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이기적 유전자》책을 읽느라 한동안 미뤄뒀었는데 드디어 다시 읽는다. 몰입하는 다양한 노하우들을 배워서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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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중간에 과학 관련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는 저자가 몰입하여 연구한 분야가 과학 관련 분야이기에 그런 것이다. 덕분에 과학 관련 지식들도 덤으로 배우게 되었다.

이어 읽다가 뇌과학과 관련된 내용들도 몇가지 소개되는데, 저자는 이를 몰입 상태의 감정 변화를 이해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책 제목이자 이 책의 핵심 주제인 ‘몰입‘ 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분명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읽었던 뇌과학 관련 본문 내용 중에 ‘시냅스와 자아‘ 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었다. 예전에도 뉴런과 시냅스라는 용어를 종종 들어왔기에 낯선 용어는 아니었으나 이것들이 우리 뇌에서 각각 어떠한 역할이나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몰랐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내가 느낀 시냅스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는 ‘가소성plastic‘ 이라는 것인데 이는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 시냅스에 영향을 미치면 그에 걸맞게 우리 자신의 자아가 새로워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생각을 보태보자면, 흔히 하는 얘기 중 하나로 ‘될 수 있으면 가급적 좋은 것만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이 있는데 어쩌면 이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시냅스의 성질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냅스가 인식한 것이 우리의 자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앞서 언급한 가소성plastic이라는 개념은 절대불변의 성질이 아닌,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기에 설사 이제까지 살면서 좋지 못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경험들을 해나간다면, 이러한 것들이 우리 뇌의 시냅스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자아를 좋은 쪽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어졌는데, 결국은 가급적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우리의 자아를 형성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생각의 단계를 거친 뒤 책을 읽으니까 새롭게 생각해야 할 단서들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졌습니다. 단서가 너무 많아서 한번에 소화시킬 수 없을 정도입니다. - P136

운동이 몰입의 즐거움을 증폭시켜 준다 - P137

인생의 마지막 날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 - P140

고도의 집중 상태에 이르면 처음에는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쾌감을 느낀다. 몰입 상태가 계속되면서 이 쾌감은 점점 더 증폭되고, 평소에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아이디어가 비교적 높은 빈도로 떠오른다. - P141

테니스나 골프를 칠때도 몰입을 하지만 그 몰입은 지극히 순간적이다. 그러나 사고에 의한 몰입은 그 문제를 생각하는 한 끝없이 지속된다. 특히 온몸의 힘을 빼고 편안한 자세에서 천천히 생각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 P142

반드시 땀을 흘리는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 P142

몰입에 들어가기만 하면 열정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그다음은 계속 타기만 하면 된다. - P143

일단 몰입에 들어가면 그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너무 커진 나머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이러한 확고한 신념 때문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만 주어지면 그 문제가 풀릴 때까지 몇 달이건 몇 년이건 계속 몰입적인 사고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 P144

머릿속에 오랫동안 인식하지 않으면 기억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도 없어지는 것이다. - P145

이런 상태가 되면 인생이 아주 단순해진다. 이 문제를 생각하는 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이 문제를 생각할 수 없다면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 P145

이 상태가 되면 집중하고 있는 문제를 놓지 못한다. 즉 문제 밖으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이제는 풀릴 때까지 갈 수밖에 없다.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일을 선택하는 것이고, 이것을 해결하려는 활동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 P145

이 상태가 되면 주어진 문제에 대한 호기심이 몹시 강해지고 그것을 빨리 알고 싶은 정도가 심해져서 마음이 아프다. 해결책이 손에 잡힐 듯 말 듯하면서 빠져나가고, 꼬리를 잡았다가 놓친 것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 - P146

이 우주에 문제와 나만 존재한다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집중된 상태의 감정은 명상이나 선을 하는 사람들이 집중하는 대상에 대해 일체감을 느끼는 상태와 비슷하다. 즉 참선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른바 삼매와 비슷한 상태이다. 이처럼 최대로 집중된 상태는 개인의 문제 해결 능력을 최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 P146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없어지면서 오로지 그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최상의 상태에 도달한다. - P146

