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나면 무슨 소용이냐 지금이 중요한거다.

"내가 죽고 난 다음의 일인데 그게 뭐가 중요해? 지금이 중요한 거지. 다 필요없어, 부질없는 거야."
죽고 나서 만고의 충신이라 불리면 뭐하나.
죽고 나서 인류에게 다시없을 위대한인물이라고 찬양받으면 또 뭐 하고.
그게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내가 잘 먹고 마음 편하게 살려면 형님이 잘되셔야 해. 그러려면 권력이고나발이고 다 필요 없어. 그냥 여러 인재가 각자의 능력을 최고의 효율로 발휘할수 있는 자리에서 일하도록 하면 되는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널 괘씸하게 생각했던 거다. 능력이 있으면 그걸 그대로 드러내서 평가받고, 인정받으면 되지왜 나한테 넘겨? 넘기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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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서는 내용자체는 좋았는데 오타가 더러 발견되어서 약간 아쉬웠다.
오타와는 별개로 여포의 자신감 하나는 진짜 끝내준다.
게다가 뜬금없이 등장하긴 했지만 제갈량을 보면서 참 큰 그림을 볼 줄 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비록 판타지이기는 하나 배울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버텨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텨야 한다! 죽을 힘을 다 해서 버티고 또 버텨라!"

혈액형을 확인해서 수혈해주고 상처부위 소독해서 바늘로 꿰매고 항생제랑 먹이면 끝이다. 21세기에선 그럴거다. 그러나 지금은 2세기다. 해줄 수 있는게 없다.

"그러니까 말씀드렸잖습니까. 장군께서 오실 걸 믿고 있었다고요."
"응?"
"장군께서 그러셨잖습니까. 안량을 잡겠다고, 혹여 안량이 계곡 밖으로 나가고자 하거든 병사들을 이끌고 오봉곡을 틀어막으라고. 그러고 있으면 장군께서 오실 거라고. 그 말만 믿고 말씀하신대로 한 겁니다."

"의리로 충만한 관계로군."
"예?"
"수하는 수하대로 상전의 말을 목숨보다 귀히 여기고, 상전은 상전대로 수하를 귀히 여기니 참으로 이상적인 관계기니 참으로가 아닌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전풍은 우리가 대승을 거둬 기세가 좋으니 자만하도록 유도했던 것 같다."

"지금 적들은 우리가 교만해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확실히 인지한 상태에서 모든 일을 진행해야 할것입니다."

"그 빨아준다는 말 때문에 그러는 것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오! 내 살다살다 그 정도로 금수만도 못한 놈은 처음이오!"
"그 역시 네가 이성을 잃고 분노해 군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격장지계이다. 대범하게 웃어넘길 줄도 알아야지."

"자효.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장수 된 자로서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덕목이라 내 몇 번이나 말하질 않았느냐. 다시 한 번 더 말해 줘야 알아듣겠느냐?"

"여포와 유비가 망하고 나면 그다음순서는 조조다. 사냥이 끝나고 나면 그다음은 사냥개를 잡아먹을 뿐이니 사냥감과 사냥개가 동시에 살아남기 위해선사냥이 끝나지 않는 게 최선이다. 제 스승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말은 맞는 말이나 사냥개가 움직이기 전에 주인이 먼저 사냥을 끝내 버리면 토사구팽이 되긴 마찬가지다."
"저흰 이미 상장 안량을 베었으며 그선봉 오만을 괴멸시켰습니다. 나아가 도독 원담의 십만 대군을 쳐부수기 일보직전인데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참으로 당돌한 녀석이로고. 난세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부린다면 사람그 자체가 아니라 그가 지닌 능력 하나만을 보아야 한다. 다른 것들은 모두 쓸모가 없지. 잘 생각해 보아라."

우마차를 가득 몰고 온 문관 하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차 위엔 새하얀 쌀밥이 잔뜩 담겨 있었다. 전투를 치르는 와중이라도 밥은 먹어가며 싸워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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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의미심장한 문구들이 눈에 띈다.


"절박한 상황일수록 조급해하지 말고 모든 것을 차분히 살펴 가며 움직여야 하니 말이외다."

"허어...... 예로부터 군주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자리였다. 네게 허물이 있는것 같지도 않지만, 설령 있다 한들 그 역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정히 죄를 청하고 싶다면 고개를 들고 군을 추슬러 세양을 점령하고 여포의 목을 베어가지고 오거라. 그것이 네가 속죄할 유일한 길이다." 

무릉도원의 정보를 이용하는 건 물론 좋지만 언제까지고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도 내가 가진, 나만의 능력을 키워야만 할터다.

<죽을 때 죽더라도 항우는 뛰어넘고 죽어야겠다고 병사 천 명만 데리고 십만명한테 달려들어서 안량, 문추에 허유까지 죽인 게 여포임.ㅋㅋㅋㅋㅋㅋㅋ 진궁이 중간에 지원군 데리고 가다가 막히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전투에서 여포가 이겼을지도 모름 ㅇㅇ 여포가 진짜 초극강개먼치킨임>

"죽을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막아라!"

