 산업계가 추구해 온 소형화 추세에서 트랜지스터보다 훨씬 앞선다. 인간의 뇌에 수십억 개의 뉴런이 있다는 사실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두개골 하나에는 겨우 수백 개의 트랜지스터밖에 집어넣을 수 없을 것이다. - P123

식물은 옮겨 다니지 않고도 살 수 있기 때문에 뉴런이 필요 없으나, 대부분의 동물 집단에게는 뉴런이 있다. 그것은 동물의 진화에서 일찍이 ‘발견‘되어 모든 집단에 전승되었을 수도 있고, 몇 차례 독립적으로 재발견됐을 수도 있다. - P123

뉴런은 기본적으로 세포일 뿐이고, 다른 세포와 같이 핵과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뉴런의 세포막은 가늘고 길며 철사 모양의 돌기가 있다. - P123

흔히 하나의 뉴런에는 축삭 돌기라는 특별히 긴 ‘철사‘가 한 가닥 있다. 축삭 돌기의 폭은 육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좁지만 그 길이는 수 미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한 가닥의 길이가 기린 목의 전체 길이에 달하는 긴 축삭 돌기도 있다. - P123

축삭돌기는 보통 다발로 되어 있고 많은 가닥이 꼬여 굵은 케이블, 즉 신경을 형성한다. 신경은 몸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마치 전화선처럼 메시지를 운반한다. - P123

어떤 뉴런은 축삭 돌기가 짧고, 신경절 또는 더 큰 경우에는 뇌라고 하는 빽빽한 신경 조직의 집합 속에 들어 있다. 뇌는그 기능상 컴퓨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뇌나 컴퓨터나 복잡한 입력 패턴을 분석하여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조회한 후 복잡한 출력 패턴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 P123

기능적으로 뇌는 내장 컴퓨터와 완전히 같은 역할, 즉 데이터 처리, 패턴 인식, 단기 및 장기 데이터 축적, 작업 조정 등의 역할을 한다. - P512

지금의 트랜지스터는 집적 회로(IC)로 되어 있어, 하나의 두개골에 집어넣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에 해당하는 물건의 개수는 수십억 개에 이를 수 있다. - P512

개인적으로 나는 오히려 컴퓨터 프로그램이 세계 선수권을 석권할 것을 기대한다. 인간성humanity은 겸손humility의 교훈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 P514

뇌는 주로 근수축의 제어와 조정을 통해서 실제로 생존 기계의 성공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서는 뇌에서부터 근육에 이르는 케이블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를 운동 신경이라 부른다. - P124

근수축의 제어와 조정이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것으로 이어지려면, 근수축의 타이밍과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타이밍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어야만 한다. 깨물 것이 입 속에 있을 때만 턱 근육을 수축시키고, 무언가를 쫓거나 무언가로부터 도망가야 할 때만 다리의 근육을 달리는 양상으로 수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자연선택은 감각 기관, 즉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물리적 사건들의 양상을 뉴런의 펄스 신호로 바꾸는 장치를 갖춘 동물을 선호했을 것이다. - P124

뇌는 감각 신경이라는 케이블을 통해 눈, 귀, 미뢰와 같은 감각 기관에 이어져 있다. 감각계의 성능은 특히 놀라운데, 가장 값비싸고 가장 뛰어난 인공 기계에 비하더라도 훨씬 복잡한 패턴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속기사는 음성 인식 기계나 손으로쓴 문자를 읽는 기계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속기사는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 P124

감각 기관이 뇌를 거치지 않고 근육과 직접 연결되었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말미잘은 현재도 이 상태와 별로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말미잘의 생활양식에서는 이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타이밍과 근수축의 타이밍 사이에 더욱더 복잡하고 간접적인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그 매개물로서 뇌와 비슷한 것이 필요했다. - P124

진화의 과정 중에 기억이 ‘발명‘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기억이라는 장치 덕분에 근수축의 타이밍은 가까운 과거의 사건뿐 아니라 먼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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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요식업계에서 큰 성공을 이룬 은현장 님이 쓰신《나는 장사의 신이다》라는 책을 읽고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세무사업에 적용할만한 비즈니스 원칙들을 정리했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추가로 중요한 원칙 하나를 더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고객을 자기 아랫사람으로 여기고 인사도 대충 하면 바로 상대방에게 드러난다. 사장이 겸손한 마음으로 인사만 잘해도 반은 성공이다. 고객이 화를 내면 사과부터 하고 끝까지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정답이다. - P96