이 상태는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 문제를 풀려는 호기심과 욕망이 최대화된 상태이고 문제가 풀리지 않더라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단계이다. 본능적으로 문제를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즉 최대로 집중한 상태에서 얻는 종교적 감정과 오로지 그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극단적 프로페셔널리즘이 합쳐져서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 P147

중요한 것은 이 상태에서 우리는 가장 생산적이면서 가장 행복하기도 하다는 거다. 이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몰입은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 P147

이제까지 화학 증착으로 만들어지는 박막은 모두 원자나 분자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믿어왔는데,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훨씬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전된 나노입자‘가 생성되고 이들이 박막, 나노선, 나노 튜브 등을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P147

예전의 ‘Work Hard‘ 패러다임에서는 평생을 해도 얻을 수 없는 성과를 ‘Think Hard‘ 패러다임으로 불과 수개월 만에 얻을 수 있다 - P148

몰입적 사고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사고력이 놀라울 정도로 발달하게 된다. 바둑에 비유하자면 수 읽기가 발달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을 읽어도 논문을 쓴 사람보다 그 결과의 의미를 더 잘 알게 된다. 즉 실험을 하지 않았어도 그 실험결과가 의미하는 것을 읽어내는 데는 직접 실험을 한 사람보다 더 놀라운 직관력을 발휘하게 된다. - P149

문제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문제를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몰입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은 그 일 자체에 대한 지식은 부족해도 문제 해결에 한결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 P149

문제가 급하고 중요하다고 해서 서둘러 실험만 하려고 하면 오히려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천천히 그리고 깊게 생각해야 해결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하나씩 분석하여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 나가야 한다. 그런 다음 필요한 실험을 체계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 P150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즐거움이나 행복한 감정은 주로 외부 자극으로부터 얻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몰입 상태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주어진 문제에 집중만 잘해도 그런 감정 상태에 도달한다. - P153

결국 행복을 느끼는 것은 나이고, 외부 자극은 단지 이 상태를 활성화하는 촉매에 불과하다. 내가 만일 행복을 느끼기 쉬운 상태로 이 기능들을 변화시킨다면 나는 보다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지고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P153

한 가지 문제를 계속 집중하여 생각하려는 노력을 며칠 이상 하면 의식이 그 문제로 꽉 차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그 문제를 생각하기만 해도 쾌감을 얻는다. - P154

집중도가 올라가면 쾌감이 증가한다. - P154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몰입을 계속하는 한 쾌감이 몇 주일이고 몇 달이고 지속된다. 사기와 의욕이 샘솟고 자신감이 생기며 낙천적으로 변한다. - P154

<몰입 체험을 통해 나타나는 특징적인 징후들>

평소와는 달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빠른 속도로 얻는다.

감각이 섬세해지고 하루하루가 감격적이다.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으면 잠시 지루함을 느끼지만 아주 조그마한 진전에도 큰 희열을 느끼고 감동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신성하고 경건한 종교적 감정을 느낀다.

가치관이 바뀐다. - P155

몰입 상태에서 주어진 문제를 생각하고 있으면 무엇인가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어떤 분위기에 취해 있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다가 누군가에 의하여 방해를 받으면 기분 좋은 분위기가 깨지는 것 같다. - P155

몰입 상태에서 얻는 쾌감은 우울과 교차되는 감정이 아니라 기복 없이 기분 좋은 상태만 계속 유지되어 더욱 특별했다. - P156

몰입은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자아실현 단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최고의 경험 peak experience에 해당하며 영적인 감정을 수반한다. - P157

뇌과학적 지식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행복에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 P158

생산적이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를 잃어버린 기억상실증 환자들이 효과적으로 최적의 삶을 설계하거나 추구할 수 없듯이, 자신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효과적인 삶을 설계하거나 추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 P158

20세기 자연과학 발전의 핵심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단위인 원자에 대한 이해, 즉 원자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마찬가지로 각 개인의 행동이나 각 개인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사회의 여러 현상을 이해하려면 각 개별 구성원인 인간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 P158

