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전파천문학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오늘도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이쪽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본문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아직도 모르는 세상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여실히 실감하게 된다. 문득 작년에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책《문과 남자의 과학공부》에서 저자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내 기억을 잠시나마 더듬어 보자면 ‘인문학만 알던 내가 과학을 공부하고 나서 그동안 세상을 절반만 알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뭐 이런 취지의 글이었는데, 이 말에 담긴 유시민 작가의 심정을 이제야 나도 비로소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게 된 듯하다.

또한 본문을 읽으면서 인간의 유한함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함께 엿볼 수 있어서 마치 양날의 검과 같이 인간이라는 하나의 대상에서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말이 안되는 문장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유한하지만 무한하다‘ 는 식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이렇게 막상 쓰고보니 ‘유한하지만 무한하다‘ 라는 이 문장이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다‘와 비슷한 성격의 문장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문장을 읽다보니 몇몇 용어들은 분명 앞에서 봤던 것들인데, 읽다말다를 반복하며 이 책을 읽다보니 그 개념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다. 예를 들어, 퀘이사, 펄서 같은 용어들은 분명 앞에서 접했던 것들임에도 그것들이 지칭하는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찾아보든지 아니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알아보는 식으로 하여 그 의미를 명확히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용어의 생소함 때문에 내가 학창시절에 과학 과목에 흥미를 많이 갖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시간이 꽤나 지났음에도 과학 책을 읽었을 때 나오는 다양한 용어들에 난감함을 느끼는 걸 보면 다른 건 몰라도 나라는 사람이 애초에 전문 과학자 쪽으로 갈 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지금 시점에서는 과학 분야에 대한 교양 수준정도의 호기심은 어느정도 생긴 것 같아서, 관련 분야에 대한 독서는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다만 전문 과학자의 길은 아무나 가는 길이 아니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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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저자는 우리가 속한 지구와 외계 행성의 문명간 교류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세계사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 중 하나를 인용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멕시코 지방에 있었던 아즈텍 문명이 신문물로 무장한 스페인 인들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되는 이야기였다. 본문에는 이에 관해 굉장히 자세하게 나오지만 여기서 이야기의 핵심만 간단히 적어보자면 기술적으로 앞선 선진 문명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문명을 얼마든지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인 내가 느끼기에 우주에 관한 책인 이 책에서 저자가 역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 문명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우주 상의 외계 문명간에 어떤 기술적인 우열관계가 성립한다고 했을 때 위에 나온 아즈텍 문명과 스페인 인들의 관계처럼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일방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시사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비록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는 아닐지 몰라도,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것이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껴졌기에 저자인 칼 세이건이 얼마나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우주에서 오는 전파 신호는 보통 인간 활동과 전혀 관련없는 주파수 대역에서 잡힌다. 예를 들어 퀘이사와 펄서가 내놓는 전파 신호가 그렇고, 태양계 행성들이나 별의 대기층에서 방출되는 신호들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태양계 행성들의 경우 거의 모두가 강한 전파원이어서 전파천문학 발달의 초기 단계부터 우리는 행성을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 - P594

우리에게 더욱 다행인 것은 전파의 주파수 대역이 매우 넓다는 점이다. 우주 어디에서 발달된 기술 문명이든 일단 특정 주파수 대역의 전자기파 복사를 검출할 수만 있으면 전파 대역의 존재도 곧 알아차리고 그 주파수 대역의 신호를 수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P594

환경의 악화가 나무 위에서의 생활을 즐기던 영장류들로 하여금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고, 그들의 지적 능력은 이 고민을 통하여 크게 발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이 묘한 우연들의 연속을 언급하게 된 배경일 것이다. - P596

연속되는 우연이 지구 생명과 인류의 진화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 P596

드레이크 방정식의 가치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겠지만, 한가지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방정식이 항성천문학, 행성과학, 유기화학, 진화생물학, 역사학, 정치학, 이상심리학 등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모스의 상당 부분이 이 하나의 방정식에 들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 P598

우리 은하에 들어 있는 별의 총수 N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다. 하늘에서 우리 은하를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좁은 영역을 하나 선정해서 그 영역에 들어 있는 별들을 하나씩 헤아린 다음, 그 결과를 은하의 전 영역에 대응하는 값으로 환산한다. - P598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은하수 은하에 약 4000억 개(4x10^11개)의 별이 있다고 한다. 이 많은 별들 중에서 극소수만이 질량이 큰 별이다. 무거운 별일수록 자신의 핵에너지를 과도하게 낭비하기 때문에 질량이 가벼운 별들에 비하여 수명이 매우 짧다. - P599

대부분의 가벼운 별들은 수명이 수십억 년에 이르며 오랜 세월에 걸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적정한 양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별들 주위에 행성이 있다면, 그 행성은 그 별로부터 생명이 발생하고 진화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적절하게 공급받게 된다. - P599

행성의 형성이 별의 형성 과정에 동반되는 현상이라는 증거가 도처에 널려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목성, 토성, 천왕성의 주위에는 많은 수의 위성들이 있다. 그러므로 거대 행성 하나하나가 소형의 태양계인셈이다. - P599

쌍성계 형성에 관한 연구, 별 주위를 도는 기체 원반에서 관측되는 제반 현상들, 태양에 가까이 있는 별들에서 검출되는 중력 섭동의 결과 등을 놓고 볼 때, 우리는 행성의 형성이 별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하나의 동반 현상이라고 믿을 수 있다. - P600

목성과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 P600

생물들은 일단 태어나기만 하면 주위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집요한 생명력으로 개체 수를 증가시키며 서식지를 급속히 넓혀 간다. - P600

행성계 하나에 생명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천체가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 - P600

인류가 현재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추기까지, 그리고 오늘의 고도 기술 문명 사회로 진입하기까지 진화의 역사에서 중대한 사건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 사건들의 내용과 발생 순서를 볼 것 같으면 한 사건의 발생이 그 다음 사건에 반드시 선행돼야 할 하등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분히 우연이 지배하는 사건들의 연속인 것이다. - P601

다른 한편에서 보면 한 문명권이 특정 능력을 소유한 고도의 기술 문명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우리가 밟아온 경로와 반드시 같아야 할 이유도 없다. 고도 문명 사회로 진입하는 경로는 여럿일 수 있다. - P601

태양의 앞으로 남은 수명 50억 년 - P602

아직도 우리는 한순간의 방심으로 파멸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 - P603

드레이크 방정식의 주로 앞부분에 오는 인자들, 즉 천문학, 유기화학, 진화생물학 등과 관련된 인자들의 추정값에도 불확실한 점이 물론 많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정치와 경제, 그리고 지구의 경우, 인간 본성에 관한 인자들이야말로 이 방정식에서 가장 불확실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 P604

은하 문명권의 거의 대부분이 자기 파멸의 길을 걷지 않는다면 부드럽고 달콤한 별들의 메시지가 온 하늘을 가득 채울 것이다. - P604

교신 가능한 고등 문명의 개수 N은 여러 가지 인수因數 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개개의 인수가 크면 클수록 많은 수의 문명권을 기대할 수 있다. - P597

N* : 은하수 은하 안에 있는 별들의 총수

f(p) : 행성계를 가지고 있는 별들의 비율, 또는 행성계를 동반할 확률.

n(e) : 주어진 행성계에서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행성들의 평균 개수.

f(l) : 생명이 실제로 탄생할 수 있었던 행성들이 차지하는 비율. 또는 생명 탄생 확률.

f(i) : 태어난 생명이 지적 능력을 갖출 수 있기까지 진화할 수 있는 확률.

f(c) : 지적 생물이 우리와 교신할 수 있을 정도의 고도 기술 문명으로 진화할 확률.

f(L) : 행성의 수명에서 고도 기술 문명의 지속 기간이 차지하는 비율. - P597

메시지에 담긴 내용은 둘째로 치고, 외계 신호의 접수만으로도 외계 문명의 탐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할 수 있다. - P604

수백만 개에 이르는 문명 사회가 은하수 은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면 문명 사회들 사이의 평균 거리는 대략 200광년이 된다.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라디오 전파라고 하더라도 가장 가까운 이웃까지 가는데 2세기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구 문명이 이러한 대화를 시도했다면 케플러가 보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 우리가 받는 셈이 된다. - P605

전파천문학은 우리에게 비교적 새로운 분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현 수준은 범은하적 관점에서 볼 때 뒤쳐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에게 신호를 보내려고 애를 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낸 신호를 받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보다 앞선 문명권에서는 수신보다 송신이 더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 P605

해리 후디니Harry Houdini(1874~1926년)는 미국의 유명한 마술사이다. - P607

"우리의 인내에 한계가 없는 줄 안다." - P607

프랑스에서 라 페루스가 탐험대의 선원을 모집하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다. 그래서 똑똑하고 열성적인 젊은이들도 많이 탈락했다. 이 중에 코르시카 섬 출신의 젊은 포병 장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Napoleon Bonaparte가 끼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사의 흥미로운 한 분기점이 아닐 수 없다. 라 페루스가 나폴레옹을 선발했더라면, 로제타석은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그렇다면 샹폴리옹의 상형 문자 해독은 불가능했을 게고, 근·현대사는 여러 면에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것이다. - P607

