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읽는 것만으로는 좀처럼 기억되지 않는 텍스트도 귀로 들으면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영어를 학습할 때 발음이나 억양 등이 기억의 단서가 된다. - P121
특징적인 냄새가 나는 장소에서 생긴 기억은 비슷한 냄새를 맡았을 때 떠오르기 쉽다고 한다. 예를 들어 특징적인 냄새가 있는 지우개를 사용해 공부하면, 시험 때 그 지우개의 냄새를 맡음으로써 공부한 내용을 떠올릴 수 있다. - P121
인간은 아무 의미 없는 정보보다 법칙성이 있거나 상상하기 쉽게 하는 ‘의미 있는 정보‘를 기억하기 쉽다 - P122
"단어 바꾸기에서는 무의미한 숫자나 기호 등의 정보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기억의 단서를 늘린다." - P122
전화번호를 외울 때, 모든 숫자를 한꺼번에 기억하기는 어려워도 ...-XXXX-ㅇㅇㅇㅇ로 작게 나누면 비교적 간단히 기억할 수 있다. 작음 묶음, 즉 청크(chunk)를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런 기억법을 ‘청크화(묶음화, 덩이짓기)‘라고 한다. - P122
영어 단어를 어원과 접두사 별로 묶는 것도 청크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있다. 예를 들어 ‘dislike (싫어하다)‘는 ‘반대‘를 의미하는 ‘dis‘라는 접두사와 ‘좋아하다‘는 의미의 ‘like‘를 조합한 것인데, 같은 ‘dis‘라는 접두어를 갖는 영어 단어를 묶으면 기억하기 쉬워진다. - P123
이미 자신 안에 있는 이미지에 새롭게 기억하고 싶은 정보를 조합시켜 기억의 단서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것이 ‘장소법‘이다. - P123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해마‘에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동반된 정보는 기억에 남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장소법은 개인차가 큰 기억법이라고 한다. 평소에 주변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해, 바로 사소한 모습까지 그려 낼 수 있는 사람이면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 P123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차츰 사라진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시험을 치를 때, 실제로 기억을 사용하는(output) 것이 중요하다. - P121
우리의 머릿속에는 무수한 신경 세포가 연결되어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기억을 형성하고 있다. 기억을 떠올리고자 할 때는 ‘기억 상기(想起) 전용‘ 신경 세포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거나 문제를 푸는 ‘상기 행위‘를 되풀이하는 일은, 특정 기억을 떠올리기 위한 신경 세포 네트워크를 여러 차례 활성화하며 신경 세포의 연계를 강화한다. - P124
‘기억한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기억한 지식을 잊지 않고언제든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상기하는 훈련은 공부한 직후에 기억이 뚜렷이 남아 있는 동안에 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일단 잊어버린 상태에서 떠올리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인 훈련이 된다. - P124
학생이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거나 학생들끼리 토론하면서학생이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는 것을 중시하는 ‘액티브러닝(active learning)‘이라는 학습법이 있다.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일은 기억한 내용을 상기하는 매우 좋은 훈련이 된다. 또 그런 경험은 그 자체가 기억을 떠올리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 P124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필요할 때 떠올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언제든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기억을 사용하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P124
문제집을 풀거나 시험을 치르거나 사람들 앞에서 설명하거나 친구에게 서로 가르쳐 주는 방법이 좋다. 참고서를 열심히 보기보다 이처럼 지식을 떠올리는 훈련을 거듭하면 기억을 떠올리기 쉽고 확실해진다. - P124
문제집을 풀거나 경험에 도전하는 것은 기억에 좋은 훈련이다. 몇 개의 선택지가 제시된 선택형 문제보다 힌트가 없는 상태에서 답을 생각해야 하는 서술형 문제가 기억하는 훈련에 적합하다. - P124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는 설명할 내용을 항상 상기하면서, 다른 사람이 납득할 수 있게 체계적으로 말해야 한다. 상기하는 훈련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 P125
친구끼리 공부의 내용을 가르쳐 주는 일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상기 훈련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내용을 떠올리며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가르칠 때 사용한 도표나 설명 방법 등이 기억의 단서가 되므로 기억이 더욱 확실해질 가능성도 있다. - P125
영어 단어 등을 기억할 때 사용되는 암기 카드는 같은 면에 영어 단어와 뜻을 함께 적지 않는 것이 좋다. ‘앞면에 영어 단어(문제), 뒷면에 뜻(답)‘을 따로 적고, 매번 상기 훈련을 하면 기억이 정착하기 쉽다. - P125