뇌과학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핵심적인 결과들을 밝히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발전을 거듭한 뇌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그동안 인문학적인 접근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시킬 것이다. - P158

뇌과학 관련 서적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었다. 뇌에서 분비되어 그 뇌를 각성시켜 집중과 주의를 유도하고 쾌감을 일으키며, 삶의 의욕을 솟아나게 하고 창조성을 발휘하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 P159

도파민이 관여하고 있는 집중, 쾌감, 의욕, 창조성 등은 몰입 체험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따라서 나는 몰입 체험 때 분명 도파민 분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 P159

시냅스 :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접합부로 하나의 뉴런은 수천 개의 시냅스 연결을 만든다. 시냅스에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하여 정보의 처리와 전달이 일어나고 감정이 만들어진다. 한마디로 시냅스는 컴퓨터의 역할과 감정을 유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 P624

쾌감의 보상 효과는 모두 도파민의 분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뇌의 변연계의 측두핵에서 유리되는 도파민이 쾌락에 관여하는데, 전기 자극이 직접적으로 이 부위의 도파민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코카인 역시 이 부위에서 도파민 과잉 상태를 만들어 쾌감을 유도한다. - P161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는 근육에 있는 근긴장성 섬유가 뇌의 시상하부와 이어져 있어 이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는 도중에 쾌감이나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 P161

스포츠 관람 같은 각종 취미활동에도 도파민 분비에 의한 쾌감이 작용하며, 사랑에 빠질 때도, 식사를 할 때도 도파민이 분비되어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우리가 얻는 거의 모든 즐거움과 쾌감의 근원은 도파민이라 할 수 있다. - P161

도파민과 관련한 부작용도 많다. 도파민 양이 감소하면 주변 환경, 학습, 활동, 대화 등에 집중력이 손상되어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ADHD가 발생할 수 있으며, 도파민 양이 너무 많아지면 집중력이 지나치게 증대되어 경계심이 높아지고 사소한 것을 의심하고 오해하는 경향이 생긴다. 정도가 심해지면 환상, 환청과 같은 특별한 체험들을 하게 되며, 결국에는 편집증이나 중독, 조현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P161

뇌간에 있는 A10 신경은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에 의하여 쾌감과 각성을 일으키기 때문에 ‘쾌감신경‘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사고나 행위에서 발생하는 쾌감은 모두 A10 신경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A10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 신경은 성욕과 식욕, 체온 조절과 같은 원시적인 생리 욕구에서 운동과 학습, 기억은 물론 지고한 인간 정신을 관장하는 전두연합령까지 연결되어 인간에게 다양한 쾌감을 준다. - P162

인간은 대뇌신피질 cerebral neocortex 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A10 신경을 통해 쾌감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고방식에 따라 이 신경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도 있다. 몰입에 의한 쾌감은 바로 이 A10 신경이 몰입적인 사고에 의하여 자극을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 P162

전두연합령 부근에 있는 신경은 도파민의 자가수용체가 없어서 마이너스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도파민 과잉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바로 이 때문에 몰입 상태에서 지속적인 쾌감을 경험할 수 있다. - P162

우리가 경험하는 즐거움과 우울함 등을 포함하는 각종 감정은 우리 뇌에서 분비하는 화학 물질이 작용한 결과이다. 우리는 즐거움이나 쾌감을 주는 이러한 화학 물질의 효과를 약물에 의하여 증폭시킬 수도 있고, 오락이나 스포츠 그리고 취미 활동으로 늘릴 수도 있으며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면서도 증대할 수 있다. 무엇을 택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고 우리가 어떠한 사람이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 P163

사람의 세포는 대략 50조 개인데 반하여 뇌에 있는 뉴런의 개수는 대략 수천 억 개이고 이들은 수백 조개의 시냅스 연결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어떠한 광경을 바라볼 때도 수천만 개의 시냅스가 관여한다. 깨어 있거나 잠들었거나 생각에 잠겨 있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있을 때도 신경 전달 물질이 끊임없이 분비되고 있고, 이 모든 순간에 수천 억 개의 시냅스가 활동하고 있다. - P163