세무업계에서 경력직 직원의 가치는 몇 년을 종사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반기를 몇 번 겪었는지], 달리 표현하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신고를 몇 번 해보았는지]로 카운트합니다. - P99

이 업계에는 [3바퀴는 돌아보아야 세무사 사무실 업무를 좀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법인세/종합소득세 신고를 세 번 해본 사람을 말합니다. - P99

상속, 증여, 양도 상담은 부동산 시장 돌아가는 상황과 기관 및 전문가들의 논조를 모르면 손님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어 세무 상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집니다. - P101

상반기에 업무가 몰리는 것은 세무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입니다. - P106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는 스포츠들도 전부 시즌 개념으로 운영되고,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이 모두 시즌에 맞춰 텐션과 컨디션을 가져간다 - P107

병원에서는 환자 모두가 죽음 앞에 평등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어린애도 VIP도 모두 생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약한 존재가 됩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못된 생활 습관을 다 말해야 합니다. - P109

나약한 환자 앞에 의사는 신이고 판사님이 됩니다. 그래서 의사는 환자를 고쳐줄 의술과 자신감 못지않게 환자에 대한 공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 P109

병원과 의사만큼은 아니지만, 세무사업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세무사 앞에 앉은 손님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모두 밝혀야 합니다.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실패한 투자, 나이가 찼지만 소득이 없고 부모 품에 있는 자식, 이혼과 재혼, 형제 사이의 상속분쟁, 치부를 남김없이 드러내고 정확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것까지 말해야하느냐고 꺼리며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아 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저에게 인생을 평가받는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 P110

병원은 딜레마의 공간입니다. 돈으로 따질 수 없이 생명만큼 고귀한 가치가 없다는 데 동의하지만, 병원이 돈을 벌지 못하면 솜씨좋은 의사가 떠나고 병원이 유지되지 못합니다. VIP 환자는 거액의 기부를 해주어 가난한 환자가 치료받을 때 입는 손해를 보전해 줍니다. 그래서 VIP 환자를 최우선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 P110

때로는 모금행사를 위해 홍보에 도움이 되는 환자를 자극적으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조직 내에서는 환자와 얼굴을 맞대는 의사와, 조직을 운영하는 병원장 입장이 부딪칩니다. 이런 내용은 이국종 교수님의 에세이《골든아워》에서도 드러나기도 합니다. 일선 의사 선생님 입장이 안타깝지만, 경영진 병원장이라고 순도 100% 악마는 아니라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 P111

의사에 비할 바가 되겠느냐마는 세무사도 딜레마에 있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산 죄밖에 없는 손님께서 세금 때문에 힘들어져 찾아와도, 수수료 없이 한없이 시간을 내서 도와드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제 시간을 산 손님에게 먼저 최선을 다해야만 내 조직을 지켜면서 오랫동안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 적절한 의뢰비를 책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 P111

불확실한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무사는 법규가 말해주지 않는 부분에 대해 예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모 아니면 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보수적으로만 세법을 해석하면 고객의 이익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사업이 얼마 가지 못해 폐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세법을 과감하게 해석하는 경우 세금이 적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세무조사를 당해 일순간에 사업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세법을 잘못 해석하면 납세자가 치명타를 입습니다. 여러 번 강조한 세무사의 딜레마입니다. - P112

세무사가 공부를 한대도 의사에 비할 바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공부에 끝이 없다는 겸손함만큼은 세무사에게도 필요합니다. - P112

늘 하던 사례만 잘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더 달려들어서 이것저것 경험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112

"거의 모든 공적인 문제는 세금에서 발생하거나 세금으로 끝난다." 알렉시 드 토크빌이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모든 공적인 문제에는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 P113

어떤 세금들은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그 세금의 기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만약 그 세금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면, 그 세금을 더 잘 이해하고 손님께 이해시킬 수 있고,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오류도 줄이고, 때로는 의도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공략하여 허점을 찾아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입법 취지를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P113