"어쩔 수 없습니다. 어지간해선 형님이 출격하시는 걸 반대하지 않겠습니다만, 이번엔 어지간한 상황입니다."

"천 명으로 대군과 싸워 동맹을 지켜냈으니 이쯤에서 만족함을 알고 물러남이 옳습니다."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니

살아남는 것이 전부인 시대다.
내가 진궁이었어도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아군을 속이는 것쯤 얼마든지 거리낌 없이 했을 터였다.

살아남아야겠다고 정신없이 발버둥친 것일 뿐이었는데.

"술이 원수지, 진짜."

애초에 내가 이 시대에서 이루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바로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낳아 놀고 먹으며 잘 살다 가는 것이니까.

전쟁이란 모름지기 천시(天時)와 인시(人時)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인시는 인간의 일이라 어찌 할 수 있다고 해도 하늘의 도움이 필요한 천시는 방법이 없지요. 해서 저는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부라니요?"
"인간이 알지 못하는 하늘, 혹은 자연의 법칙이라는 것이 천시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법칙을 찾는 연구이지요. 그렇게 천시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자연의 이치에 대해 알게 되었지요."

데이터는 쌓이면 쌓일수록 좋겠지.

확실히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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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도 유벽이 좋아서 구하려는건 아니다. 무릉도원을 통해 유벽을 살리고나면 여남군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것도가능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구하려는 거지.

무릉도원에선 오만이라고 했지만 형님을 꼬시려면 상대가 강하다는 걸 어필해야 한다.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전쟁이란 잘 훈련된 군대와 장수가 있어야 할 수있다는 걸 말이야.

"무릇 신하란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위엄을 떨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존재이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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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중요한 역할을 내게 맡긴단 겁니까?"
가만히 듣고만 있던 장비가 의외라는듯 반문했다.
"가장 위험하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하여 장군께서 거절하신다 한들 원망할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 숙고하여 결정 해 주시길 바랍니다."
"거절은 무슨. 이 사람을 그리 믿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외다."
중임을 맡아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장비가 씩 웃고 있었다.

아, 이 짜식. 일절만 해야지, 이절 삼절까지 하려고 드네.
"일절만 하자, 일절만."

평화롭다고 해서 아무런 일도 안 해도 되는 건 아니다. 단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던, 위급하던 때와 달리 좀 더 여유가 있을 뿐이지.

뭐가 문제이건 간에 해결하고 해결하며 또 해결할 거다.
그렇게 해서 형님의 세력이 망하지 않도록, 내 목이 잘리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거다.

"내가 구라치는 거 봤어? 노력은 또 모르겠지만 노오오력은 너흴 배신하지 않는다!"
"와아아아! 노오오력이다! 노오오력하자!"

"백성 민(民)에 원할 원(願)이라...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명확하게 파악되는 단어로군."

"호족을 적대하는 대신, 그들을 이용하십시오."
"이용하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립니까?"
"소인이 보니 장군께서는 호족을 냉대하며 그들에게 아주 자그마한 권한조차 주지 않고자 하시더군요. 장군께서생각하고 계시듯 호족은 분명 까다롭고번거로우며 때로는 모든 일의 걸림돌이되기도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호족은행정의 허리이며 인재의 양성을 위한 보고임과 동시에 산실입니다. 한 개의 성이라면 모를까 한 개의 주, 나아가 천하를 도모하기 위해선 그들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그들이 얻기를 원하는 힘을 주십시오. 의무라는 강력한 재갈을 그들의 입에 물리면서 말입니다."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였다. 서류를 꾸미고, 입을 맞추면 된다. 그러면 자신은 세금으로 푼돈을 약간 던져주고 나서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되리라.

세상엔 모르는 채로 넘어가는 게 나은 일도 있는 법이다.

뒷마을 박 씨 할아버지네에서 자라 우리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됐던 민식이 형이 농사일을 돕겠다며 한 번씩 찾아왔을때, 형을 보고 웃던 동네 아저씨들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높은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대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와서 돕겠다는 그 마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은,
뭐 그런 거라고나 할까?

나는 미래를 알고 있다.

"출신, 경력, 나이...... 그 어떤 것도 보지 않고 그저 능력만을 보고 사람을 부린다는 장군의 그 배포에 소생은 그저감탄할 뿐입니다."
"예?"
"세상은 사람을 판단하기에 앞서 그의 출신을 보고, 가문을 보며, 경력과 나이를 두루 따진 이후에나 본연의 능력을 보기 마련입니다. 능력이 있으나 출신이 비천하고, 가문이 한미하여 빛을 못 보는 이들이 참으로 많지요. 하나 장군께서는 다르시니 앞으로 천하의 인재가 구름과도 같이 몰려들 것입니다."

내정에 관련한, 진짜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일은 제갈근이 전담해서 맡아준 덕분이다. 그냥 내가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농사에나 신경 쓰고 있으니 새삼 농부가 내 천직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진궁도 그랬지만 이 사람들도 그냥 유벽과 손견의 움직임 하나만으로 이 상황의 앞뒤 전후를 다 이해하고 있다.
괴물 같은 인간들이다.

"난세란 속고 속이는 전란의 시대이지요.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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