우리가 어떠한 사람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인자가 ...(중략)... 시냅스이다. - P163

뉴런의 돌기 변화에 따른 시냅스의 생성은 학습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학습에 의하여 변화된 시냅스는 장기 기억을 의미한다. 시냅스 형성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계속되고 시냅스는 우리 뇌가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변화한다. - P163

신경과학자 조지프 르두 Joseph LeDoux는 《시냅스와 자아》에서 우리의 사고와 감정, 활동 그리고 기억과 상상은 모두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결과라고 말한 바 있다. - P163

시냅스는 가소적plastic(고체가 한계 이상의 힘을 받아 성질이 바뀌고 그 힘이 없어져도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성질)이어서 경험이나 학습에 의하여 변화한다. 즉 시냅스는 학습을 통해 얻은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시냅스에 미친 학습의 결과가 한 인간의 인격을 구축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한다. 자신의 실체는 자신의 시냅스가 어떻게 배선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유지되는 것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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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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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례들을 통해 유전자가 생존기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면서 유전자의 특성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소개된 사례들은 주로 동식물에 관련된 것들이지만 거기서 도출된 핵심 메시지들은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다. 이에 더해 요즘 많이 쓰는 용어인 ‘밈‘에 대해서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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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마지막 장인 13장의 제목은 ‘유전자의 긴 팔‘ 인데 이것은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단지 특정 개체 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는 다른 개체들에게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확장된 표현형의 힘이 방사상으로 뻗은 그물눈 중심에 유전자가 들어앉아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있는 대상물은 여러 생물 개체 속에 들어앉은 여러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력의 그물이 합쳐지는 지점이다. - P481

유전자의 긴 팔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 세상 전체가, 멀거나 가까운 표현형에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을 잇는 인과의 화살로 가득 차 있는 셈이다. - P481

우주의 어느 장소든 생명이 나타나기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유일한 실체는 불멸의 자기 복제자뿐이다. - P481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정도로 충분히 오랫동안 지속되는 염색체의 일부분이다." - P483

개체의 성공은 향후 세대에서 존재하는 유전자의 빈도로 가늠할 수 있으며, 개체가 최대화시키고자 애쓰는 수치는 해밀턴이 ‘포괄적 적응도inclusive fitness‘라고 정의한 지표다. - P484

성공적인 유전자는 오랫동안 많은 개체에 나타나는 것이다. 성공적인 유전자는 그 몸이 특정 환경에서 번식할 때까지 생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몸 외부의 환경 (나무, 물, 포식자 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환경도 포함한다. - P484

DNA 복제가 정확하다는 것은 유전자가 정보를 그대로 담은 복사물로서 수백만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성공한 유전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성공하지 못한 유전자는 정의상 오랫동안 살아남지 못한다. - P486

살아 있는 모든 개체는 발생 과정 동안 수많은 세대 동안 수많은 개체의 몸을 거쳐온 족보 있는 유전자들이 만든 것이다. - P486

근연도가 0이라는 것은 두 개체가 유전자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서로 유전자의 99퍼센트 이상을 공유하며, 쥐와는 90퍼센트 이상, 물고기와는 75퍼센트 정도를 공유한다. - P487

배경개체군은 개체군 내 이타적 행동을 받았을지 모르는 잠재적 수혜자를 말한다. 먹이나 공간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 등 그 종이 서식하는 환경에서 같이 살아가는 시간 여행자들 말이다. - P487

누군가의 먼 친척이 되는 방법은 아주 많아서, 우리는 누군가와 어떻게든 친척이 된다. - P488

세계 어디에 살고 있든,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혈연일 뿐 아니라 수백 가지 다른 방법으로도 혈연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근연도 r이 0에 가깝다는 배경개체군의 일원이라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 P488

복잡한 혈연관계는 개체의 관점 (생물학자가 통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점)이 아니라 유전자의 관점(이 책을 통틀어 여러가지 방법으로 옹호되고 있는 관점)에서 따지면 사라지고 만다. - P489

