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 - 우리 시대 부모 14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안정숙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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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버지의 편지], [인생은 너무 짧다 너는 이렇게 살아라], [성공학 콘서트]에서 보아온 아버지가 아들에게 혹은 자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 시대 부모가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가슴을 진솔하게 열어 자신에게 지난날의 회상과 생각들을 써 내려감으로써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교훈들을 전달해 주고 있는 편지들을 엮은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국가대표 역도선수인 장미란 선수의 어머니,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의 어머니에서부터, 조금은 생소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딸 셋을 데리고 가족 세계 여행을 다녀온 솔빛별 가족의 아버지와 두 아들을 베스트셀러 저자로 길러낸 전 KBS 아나운서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부모의 자기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이 책은 오늘날 부모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제일 먼저 우리들이 만나게 되는 부모로는 미스코리아 진이자 하버드생인 금나나의 어머니, 소위 엄친딸이라고 불리고도 남을 만한 금나나를 둔 어머니가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궁금해, 그녀의 편지를 살짝 열어보니, 딸아이가 좀 더 편한 길로 갔으면 싶은 2년전의 자신에게 “네 속에 가두지 않아야 아이가 계속 성장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타이르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틀 속에, 사회의 통념 속에 아이들을 가두어서 그 잣대로만 아이들을 바라 보고, 아이들보고 그 속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이루어가라고 하지 않는가! 사교육은 당연한 것이고, 조금 더(?) 좋은 유치원(결국 비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1년 전부터 예비등록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어린 아이들이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오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생각해 보면 이 책의 다른 부모, KBS <퀴즈 대한민국>최연소 퀴즈 영웅 신정한의 어머니의 편지를 읽어 보곤, 지금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도 초등학생이 대한민국의 퀴즈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참교육이 무엇인지를 말해 주는 그녀의 편지는 정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를 키울 때는 소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소신은 아이에 대한 믿음에서 나오는 거니까> 라는 이 말은 이 책의 여러 명의 부모들 –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마술사 이은결의 어머니, 중학교를 그만두고 대안학교를 선택한 딸을 둔 어머니, 외진 시골에서 쌍둥이 아들을 서울대학교에 입학시킨 아버지 등,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부모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말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진 않을까 한다.
아마도 다음의 텔레비전에서 본 공익광고가 생각나진 않을까?
[당신은 부모인가요, 학부모인가요? ]

이 책은 우리들이 진정한 부모가 되는 데 있어서, 이미 앞서간 부모들이 자신의 젊은 날에 보내는 후회와 한탄과 자녀들에 대한 고마움에 대한 편지를 통해 살짝 엿본 지혜를 간결하면서도 정갈하게 전해주고 있어서 고맙다.
“과연 무엇이 아이를 위한 선택인가?”를 먼저 생각하면서 진정한 부모가 될 수 있는 지혜를 배운 책으로 주변에 아이들을 키우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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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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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픽션이면 하는 바램으로 읽으면서, 수많은 부분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흘리며 읽어 야 하는 “책, 울지마, 죽지마, 사랑할거야”, 하지만 논픽션이기에 더욱더 가슴을 저미는 책이다.
부제로 달린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에서 말해 주듯이 저자 김효선씨가 큰 딸 서연이랑 보낸 2년 6개월간의 추억이자, 소중한 깨달음의 시간을 가슴으로 기록한 이 책을 읽고는, 무심히 지나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사소한 일들이 정말 소중한 것들이고, 사소한 일상이 행복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된다.
백혈병이라는 병의 무서움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치유의 과정이 고통스럽고, 치유가 된다고 해도 재발의 가능성이 있으며, 정말 골수이식만으로도 완치되는 것도 아닌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저자의 눈에 비친 치료과정의 어려움과 환자 및 가족들의 마음 고생까지 정말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저자가 딸과의 어려웠던 투병생활을 정말 가슴에 흐르는 처절한 심정으로 썼기에 독자들의 눈에 그냥 눈물이 맺히게 하고, 서연의 죽음이 이 책의 끝이 아니길 희망하며 읽도록 만들고 있다.
정말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일들이 아프게 되면 그렇게도 우리들에게 소중한 것이 되고, 새로운 것들이 되는 것은 알지만, 이 책을 통해 가슴 깊이 느꼈으며, 또한 우리들에게 주변 사람들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저자가 표현한 데로 “사람보험”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또한 서연이나 지혜와 같은 병실의 가련한 어린 환자들의 아름다운 영혼이 우리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항상 주변의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의 어려움 속에서도 부모와 친구들을 생각하며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서연의 모습을 그려 보게 된다.