인류사에서 문명과 문명 사이의 만남은 그리 우호적인 것이 아니었다. 라디오 신호를 이용한 접촉처럼 키스같이 가벼운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것이었다. - P606

앉은부채skunk cabbage는 습한 땅에서 자라고 뿌리와 줄기가 짧고 굵으며 잎이 넓은 북아메리카 산의 다년초로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 P608

틀링지트 족의 코위 추장이 들려준 이야기에서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 문자 문화가 없는 사회에서도 고도 기술 문명과의 만남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수세대에 걸쳐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고도의 기술문명을 자랑하는 외계의 지적 존재가 수백 또는 수천 년 전에 지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면, 그 만남이 비록 문자 발명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외계 문명과의 접촉을 알 수 있는 구전이 어디엔가 전해오리라고 믿어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는 외계 문명과의 접촉을 짐작할 수 있는 이와 같은 설화나 전설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 P609

아스텍과 스페인의 기술 격차는 기껏해야 수세기에 불과했지만, 그 차이는 아스텍 인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 P614

우리가 겪어 본 문화 간 갈등의 음울한 실상이 범은하적凡銀河的 규모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라면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은 우리의 셰익스피어나, 바흐나, 베르메르와 같은 이들에게 일시적 경의는 표할지 몰라도 지구 문명은 바로 끝장내 버릴 것이다. - P614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외계 문명권이 200광년의 거리에 있고 그들이 광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그곳에서 우리에게 오는 데에는 200년이면 충분하다. 그들이 광속의 100분의 1이나 1,000분의 1의 속도로 느리게 움직였다고 하더라도, 총 비행 시간은 기껏해야 2만 내지 20만 년일 것이다. 이 기간은 인류가 지구에 태어난 이래 지금까지 경과한 시간보다 훨씬 짧다. - P615

그 어떤 문명도 인구를 제한하지 않고는 성간 탐험을 한없이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사회가 인구 폭발에 직면하면 그 행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 에너지 그리고 과학 기술을 전적으로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데 투자해야 한다. 이것은 특정한 문명만이 아니라 어떤 문명에나 적용되는 아주 강력한 원리이다. 한 행성의 사회 제도나 그곳에 번성하는 생물의 생물학적 구조에 관계없이 인구가 지수 함수적으로 팽창하면 그 행성의 자원은 결국 동이 나고 만다. - P618

다른 별에 가고자 하는 동기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우리의 태양이나 태양계 가까운 곳에 있는 어떤 별이 곧 초신성으로 폭발할 상황에 놓여 있다면, 인류는 성간 우주 비행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기술문명이 정말로 대단한 수준에 도달했는데, 은하의 중심이 곧 폭발할 단계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치자. 이 경우에는 성간 이주가 아니라 은하간 이주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규모의 폭발적인 격변을 우주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하 간 방랑을 일삼는 문명도 생각할 수는 있으나, 그들이 우리 지구에까지 올리는 없을 것이다. - P616

어쨌든 인구 증가율이 낮은 문명권이 성간 식민지를 우주 여러 곳에 구축하려면 긴 세월이 필요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성간 이주의 속도와 인구 증가율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 P618

우리가 전파 망원경이나 우주선을 갖기 시작한 것은 겨우 수십 년 전부터이며 우리의 기술 문명은 고작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한편 인류가 과학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 것은 수천 년밖에 되지 않는다. - P619

일반적으로 지구 문명의 나이는 1만 내지 2만 년이라고 한다. 지구에 인류가 태어난 시기부터 따져 본다고 하더라도 수백만 년을 크게 넘지 않는다. 우리의 기술 문명이 발달해 온 속도는 이 정도로 느리기만 했다. 불과 수십 년밖에 안되는 우리의 경험으로 100만 년의 역사를 헤아려 보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우주를 개척하기 시작한 지 100만 년이나 지난 문명 사회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는 있다. - P619

공상 과학 소설과 UFO 문학에서 즐겨 다루는 소재가 문명과 문명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다. 외계 문명이 소유한 우주선이나 광선총이 우리 지구 문명의 것과 다르기는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쌍방이 대등한 수준의 전력을 갖고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친다. 그러나 실제로 은하의 어느 두 문명권이 대등한 수준일 리가 없다. 그 어떤 대결에서든 항상 한 문명이 다른 문명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 P620

100만 년이라는 세월은 엄청 긴 시간이다.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문명권이 지구로 와서 무엇을 한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할 것이다. 그들의 기술과 과학의 수준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앞설 것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 P620

지구 문명이 악의에 찬 외계 문명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동족이나 다른 문명권과 잘 어울려 살 줄 아는방법을 이미 터득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다스리고 남과 어울려 살 줄 모른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 낼 수 없었을 것이다. - P620

우리가 외계 문명과의 만남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후진성에서 유래한 것이다. - P621

우리의 공포감은 우리 자신의 죄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잘 알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한 문명이 그보다 약간 선진적인 또는 약간 후진적인 문명에게 철저하게 파괴당하는 야만적 상황을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했다. 콜럼버스와 아라와크 족Arawaks의 만남이 그랬고 코르테스와 아스텍이 그랬다. 라 페루스와의 만남 이후 틀링지트 족이 겪어야 했던 최후 운명이 또한 그랬다. 우리는 저들도 우리와 같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외계 문명과의 조우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 P621

문명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과학자들이 비과학자들을 설득하여 외계 생명의 탐색 사업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얻어 내기가 불가능한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사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내부에만 투자하고, 통념이 사회를 철저하게 지배하여 별 세계의 탐색 같은 것은 아예 생각도 할 수도 없는 사회이다. 다른 하나는 외계 문명과 접촉해 보고 싶다는 희망을 꿈꿀 수 있으며, 또 시민 전체가 위대한 이 꿈을 공유하여 외계 문명과의 만남을 위한 대규모의 연구가 실행될 수 있는 사회이다. - P622

외계 문명이 발견된다면 인류사와 지구 행성의 의미는 그 근본에서부터 변혁을 겪게 될 것이다. - P623

소수素數는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똑 떨어지게 나눠지는 자연수다. 가장 작은 소수 열 개를 써 보면 다음과 같다. 1, 2, 3, 5, 7, 11, 13, 17, 19, 23. - P623

소수가 가진 특성을 생각할 때 어떤 전파 신호가 소수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것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물리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수신한 신호가 소수만으로 된 신호라면 적어도 소수를 좋아하는 문명권이 저 멀리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 P623

전 지구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바로 그 로켓과 핵 기술이 우리를 다른 행성과 별에까지 실어 날라준다. - P628

그날은 올 것입니다. 하루하루의 끝없는 반복을 통해 그날은 우리에게 오고야 말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육체 안에 가능성으로만 숨어 있던 그 무엇이 자신의 참 모습을 언젠가 드러내어, 지구를 발받침으로 삼아 훌쩍 밟고 일어서서, 큰 소리로 웃으며 저 별들에게 우리의 손을 내밀 날이 정녕 우리에게 오고야 말 것입니다. - P631

코스모스의 발견은 바로 ‘어제‘ 일어난 사건이다. 지난 100만년 동안 우리는 지구 이외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해 왔다. 그것에 비교한다면 아리스타르코스에서 현대까지의 기간은 0.1퍼센트에 불과한 찰나일 뿐이다. - P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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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진화론과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평소 진화론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부분일 듯하다.

다른 동물들과 여타의 조건이 동일하다면 어리석은 머리보다 명석한 두뇌를 갖는 것이 살아가는 데 월등하게 유리하다. 지능이 높은 존재들은 문제를 남보다 더 잘 해결할 줄 알고, 더 오래 살 수 있으며 새끼도 더 많이 낳는다. - P567

우리의 연구 대상이 지구라는 이름의 단 하나의 행성에서 볼 수 있었던 진화의 계통에 묶여 있는 한, 외계 생물이 얼마나 탁월한 지적 능력의 소유자들이며 그들이 이룩한 문명 또한 얼마나 높은 수준일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 P568

지구의 경우를 보건대 유전적 다양성은 일련의 우발적 사건들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유전자들의 선택 과정도 따지고 보면 우연성을 동반하는 환경적 요인들에 따라 좌우된다. - P568

멀리 떨어져 있는 자기 분신들이 전파 교신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여 하나의 총체적 개체를 이루는 일이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지구상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P569

오늘날에는 전 세계적 규모의 라디오ㆍ텔레비전 방송망, 레이더 전파 교신망 등이 행성 지구를 온통 휩싸고 있다. 라디오 방송이 이용하는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는 지구가 목성보다 심지어 태양보다도 더 밝고 더 강력한 신호를 내는 전파의 방출원이다. - P571

지구가 하루 한 번씩 자전하므로 지상의 강력한 전파 송신기들도 자동적으로 하늘을 하루에 한 번씩 휩쓴다. 그러므로 외계 문명권의 전파천문학자들이라면 지구의 자전 주기, 즉 하루의 길이를 자신들이 수신한 전파 신호의 시간에 따른 변화에서부터 쉽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 P571