원래 세금의 원시적 형태는 약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약탈자들은 수탈자들의 생산 기반을 남겨두는 것이 미래의 약탈에 더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약탈을 하지 않고 약탈 위협만 가하는 것으로 꾸준하고 정기적인 약탈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 P114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세기본법]에 따라 가산세와 중가산세를 내게 합니다. 그러고도 세금이 수납되지 않으면 [국세징수법]에 따라 명단을 공개하여 망신을 주거나 감치하고(고액체납자 명단공개), 국가사업에 입찰을 제한하고(관허사업 제한), 출국을 금지시킵니다(출국 금지), 이어, 재산을 압류하고 공매에 부쳐 정산합니다. - P114

저항이 거센 것은 사라지고, 어쩌다 받아들여진 것이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주장 - P115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세금의 흑역사》 - P114

신문을 보는 것의 장점이라고 하면, 제 일과 관련하여 기재부나 국토부의 중요한 정책에 관한 정보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 P120

잘 모르는 분야의 어떤 중요한 변화에 대해, 깊지는 않아도 요약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전면 개편에 대해서 노무사만큼 잘 알지는 못해도, 반면짜리 기사를 통해서 대강의 내용과 스트럭처를 눈에 익히게 됩니다. 나중에 제대로 공부하려 할 때, 예습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빨리 습득하게 되며, 손님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자세히는 몰라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 P120

제가 쓴 책의 개선점이나, 제가 쓸 블로그 또는 기고문을 위해 영감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경제신문은 아트마켓에 대해서 꽤 자주 다루어주는 편인데, 외국에서 열리는 아트마켓에 관한 정보나 NPT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또, 세금과 관련된 섹션에서는, 내가 모르고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아 가물가물한 내용을 복습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 P120

독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법, 세금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내가 실무를 보면서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됩니다. - P121

사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제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험이 쌓이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세무사들이 쓴 책을 보면, 꼭 제가 생각도 못 해본 부분을 5개 정도 알게 됩니다. 2만 원 남짓에 5개의 실무조언이면, 아주 싼 값입니다. - P121

세금과 관련된 교양서적을 읽으면, 손님들에게 세금제도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이해를 시키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 P121

부와 사업, 사업가에 관한 책을 읽으면, 제가 상대하고 있는 게 뭔지 알게 됩니다. 세무사는 결국 부를 이뤄주는 사람이고, 사업을 이뤄주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저 스스로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걸 위해 오늘 할 일이 뭔지도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노력할 힘이 생깁니다. - P121

고객들은 부동산에 관해 어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세무사를 찾아옵니다. ‘주어진 세금 질문에 답해드린다.‘라는 수동적인 태도와 ‘이 사람이 자기 부동산에 대해 무슨 걱정을 가지고 지금 나한테까지 온 거지.‘라고 짐작해 가면서 접근하는 태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어쩌면 머리를 맞대면서 더 좋은 솔루션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동산 책(신문, 부동산 투자 카페)을 통해 시장 분석, 지역 분석, 물건 분석을 계속 살펴보려고 합니다. - P122

두 번째는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예를 들어 세무사가 되어보니 알겠는데요, 상속, 증여, 양도의 세법만 잘알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양도(매매), 증여는 민법에서 전형계약의 한 종류이고, 상속을 이해하려면 가족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세법 이전에 민법과 민사집행법에 관한 지식이 너무 중요합니다. - P122

저는 스스로 세금만 계산해 주는 사람이기를 거부합니다. 고객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고객을 대리해서 법무사에게 제대로 오더를 해야 합니다. 때로는 고객 대신 간단한 계약서를 만들어 줘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차용, 임대차, 저당, 경매, 이혼, 등기 등을 이해하면서 일 처리를 해야 합니다. - P122

"제가 알기로는 이러이러한데,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 법무사와 변호사를 만나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세요."라고 해야 고객도 지금 불분명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제대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123

건축법, 도시정비법, 주택법, 농지법, 토지수용법 등도 이해해야 합니다. - P123

일 처리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학원을 다닐 시간은 없습니다. 결국 책밖에 없습니다. 교양서적부터 시작해서 교과서까지 이해될 때까지 깊이를 더해가면서 읽습니다. - P123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 P123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 P123

일요일 공휴일 쉬지 말고 능력을 키우라 - P124

피와 땀과 눈물과 시간으로 쌓아야 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해야 하고, 남들이 노는 시간에 쌓아야 한다 - P124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틈나는 대로 공부하고, 몰아서 공부하라 - P124