메멘토 모리 – “그대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는 뜻의 라틴어 경구라는 이 말이 정말 이 책을 덮으면서 절실히 느껴지면서, 다음의 생각이 가슴에 남는다.
‘나는 현재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어떤 존재이며, 또한 내가 죽음의 문에 도달했을 때 어떤 느낌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며, 나의 죽은 후 비석이나 추모의 글에서 난 어떤 사람으로 인식될까?’
이 책의 목적이 사는 의미를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받는 무균병동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이었다면, 정말 나에겐 삶의 절실함, 오늘 사랑하는 이와 웃고 떠들 수 있는 것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해 준 책이며, 또한 삶에서 방황하기에는 지금의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현재의 소소한 삶 속에서 어떤 의미도 느끼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눈물 속에서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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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장 - 일상다반사, 소소함의 미학, 시장 엿보기
기분좋은 QX 엮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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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으로는 이 책을 한국의 재래시장, 화개장터나 5일장을 소개하는 책이라 생각했지만, 처음 차례를 보고는 재래시장이긴 하지만, 시골장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부터 서울에 이르기까지 전국 팔도 방방곡곡에 있는 재래시장을 소개하고 있는 그런 책이다.
각각의 시장을 소개함에 있어서 시장에 가는 방법을 손지도로 소개해 주고, 그리고 그 시장 속에서 인상 깊었던 것들을 사진과 함께, 시장에 갔던 사람의 느낌으로 소개하고 있는 어쩌면 기행문 같은 그런 형식의 책이다. 뭐랄까 인간냄새가 나는 그런 책이다.
무엇보다도 도심 가까이 있는 시장들을 소개해 줌으로써, 우리가 쉽게 갈 수 있는 그러면서도 보통의 시장과는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을 이 책이 출간되기 위해 팔도를 다녔을 기분좋은 OX를 통해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는 데 있다.
혹자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 그런 시장이 있었나 할 정도의 것도 있으니라는 생각이 들며, 혹자는 정말 가보고 싶은 곳으로 몇몇 곳을 찜하지 않을까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제주도와 강원도의 시장이 확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제주도는 아버님의 고향으로, 강원도는 자주 가보지 못하는 곳으로 말이다. 암튼 각각의 사연을 담은 시장의 모습 속에서 한국의 전통과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사람들간의 삶, 정들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어느샌가 대형마트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단순히 어떤 물건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 웃음과 정과 추억을 팔던 재래시장의 모습을 아련히 느껴보도록 해 주는 이 책의 따뜻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아마도 이 책이 나오기까지 고생한 여러분들의 가슴이 따뜻하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릴 때 어머님 손을 잡고 갔던 재래시장의 맛 – 장을 보다 주전부리를 먹거나, 단골 가게 아줌마가 주는 동전 몇닙을 모아서 딱지나 인형을 샀던 추억으로의 여행을 하는 맛도 이 책이 준다. 이 책은 단순히 시장의 소개가 아니라 우리들에게 한국의 시장의 숨은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정말 시장을 걸으면서 내 눈으로 보듯이 잡은 사진이라던가 설명은 그 시장을 가 보지 않았지만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간의 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기행문의 범주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어쩌면 그냥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전국의 시장을 그냥 조사해서 동아리방에서 발표해보자는 식의 형태를 띈 듯 하기도 해서, 참으로 젊은이들의 발상에서 나온 책이라는 생각에 그 신선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생동감과 밝음을 볼 수 있다면, 이 책을 외국인에게 소개해 주면서 시장을 같이 거니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제는 독일 본사에서 온 친구랑 부산의 국제시장을 거닐며, 이곳 저곳 새로운 모습에 나 또한 감탄을 하면서, 시장 속 시장의 멋과 한국만이 간직한 그 생동감과 따뜻함을 맛 보았다.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을 못 했을 수도 있으리라.