지구상에서는 레이더용 송신기가 가장 강력한 전파원의 하나이다. 그중에서 어떤 것들은 지구와 가까운 행성들의 표면을 더듬는 전파 손가락으로 이용된다. 레이더 빔이 하늘에 투사됐을 때 차지하는 넓이가 행성들보다 훨씬 더 넓기 때문에, 지구에서 송출하는 레이더전파 신호의 대부분은 바람처럼 태양계를 벗어나 별과 별 사이 공간으로 깊숙이 전파된다. 그러므로 어느 한 외계 문명권이 감도가 썩 좋은 전파 망원경을 가지고 있다면 그 망원경으로 우리의 레이더 신호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 P571

레이더 송신은 대부분 군사용 목적으로 쓰인다.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의 대규모 공격이 두려워서 우리는 군사용 레이더로 전 하늘을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 P571

레이더 전파 신호의 정보량은 거의 0에 가깝다. 삐- 삐- 삐 하는 식의 수학적 패턴을 단순 반복하는 것이다. 인류 전체를 멸망으로 이끌지 모르는 불길한 사건의 조짐을 불과 15분 전에 알아내기 위해 우리는 이 짓을 열심히 하고 있다. - P571

지구에서 송신되는 전파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나가고 가장 쉽게 인지될 수 있는 것은 텔레비전 방송 신호이다. 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한 방송국이 지구의 지평선 밑으로 사라질 때 반대편 지평선에서는 또 다른 방송국이 떠오를 것이다.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이다. - P572

나중에 내보낸 방송이 먼저 나간 방송보다 빨리 전파되게 할 방법도 없고 이미 나간 방송을 중간에 가로채서 수정을 가한 다음 다시 내보내는 방법을 생각해 보지만 그것도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불가능의 근원은 광속의 유한성이다. - P573

지구에서 텔레비전 방송이 대규모로 시작된 것은 1940년대 후반이다. 이때 처음 송출된 방송은 반지름이 빛의 속도로 커지는 구의 표면을 만들면서 우주 깊숙이 점점 더 멀리 퍼져 나가고 있다. 구의 중심에는 물론 지구가 자리한다. - P573

‘체커스 Checkers 연설‘

1952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닉슨은 1만 5000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스캔들에 직면했다. 그는 이에 반박 연설을 했고 자신의 재산과 지출 내역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뇌물‘은 인정을 했는데 그것이 바로 딸이 선물로 받은 강아지 ‘체커스‘였다. - P573

시간에 따라 전파 세기가 변하는 펄스 - P575

우리 유전자에 담긴 정보는 아주 오래된 것이다. 그 대부분이 수백만년 이상 오래된 것이며 어떤 정보는 수십억 년 전으로까지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의 책에 실린 정보는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 낸 것들이다. 그렇지만 뇌에 실린 정보는 겨우 수십 년밖에 안 된 극히 최근의 정보이다. 긴 세월을 걸쳐 내려온 정보를 인간 특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없다. - P576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은 완벽한 의미의 진공이 아니다. 주로 수소 기체와 미세 고체 입자들이 희박하게 분포한다. 수소원자가 평균 1제곱센티미터에 하나 정도 들어 있다. 고체 입자는 크기가 약 0.1 마이크로미터이고 성분은 주로 규산염과 탄소알갱이로 되어 있다. 이러한 성간 티끌의 밀도는 한 변이 100미터인 정육면체 공간에 겨우 하나가 들어 있을 정도로 지극히 희박하다. - P576

보이저 우주선은 우주 공간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느리게 이동한다.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 데에도 수만 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여태껏 인류가 우주에 진수시킨 물체들 중에서 보이저가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 P577

보이저가 수년 걸려 움직인 거리를 텔레비전 방송 신호는 수시간에 주파한다. 방금 종영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토성 근처에 있는 보이저까지 달려가는 데 수시간이면 충분하다. 그 후에는 물론 보이저를 앞질러 먼 별들로 향하여 더 빨리 달려간다. 그리고 4년이 채 못 되는 짧은 기간 안에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 있다는 켄타우르스자리 알파별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이나 수백 년 후면 우주 먼 곳에 있는 문명권에서도 우리의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하게 될 것이다. - P577

결국 우리는 지구라는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물질 진화의 산물이다. 150억 년의 긴 세월을 거쳐 결국 물질은 의식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의식의 산물인 지능은 인간에게 무서운 능력을 부여했다. 인간이 자기 파멸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갖춘 현명한 존재라고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이러한 파국을 피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 P577

우주적 시간 척도에서 볼 때 지극히 짧은 시간이겠지만 우리는 어서 지구를 모든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하나의 공동체로 바꿔야 한다. 그리하여 지구상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외계 문명과의 교신을 이룩함으로써 지구 문명도 은하 문명권의 어엿한 구성원이 돼야 할 것이다. - P577

M 13은 태양계에서 2만5000광년 떨어져 있는 구상성단으로서 은하수 은하의 원반에서 위로 높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성간 소광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 P578

아레시보 성간 메시지는 총 1,679 비트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1,679는 소수 73과 23의 곱으로 주어지는 특별한 숫자이다. 신호를 수신한 측에서 1,679이 갖고 있는 이러한 특성에 착안한다면, 그들은 강약의 1,679비트 시계열 정보를 23칸, 73줄로 나열하여 ...(중략)... 그림을 만들어 볼 줄 알 것이다. - P578

인체를 구성하는 주요 원소인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 - P578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 사이에 성립하는 불변의 관계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수학보다 더 소중하며, 수학보다 더 쉽게 과오나 오류에서 해방될 수 있고, 수학보다 더 간단히 기술할 수 있으며, 수학보다 그 통용 범위가 더 넓은 언어는 결코 발견될 수 없을 것이다. - P580

수학이야말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기술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가 단 하나의 설계도를 통해서 가장 단순하게 만들어졌다는 확실한 증언을 우리는 수학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수학을 통하여 불변의 질서가 자연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믿을 수 있다. - P581

조제프 푸리에Joseph Fourier는 고체의 열전도에 관한 연구로 유명하다. 오늘날 그 결과가 행성들의 표면 성질을 알아내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그는 또한 파동과 주기 운동에 관한 연구로도 유명한데, 이 연구의 결과가 푸리에 분석이라고 불리는 수학의 한 분야를 열었다. - P583

이 소년이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 Jean François Champollion이었다. 아무도 읽을 수 없는 언어에 매혹된 이 소년은 나중에 뛰어난 언어학자로 성장했다. 그는 자신의 정열을 고대 이집트 문자 연구에 온통 쏟아 부었다. - P583

샹폴리옹은 이집트의 상형문자의 첫 번째 해독자이다. - P585

우리가 그냥 상형 문자라고 번역하는 ‘hieroglyphics‘는 원래 ‘신성한 인각문印刻文‘이라는 뜻이다. - P586

로제타석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석판은 로제타가 아니라 ‘라시드 Rashid의 돌‘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이 석판이 발견된 곳이 나일 삼각주에 위치한 라시드라는 마을이고 ‘로제타‘는 아랍어에 무지했던 유럽 인들이 라시드를 잘못 부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 P587

상형 문자가 전적으로 그림 문자이거나 전적으로 비유 문자라기보다 오히려 대부분의 기호들이 단음을 나타내는 개개의 글자이거나 아니면 음절을 표현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론 - P588

상형 문자에 나타나는 기호들 중 일부는 형상을 통해 대상을 지칭하는 그림이었다. - P589

샹폴리옹 이전의 번역자들이 실패의 쓴맛을 톡톡히 봐야했던 이유는 소리를 나타내는 표음 문자表音文字와 기호에 뜻을 담아내는 표의 문자가 이처럼 섞여 쓰였기 때문이다. - P589

돌이켜 생각하면 모든 것이 무척 쉬워 보이지만 실은 이 해독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수세기에 이르는 세월이 필요했다. 특히 고대의 기록일수록 해독하기가 더 어려웠다. 단서 중의 단서가 바로 왕의 이름을 둘러싼 긴 타원형의 표시였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2,000년 후에나 태어날 먼 미래의 이집트학 학자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이라도 주려는듯이 자기네 이름에 뚜렷한 표지를 남겼던 것이다. - P590

일방통행식 대화의 문을 열어서 수천 년 동안 벙어리로 남아있던 한 문명권으로 하여금 비로소 자신의 역사, 마술, 의술, 종교, 정치, 철학 전반에 대하여 말하게 했으니, 이때 샹폴리옹의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 P590

아무리 다른 문명권들이라고 해도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공통의 언어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 공통의 언어는 바로 과학과 수학이다. 자연의 법칙은 우주 어디를 가든 동일하다. - P590

멀리 있는 별이나 은하의 스펙트럼을 찍어 보면 태양의 스펙트럼과 비슷할 뿐 아니라 지구에서 적절히 설계한 실험 상황에서 만들어 낸 스펙트럼과도 일치한다. 우주 어디의 물질이든 같은 종류의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자의 빛 흡수ㆍ방출 과정은 우주 어디를 가든 우리가 알고 있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 - P591