최초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 비율로 잊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잊는 것으로 나타났다. - P126
에빙하우스의 실험을 통해, 한 번 기억한 알파벳을 ‘완전히 잊기 전에‘ 복습하면 좀처럼 잊지 않게 된다(망각 곡선이 완만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그날 안으로 복습하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곡을 찌른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 P126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을 근거로 효율적으로 복습하는 일정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맨 처음 공부한 다음 날에 첫번째 복습을 하고 그 1주일 후에 두 번째 복습, 그 2주일 후에 세 번째, 그리고 1개월 후에 네 번째 복습을 하는 것이다. 물론 매일 복습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조금씩 사이를 벌리면서 완전히 잊기 전에 복습하면 효율이 좋을 것이다. - P126
에빙하우스의 실험에서는 3문자의 의미 없는 문자열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 20분 후에는 기억 유지율이 58%까지 급강하했다. 1시간 후에는 44%, 9시간 후에는 36%, 하루 후에는 33%까지 기억 유지율이 떨어졌다. 망각 곡선을 고려하면 몇 시간 후에는 대부분의 기억이 사라지기 때문에 시험 전날 ‘벼락치기 공부‘는 그다지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전혀 공부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겠지만, 시험이 끝나면 바로 사라지고 만다. - P126
대량으로 기억하려고 하면 반대로 잊기 쉬워진다 - P128
영어 단어는 하나씩 독립적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적지않게 서로 연결되어 기억된다. 따라서 새로 많은 영어 단어를 기억하려고 하면 기억의 연결이 흐트러져 제대로 기억할 수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을 ‘기억의 간섭‘이라고 한다. - P128
적당한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비롯해 다양한 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강한 스트레스가 작용한 환경에서는 기억력이 극적으로 낮아진다고 생각된다. - P128
다음날까지 겨우 50 단어 정도밖에 기억할 수 없는 사람이무리해서 100 단어를 기억하려고 해도 제대로 기억되지 않는다. 차라리 60 단어 정도로 줄여 기억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 P128
"유감스럽게도 누구든 다음날까지 100개 단어를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 꿈과 같은 기억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기억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그에 맞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28
자신의 기억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영어 단어를 기억하는 경우에는 예를 들어, 과거에 이와같이 영어 단어를 기억한 경험(기억)이 있으면 자신이 기억할수 있는 단어의 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몇 차례 같은 경험을 하면서, 실제로 기억할 수 있는 단어의 수를 정확하게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 P128
평소 열심히 공부해 두면, 갑작스런 시험이 있다고 해도 적당한 스트레스가 되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P129
"물론 노화로 인해 뇌의 세포가 죽으면 기억력은 나빠진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일률적으로 말할수는 없다." - P130
어른이 되면 어릴 때에 비해 지식이 많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단편적인 기억을 떠올릴 기회는 적어진다. 그 결과, 자주 떠올리는 기억에 관한 신경 세포의 네트워크는 연결이 강해지는 반면, 이따금 떠올리는 기억에 관한 신경 세포의 네트워크는 연결이 조금씩 약해진다. 따라서 이따금 떠올리는 기억은 점점 떠올릴 수 없게 된다. 또 어른은 지식이 많은 만큼 어린이와 같은 경험을 해도 인상이 강하지 않으므로 좀처럼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 P130
어른이 그때까지의 인생에서 축적해 온 기억은 떠올리는 방식만 잘못되지 않았다면 결코 새로운 기억을 방해하지 않는다. - P131
예를 들어 감정이나 마음이 움직임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에 없어지거나 잃어버림을 의미하는 ‘망(亡)‘을 결합해 ‘바쁠 망(忙)‘이라는 한자가 만들어지듯이, 한자를 구성하는 부분의 의미에서 한자의 의미나 음 등을 연상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그때까지 축적된 자신의 경험이나 기억을 단서로 삼을 수 있다면 어른도 새로운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식이 풍부한 어른이 기억의 단서를 발견하기 쉽다고 말할 수 있다. - P131
"어른이 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나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한계량, 기억하기 쉬운 방법 등,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기억력에 대한 이해가 확실해진다. 자신의 뇌에 적합한 ‘기억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어른이 된 후에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 P131