그렇게 일을 하다가 보면 잘하게 되고, 그것이 재밌어지고,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 P124

남자는 성공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자기 일에 몰입하여 기필코 성공을 해야 한다 - P124

저는 30대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세무사 시험을 1년 5개월 만에 단숨에 합격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제가 생각하건대 시험공부에 미쳐있었기 때문입니다. 시험공부가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과목이 다 재밌었습니다. - P125

공부가 재밌으니까, 시간이 금방 갑니다. - P125

거의 쉬는 시간 없이 공부했습니다. 그냥 공부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가 있었습니다. 문제를 풀 때도 ‘오늘은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이 답안을 쓰면 어디까지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매일 도전했습니다. - P126

스터디 목적은 공적인 분위기 하에 미숙하나마 답을 써보고 자기수준을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멤버 답안을 보고 어떤 부분을 떠올리기 힘들어했는지를 짐작해 보는 것도 중요한 훈련이었습니다. - P126

교과서를 보고 답안을 쓴다고요? 그러면 그냥 교과서를 보지 왜 거기서 그 사람 답안을 보고 있을까요? 자기 수준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던 거겠지요. 그런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나조차도 늪에 빠진것처럼 나태해지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가정이 있고 절대 떨어지면 안 되고 무조건 붙어야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의 기운조차 가까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 P126

교과서로 복습하면서 오로지 문제만 풀었습니다. 시험장에서 잘해야 하는 그것, 그것을 잘하게 되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 P127

세무사가 되고 나서는 어땠을까요? 시험 볼 때랑 똑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 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집니다. 공부할 것도 많고, 읽어야 되는 책도 많고, 해야 될 일도 많습니다. 재산 승계도 더 공부하고 싶고, NFT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도 싶습니다. 머릿속에 온통일 생각뿐인 것 같습니다. - P127

공부하시는 분들께도 조언을 드릴게요. 오늘 문제 10개 풀고, 국세기본법 교과서 100페이지 읽고, 그거 다하면 오늘 공부 끝... 그런 식으로 공부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그러면 합격하기가 어렵습니다. 손이 얼얼하고 눈이 감길 때까지 쓰고 읽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분개 생각만 해서 꿈에서도 분개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 P127

공부와 상관없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랑 먹고 자는 것만 생각합니다. 가끔 너무 힘들 때는 안 먹던 아이스크림이나 돈가스를 먹으면서 달래기 바랍니다. 목표를 정하는게 스타일에 맞다 하시면, 매일 최선을 다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매일 숨이 차서 나자빠지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합격하게 됩니다. 파이팅!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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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앞서 유전자 복합체의 성질을 책의 페이지에 비유했었는데, 오늘은 그 비유에 약간의 수정사항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유전자 복합체가 갖고 있는 좀 더 세밀한 속성을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복잡한 단계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바인더에서는 한 페이지 전체가 삽입되거나 삭제되거나 교환되거나 하지만 한 페이지의 일부분이 삭제되거나 교환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렇지만 유전자 복합체는 뉴클레오티드의 문자로 이어진 긴 끈이기 때문에 페이지처럼 분명히 나뉘지 않는다. - P89

단백질을 지정하는 메시지에 쓰이는 것과 똑같은 네 알파벳 글자로 된 ‘단백질 사슬의 종결 메시지‘와 ‘단백질 사슬의 시작 메시지‘가 있다. 이들 두 개의 메시지 사이에는 한 개의 단백질을 지정하는 암호화된 설명서가 들어 있다. - P89

우리는 하나의 유전자를, 시작과 종결 메시지 사이에서 한 개의 단백질 사슬을 지정하는 뉴클레오티드 문자의 서열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시스트론cistron이 이와 같이 정의된 단위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어떤 사람들은 유전자와 시스트론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 P89

그러나 교차는 시스트론 간의 경계선을 고려하지 않는다. 시스트론 간뿐만 아니라 시스트론 내에서도 쪼개지는 경우가 있다. 마치 설계도가 각각 떨어진 페이지에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46개의 두툼한 두루마리 테이프에 적혀 있는 것과 같다. - P90

시스트론의 길이는 일정치 않다. 어떤 시스트론이 어디에서 끝나고 다음의 시스트론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아는 유일한 방법은, 두루마리 테이프에 적힌 암호를 읽고 ‘종결 메시지‘와 ‘시작 메시지‘를 찾는 것이다. - P90