두 유전자 간의 공동 조상을 우리는 ‘합체점coalescence point‘이라고 부른다. - P490

한 개체의 유전체 안에 있는 유전자 쌍의 합체 양상을 들여다보면 그 종 전체의 역사에서 시일을 추정할 수 있는 순간순간에 대해 개체군의 역사를 상세히 재구성할 수 있다 - P492

합체유전학자가 말하는 ‘유전자‘는 ‘약간 이기적인 염색체의 큰 토막과 더 이기적인 염색체의 작은 토막‘의 의미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 P492

합체 분석은, 분자생물학자가 보는 유전자보다 다소 크거나 심지어 더 작지만 서로 친척지간으로 볼 수 있으며 수 세대 전에 공동 조상의 ‘복사물‘로부터 만들어진 DNA 덩어리에 대한 연구인 셈이다. - P492

유전자가 두 복사본을 만들고 각각이 두 자손에게 전해졌을 때, 그 두 복사본의 후손은 시간이 지나면서 돌연변이로 인해 점점 달라질 것이다. 표현형에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이 둘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돌연변이로 인한 차이는 이 둘이 서로 갈라진 이후 지난 시간에 비례할 것이며, 생물학자는 이를 훨씬 더 긴 시간에 걸친 ‘분자시계‘로 이용한다. 게다가 우리가 친척 관계를 따지고 있는 유전자 쌍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 같을 필요도 없다. - P493

유효개체군effective population (다음 세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개체군) - P494

내 유전체(내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들의 합체점) - P494

이 책의 중심 논점인 생명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이전 판본에서 상세히 설명한 것처럼 단지 이타성이나 이기성의 진화를 밝힐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과거 또한 밝힐 수 있다. - P495

유전자의 관점은 매우 강력해서, 한 개체의 유전체가 개체군의 역사를 상세히 정량적으로 유추하는 데 충분할 정도다. 또 뭘 더 할 수 있을까? 나이지리아 남자 이야기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세계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분석하면 개체군의 역사가 지리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P495

한 종의 유전자 풀은 과거 특정 환경에서 살아남은, 서로 협력하는 유전자들의 카르텔이다. 이는 그 환경에 일종의 음각 도장을 남긴다. 지식이 있는 유전학자라면 한 동물의 유전체로부터 그 조상이 살았던 환경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P495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가 만들어 낸 기계라는 것이다. - P620

성공한 유전자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의 이기주의는 보통 개체 행동에서도 이기성이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 P620

"진화는 복제하는 실체가 얻는 번식상의 순이익 총계를 통해서 일어난다" - P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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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내면 그만이다
정영욱 지음 / 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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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그동안 살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 올바른 마음가짐 및 사랑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얘기한다. 또한 삶이 지치고 힘에 겨울 때 새로운 힘을 주는 문장들도 만날 수 있다. 책 크기가 작아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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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전자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면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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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기생하는 개체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핵심적인 특징은 자신이 기생하고 있는 대상과 이해관계가 일치할 경우에는 서로 win-win 하는 관계를 만들지만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불일치할 경우에는 설사 공생을 하긴 하더라도 조금은 삐딱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본문에 나온 미생물들만의 얘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에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한 교훈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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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는 부분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인 13장 ‘유전자의 긴 팔‘ 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문득 든 깨닫게 된 것은 유전자라는 것이 반드시 어떤 생명 개체 내부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즉, 개체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도 얼마든지 생명 개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유전자의 성질로 인해 이 장의 제목이 유전자의 ‘긴‘ 팔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추론도 해볼 수 있었다. ‘긴‘ 팔이 있다면 가까운 곳이 아닌 먼 곳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정말로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단백질 합성뿐이다. 신경계에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이나 눈 색깔, 콩의 주름에 미치는 영향도 항상 간접적인 것이다. 유전자는 하나의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하고 그것이 X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또 Y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또 Z에도 영향을 미쳐 최종적으로 씨의 주름이나 신경계 세포의 배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P441

하나의 생물 개체에 있는 유전자는 다른 생물 개체의 몸에 확장된 표현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441

생존은 번식과 같은 것이 아니며 일종의 타협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 P443

여러 형태의 기생자가 그 숙주에 대해 매우 교활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 P444