멀리 있는 은하들도 적정 궤도를 따라 상대방 주위를 서로 맴돌고 있다. 멀리 있는 수많은 은하들도 사과를 땅에 떨어뜨리고 보이저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할 수 있게 해 주는, 바로 그 중력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다. - P591

지구에서 발견된 자연의 모든 법칙이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므로, 별들 사이를 가로질러 우리에게 온 메시지도 반드시 해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목적이 지구 문명에게 무언가 그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면 그 메시지는 반드시 쉽게 해독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 P591

외계 문명과의 통신 방법은 행성들 사이가 아니라 별들 사이의 공간을 뛰어넘는 것이어야 한다. 이상적으로 그 방법은 싸고 빠르고 단순명쾌해야한다. - P591

행성 지구에서 가장 큰 전파 · 레이더 천문 관측 시설은 푸에르토리코 섬에 있는 아레시보 Arecibo 전파 · 레이더 천문대이다. - P592

주반사경은 우주 깊은 곳으로부터 오는 전파 신호를 받아서 주반사경 위에 높이 매달려 있는 부반사경으로 보내 거기에 초점을 맺게 한 다음, 그곳에 모인 신호를 전기선을 이용하여 제어실로 보내면 제어실에서 이 신호를 분석한다. 이렇게 해서 우주 저 멀리에 있는 천체를 이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 - P592

이 시설(아레시보 전파 천문대)은 레이더로도 쓰인다. 이때에는 부반사경이 전파 신호를 주반사경으로 쏘아 주면 주반사경이 그 신호를 우주로 내보낸다.  - P592

프랑스의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 Charles Messier가 작성한 메시에 목록의 열세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M 13이라는 구상 성단 - P592

우리는 쌍방이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성간 쌍방교신이 가능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저편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확실히 그렇다. - P592

전파는 빛의 속도로 공간을 움직인다. 가장 빠른 우주 탐사선에 실어 보내는 정보보다 1만 배 정도 빨리 전달된다. - P593

전파 망원경들은 아주 좁은 주파수 대역을 통해서 무척 강한 전파 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광막한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을 가로질러 외계 문명에까지 우리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 P593

만약 아레시보 망원경과 같은 크기의 전파 망원경이 외계 행성에 설치되어 있다면, 비록 그 행성이 1만 5000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우리는 그 외계 문명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1만 5000광년은 태양에서 은하수 은하 중심까지 거리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현대 과학 기술은 우리와 교신할 수 있는 외계 문명이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정확하게 알기만 한다면 그들과의 대화를 가능케 하는 수준에 와 있다. - P593

전파천문학이야말로 인류의 이 거대한 사업에 꼭 들어맞는 과학 기술이다. 그 어떤 성분의 대기가 외계 행성을 둘러싸고 있든 전파 신호는 반드시 그 대기를 뚫고 들어갈 것이다. - P593

전파는 별과 별 사이에 흩어져 있는 성간 물질에 흡수되거나 산란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대기에 스모그가 꽉 차 있는 날 가시광선은 불과 수 킬로미터도 통과할 수 없지만,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시의 방송국에서 송출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잘 들을 수 있다. - P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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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몰입의 2단계인 ‘천천히 생각하기‘ 에 대해 간략하게만 살펴봤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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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몰입의 5단계 까지 단계별로 나오는데, 저자가 제안한 이 단계 순서대로 몰입하는 습관을 만든다면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깊이 있는 몰입을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이 제안한 몰입의 5단계를 독자들이 모두 다 똑같이 하지는 못할지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몰입에 성공할 수 있다면 이전보다는 더 뛰어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몰입을 직접 경험하여 성과를 냈던 저자의 경험을 믿고 우리 각자가 속한 영역에서 멋진 결과물을 얻기 위한 방법들을 시도해봐야 겠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일이라는 것을 단지 생계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써 이루고 싶은 목적이 되어야 삶에 재미가 생기고 능률도 오르며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역설한다. 즐거워야 열심히 하게 되고 결과도 좋은 것이다. 억지로 하면 힘은 힘대로 들고 결과도 그닥 좋지 않다.

처음에는 2시간 동안 한 가지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한 문제를 2시간 동안 생각하기 위해서는 강한 인내력이 필요하고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267

2시간 동안 한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모드를 바꿔야 한다. 이제까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풀기 위해서 머리를 쥐어짰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생각을 오래 유지할 수가 없다.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생각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 P267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온몸의 힘을 빼고 필요한 근육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움직이므로 속도도 빠르고 오랜 시간 수영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 테니스나 골프, 피아노도 마찬가지다. 손이나 팔에 힘이 들어가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처럼 능숙한 사람들은 온몸의 힘을 빼고 필요한 부분만 집중하는 법을 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지치지도 않고 기량을 더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 P267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잔뜩 긴장한 채 생각을 하면 머리가 곧 피곤해지고 문제를 푸는 기량은 오히려 떨어진다. 천천히 생각하기 Slow Thinking를 하려면 우선 조용히 명상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 P268

온몸의 힘을 빼고 안락한 의자에 편안하게 앉는다. 목까지 받칠수 있는 의자를 준비해야 머리를 뒤로 젖히고 편안하게 기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를 목으로 지탱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앉은 채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데, 허리를 60도 이상 눕혀서는 안 된다. 눈을 감고 몸의 안락함을 유지한다. 여기까지는 명상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 P268

안락한 상태가 만들어지면 이제 천천히 주어진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마치 마음의 산책을 하듯이 천천히 걸어간다는 느낌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천천히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아무리 오래 생각해도 지치지 않는다. 오히려 천천히 생각할수록 아이디어가 더 잘 떠오른다. - P268

몰입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문제를 생각만으로 푸는 경험을 충분히 해야 하는 것처럼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꼭 천천히 생각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천천히 생각하는 법을 터득해서 이제는 생각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고 종일이라도 생각할 수 있다는 상태가 되면 몰입 3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된 것이다. - P268

바쁜 일상에서 천천히 생각하기를 실천하기 가장 쉬운 때가 밤에 잠자리에 들 때이다. 잠자리에 기분 좋게 편안하게 누워서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를 천천히 생각하다가 잠이 들면 된다. 이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잠을 설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말고 일어나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는다. - P269

아이디어보다도 잠을 자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에서는 차라리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를 수 없는 난도가 아주 높은 문제를 선택해서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 P269

아침에 잠에서 깰 때도 천천히 생각하기를 실천하기에 좋다. 잠은 깼는데 일어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일 때 누운 채로 생각하는데, 이 상태는 선잠 상태와 거의 비슷하다. 이때는 어제 잠들기 직전까지 생각하던 문제를 계속해서 생각한다. 이때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일어나서 기록한다. - P269

식사 후 공원을 산책하면서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책을 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기가 쉽다.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을 하면 생각의 속도도 느려지는 느낌을 받는다. 느리게 걸을수록 생각 또한 느려진다. 이를 통해서 천천히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P269

어떤 문제를 생각하려고 할 때 집중이 잘 안 되면 러닝머신 위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러닝머신은 주위의 장면이 변화하지 않으므로 산책보다 오히려 집중이 더 잘 된다. - P270

가끔 졸린 것이 문제인데, 선잠은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나는 졸리면 그 자리에서 목을 뒤로 기댄 채 선잠을자고 깨면 계속 일을 한다. - P270

똑바로 앉아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업무를 보는 것과 온몸에 힘을 빼고 편안한 자세로 업무를 보는 것의 차이는 골프 연습을 할 때 힘을 잔뜩 주면서 하는 것과 힘을 빼고 하는 것의 차이와 아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 P270

천천히 생각하는 법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중략)... 난도가 낮은 문제가 더 유리하다. - P270

온몸의 힘을 빼고 안락하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비교적 난도가 낮은 문제를 읽은 뒤 눈을 감고, 혹은 책을 덮고 가능한 한 천천히 생각하면서 푸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천천히 문제에 집중하여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천천히 생각하면 스트레스 없이 집중이 잘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P271

종일 생각하기

방법 : 좋아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매일 1시간씩 한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매일 2시간 동안 생각하고 일요일에는종일 생각한다.