교차는 어머니 쪽의 두루마리 테이프와 그에 상응하는 아버지 쪽의 두루마리 테이프를 맞잡아 들고, 그것에 적힌 내용이 무엇이든 대응하는 부분을 잘라서 바꾸는 것과 같다. - P90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긴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는 염색체 물질의 일부로 정의한다. - P90

유전자는 복제 정확도가 뛰어난 자기 복제자라고 할 수 있다. 복제의 정확도란 사본 형태로서의 수명을 나타내는 또 다른 표현이다. - P90

나는 유전자라는 용어를 ‘상당한 빈도로 분리되고 재조합되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 유전자는 내생적 변화율의 몇 배 내지는 여러 배에 해당하는 유리하거나 불리한 선택이 편향적으로 작용하는 유전정보라고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 P506

유전자가 염색체의 일부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얼마나 큰 일부인가, 즉 두루마리 테이프의 얼마만큼을 차지하는 부분인가 하는 것이다. - P91

우리의 유전 단위가 어느 시점엔가 창조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소단위의 특정한 배열 (유전 단위를 규정하는 것은 바로 배열이다)이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 P93

어떤 개체의 자손은 하나의 계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는 것도 기억하자. - P93

유전 단위가 작으면 작을수록 다른 개체도 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사본 형태로 이 세상에 여러 번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 P94

새 유전 단위가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방법은 전부터 존재하던 소단위가 교차를 통해 모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 드문 일이지만 진화상 매우 중요하다 - 점 돌연변이라는 것이다. 점 돌연변이는 마치 어떤 책에 오자가 단 하나 있는 것과 같은 오류다. 그것은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유전 단위가 길면 길수록 그중 어느 곳엔가 나타나는 돌연변이로 그 유전자 단위가 변할 가능성이 크다. - P94

또 다른 드문 종류의 오류 또는 돌연변이에는 역위가 있다. 염색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가 거꾸로 된 방향으로 다시 붙는 것이다. - P94

양쪽이 모두 존재할 때만 이로운 효과를 내는 2개의 시스트론(상호 보완적이거나 서로의 작용을 증강시키는)은 아마도 역위에 의해 서로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자연선택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새로운 ‘유전 단위‘를 선호할 수 있고, 이 경우 그 유전 단위는 미래의 개체군 내에 퍼질 것이다. 유전자 복합체가 여러 해에 걸쳐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폭 재조립되고 ‘편집‘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 P95

자연선택은 의태擬態 유전자를 선호한다. 이것이 의태擬態가 진화하는 과정이다. - P95

‘끔찍한 맛‘을 가진 나비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들이 모두 닮은 것은 아니다. 의태종이 그들을 전부 닮을 수는 없다. 맛이 없는 종 하나만을 모방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특정 의태종은 맛이 없는 종 중 특정 종을 흉내 내는 전문가다. - P95

실제로 역위와 그 밖의 우연한 재배열로 유전 물질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편집‘되어, 이전에는 마구 흩어져 있던 다수의 유전자가 하나의 염색체상에서 긴밀한 연관 집단을 이루었다. 이 집단 전체는 마치 한 개의 유전자인 양 행동하며 (실제로 우리의 정의로는 이제 이것이 하나의 유전자다)또 다른 집단인 ‘대립 유전자‘도 가지고 있다. - P96

엄밀히 말해서 이 책의 제목은『이기적 시스트론』도『이기적 염색체』도 아닌, 『약간 이기적인 염색체의 큰 토막과 더 이기적인 염색체의 작은 토막』이라고 붙여야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매력적인 제목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유전자를 여러 세대에 걸쳐 존속할 가능성이 있는 염색체의 작은 토막이라 정의하고, 이 책의 제목을『이기적 유전자』라고 한 것이다. - P97

유전 단위를 실제로 더 이상 나눌 수 없고 독립적인 입자로 다룰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은 그레고르 멘델 Gregor Mendel의 위대한 업적이다. - P98

유전자 입자성의 또 다른 측면은 그것이 노쇠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유전자가 백만 년을 살았다고 해서 백 년쯤 산 유전자보다 쉽게 죽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는 자기 마음대로 몸을 조작하며, 죽을 운명인 몸이 노쇠하거나 죽기 전에 그 몸을 버리면서 세대를 거쳐 몸에서 몸으로 옮겨 간다. - P99