숙주의 변화는 기생자에게 이익이 되는 적응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숙주의 변화를 기생자 유전자가 확장된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 P445

우리 모두는 태고의 기생자들이 합체한 것의 유물일지도 모른다. - P447

히드라는 담수에 사는 말미잘처럼 촉수를 가진 작은 고착성 동물 - P448

자기 유전자가 숙주의 유전자와 운명을 같이하기를 열망하는 기생자는 모든 이해관계를 숙주와 공유하고 최종적으로 기생적 작용을 멈추게 된다 - P449

우리의 유전자들이 서로 협력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미래로의 출구ㅡ알이나 정자ㅡ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 P449

DNA의 절편 중에는 염색체에 편입되지 않고 세포의 액체 성분 속에 자유로이 떠다니며 증식하는 놈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특히 박테리아 세포에 많이 존재한다. 이 절편들은 비로이드viroid라든가 플라스미드plasmid 라든가 하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 P450

플라스미드는 바이러스보다도 작고 대개 두세 유전자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플라스미드는 이음새도 없이 염색체로 끼어 들어갈 수 있다. 끼어 들어간 부분이 너무 매끄러워 이음새를 찾아볼 수도 없다. 이 같은 플라스미드는 염색체의 어떤 부분과도 구별이 어렵다. 플라스미드는 자신을 다시 잘라 낼 수도 있다. - P450

우리는 피부에서 끊임없이 세포를 잃는다. 우리 집 안 먼지의 대부분은 우리가 벗어 버린 세포다. 우리는 분명히 서로의 세포를 항상 들이마실 것이다. 입 속을 손톱으로 긁어 보면 수백 개의 살아 있는 세포가 나올 것이다. 연인들은 키스나 애무를 통해서 서로 다수의 세포를 주고받을 것이다. 반란 DNA의 파편은 이 같은 세포들 중 어떤 것에도 올라탈 수 있다. - P451

감기에 걸리거나 기침이 나면 우리는 보통 그 증상을 바이러스 활동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떨 때는 그 증상이 바이러스가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이동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꾸민 일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으로 호흡을 통해 단순히 내뱉어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재채기나 기침을 해서 힘차게 뿜어내도록 한다. - P451

광견병 바이러스는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을 물었을 때 타액을 통해 전해진다. 광견병에 걸리면 보통 때는 얌전하고 착하던 개가 입에 거품을 물고 사납게 문다. 또한 불길하게도, 보통 때는 집 둘레 1킬로미터 정도의 행동권을 벗어나지 않던 개가 끊임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린다. - P452

우리 ‘자신의‘ 염색체 유전자 모두는 서로에게 기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 P452

유전자는 먼 거리에서도 작용할 수 있다. 즉 확장된 표현형은 아주 멀리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 - P453

자연선택이 작용하려면 유전적 변이가 있어야 한다. - P453

남자는 여성의 육체 사진에 흥분하여 발기하기까지 한다. 그가 결코 인쇄된 잉크의 패턴이 진짜 여성이라고 ‘속고 있을‘ 리는 없다. 그는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이 종이 위의 잉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의 신경계는 진짜 여성에게 반응하는 것과 같은 식으로 반응한다. - P455

우리는 비록 특정 상대와의 관계가 장기적으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할지라도 그 상대의 매력에 빠져 들고 말 때가 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물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 P455

"토끼는 여우보다 빠르다. 왜냐하면 토끼는 목숨을 걸고 달리지만 여우는 식사를 위해서 달리기 때문이다." - P457

조종당하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유전적 성향을 갖는 경쟁자는 저항에 필요한 경제적 비용 때문에 실제로는 자손에게 유전자를 전하는 데 덜 성공적일 것이다. - P457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몸속에 있는 모든 유전자가 ‘기생적‘ 유전자다. 우리가 그것을 몸 ‘자신의‘ 유전자라고 부르고 싶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 P458

우리가 뻐꾸기의 유전자가 크게 벌린 뻐꾸기의 입 색깔이나 형상(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와 똑같은 의미로, 우리는 뻐꾸기의 유전자가 숙주의 행동 (확장된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 P459