다가오는 여름, 바닷가로의 휴가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끼고 가면서 읽은 후, 여행지 가까운 곳의 시장을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하며, 이 책을 휴가지 도서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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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1.2 세트 - 전2권
시미즈 이사오 지음,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옮김 / 어문학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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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책의 출간이 가능한 일본을 부럽다고 해야 할 지, 아니면 그냥 우리와는 다른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정서상, 인식상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말아야 할 지 모를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본의 메이지 시대, 근대일본의 시대를 만화, 그것도 풍자만화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저자인 일본인 시미즈 이사오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일본에 거주했던 외국인인 프랑스인 조르주 비고의 풍자화를 통해서 보여 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치부를 예기하는 것일 수도 있는 그 시대의 일본의 모습을 이렇게까지 풍자해서 묘사한 것을 지금 현대화된 시대에 재조명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러면서 조금은 부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기록한 기록물들은 대부분이 글이며, 근대화가 많이 진전된 이후에야 사진으로 몇 점 전해올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연구사료가 부족하고, 또한 교과과정에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되는 바가 없이, 그냥 근대화라는 조그마한 단락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삼국시대, 조선시대의 왕들은 줄줄이 외우면서도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열강들의 각축에서 우리는 어떻게 외교를 했는지, 또한 그 시절의 민중의 삶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 이 책은 일본에 18년간 머물면서 본 일본의 여러 모습을 그의 독특한 만화기법으로 담아 내어서 오늘날 기록물로 보여 주고 있음이 참으로 새롭다. 사진이 흔한 시기 이전에의 기록이라는 것이 대부분 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 생생함을 가지기는 어려운 데, 이 책은 그런 시대에 일본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의 일본이 근대화 되면서 발달하게 된 철도에서부터, 군인의 모습, 게이샤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만화와 그 시절의 소개, 그리고 또한 영국을 등에 업고 러시아와 대적했던 일본의 모습뿐만 아니라, 프랑스인의 눈에 비친 독일을 받아들이던 일본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역사책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이런 장르의 책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참으로 다양한 일본과 우리나라 관계의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이런 책이 출간된 것은 아마도 우리들에게 일본을 조금이나마 바로 이해하고, 일본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가깝게 느끼게 만들고 싶은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의 바램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이 비록 2권이지만, 읽기에 지루하지 않고, 그냥 만화를 본다는 심정으로 봐도 좋을 만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단순한 풍자화의 재조명이 아니라, 일본의 근대화를 엿봄으로써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는 데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끝으로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읽히기 쉽도록 구성된 이 책이 일본의 근대화에 이어서 다음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재조명하는 책의 발간을 기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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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열도 - 영원한 이방인 사백 년의 기록
김충식 지음 / 효형출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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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이하여, 요즘 서점가에는 정말 많은 구한말, 일제강점기 또는 일본과 관련된 서적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서점가의 한 곳을 차지하고 있는 이 책, 슬픈 열도 – 그냥 제목만을 봐서는 일본의 슬픈 역사를 예기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은 책의 표지에 붉게 그려진 일본 지도의 곳곳에 수 놓아진 그 이름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아픈 부분을 아련히 떠올려주는 그런 책이다.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 민족이 일본에서 겪어야 했던 이방인으로서 살아가야 했던 아픈 삶에 대한 하나의 역사 스페셜과도 같은 책이다.
세계의 급변하는 정세를 보고 갑신정변을 일으킨 풍운아 김옥균의 일본 망명 십년의 궤적에서부터, 아직 잃어버린 모국어를 찾아 헤매는 작가 이회성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일본에서 살면서 한국이라는 아픈, 어쩌면 숨겨야만 했던 단어를 가슴에 안고 살아갔던 이들,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예기를 우리들에게 고증을 통해 들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국사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듣지 못했던, 아니 국사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던 역사의 숨겨진, 잊혀진 예기들을 파노라마가 지나가듯이 눈앞에 생생히 볼 수 있다.
왜 역도산은 자신의 국적을 숨기며, 일본인으로 살아가야 했는지, 왜 소설가 다치하라 세이슈는 여섯 개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김윤규”라는 이름을 죽을 때까지 숨기며 살아야 했는지, 그리고 도공의 후예였던 박무덕이 왜 “도고 시게노리”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외교관이 되어서 일본 패망시 외교업무를 해야 했으며, 전범으로 판정받아 옥사를 했는지에 대한 가슴 아픈 예기들이 이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져 있다. 저자는 아마도 우리들에게 역사를 하나의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그 시대 그 시절에 그 사람들이 처한 현실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음을 예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들 곁에 다가와 있는 일본 문화들, 그리고 부산에서 배로 3시간만 가면 되는 곳 일본, 지정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이젠 참으로 가까워진 모습이다. 한때 우리네 젊은이들이 일본의 문화를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지금은 우리의 한류하는 문화가 일본의 여기 저기에 전파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우리 민족사에서 일본을 붉게 물들인 구한말의 여러 선현들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하진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 또한 알지 못했던 인물에 대한 예기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뜨거워진 가슴을 안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가슴의 막힘에서 출발해서 가슴의 아픔으로 이어지고, 책을 덮으면서는 가슴의 뜨거워짐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하기에 이 책을 읽고 그런 뜨거움과 서글픔, 막막함을 느껴보고 우리네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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