유전자는 불멸의 존재다. 아니, 불멸의 존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유전 단위로 정의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개개의 생존 기계인 우리는 수십 년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기대 수명은 10년 단위가 아닌, 1백만 년 단위로 측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 P99

유성생식을 하는 종에서 개체는 자연선택의 중요한 단위가 되기에는 너무 크고 수명이 짧은 유전 단위다. 나아가 개체의 집단은 한층 더 큰 단위다. 유전적으로 말하면 개체와 집단은 하늘의 구름이나 사막의 모래바람 같은 것이다. 그들은 일시적인 집합 내지는 연합이다. 진화적 시각에서 보면 그들은 불안정하기 이를 데 없다. - P99

개체군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지만 다른 개체군과 끊임없이 섞이면서 정체성을 잃는다. 또한 개체군은 내부적으로도 진화를 겪는다. 개체군은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수 있을 만큼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다른 개체군보다 선호되어 ‘선택될‘ 만큼 안정적이지도 않고 단위로 보기도 어렵다. - P99

유성생식은 자기 복제가 아니다. 개체군이 다른 개체군으로 인해 오염되듯이 개체의 자손은 그 개체의 성적 파트너로 인해 오염된다. 당신의 자식은 당신의 절반밖에 안 되고, 당신의 손자는 당신의 1/4밖에 안 된다. 그리하여 겨우 몇 세대가 지났을 뿐이지만 당신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이란 기껏 해봐야 당신의 아주 작은 부분 몇 개의 유전자만 지닌 후손 여럿일 뿐이다. 비록 몇몇 자손은 당신의 성까지 물려받았더라도 말이다. - P100

개체는 안정적이지 않다. 정처 없이 떠도는 존재다. 염색체 또한 트럼프 카드의 패처럼 섞이고 사라진다. 그러나 섞인 카드 자체는 살아남는다. 바로 이 카드가 유전자다. 유전자는 교차에 의해서 파괴되지않고 단지 파트너를 바꾸어 행진을 계속할 따름이다. 물론 유전자들은 계속 행진한다. 그것이 그들의 임무다. 유전자들은 자기 복제자이고 우리는 그들의 생존 기계다. 우리의 임무를 다하면 우리는 폐기된다. 그러나 유전자는 지질학적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며, 영원하다. - P100

유전자는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하지만 다이아몬드와 다른 면이 있다. 다이아몬드의 결정은 원자들의 일정한 배열 패턴으로 그 존재가 지속된다. DNA 분자는 그와 같은 영구성은 가지고 있지 않다. 물리적 DNA 분자는 어느 것이든 그 생명이 매우 짧다. 분명히 한 생애보다는 짧다. 아마도 수개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DNA 분자는 그 사본 형태로 1억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더욱이 원시 수프 속의 고대 자기 복제자와 똑같이, 특정 유전자의 사본이 온 세상에 퍼질 수도 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날의 복제자들은 모두 생존 기계인 몸속에 온전히 들어앉아 있다는 사실이다. - P100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유전자를 정의하는 속성은 유전자가 사본 형태로 거의 불멸이라는 것이다. - P101

우리는 자연선택의 실제 단위를 알아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선택에 성공하는 단위가 가져야 할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앞 장에서 썼던 용어로 말하면 그 특성은 장수, 다산, 복제의 정확성이다. 그러므로 ‘유전자‘를 간단히 이와 같은 특성을 갖는 (잠재적으로라도) 가장 큰 실체라고 정의하자. - P101

유전자는 많은 사본의 형태로 존재하는 장수하는 자기 복제자다. 그러나 무한히 사는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라 해도 말 그대로 영원하지는 않으며, 시스트론도 교차에 의해 둘로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만큼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는, 충분히 짧은 염색체의 한 조각으로 정의된다. - P101

‘나쁜‘ 유전 단위가 ‘좋은‘ 대립 유전 단위보다 얼마만큼 쉽게 소멸할 것인가 - P101

실제 자연선택의 단위 중 가장 큰 것 - 유전자 - 은 보통 시스트론과 염색체 사이 중간 정도일 것이다. - P101

유성생식이든 무성생식이든, 유전자만이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 따라서 유전자는 진정한 자기 복제자이다. - P508