기생자의 유전자가 숙주의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생자가 숙주의 몸속에서 직접적인 화학적 수단에 의해 숙주를 조종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기생자가 숙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원격조종하는 경우에도 가능하다. - P459

확장된 표현형의 세계에서는 동물의 행동이 어떻게 해서 그 유전자에게 이익을 주는가 묻지 말고 그 행동이 이익을 주는 것은 누구의 유전자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 P461

조종하는 유전자가 자연선택되는 모든 경우에서 유전자가 조종당하는 생물체의 몸(확장된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치에 맞다. 유전자가 물리적으로 어디에 위치하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조종의 표적은 같은 몸일 수도 있고, 다른 몸일 수도 있다. 자연선택은 자신이 잘 증식할 수 있도록 세상을 조종하는 유전자를 선호한다. - P462

즉 동물의 행동은,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그 행동을 하는 동물의 몸 내부에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의 생존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동물의 행동‘에 대해 썼지만 이 정리는 색깔, 크기, 형상 등 어떤 것에나 적용될 수 있다. - P462

자연선택의 근본적인 단위로 생존에 성공 또는 실패하는 기본적인 것, 그리고 때때로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를 수반하면서 동일한 사본의 계보를 형성하는 기본 단위를 자기복제자라고 한다. DNA 분자는 자기 복제자다. - P463

자기 복제자는 앞으로 우리가 살펴보겠지만 어떠한 이유로 거대한 공동체적 생존 기계, 즉 운반자 속에 모인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운반자는 우리 자신과 같은 개체의 몸이다. 따라서 몸은 자기 복제자가 아니다. 몸은 운반자이다. - P463

운반자 자신은 스스로를 복제하지 못한다. 운반자는 자기를 구성하는 자기 복제자들을 퍼뜨리기 위해 일한다. 자기 복제자는 행동하지 않는다. 또한 세상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며 먹이를 잡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치지도 못한다. 자기 복제자는 이와 같은 모든 것을 하는 운반자를 만든다. - P463

유전자와 개체는 다윈주의의 드라마에서 같은 역할을 노리는 경쟁자가 아니다. 둘은 서로 다르고 보완적이며, 많은 점에서 동등하게 중요한 역할, 즉 자기 복제자라는 역할과 운반자라는 역할을 수행한다. - P464

개체와 집단은 이 드라마에서 운반자의 역할을 놓고 다투는 진짜 경쟁자지만, 이들 중 누구도 자기 복제자라는 역할에는 후보조차 못 된다 - P464

‘개체선택‘이냐 ‘집단선택‘이냐에 대한 논쟁은 누가 운반자가 될 것이냐에 대한 진정한 논쟁이다. 그러나 개체선택이냐 유전자선택이냐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유전자와 생물 개체는 서로 다른 상호 보완적인 역할, 즉 자기 복제자와 운반자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P464

기생자의 유전자들이 서로 합심하여 숙주의 유전자들(이들도 서로 합심하여 일한다)과 대립할 때, 우리는 그 이유가 두 세트의 유전자가 공통의 운반자, 즉 숙주의 몸에서 떠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 P465

개체의 무리(새 떼나 늑대 무리)가 하나의 운반자에 합쳐지는 일은 없다. 그것은 바로 무리 내의 유전자들이 현재의 운반자를 떠나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 P466

사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생명은 늑대나 벌집과 같은 개개의 목적을 가지는 개별 운반자 속에 묶여 있다. 그러나 확장된 표현형의 이론은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 P467

근본적으로 이 이론(확장된 표현형의 이론)으로부터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서로 떠밀고 속이는 자기복제자들의 전쟁터뿐이다. 이 전쟁의 무기는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는 세포 내 화학적 과정에 대한 직접적 영향으로 시작하지만 날개, 독니, 더 나아가 원격 조종까지 포함한다. 이 같은 표현형에 대한 영향이 대체로 개별 운반자에 묶여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 P467

