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기의 경영]을 읽고

혼란기의 경영 - 시대를 뛰어넘은 위기경영의 지혜
피터 드러커 지음, 박종훈.이왈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월

그 어느 때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외부 환경에 노출된 기업들의 총알 없는 전쟁,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경영의 구루인 피터 드리커의 책을 보고 경영에서의 쓴소리와 더불어 지혜를 구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인 것 같다.

 물론 이 책의 출판연대를 보면 상당히 오래 전에 피터 드리커가 미래를 내다보고 쓴 책이라는 점에서 다소 실망감을 감추고 읽게 되었지만, 읽으면서 점점 더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된 것은, 그가 오래 전에 말했던 대부분의 것들이 지금의 상황과도 너무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한 메가 트렌드인 ‘인구 구조의 변화’, ‘지식노동자의 역할 증대’, ‘글로벌화의 심화’는 너무나도 우리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것들이었다. 이미 우리는 지구촌이라는 단어로 연상되듯이, 유럽에서 어제 일어난 일이 오늘 아침 우리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일본의 양적완화가 당장 현대기아차 그룹의 실적과 향후 경영환경에 위기를 초래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 않은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를 예기하는 지금, 이 책을 10년 전에 읽었다면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물론 이 책은 경영학 서적이기에 정말 재미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재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지금의 위기경영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지혜를 얻고자 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책에서 “기회는 먹여 살리고, 문제는 굶어 죽여라.”라는 이 말을 읽으면서 뭔가 띵하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으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아닌 준선진국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글로벌 환경을 정의한 부분에서 또 한번 생각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책을 잠시 덮어야만 했다. 그런 다음에 나오는 초국적 통화에 대한 예기는 정말 어떻게 이미 몇 십년 전에 이런 부분을 예견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서 지금의 경영환경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실천방법은 얻을 수 없지만, 어떤 것을 주안점으로 생각해야 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기에 마지막 장을 넘기며 책을 기쁜 마음으로 덮었다.

[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를 읽고

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 신현림 시인의 흔들리는 청춘들을 위한 힐링 응원 에세이
신현림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이제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기고 맞이하는 새해는 정말 이전의 새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인생의 무게가 좀 더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님, 지난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밀려든다고 해야 할까? 정말 삶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되는 출발선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삶에서 돌아보게 되는 서른이라는 나이는 다 찼다고 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보이고, 또 너무 모자란다고 하기에는 이미 많은 경험을 한 나이가 아닌가? 이런 나이 서른을 돌아보면서 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이 책과 더불어 가질 수 있었다.

시인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한 저자 신현림, 저자 자신의 삶을 관조하면서 이 땅의 서른을 맞이하는 젊은이들에 고민의 시간과 아픈 사랑을 들려주는 이 책이 이렇게도 가슴 속에 절절히 파고드는 지 책을 읽는 동안은 알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왜 이런 싸~~하게 아픈 지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방황하던 자기 자신의 청춘의 모습을 글을 통해 투영하면서, 지금 고뇌하는 20대들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도록 이끌어 주며, 또한 그렇게 사랑과 이별에 아파하는 청춘들에게 무엇이 진정한 사랑인지, 이별은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는 듯 하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삶을 하나씩 들쳐보는 에세이이자, 오늘날 이 땅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각자가 자기자신과 만나는 시간으로 안내하는 안내서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며, 그러한 면에서는 프랑스의 문학가가 자국의 젊은이들에게 띄운 편지 형식의 책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우선 나의 삼십대를 만나서 반가웠고, 또한 이 책이 담고 있는 사랑, 이별, 그리고 삶에 대한 관조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고마웠다.

[나에 대하여]를 읽고

나에 대하여 - 자유와 탄생편
김유정 지음 / 자유정신사 / 2012년 12월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내면보다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물질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잣대에 의해서 너무나 좌지우지되고 있지는 않은가? 물질문명의 발달과 혜택으로 인해 참으로 많은 것을 누리고 있지만, 왜 항상 우리들은 부족하다고 느끼며, 또 다른 가질 것들이나 쾌락을 추구하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 결국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이러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많은 고통과 인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기에 책 제목만 보고도 선뜻 읽기가 겁이 나는 책이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어느 산장에서 출발하는데, 제 3자의 시각으로 동행하는 이들에게 많은 화두를 던지기도 하고 대답도 해 주는 예지자 ‘붉게빛남’의 대화를 통해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생각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철학적인 사유의 시간을 가지도록 이끌어 주고 있었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받은 충격은 당혹감이었는데, 자주 접해 보지 못했던 구성과 서술의 방법, 그리고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사유하도록 만드는 그 무언가 모를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화두를 생각하고, 이해해 가면서 그 끌림에 의해서 이 책을 읽어가게 되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지도 모를 정도로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은 부분은 새로운 탄생을 예기하는 부분으로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여태 만났던 내가 아니라,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를 발견하는 것으로 저자는 붉게빛남의 목소리를 빌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거울 속의 자신과 그 자신을 이루는 자기를 분리시켜 자신을 사유함으로써 접근된다. –중략—자기의 발견은 자신을 새로운 의미로 부각시키며 자신과 분리된 자신을 바로 옆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정말 현재를 살아가면서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인 ‘자기의 발견’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이끌어 주고 있었다.