의미 : 며칠이고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 유지 과정

목표 :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임을 깨닫고 습관으로 만든다. - P272

몰입 훈련이 3단계에 이르면 하프 코스 등의 단축 마라톤을 통해 풀코스 완주를 준비해야 한다. 몰입은 이미 70% 수준에 이르렀으며,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활용하고 성과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문제의 난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이때부터는 컨디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 작용을 극대화하는 몰입 과정에서 몸이나 정신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몰입을 할 때 반드시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273

이 단계에서는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하여 매일 규칙적으로 1시간씩 운동하는데, 이때 주의할 사항은 운동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다. 운동에 빠져서 2시간 또는 3시간 이상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문제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 P273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주중에는 2단계에서 하던 2시간 생각하기를 계속한다. 그리고 주말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를 선택하여 종일 한 가지 문제만을 생각하는 데 도전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면 몸과 마음이 최상의 상태가 되어 종일 한 문제만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 P273

규칙적인 운동은 삶과 일에 대한 의욕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평소에 운동을 즐기지 않던 사람도 땀 흘릴 수 있는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루에 1시간을 넘지 않게 한 달 정도 하다 보면 삶과 일에 대한 의욕이 저절로 상승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 P274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충전된 삶과 일에 대한 의욕과 사기는 직장에서 월급을 두 배로 올려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월급을 두 배로 올려준다면 만족감과 삶의 의욕은 서너 달쯤 상승 리듬이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이내 시들해지고 만다.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충전한 사기는 점점 더 커지고 소멸되지 않는다. - P274

몰입적인 사고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자 하는 굳은 의지와 삶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몰입적인 사고는 눈에 보이는 좋은 결과가 당장 나오기보다는 자신의 사고력과 창의성, 일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 P276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사고의 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서 보다 높은 뜻을 품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몰입적인 사고를 실천하게 된다. - P276

천천히 생각하기를 실천하여 명상에 의한 효과, 즉 마음이 차분해지고 행복감을 느끼는 상태를 얻으며 규칙적인 운동으로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상태가 생활 기반이 되어야 비로소 최대의 능력, 혹은 최선의 삶을 추구하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는 바로 최선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몰입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첩경이다. - P276

최상의 컨디션은 뇌와 신체가 집중된 상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빠져들 수 있고 땀을 흘리는 운동에 의하여 뇌와 신체가 집중된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몰입은 고도로 집중된 상태를 만드는 것이므로 운동으로 이미 어느 정도 집중된 상태가 만들어지면 몰입 상태로 들어가기가 한결 수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몰입 상태에 들어가서도 자신이 원할 때 몰입 상태에서 빠져나오기가 쉬워진다. - P277

진정한 의미의 최상의 컨디션은 완전한 몰입에 들어갔을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몰입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 명상의 효과를 주는 천천히 생각하기를 병행함으로써 자신의 업무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도 얻고 일상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도 유지할 수 있다. - P277

7일간 생각하기

방법 : 풀리지 않는 문제를 7일간 생각한다.

의미 : 고도의 몰입 체험

목표 : 종일 그 문제만을 생각하게 되어,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잠들고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잠에서 깬다. - P278

1단계 생각하기 훈련을 충분히 하여 스스로의 사고력에 자신감이 생기고, 2단계 천천히 생각하기를 습득하여 종일 생각해도 힘들지 않게 되며, 3단계 규칙적인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어 매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되면 이제 드디어 몰입을 경험하기 위한 조건이 모두 구비된 것이다. 이제 몰입도 100%에 이르는 풀코스 마라톤을 시도할 차례다. - P279

천천히 생각하기 훈련을 많이 해서 자신이 맡은 업무나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사고력과 창의력이 고도로 발달하여, 어떤 문제라도 지치지않고 오랜 기간 생각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난도가 높더라도 중요한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들도 모두 풀 수 있는 쉬운 문제는 아무리 많이 해결해도 별다른 발전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 P280

천천히 생각하기의 진정한 위력을 맛보기 위해서라도 중요하고 난도가 높은 문제에 도전해야 한다. 해결한다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에 도전을 해야 긴장도 되고 극도로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최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 P280

주식을 산 사람들이 주가지수는 물론 국제유가, 세계 경제 등에 관심을 갖고 그 결과에 울고 웃는 이유는 돈을 걸었기 때문이다. 천원을 투자한 사람과 천만원을 투자한 사람의 관심과 열정은 분명 다를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이 걸린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이라면? 그때의 몰입은 두뇌활동의 극대화는 물론, 자아실현과도 직결된다. - P280

난도 높은 문제를 선정하였으면 이제 그 문제만을 7일간 생각하는 데 도전한다. 난도가 높기 때문에 며칠을 생각해도 진전이 없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생각에 몰입해도 전혀 진전이 없는 문제를 푸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천천히 생각하기의 경험을 많이 쌓아 오래 생각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으면 마음만 굳게 먹으면 7일간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 뇌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 P281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 해결에 전혀 진전이 없어 보이지만 계속해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 그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과 의지가 계속 뇌에 입력된다. 그리고 내부에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상태에서 3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뇌는 비상 체제로 전환한다. 아마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판단하고 신체에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것 같다. 이 상태가 완전한 몰입이다. 의식 속에 일체의 다른 생각이 없이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 P281

몰입적 사고를 하려면 열심히 생각하기 think hard를 실천하되 천천히 생각하기 slow thinking의 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천천히 생각하기의 방법으로 계속 생각하면 keep thinking 깊은 생각deep thinking으로 바뀌고 여기서 계속 나아가 몰입도가 올라가면 생각하는 재미 fun thinking를 경험하게 된다. - P281

페이스 유지하기

방법 : 한 달 이상의 지속적인 몰입 체험

의미 : 몰입 체험을 통한 변화

목표 : 최상의 삶에 대한 깨달음 - P282

이 단계(5단계, 가치관의 변화)는 마라톤으로 치면 풀코스를 완주한 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풀코스 마라톤에 적응되었으니 이제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반복해서 마라톤을 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 또 자신이 원하는 만큼 페이스를 조절할 수도 있다. - P283

이 단계(5단계, 가치관의 변화)에 이르면 사소한 문제 하나하나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서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로 사고가 확장되고 가치관이 변화한다.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고 성공과 행복을 찾아내고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 P283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자신을 송두리째 던져서 그 문제에 몰입하게 된다. 그런 믿음이 없으면 어떤 일을 하건 엉덩이는 뒤로 뺀 채 고개만 내밀고 적당히 하는 시늉만 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능력의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일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어렵다. 즉 몰입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 P283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믿음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가치관이다. - P283

사람의 가치관은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랜 경험을 통하여 서서히 형성되고 쉽사리 바뀌지도 않는다. 그러나 몰입을 장기간 경험하면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된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몰입 상태에서 자주 경험하는 선잠이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 P284

사람은 경험하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몰입을 한 달 이상 체험하면 자신의 일이 점점 더 숭고해진다. 몰입의 결과로 얻은 아이디어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마치 자신이 아이를 잉태한 것과 같은 느낌, 신성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무엇이고 의미 없고 부질없는 활동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 P284

몰입 상태에서 세상을 보는 눈과 평상시에 세상을 보는 눈은 분명히 다르다. 몰입을 장기간 체험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변화한다. - P284

몰입은 적어도 3일 이상 일상의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풀어야 할 문제만을 생각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고도의 정신 활동이다. 따라서 사전에 충분한 사고 훈련과 강한 의지가 있어야만 몰입에 들어갈 수 있다. - P285

1단계 생각하기 연습을 마스터하면 문제 해결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2단계 천천히 생각하기를 마스터하면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즐겁고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다. 3단계인 최상의 컨디션 유지 단계를 마스터하면 자신감에 차서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러고 나면 4단계(두뇌활동의 극대화) 몰입에 들어갈 준비를 마친 것이고, 몰입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 5단계 (가치관의 변화)인 인생에 대한 여러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 P286

가장 깊이 몰입하는 방향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면 체계적으로 몰입도를 올릴 수 있고, 몰입도가 올라감에 따라 자신의 지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일에 대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P286

중요한 점은 이 다섯 단계를 실천하면 선순환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의 악순환은 일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하기가 싫어지고, 그러면 일의 능률이 떨어져서 성과가 낮아지고, 결국 상사에게 꾸지람을 받아 또 스트레스를 받으니 일하기가 점점 더 싫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면 직장생활은 점점 권태에 빠지게 된다. 몰입에 이르는 다섯 단계를 습득하면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P287

2단계(천천히 생각하기)를 습득하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오히려 게임을 할 때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고 1단계(생각하기 연습)와 3단계(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습득하면 사고력과 집중도가 올라가고 몸이 최상의 컨디션이 되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자연히 성과도 좋아져서 일이 더 재미있고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일에서의 선순환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공부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운 활동으로 바뀐다. - P287

몰입에 이르는 다섯 단계는 당신의 생활을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으로 차근차근 바꿔줄 것이다. - P287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을 그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데 그러면 일도 삶도 재미가 없어진다. 일 자체가 이루고 싶은 목적이 되어야 능률도 오르고 성공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 자체를 즐겨야 상위 1%도 되고 천재도 될 수 있다. 지금 해야 하는 일, 해야 하는 공부를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목표로 만들어라. 그러면 삶을 채우고 있는 모든 순간이 행복해질 것이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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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조나탕이 아내인 뤼시에게 하는 말로 시작한다. 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조나탕은 자신이 반드시 극복해내야 할 것(두려움 또는 기존의 안락한 환경같은 것)이 있다는 취지로 말을 했었는데, 뤼시가 이에 대해 궁금해하자 조나탕은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싶었었는지 또는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자세한 건 알려고 하지 말라는 식으로 단호하게 말한다.

