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란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보았던 꽃을 북쪽으로 올라가서 만났고 올해는 지리산 자락에서 보았다. 귀한 녀석들이 주변에서 발견 된다는 것이 다행이다.

흰색 바탕에 홍자색의 꽃이 황홀하다. 작지만 여리지 않고 당당하게 섰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이리보고 저리보고 위 아래 다 구석구석 훒는다. 이런 오묘한 색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잎이 없고 "자기 힘으로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생성하지 않고, 다른 생물을 분해하여 얻은 유기물을 양분으로 하여 생활하는 식물"인 부생식물이라고 한다. 전국에 분포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대흥란이라는 이름은 최초 발견지인 전남 대둔산의 대흥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봤다는 소식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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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제비란

흰색의 자잘한 꽃들이 외줄로 올아온 꽃대에 다닥다닥 붙었다. 짧은 꼬리를 흔들며 먼 곳을 바라보며 군무를 추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초록과 어우러지는 흰색이라 더 눈에 띈다.

반듯한 모습에 제법 실해보이는 자태가 살아온 이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거칠것 없이 당당하게 살아왔을 시간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

첫만남인 대부분의 꽃은 그 꽃만의 특별한 인상으로 기억된다. 하여, 어디서든 그 꽃을 다시 만나면 첫만남의 인상이 되살아나 그때의 감흥과 더불어 시간과 장소를 함께 떠올리게 된다. 꽃이 나에게 기억되는 나름의 방법이다.

저렇게 실해보이는 이 꽃을 보고도 그 곁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했다. 몇해 동안이 될지는 모르나 다시 그곳엔 가지 못하리라 했는데 6년에 만에 다시 찾아간 곳엔 쓸쓸한 마음만 더해졌다. '귀감'이라는 꽃말이 머리 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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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터리풀
볕이 드는 숲 언저리가 붉은빛으로 물든다. 붉음이 주는 가슴 뛰는 순간을 놓칠세라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 본다. 간혹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달려드는 꽃빛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 정신을 차릴 마음은 애초에 없다. 빼앗긴 마음을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다.

한여름으로 달려가는 숲에 짙은 자홍색의 작은 꽃들이 빽빽하게 뭉쳐 줄기의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핀다. 하늘의 별이 지상으로 내려와 붉은 별잔치를 하는 모양이다.

지리산에 사는 터리풀이라는 의미의 지리터리풀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얀색의 꽃이 피는 터리풀 역시 한국특산종이며 꽃 색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나무 그늘 속에서 느린 걸음으로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는 길가에는 노루오줌, 도라지모시대, 원추리, 큰뱀무, 둥근이질풀 등 무수한 꽃들의 잔치가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지리터리풀이 보여주는 붉은빛의 꽃의 향연을 놓치면 두고두고 아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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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목나무
때를 맞추지 못하여 꽃을 보지 못하고 열매만 보다가 꽃을 만났다. 비와 안개가 만남을 방해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오랫동안 눈맞춤 했다. 높은 곳을 오르는 맛을 알게하는 식물 중 하나다.

독특한 꽃을 잎에 올라 앉아 피웠다. 대부분 쌍으로 앉았으니 더 눈요기거리다. 긴 꽃자루 끝에 다시 짧은 두개의 꽃자루를 내고 꽃이 핀다. 이 특이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야산 정상부에서 열매로 먼저 만나고 지리산 노고단 오르는 길에서 꽃을 만났다. 먼 길 돌고 돌아 만났으니 같은 곳을 다시 가면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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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감주나무
새싹나는 봄부터 꽃피고 열매 맺을 때까지 지켜봤다. 흔하지 않은 나무기에 더 관심이 간다. 특이한 모양의 주머니를 가진 나무다. 보호해서 키워야할 무엇이 있기 때문이리라.

황금빛을 발하는 모감주나무 꽃은 거의 한달 동안 볼 수 있다. 꽃이 진 다음에는 꽈리 같은 열매가 맺히고, 주머니 마다 3개의 검고 단단한 씨앗이 들어 있다. 이 열매로 스님들이 염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염주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면도의 모감주나무 군락 *발산리의 모감주나무 군락 *완도 대문리의 모감주나무 군락 이곳의 모감주나무를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다.

내뜰에 들어온 나무도 첫꽃을 피웠다. 잘 자라서 제 몫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유로운 마음,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자유로움과 기다림이 공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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