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덩굴
들고나는 대문에 향긋한 내음이 머문다. 향기따라 눈이 머무는 곳에 노랗고 하얀 꽃이 함께 있다. 과하지도 않고 오랫동안 머무는 향기로 인해 마음은 안정되고 기분은 좋아진다. 내 뜰을 찾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향기다. 꽃을 가까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반 늘푸른 넓은잎 덩굴성 작은키나무다. 잎이 일부가 남아 겨울에도 푸르게 살아 있어 겨울을 잘 이긴다(忍冬)고 인동덩굴이며 지방에 따라 인동초, 연동줄이라고도 한다.

'금은화'라고 하는데 처음 꽃이 폈을 때는 흰색, 즉 은색이고 꽃이 시들어 갈 무렵이면 노란색, 즉 금색으로 변하는 데서 유래되었다. 꽃이 수정이 끝나면 색이 변하는 것이라고 한다.

꽃도 아름답고 향도 은은하고 좋다. 꽃은 차로 먹으면 은은한 향이 전체에 퍼지고 맛도 좋다. '헌신적 사랑'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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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줄 수 있는게 없어요"

상대를 지극히 배려하는 마음이다. 더불어 스스로 가슴에 상대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까만밤 길어진 목으로 달을 기다리는 달맞이꽃이나 먼동 트는 새벽 태양을 기다리는 해바라기의 마음과도 다르지않다.

'준 것이 없다해도 받은 것은 많다는 말이 가능하다' 는 이 속 깊은 정情은 시간의 겹이 쌓여 깊어진 마음일 때 비로소 알게 된다.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사이교

이제, "그대에게 줄 수 있는게 없어요"라고 안타까워하는 그대 마음자리 깊은 곳에는 꽃물든 깊은 정으로 가득채워질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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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완두
짠물의 영향을 많이 받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식물들이 외외로 많다. 섬이나 바닷가에서 사는 식물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도 짠물과 식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하나보다.

갯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가니 갯자가 붙은 식물들의 서식지가 바닷가나 물가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접두사다. 갯장구채, 갯메꽃, 갯금불초, 갯방풍, 갯기름나물, 갯버들..등이 그것이다.

갯완두 역시 해안가 모래땅에 산다. 붉은 자주색의 꽃과 꼬투리를 포함한 열매의 모양이 완두를 닮았다.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꽃무리가 주는 아름다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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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메꽃
어린시절 갯가에서의 기억이 어슴프레 남아있다. 국민학교 고학년 점심 때면 인근 바닷가 뻘밭으로 달려가 짧은 짬을 즐겼던 그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때 이꽃을 봤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밭둑에 흔하던 메꽃은 봤다.

나팔꽃을 닮았다고 한다. 나팔꽃이 귀화식물이라면 메꽃은 토종이다. 메꽃과 비슷한 갯메꽃 역시 토종이며 메꽃과 다른 점은 잎에 윤기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바닷가 볕이 잘드는 모래톱에서 자란다.

갯가는 바닷가를 말하니 갯이 붙은 식물의 근거지는 바닷가라는 의미를 익숙하다. 몇해전 서해 바닷가에서 보고 올해는 울진의 바닷가에서 만났다. 먼길을 달려서 기억속 바다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바다는 이렇게 꽃과의 인연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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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옥잠화
옥잠화를 닮았다고 나도 옥잠화다. 옥잠은 ‘옥으로 된 비녀’다. 꽃 모양이 이 비녀를 닮았다. 나도옥잠화는 옥잠화의 잎이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넉넉한 잎의 품과는 달리 가느다란 꽃대를 길게 올렸다. 그 끝에 몇개의 꽃을 모아서 피운다. 수수하고 소박한 맛이 넓고 큰 잎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먼길을 나서서 높은 곳에 올라서야 본다. 반질반질한 느낌의 돌려나는 잎이 고와서 주목했다. 잎만 보고 꽃지고 난후 꽃대만 보고 꽃 핀 완전한 모습을 보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렇게 만난 꽃 주변을 맴돌며 한참을 머무렀다. 때를 기다려 일부러 찾은 보람이 있다. 올해는 태백산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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