어린이와 어른은 가지고 있는 기억의 양에 차이가 있다. 어린이는 지식이 적고 대부분의 기억은 개별적이다. 기억끼리 서로 단서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많다. 반면 어른은 무수한 기억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많아, 이 연결을 단서로 방대한 기억 속에서 필요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어린이에 뒤지지 않는 기억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중략)... 다양한 기억법을 활용해, 평소에 의식적으로 기억의 단서를 만드는 것이 좋다. - P130
수면 중인 뇌에서 측정된 특정 뇌파가 기억정착뿐만 아니라 기억의 소거에도 관여하고 있음 ...(중략)... 이 메커니즘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기억하기 위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억을 정리한다 - P132
우리가 한 경험은 뇌 안의 ‘해마‘라는 장소에 기억된다. 많은 신경 세포(뉴런)가서로 연결되어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신경 세포의 접합부를 ‘시냅스‘라고 하며, 우리의 기억에는 이 시냅스의 작용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 - P132
시냅스에서는 ‘신경 전달 물질‘이 일정한 방향으로 보내진다. 신경 전달물질을 받는 쪽의 신경 세포는 그 표면에 있는 ‘안테나(수용체)‘로 신경 전달 물질을 받아들인다. 우리가 무엇을 기억할 때는 수용체의 수가 늘어나, 보다 많은 신경전달 물질을 수신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처럼 시냅스의 연계가 강해지고 그것이 적어도 수 시간 동안 계속되는 현상을 ‘장기 강화(LTP: Long-term potentiation)‘, 또는 ‘장기 증강‘이라고 한다. - P132
LTP가 되풀이되면 기억은 확실히 정착한다. 수면 중에는 LTP가 반복적으로 일어나 ‘리플(ripple)‘이라는 고주파 뇌파(신경 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한 것)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에 의해 시냅스의 연계가 강해지고 기억의 정착이 촉진되는 것이다. - P132
"사실은 기억의 소거를 촉진하는 것도 수면이다. 잠을 자 시냅스의 연계가 약해짐으로써 다른 새로운 기억이 가능해진다. 수면이 부족할 때는 시냅스는 포화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 P132
연구팀은 수면 중인 쥐의 뇌에서 리플의 발생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 그러자 쥐는 잠을 자고 있으면서도 시냅스의 연계가 약해지지 않는 ‘수면 부족 상태‘에 머물렀다. 반면 리플이 발생하는 보통의 수면에서는 시냅스의 연계가 약해진 무렵부터 기억의 소거에도 리플이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 P132
쥐의 뇌를 얇게 잘라 리플이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같은 해마 표본을 제작해 관찰했다. 그러자 ‘직전의 기억‘에 관여하는 시냅스는 그대로 있고, ‘직전의 기억‘과 관계없는 부분의 시냅스 연계가 약해지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리플을 발생시키는 신경 세포의 활동이 기억의 정착을 유발하면서 기억의 선택적 소거도 하는 ‘1인 2역‘을 담당해, 뇌 안의 기억을 정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P133
자폐증이나 조현병 등의 환자는 수면장애인 경향이 있다. 또 고집이 세거나 건망증이 심한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수면 부족이 원인의 하나로 생각된다. - P133
해마는 대뇌의 표면에 있는 ‘대뇌 피질‘이 안쪽으로 접힌 끝에 해당한다. 즉 대뇌피질과 독립된 구조가 아니다. 이 해마에 이어지는 구조를 포함한 형태가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의 신이 타는 말(Hippocampus)의 앞다리와 비슷한 것에서 그렇게 명명되었다. - P134
해마에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피부 감각 등의 모든 감각과 관계가 있는 전기 신호가 입력되는데, 그 정보를 적잖이 남겨 둘 수, 즉 기억할 수 있다. - P134
"일화 기억에는 뇌의 ‘해마‘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 가지 정보가 당신 뇌의 해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중략)... 해마는 사건 기억을 남기는 중추인 셈이다. - P137
신경 세포에는 전기 신호를 송신하는 부분인 ‘축삭‘(신경 돌기: 가늘고 긴 ‘전선‘)과 신호를 수신하는 부분인 ‘가지 돌기‘ (가지가 많은 안테나)가 있다. - P136
해마에는 대뇌의 후내 피질(嗅內皮質)이라는 영역의 신경 세포의 축삭이 뻗어 CA3서 신호를 전한다. 후내 피질에서 온 신호는 해마 속의 치아이랑과 CA(암몬각, Ammon‘s horn)1이라는 영역에 있는 신경세포가 수신한다. - P136
해마에서는 신경 세포(뉴런)끼리의 연결방식이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치아이랑‘[치상회齒狀回, dentate gyrus) : 치아처럼 솟아오른 부분이라는 뜻]‘이라는 영역의 신경 세포에서 보낸 신호를 ‘하류(下流)‘에 있는 ‘CA3‘라는 영역의 신경 세포가 받는 식이다. 다음으로 CA3와 CA1 각각으로부터 해마 바깥으로 신호를 보내는, 신경세포 집단에 의한 전달 경로가 있다. 상세한 연결 방식은 ‘기억 소자‘의 변화 등에 의해 항상 바뀐다. - P137
"기억하는 과정에서 이런 세포의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새로운 커넥션(연계)이 생겨난다. 이 커넥션의 특정 패턴이 유지되는 일이 기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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