살다보면 어떠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내가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것(어떤 큰 뜻이나 목표 혹은 그 동기)에 대해 궁금해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말하기보다는 행동과 결과로 내가 품은 뜻을 증명해내고자하는 마음으로 인해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경우들이 있는데 위의 이야기에 나오는 조나탕의 모습을 통해 그런 것들이 느껴졌다. 만약 내가 조나탕이였더라도 비슷한 식으로 반응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 경험상 저런 상황일 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주변에서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오히려 뭔가를 자꾸 더 궁금해하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내린 마음의 결정을 자꾸만 뒤흔드는 것은 도움이 되기는 커녕 당사자에게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그 사람을 방해하려는 악의적인 목적이라면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 사람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그냥 그 결정을 존중해주면 되는 것이다. 설령 그가 나중에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채 실패를 하고 돌아오더라도 그것은 당사자의 책임일 뿐 주변 사람의 책임은 아닌 것이 되기에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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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개미의 유형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특별히, 생식 능력이 없는 일개미와 생식 능력을 가진 개미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각자 전문적인 분야가 있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나는 여기서 생식능력의 유무보다는 각자 전문적인 분야가 있다는 말에 좀 더 포인트를 두고 보고 싶었다. 이 책에 나온 개미를 사람으로 치환해서 생각해본다면, 사람마다 자기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 마련인데, 이는 어찌보면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어느정도는 정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흔히 나오는 논쟁 중 하나로 ‘성공에 필요한 것은 재능이냐 노력이냐‘ 하는 것이 있다. 이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에디슨의 말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이 말은 해석하는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그 해석이 뒤바뀔 수 있는데, 적어도 내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시점에서 생각해본다면 1%의 영감이 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언급하는 1%의 영감이라는 것은 후천적인 요인인 99%의 노력에 상대되는 개념으로써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인 것이 없으면 후천적으로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천재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 수준의 레벨까지는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1%의 영감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의 경우에는 후천적인 노력 99%를 한다면 천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이 차이가 종이 한 장 차이처럼 미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1등과 2등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비록 현실에서는 천재적인 1%의 영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99%의 노력을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기에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 거로 알고 있고, 나도 그 이야기에 일정부분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읽은 본문에서만큼은 타고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누구는 일개미로 태어나고 누구는 수개미나 여왕개미로 태어나서 말그대로 생긴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내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현상유지하는 것조차도 어려워질 수 있기에 설령 현실을 살면서 좌절하거나 낙심되는 순간이 올지라도 끊임없이 노력은 하면서 살아가는 게 맞다고 본다. 물론 이러한 결론은 오늘 읽은 본문의 내용과는 좀 다른 느낌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찌보면 더 중요한 생각일 수 있기에 두서없이 끄적여보았다.

위에 끄적인 말들을 곱씹어 생각해보다가 떠오른 말이 있다. ‘노력은 선택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의무다.‘ 설령 1등은 못할지언정 적어도 살고자 한다면 말이다. 또다른 말도 떠오른다. ‘노력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자 도구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위와 같은 나름의 결론을 얻었는데, 비슷한 맥락으로 하나 더 추가하자면 ‘노력은 영원한 나의 친구다. 죽는 날까지 함께 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반대로 해석해보면 ‘노력하지 않는 자는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다.‘ 정도로 바꿔볼 수도 있겠다.

‘노력은 생존이다.‘

1% 영감의 중요성을 얘기하다가 생각의 흐름이 어느순간 99% 노력 쪽으로 흘렀고 그 결과 위와 같이 단순해보이지만 그 뜻은 결코 단순하지 않은 문장이 탄생했다. 설령 최고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역시 노력만이 살 길이라는 점은 불변의 진리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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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읽어나가다가 고참 병정개미가 신참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가 느낀 여기서의 핵심은 모든 전투 또는 싸움이라는 것은 그것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그 결과가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실제로 결투를 벌이는 것은 이미 결정된 결과를 단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며,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당사자의 마음먹기에 달려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얘기는 정확히 어딘지는 잘 몰라도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들어봤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오늘 독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방법을 익혀보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을 듯하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가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얘기를 좀 더 보태보자면, 위에서 언급한 마음먹기라는 것은 결국 자신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은 내가 사전에 준비된만큼 비례해서 커지는 것이기에 싸우기에 앞서 체력적인 것이든 또는 정신적인 것이든 아니면 실력적인 것이든 평소에 잘 단련해 놓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학생이라면 다가오는 시험이라는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학습량을 늘리거나 실전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직장인이라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해내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이 작은 동굴까지 그들을 찾아올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그곳에서 그들은 마치 어머니 배속의 난소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미안해. 하지만 당신 알아야 할 게 있어. 이 지하실은 나하고만 상관있는 거야. 이건 내 일이고, 내가 갈 길이야. 아무도 끼어들어선 안 돼. 내 말 알아듣겠어?

답을 찾으려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단다.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답을 찾아내지 못할 거야.

구원은 지진이라는 뜻하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왔다.

우선 살아남아야 한다.

위험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때로는 가장 안전하다

호감은 가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발휘하기보다는, 싫어도 내가 아는 사람을 위해 비겁자로 처신하는 게 더 나을 때가 가끔은 있는 법이지요.

개미들도 모든 것을 견디어 내지. 1945년 핵폭발이 있었을 때, 개미와 전갈만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네. 개미는 그것에조차 적응을 했던 거지.

곤충들은 우리처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지 않다네. 바깥 기온이 18도이면 곤충의 몸속도 18도이지. 날이 뜨거워지면 곤충의 피도 부글거리게 되는 거야. 곤충들은 그것을 참아 낼 수가 없지.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면 마냥개미들은 야영할 둥지를 파고 그 안에서 날씨가 서늘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짧은 겨울잠과도 같은 것이지. 겨울잠은 추위 때문에 꼼짝을 못 하는 것이고, 그것은 더위 때문에 꼼짝을 못 하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말일세.

사람들은 저마다 대화의 상대방을, 치료비 안 받는 정신과 의사 정도로 생각하고 그를 이용하려고만 든다. 그래서 평행선처럼 서로 만나지 않는 독백들을 늘어놓을 뿐이다.

묻는 사람은 잠깐 바보가 되지만 묻지 않는 사람은 평생 바보가 된다

일개미들은 생식 능력을 갖지 못한 채 태어난다. 할 일이 많은 일개미들이 성적인 충동 때문에 한 눈을 파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생식 능력은 모두 생식만을 도맡아 하는 전문가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수개미와 암개미, 다시 말하면 개미 문명의 왕자와 공주만이 생식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생식 능력을 가진 개미들은 오로지 사랑을 위해서 태어나고 그것을 위한 특별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들은, 교미하기에 편리하게끔 여러가지 오묘한 기관들을 지니고 태어난다. 날개가 그렇고, 추상적인 감정을 주고받는 더듬이가 그러하며, 적외선을 감지하는 홑눈이 그렇다.

외부에서 침입해 온 자는 죽여 버려야 하는 것이다.

방법은 완전 소통밖에 없다.

어째서 어떤 알은 수정이 되고, 어떤 알은 수정이 되지 않는 걸까? 아마 온도 탓일 게다. 20도 이하에서는 여왕의 저정낭(貯精囊)이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왕은 수정이 안 된 알을 낳게 된다. 그러니까 수개미들은 추위의 산물인 셈이다. 죽음이 추위의 산물이듯이.

두 개의 뇌 사이에는 늘 갖가지 오해와 거짓이 생기게 마련이니라.

두 생각이 혼인을 하는 것이다. 이제는 관념을 부호로 만들고 해독할 필요가 없다. 관념들은 이미지, 음악, 감정, 향기와 같이 원래 그대로의 단순한 상태로 전달되는 것이다.

개미에게는 시간이 상대적이다. 날씨가 더울 때는 시간의 길이가 아주 짧다. 날씨가 추울 때는, 시간이 축축 늘어지고 무한히 길어져, 마침내는 동면을 하면서 그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까지 된다.

시간에 대한 지각이 이렇게 탄력적인 까닭에, 개미는 사물의 속도를 지각하는 데서도 우리와 사뭇 다르다. 사물의 운동을 규정할 때, 곤충들은 단지 공간과 소요시간만을 고려하는 게 아니라, 제3의 요소인 온도를 덧붙인다.

텔레비전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거야. 우리 머릿속에 갖가지 획일적인 심상을 심어 넣지. 온갖 방법으로 별별 얘기를 다 한단 말이지.

내버려 둬. 그거라도 보면서 위안을 찾아야지.

날 믿어줘. 난 끝까지 가야 돼. 난 미친 게 아냐.

몸은 늙어가지만, 머리는 젊어지고 있어.

나중에 다시 올라올 수 있으려면 더 아래로 자꾸자꾸 내려가야돼..... 수영장 같은 거지. 다시 올라올 수 있는 힘을 얻으려면 바닥을 디뎌야 하는 거야.

가장 어린 생명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알은 촉촉하고 따뜻하게, 고치는 보송보송하고 따뜻하게.> 이것이 훌륭한 2세를 만들기 위한 개미 세계의 오랜 비방이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이다. 신경 조직, 호흡기, 소화기, 감각 기관, 딱지......