각각의 운반자는 유전자를 깔때기에 걸러 미래로 보내는 정자나 난자라는 공통의 병목을 거칠 것을 예상하고 유전자를 통제한다. - P467

DNA 분자는 단백질을 만든다. 단백질은 효소로서 특정 화학 반응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 하나의 화학 반응은 쓸모 있는 최종 산물을 합성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때가 있다. 인간의 제약 공장에서 쓸모 있는 화학 물질 하나를 합성하려면 생산라인이 필요하다. 원료가 되는 화학 물질이 원하는 최종 산물로 직접 변환될 수는 없다. 일련의 중간 산물이 차례대로 합성되어야만 한다. - P468

대부분 화학자들은 원료인 화학 물질과 원하는 최종 산물 사이에 있어야 할 중간 산물들의 경로를 고안하느라 고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보통 특정 효소 혼자서는 원료가 되는 화학 물질에서 쓸모 있는 최종 산물을 합성할 수 없다. 어떤 것은 원료가 첫 번째 중간 산물로 변환되는 과정을 촉매하고, 다른 것은 첫 번째 중간 산물이 두 번째 중간 산물로 변환되는 과정을 촉매하고,
이렇게 효소들의 완전한 세트가 필요하다. - P468

각 효소는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만약 어떤 합성 경로에서 여섯 개의 효소가 순서대로 작용해야 한다면 그 효소들을 만드는 모든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468

중요한 것은, 경로 1의 한 단계를 담당하는 유전자는 경로 1의 다른 단계를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존재하에서는 번영할 것이나 경로 2를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존재하에서는 번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 P469

각 유전자는 별개의 이기적 유전자로서 선택되는데, 다른 유전자들이 모여 만든 딱 알맞은 세트가 존재해야만 번영할 수 있다. - P469

세포벽은 아마도 유용한 화학 물질을 모아서 온전하게 유지하며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서 생겨났을 것이다. - P469

모든 세포는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 다만 다른 종류의 특수화된 세포마다 다른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질 뿐이다. - P471

새 생물체는 조상의 설계 아이디어를 DNA의 프로그램 형태로 이어받지만 그 조상의 신체 기관을 물려받지는 않는다. 부모의 심장을 물려받아 새로운 (가능하면 개량된) 심장으로 고치지 않는다. - P474

이론적으로 생물 개체는 그 생장기 중 언제라도 번식할 수 있지만, 번식에 최적기가 있을 것이다. 너무 젊어, 또는 너무 늙어 포자를 방출하는 생물체는, 힘을 비축하여 두었다가 생애의 전성기에 많은 수의 포자를 방출하는 경쟁자에 비해 결국 자손 수가 적을 것이다. - P474

모든 생명의 원동력이자 가장 근본적인 단위는 자기 복제자다. 우주에서 자신의 사본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든 자기 복제자다. 최초의 자기 복제자는 작은 입자들이 우연히 마구 부딪쳐서 출현한다. 자기 복제자가 일단 존재하면 그것은 자신의 복사본을 한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복제 과정도 완벽하지 않으며 자기 복제자들의 집단 내에는 몇 개의 다른 변이체가 생긴다. 이 변이체 중 어떤 것은 자기 복제 능력을 잃어서 자신이 소멸할 때 그 변종도 아울러 소멸하고 만다. 다른 변이체는 아직 복제를 할 수는 있으나 효율이 나쁘다. 또 다른 변이체는 새로운 묘법을 획득하여 자기의 조상이나 다른 변이체들보다 자기 복제의 효율이 훨씬 좋다. 그리하여 개체군 내에서 많아지는 것은 그들의 자손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상은 가장 강력하고 재주 있는 자기 복제자로 채워진다. - P479

자기 복제자는 자기 고유의 성질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세상에 초래하는 결과 덕분에 살아남는다. 그 결과는 매우 간접적일 수도 있다. 필요한 단 한 가지 조건은 그 결과가 얼마나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것이든 간에 피드백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기 복제자의 복제 성공률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 P480

어떤 자기 복제자가 이 세상에서 성공할지 말지는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즉 선재先在 조건에 달려 있다. 이런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종류의 자기 복제자와 이것이 초래하는 결과일 것이다. -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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