무성생식을 하는 대벌레의 경우 게놈(유전자 전체의 세트) 전체는 자기 복제자이지만, 대벌레 자체는 자기 복제자가 아니다. 대벌레의 몸은 이전 세대의 몸을 주형으로 만들어지는 복사본이 아니다. 어떠한 세대에 있건 몸은 게놈의 지시에 따라 알에서부터 새롭게 성장한다. 게놈은 이전 세대 게놈의 복사본이다. - P508

이 책의 인쇄된 복사본들은 모두 같을 것이다. 이들을 복사본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복제자는 아니다. 이들은 서로를 복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판본으로부터 복사되었기 때문에 복사본이다. 이들은 어떤 책이 다른 책의 선조라는 식으로 복사의 계통을 갖고 있지 않다. 만약 한 권에서 어느 쪽을 복사하고, 그것을 다시 복사하고, 그것을 또다시 복사하는 것을 계속한다면 복사의 계통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이쪽의 계통에서는 실제로 선조/자손의 관계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중간에 흠집이 생기면 자손들은 모두 이 흠집을 공유하지만 선조는 공유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선조/자손의 계통은 잠재적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 P508

유전의 ‘라마르크‘설이 잘못됐다고 하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실 - P508

유전자가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에 대한 훌륭한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유전자의 잠재적 불멸성 때문이다. - P102

유전자는 생존을 놓고 그 대립 유전자와 직접 경쟁한다. 유전자 풀 내의 대립 유전자들은 다음 세대의 염색체 위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유전자풀 속에서 대립 유전자 대신 자기의 생존 확률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는 어느 것이든 그 정의상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유전자는 이기주의의 기본 단위인 것이다. - P102

유전자가 세대를 통해 여행할 때 아무리 독립적이고 자유로울지라도 그것은 배 발생 과정을 제어하는 데 전혀 자유롭지도, 독립적이지도 않다 - P103

유전자는 매우 복잡한 방법으로 서로 간에, 그리고 외부 환경과 협력하고 상호작용을 한다. - P103

질산염이 없는 곳보다 있는 곳에서 밀이 더 잘 자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질산염 비료만으로 밀을 재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밀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종자, 토양, 햇빛, 물, 그리고 여러 가지 무기물도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렇지만 이 같은 요인들이 모두 같거나 약간의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질산염 비료와 같은 거름을 주면 밀은 더 잘 자랄 것이다. 배 발생에서 유전자 하나의 역할도 바로 이와 같다. - P103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차이이고,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유전자에 의해 제어되는 차이‘이다. - P104

하나의 유전자에서 그것의 대립 유전자는 치명적인 경쟁 상대지만 다른 유전자들은 온도, 먹이, 포식자 또는 동료와 같은 환경의 일부일 뿐이다. 유전자의 작용은 이와 같은 환경에 좌우되며, 그 환경에는 다른 유전자도 포함된다. - P104

하나의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이 특정 유전자가 있을 때와 또 다른 유전자가 있을 때 전혀 다른 경우도 있다. 몸속의 유전자 세트 전부는 일종의 유전적 풍토와 배경을 형성하며, 개개 유전자의 작용을 바꾸거나 그것에 영향을 준다. - P104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이긴 배에 있다는 것은 단지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선수들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유전자다. 배에서 각 위치를 차지하려는 경쟁자는 염색체상의 동일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대립유전자다. 노를 빨리 젓는 것은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과 같다. 바람은 외부 환경에 해당한다. 교체 선수 집단은 유전자 풀이다. 하나의 몸의 생존에서 모든 유전자는 한 배에 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 P105

정의상 행운이나 불운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사라지는 쪽에 있는 유전자는 불운한 것이 아니라 나쁜 유전자다. - P106

자연선택은 역위에서와 같이 염색체 일부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을 이용하여 무의식적으로 하나의 유전자 복합체를 ‘편집‘하고, 이를 통해 잘 협조하는 유전자를 모아서 가까이 연관된 집단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 P106

물리적으로는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유전자들이 상호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선택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음 세대의 몸속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유전자, 즉 유전자풀 내 다른 유전자 모두와 잘 협조하는 유전자는 유리한 셈이다. - P106

어떤 유전자의 ‘환경‘이 대부분 다른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그 환경을 구성하는 유전자들 각각은 또 다른 유전자로 구성된 환경과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에 따라 선택되기 때문에 복잡한 것이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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