조용히 하게,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네.

일에는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일보다는 생명을 보전하는 일이 우선이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개미는 사회성을 타고난다.

개미와 인간은 둘 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종이며, 살아가는 방법을 혼자서 터득할 줄도 모르고 터득할 수도 없다.

어른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약점이다. 그러나 그 의존성이 또 다른 진화를 가져온다. 지식 추구가 그것이다. 어린 개체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터에, 생존 능력을 지닌 성숙한 개체들이 곁에 있으니, 어린 개체들이 처음부터 성숙한 개체들에게서 지식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개미들은 전혀 한 눈을 팔지 않고 일에 몰두해있다. 자기들이 보살피는 버섯 사이에 잡초 하나, 기생 곰팡이 하나라도 끼어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느타리에는 미르미카신이 배어 있었다. 보통 희석시켜서 제초제로 사용하는 아주 강렬한 산(酸)이다.

겨레 안에 미쳐 버린 세포들이 있다.

모든 것은 접전을 벌이기 전에 결정이 나 있는 것이다. 위턱으로 공격을 하거나 개미산을 쏘는 것은, 이미 두 교전자가 인정하고 있는 승부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교전을 벌이기 전에 이미 이기려고 마음을 먹은 자와 패배를 받아들이려는 자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전투란 그렇게 역할을 나누는 문제일 뿐이다. 각자 자기의 역할을 선택하고 나면, 승리를 결심한 자는 겨냥을 하지 않고 쏘아도 과녁의 한가운데를 명중시킬 수 있을 것이고, 패배를 생각한 자는 제 위턱을 아무리 휘둘러도 상대에게 상처조차 입히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해줄 수 있는 충고는 단 하나. 승리한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법. 승리하는 것을 자기 몫으로 받아들인 자를 그 무엇이 당할 수 있으랴.

이왕 태어났으니, 되도록 오래 살아야죠.

이건 어쩌다 맞닥뜨린 인생의 고비일 뿐 끝은 아니야. 그저 하나의 고비일 뿐이라네. 게다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분명히 있다네.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한다. 세계를 언제나 똑같은 진부한 방식으로 파악하지. 그걸 사진 찍는 것에 비유하자면 언제나 광각 렌즈 하나만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과 같지. 그것도 현실의 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그건 하나의 시각일 뿐이야. 다르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적들이 지리를 훤히 아는 구역에서는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적이 나보다 강할 때는 적의 의표를 찌르라.

이 작은 동굴까지 그들을 찾아올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그곳에서 그들은 마치 어머니 배속의 난소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동료에게 뭔가를 나누어 준다는 것은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존스턴 기관 : 더듬이의 흔들마디에 있는 감각기로서, 곤충이 정지하거나 운동할 경우에 몸의 여러 부위가 적절한 방향을 잡거나, 몸 전체가 중력에 대해 적절한 방향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들을 위해 아침이 찾아온다.

모든 것을 지배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공고히 하는 편이 낫다

무엇이든 되풀이되면 익숙해지는 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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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뤘던 뇌에 관한 얘기에 덧붙여 뇌의 구성성분인 뉴런과 우주에 있는 은하수 은하와의 유사점을 연결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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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쭉 읽다가 오늘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진화론과 관련된 얘기들이 다양하게 나오는데, 소위 말하는 ‘우연의 산물‘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좀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문득 운칠기삼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났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에 나오는 진화의 과정을 하나하나 살피다보니 우연 또는 운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단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만큼이 아니라 굉장히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걸 머리로만이 아닌 마음으로도 느끼게 되었다.

뇌의 언어는 유전자 DNA의 언어와 다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모두 신경원神經元 또는 뉴런neuron 이라고 불리는 세포 속에 암호로 씌어 있다. - P551

뉴런은 굵기가 겨우 수백분의 1밀리미터인 현미경적 존재로서 아주 미세한 전기·화학적 스위치 회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뉴런이 우리 몸속에 약 1000억 개 있다. 은하수 은하에도 대략 이 정도 수의 별들이 존재한다. 뉴런들 중에는 하나가 수천 개의 이웃 뉴런 세포들과 연결된 것들이 있다. 인간 대뇌 피질에서 우리는 그와 같은 연결을 총 10^14개가량 볼 수 있다. - P551

사람이 잠에서 깨어날 즈음 대뇌 피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전개 과정 ...(중략)...

(대뇌 피질) 여기저기에서 번쩍이는 점들이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더니, 대뇌 피질 전체가 수많은 번쩍이는 점들의 바다로 서서히 변해 간다. 한 사람이 잠에서 어렴풋이 깨어나면서 의식이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마치 명멸하는 별들이 은하수 은하의 전 영역에 걸쳐 멋진 우주적 군무를 펼치는 형국과 같다고나 할까. - P551

대뇌 피질 전체는 하나의 노래하는 커다란 베틀의 모습을 띤다. 수백만 개의 북들이 끊임없이 왕복하며 각종 문양들을 만들었다 지우고, 지웠다 만들기를 계속한다. 문양마다 고유의 의미를 지니겠지만 그 어느 문양도 반복되는 법이 없다. 그런가 하면 하나의 문양 속에 또 다른 문양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나타난다. - P551

드디어 육신이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우자, 찬란한 조화를 이루던 그 문양들은 어두운 트랙을 미끄러지듯 내려가더니 (뇌의 기저부로) 슬그머니 사라진다. 번쩍거리는 점들이 여러 가닥으로 연결되고, 그들을 연결하던 다양한 무늬는 위치를 서서히 옮기면서 대뇌 피질 여기저기에서 춤추는 연결망을 또다시 구축한다. 이제 육신은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서 새로운 하루를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침대를 떠난다. - P552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뇌는 쉬지 않는다. 수면 중에도 뇌는 꿈과 기억과 추리의 기제를 통해 인간사의 얽히고설킨 문제들을 쉬지 않고 정리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 P552

우리의 생각, 시지각, 심지어 환상까지도 따지고 보면 모두 물리적 실체를 동반한다. 생각한다는 행위 하나도 수백개에 이르는 전기·화학적 신호 자극의 결합체라는 실체가 있다. - P552

우리가 뉴런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볼 수 있다면 기기묘묘한 모습의 수많은 패턴들이 여기저기서 출현했다 사라지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 패턴들 중 어느 하나는 어릴 적 시골 길에서 맡아 봤던 라일락꽃 향기의 기억일 수 있다. 뉴런의 전광판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또 다른 패턴은 ‘내가 열쇠를 어디에 뒀던가?‘ 하는 애타는 마음일 수도 있다. - P552

정신 작용이라는 거대한 산에는 수많은 골짜기들이 있다. 골짜기란 다름 아닌 대뇌 피질의 울퉁불퉁한 구조를 뜻한다. 골짜기를 파서 제한된 부피 안에 되도록 넓은 표면이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음으로써, 대뇌 피질은 참으로 방대한 양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P552

뇌의 전기 회로는 인간이 고안한 그 어느 회로보다 훌륭한 구조이다. 우리가 의식意識이라고 부르는 세련되고 격조 높은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자연이 한 일은 10^14개의 신경망을 연결해 놓은 것밖에 없다. 그 이상의 무엇 때문에 의식 작용이 가능하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없다. 단지 뉴런들을 연결해 놓음으로써 그렇게 멋들어진 기능을 발휘케 한다니 참으로 믿기 어려운 자연의 조화이다. - P553

사람의 두뇌 도서관은 필요한 정보를 ...(중략)... 신경망에 저장하고, 그 신경망에서 모든 정보를 처리한다. 또 신경망을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는다. - P553

생각의 세계는 크게 두 개의 반구로 나뉘어 있다. 대뇌 피질의 오른쪽 반구는 패턴의 인식, 직관과 감수성의 발동, 창조적 통찰 등을 주로 책임진다. 왼쪽 반구는 이성적, 분석적, 비판적 사고를 관장한다. 기본적으로 서로 상반된 기능을 수행하는 뇌의 양쪽 반구가 상호 보완함으로써 인간의 의식 작용을 특징짓는다. 한쪽에서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아이디어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식이다. - P554

두 개의 반구 사이에는 무수한 신경 다발이 있으며, 이것을 통해서 양측이 정보를 끊임없이 교환한다. 신경 다발이 창조와 분석을 연결짓는 교량인 셈이다. 독창적 사고와 비판적 분석이야말로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이다. - P554

비트로 잰 인간 두뇌의 정보량은 뉴런 연결의 총수 정도이다. 즉 약 100조 비트(10^14비트)의 정보가 우리 뇌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 정보를 모두 영어로 기술한다면 대략 2000만 권의 책 더미가 쌓일 것이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의 장서량이 대략 이 수준에 이른다. 두뇌가 차지하는 공간은 협소하지만 뇌는 실제로 아주 거대한 장소임에 틀림이 없다. - P554