 이 책은 여느 책과는 달리 정말 읽는 내내 많은 깨달음과 사색의 시간을 가지도록 이끌어 책의 진도는 정말 나가지 않았다. 또한 책의 모든 내용을 한 번 읽고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워 보이며, 한 번 정독을 한 다음, 자신이 현재 가진 문제에서 생각해 볼 만한 것에 대한 화두와 더불어 해답을 구하고자 할 때 또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하여, 자유와 탄생편]을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저자의 또 다른 책 [나에 대하여, 행동과 의지편]을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츄얼]을 읽고

[전자책] 리츄얼 (체험판) - 일단 움직여라, 마음은 따라온다
신병철 지음 / 살림Biz / 2012년 12월

책 제목도 그렇고 표지에 나오는 플러그 그림도 그렇고 참으로 묘하게 끌어당기는 책이었다. 우선 책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끌렸고, 이런 책에 전기 플러그가 나오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다 보니, 움직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따라오게 한다는 것이 리츄얼이며, 아마도 이 플러그에 연결된 선은 마음으로 가는 선인 것 같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읽기 전에는 무슨 또 자기계발서적을 이렇게 또 표현을 했는가 했는데,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고 하기보다는 심리학 서적에 가까웠다. 정말 많은 심리 실험을 통해서 우리 마음이 몸의 움직임에 얼마나 반응하고 이끌리는 지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었으니 말이다.

 리츄얼이 긍정적인 기억과 연관시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반복 행동을 말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보면 우리들이 익히 생각하고 있는 습관과도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습관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소 멍해 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그것은 이 책이 너무나 많은 사례들을 모아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특별한 비법 같은 것에 대해서 예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자기만의 리츄얼을 만들어서 그 행동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일으키도록 하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심리학 관련 서적은 따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우리들에게 우리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일으켜, 삶의 변화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를 전달해 준 책으로 기억되며, 이 책을 통해서 새해 목표한 금연, 다이어트, 운동 등을 이룰 수 있는 시발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암컷 그리고 수컷]을 읽고

암컷 그리고 수컷 : 오페라 카르멘과 함께 하는 성 이야기
주석원 지음 / 세림출판 / 2013년 1월

참으로 책 제목이 도발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어 들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오페라 카르멘과 함께 하는 성(性)이야기? 다소 기대감(?)이 떨어지는데...무엇을 기대한 것일까?

 그런데, 사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카르멘을 들어는 봤겠지만, 오페라 카르멘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을 것인데, 왜 그것도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오페라 카르멘을 들고 왔을까하는 의문을 하면서 책을 열자 말자 왜 저자가 카르멘을 가지고 우리들에게 남녀간의 사랑, 이별, 그리고 섹스에 대해서 예기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우리들이 어릴 때 몰래 숨어서 읽었을 듯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직설적으로 예기하는 책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면서 읽어가다 보니, 어느새 다 읽게 되었던 이 책은 저자이자 교수인 마광수의 책들에서 읽었던 그 묘한 매력 – 숨기는 듯 하면서도 모든 것을 표현하는, 나타내지 않아서 더 상상하게 되는 – 은 없었지만,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사라를 위한 변명에 이어서 정말 성에 대해서 진실되게 예기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처음으로 나오는 카르멘이 호세를 유혹하는 오페라의 한 장면을 가지고,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 정자와 난자의 예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난자가 그렇게나 적은 수가 만들어지고, 그래서 여성들이 까다롭게 남자를 고르는 것이며, 남자는 자신의 종족을 번식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그렇게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자연에서 인간을 제외한 동물이나 곤충들의 구애와 섹스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정말 알지 못했던 자연의 신비도 알게 된다.

 이렇게 유혹에 대해서 예기를 한 다음에 들려주는 ‘남과 여’에서는 우리들의 신체 중에 엉덩이에 대해서, 그리고 여성 성기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정말 그 내용이 아슬아슬하지만, 재미 있다. 저자가 한의학자라서 그런지, 이 부분에서 양중유음, 음중유양을 예기하는데, 이 부분도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오페라 카르멘의 진행과 함께, 우리들이 성에 대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포함하여, 재미있게, 때로는 좀 야하게 표현하면서 독자인 나의 시선을 계속 묶어 두고 있었다. 남녀의 다름과 그리고 그 다른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된 책으로, 또 어떻게 해서 남녀가 진화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또한 오페라 카르멘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된 책이었다. 참으로 글로 쓰기 어려운 주제인 성을 오페라 카르멘이라는 콘텐츠를 통해서 정말 재미있게 보여준 책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