두뇌 도서관에서는 대부분의 책을 대뇌 피질에 보관한다. 뇌 도서관의 지하 공간에는 인류의 먼 조상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했던 근본적인 기능에 관한 책들이 소장돼 있다. 그 기능에는 공격성, 자식 양육의 욕망, 공포감, 짝짓기 같은 원초적 본능뿐 아니라,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려는 성향이 포함되어 있다. - P554

두뇌의 고차적 기능중에서 읽기, 쓰기, 말하기 등은 대뇌 피질의 특정 부위에 보관돼 있다. 그러나 기억은 대뇌 피질의 여기저기에 중복 기록돼 있다. 소위 텔레파시telepathy라는 것이 실재한다면 상대방 대뇌 피질에 보관된 정보를 내가 멀리서도 읽어 낼 수 있어야 한다. - P554

사랑하는 이들이 대뇌 피질의 수준에서 정보를 읽어 내는 일은 아직 예술가와 작가들의 몫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 P555

두뇌는 기억 장치 이상의 기능을 수행한다. 인간의 두뇌는 비교, 합성, 분석, 추상화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살아 남기 위해서 우리는 유전자가 제공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미루어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두뇌 도서관의 규모가 유전자 도서관의 수만 배나 되는 것이다. - P555

겨우 걸음마를 뗄 줄 아는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해 보라. 사람의 알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강한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배우려는 열망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 P555

인간의 감정이나 인간 행동의 관습적 유형은 마음 어딘가 깊숙한 곳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인간 본성의 일부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특성을 인간만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동물들도 감정을 표출한다. - P555

하나의 종으로 인간을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 P555

대뇌 피질이 사람을 동물적 인간에서 해방시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주인공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비나 도마뱀의 유전적 행동 양식에 더 이상 묶여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자신이 뇌 속에 집어넣은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 P555

각자는 한 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 대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P555

(런던이나 시카고가 효율적인 도시로 재설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화재 사건이 있었다. 대화재 덕분에 상수도, 하수도, 전력 등의 시설을 모두 병렬로 구축할 수 있었다.) - P557

기존의 시스템을 새로운 목적에 그대로 활용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목적에 맞게 일부만 개량하여 사용하는 것은 토목이나 건축에서뿐 아니라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 P557

생존에 꼭 필요한 정보 전부를 유전자에 저장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양이 증가하자 진화는 서서히 두뇌를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월이 또 어느 정도 흘러 지금으로부터 대략 1만 년 전쯤부터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의 양이 새로 만든 두뇌로도 쉽게 보관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진화가 그 다음에 택한 방책은 육체 바깥에다 필요한 정보를 저장해 두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유전자나 뇌가 아니라 별도의 공용 저장소를 만들어 그곳에 보관할 줄 아는 종은 지구상에서 인류뿐이라고 한다. 이 ‘기억의 대형 물류 창고‘를 우리는 도서관이라고 부른다. - P557

잘 따지고 보면 책이란 결국 나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무를 가공하여 유연하고 두께가 아주 얇은 종이를 먼저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종이 표면에 검정색의 꾸불꾸불한 선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 넣는다. 이렇게 만든 종이들을 여러 장 함께 모은 것이 다름 아닌 책이다. - P558

책의 한 면 한 면을 우리는 ‘쪽‘이라고 부르지만 영어에서는 나뭇잎에 해당하는 ‘leaf‘ 라는 표현을 쓴다. 책의 기원이 나무에 있음을 여기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 P558

우리는 책을 한 번 슬쩍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죽은 지 수천년이 된 저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저자는 1,000년을 건너뛰어 소리 없이 그렇지만 또렷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의 머릿속에 직접 들려준다. - P558

글쓰기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다. 글쓰기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았고, 먼 과거에 살던 시민과 오늘을 사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했다. 책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 - P558

인쇄 및 제책 기술에 관한 언급에 고려의 금속활자 발명이 빠지는 것을 볼 때마다, 무엇이든 발명 못지않게 그것을 키우고 가꿔 꽃피우는 일 또한 중요함을 실감하게 된다. - P559

책은 씨앗과 같다. 수세기 동안 싹을 틔우지 않은 채 동면하다가 어느 날 가장 척박한 토양에서도 갑자기 찬란한 꽃을 피워 내는 씨앗과 같은 존재가 책인 것이다. - P560

요즈음 세계의 대형 도서관들은 보통 수백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이 소장 자료 중에서 문자로 적힌 기록은 정보량이 10^14, 즉 100조 비트 정도이고, 그림에 실린 정보는 이보다 많은 1000조 비트에 이른다. 이것은 유전자 정보의 약 1만 배, 두뇌 정보의 대략 10배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 P560

책을 1주일에 한 권씩 뗄 수 있다면 한 사람이 평생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의 총수는 대략 수천 권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것은 현대 도서관이 소장한 장서의 기껏해야 1,00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양이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몇 권을 읽는가보다 어떤 책을 읽는가에 달려 있다. - P560

책에 기술할 수 있는 정보는 그 정보가 태어날 때부터 완전히 확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며 새로운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정보의 내용 역시 점차 수정돼야 한다. 동시에 정보는 변하는 세상과 조화를 이루도록 변신해야 한다. 이것이 정보가 갖는 속성이다. - P560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서 정보가 입에서 입으로 말로만 전해졌다면 우리가 과거에 대해 대체 무엇을 알 수있었을 것이며, 우리의 진보가 또 얼마나 느렸을까! 선대가 알아냈던 지식 중에서 어쩌다 얻어 들을 수 있었던 몇 마디의 이야기들만 후대에 전해졌을 것이다. 비록 전해졌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의 정확도는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561

책은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준다. 책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조상의 지혜를 오늘 우리에게 가져다준다. - P561

도서관은 인류가 이룩한 거대한 지식 체계와 위대한 통찰의 세계를 우리와 연결시켜 주는 고리의 구실을 한다. 도서관이 전해 주는 통찰과 지식은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이 자연으로부터 숱한 고생 끝에 힘들여 발굴해 낸 고귀한 보물이다. 그들은 온 인류사를 거쳐 행성 지구의 전역에서 선발된 위대한 지성들이었다. 그들은 지칠 줄 모르는 정열로 우리에게 큰 교훈과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하나의 종으로서의 인류가 고유의 지식 체계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 P561

우리가 키워 온 문명이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냐는 우리 각자가 얼마나 충실하게 공공 도서관을 지원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공공 도서관이 인류 문화 창달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깊이 숙고해 봐야 한다. - P561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이 휘두르는 폭력의 위력 - P562

진화의 초기에는 돌연변이의 작은 차이가 크게 문제될 바 아니지만 긴 진화의 과정을 통해 돌연변이의 작은 차이들이 누적된 결과는 엄청난 규모의 변화를 가져온다. 오래전에 생긴 사건일수록 그것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지대하기 마련이다. 역사와 마찬가지로 생물 현상에서도 우연이 결정적인 차이를 초래한다. - P562

우리 손에 모두 다섯 개의 손가락이 달려 있는 것은 인간이 데본기 Devonian period에 번성했던 지골指骨이 다섯 개인 어류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지느러미에 뼈가 다섯 개 있는 어류가 우리의 조상이라는 이야기이다. - P562

데본기는 고생대의 네 번째 기紀로서 지금으로부터 약 4억 년에서 3억 50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갑주어, 패어류를 비롯한 어류가 크게 번성했다. - P563

우리가 십진법을 쓰는 이유도 한 손에 다섯 개씩 모두 열 개의 손가락이 있기 때문이다. - P563

지구인의 계산법이 5 또는 10을 근거로 한다는 사실은 사람의 손가락 수가 한 손에 다섯씩 모두 열 개이기 때문에 아주 당연한 것이다. 손가락 수와 계산법의 관계를 우리는 그리스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 인들의 "수를 센다."는 표현을 글자 그대로 옮겨 보면 "다섯으로 한다."였다. - P563

손가락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여러 다른 근원적 구조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이를테면 유전적 재질,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 신체의 형태, 자세, 각종 장기의 구조, 사랑과 증오의 감정, 열망과 절망의 염念, 상냥한 성격과 공격적 성향, 심지어 우리 인식의 분석 과정에까지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의 근본이 아니 근본의 적어도 일부분이 진화의 오랜 과정에서 겪었던 겉으로는 사소한 사건들의 누적된 결과인 것이다. - P563

석탄기Carboniferous period는 고생대 후기로서, 지금으로부터 약 3억 5000만 년에서 2억 70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시기다. 석탄이 주로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 P563

인과율이 초래한 진화의 결과는 얽히고설켜 있다. 우리가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 앞에 스스로를 낮추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564

공룡 멸종의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주적 요인의 이변을 멸종의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태양에 가까이 있던 어떤 별이 폭발했기 때문에 공룡이 전멸했다는 주장이다. 별의 폭발에 관한 증거를 우리는 게성운이라 불리는 초신성 폭발의 잔해에서 찾아볼 수 있다. - P565

기후 변동의 실제 요인이 무엇이었든 간에 인간 생존의 근본 문제는 천문학 내지 지질학적 우연성에 이렇게 민감하게 의존한다. - P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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