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그림
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함정임.박형섭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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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는 그림 덕분에 행복해져서 이 좋은 느낌을 친구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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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그림책 사람들 엮음, 김경희 외 그림 / 은행나무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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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아직도 어린 시절 즐겨 봤던 <빨간 머리 앤> 만화 주제가를 흥얼거리곤 한다.

처음 본 순간부터 앤에게 반해서 항상 닮고 싶은 마음 속 친구로 자리잡고 있다.

앤의 매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새롭고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마음씨다. 그래서 바라보기만 해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빨간 머리 앤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란 책은 오랜만에 마음 속 친구를 만나게 해줬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몽고메리의 단편 작품 10편이 실려 있다. 그 중 두 편이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빨간 머리 앤>에 수록된 내용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다.

몽고메리 자신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의외의 사실이다. 그녀의 빨간 머리 앤을 보면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닮았을 거라고 추측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줍고 외로운 소녀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이 앤으로 탄생한 것일 수도 있다. 앤을 사랑으로 길러준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의 모습이 작가와 더 닮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표현은 서툴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10편의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멋지게 트리를 장식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카드와 선물을 준비하면서 보내는 것도 좋겠지만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더욱 뜻 깊은 날이 될 것이다.

빨간 머리 앤은 말한다.

눈과 귀를 열어 놓으면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 보이는 법이에요.

앤은 동료 교사인 캐서린 선생님의 차갑고 무뚝뚝한 모습 뒤에 숨겨진 외로운 영혼을 보고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함께 초록 지붕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얼음같이 꽁꽁 굳어 있던 캐서린의 마음은 어느새 따뜻하고 행복해졌다. 그녀의 오해처럼 앤은 모든 것을 다 가진 행운아로 보이지만 실은 어렵고 외로운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도 밝고 따뜻한 심성으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내가 앤을 좋아하고 닮고 싶었던 것도 아이와 같은 호기심과 천진난만함이다.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는 것은 행복을 누릴 준비가 되었음을 뜻한다. 앤은 자신이 못 가진 것을 부러워하고 불만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작은 것에 감사하고 감동하며 살았다. 지금도 앤이 처음 초록 지붕 집으로 향하는 길을 가면서 쉴 새 없이 감탄하는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남들에게는 그저 매일 보는 길이라 아무 감흥이 없겠지만 앤은 그 속에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앤이 캐서린에게 보인 관심도 단순한 연민이나 동정심이 아니었다. 모두가 캐서린의 거만하고 심술궂은 겉모습만 보고 피했지만 앤은 달랐다. 진심으로 그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내 마음은 캐서린과 더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비뚤게 바라 보면서 세상 탓만 했으니 말이다.

자신이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아름다운 세상도, 따뜻한 사람들도 만날 수 없다.

앤의 고향은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다. 실제로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어릴 때는 다이애나와, 어른이 되어서는 캐서린과 함께 걸었던 눈 덮인 전나무숲, 연인의 오솔길과 얼음에 갇힌 빛나는 호수를 마음에 담아 본다.
메리 크리스마스! 나의 영원한 벗 앤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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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이기는 결정지능 - 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44가지 실천법
사토 신이치 지음, 이정환 옮김 / 비전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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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신비롭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수록 뇌세포가 줄어들기 때문에 지능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화가 뇌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님을 밝혀내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지능은 결정성 지능이다. 이것은 계산 연습에 의해 향상되는 유동성 지능과는 차원이 다른 지능을 말한다. 결정 지능은 한 사람이 인생 경험을 통해 축적한 사고력의 실천적인 지능이다. 즉,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지능을 보석이 결정을 이루는 데 비유하여 결정성 지능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흔히들 핑계를 댈 때 나이 탓을 많이 하는데,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도전하지 못할 나이는 없다. 이미 결정 지능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서진규 그녀는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나 고교 졸업 후 가발 공장에 취직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이혼이라는 시련을 겪고 28세에 미 육군에 입대했다. 49세에 미 육군 소령으로 예편 후 하버드대 석사 과정 입학 16년 만인 58세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60세 나이에 사이버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에 편입했다. 그녀는 자신을 희망의 증거라고 말하며 책을 통해 많은 감명을 주고 있다.

이렇듯 삶의 역경 속에서 꿋꿋하게 이겨나가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이 결정 지능의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44가지 실천법을 소개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라고 충고한다. 요즘은 동안 열풍으로 좀더 젊은 외모를 가꾸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젊음을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나이듦을 당당하게 즐기자는 것이다. 세월을 막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젊은 외모는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지혜로운 모습은 존경의 대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갓난아이의 죽음보다 노인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고 한다.

노인은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부족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갓난아이는 세상을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자기의 죽음조차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럽에서는 갓난아이의 죽음을 슬퍼한다. 살았더라면 아주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었을 아기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노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노인은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 중에서

이 글에서 주목할 점은 누구의 죽음이 더 슬픈지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의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후자 쪽이 강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을 능력 상실의 기준으로 보는 두려움이 있다. 직장 생활에서 30대 중후반 이후 사람들은 회사 눈치를 봐야 하는 불안한 고용 환경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젊고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릴 열쇠가 이 책 속에 있다.

바로 결정 지능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나이 들수록 더 풍요롭고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우스개 소리로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청춘이란 말이 진실이었다. 항상 어린 아이의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은 젊은 뇌를 지닌 것이다. 결정 지능은 어른의 지혜다.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면 결정 지능을 키우자.

 

결정 지능의 열쇠

1.       머리가 경직되지 않으려면 흥미를 가져라.

2.       계속해서 일하려면 의욕을 불어넣어라.

3.       사고력을 높이려면 비평하라.

4.       결정 지능의 토대를 만들려면 관심을 가져라.

5.       마음의 창문을 열고 유연하게 사고하라.

6.       머리가 늘 깨어 있게 뇌에 부담을 주라.

7.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도전하라.

8.       지식을 정착시키려면 언어화하라.

9.       본질을 파악하려면 잘 요약하라.

10.   종합적인 능력을 높이려면 적극적으로 표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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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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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을 왜 알아야 하는가?

사실 진지한 의미를 찾고자 이 책을 펼친 것은 아니다.

중국의 수수께끼 같은 역사가 궁금했다. 예전에 중국 국보전이란 전시회를 간 적이 있었다. 중국 역사를 잘 모르다 보니 설명을 듣지 않고는 그 가치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웅장하고 신비로운 중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설명하는 분이 중국 사람들이니까 국보급 유물을 해외 전시한다고, 우리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했다. 물론 이송 과정도 각별히 신경 쓴다고는 하지만 파손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말이다. 덕분에 중국 유물을 가까이 관람할 수 있었지만 국보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편견이었다.

국보급 유물들이 발굴된 과정을 보면 우연히 모습을 드러내어 발굴한 것이지 일부러 발굴한 것들은 없다고 한다.

책에서도 소개된 진시황릉의 발굴문제를 보면 알 수 있다. 나 역시 어설프게 알고 있던 진시황릉 병마용갱은 마을 사람들이 봄 가뭄 때문에 우물을 파다가 처음 발견된 것으로 흙으로 빚어 만든 병사와 말이 출토되었다. 병마용갱에서 발견된 군사들이 모두 진나라 군사들인데 이들만 가리킬 때 대개 진용이라 부른다. 이것이 진시황릉 능원의 일부로 파악되어 국가적 차원의 발굴 사업이 되었다. 그들은 유적을 보호하면서 일반인 관람을 위해 유적에 돔을 씌워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들 박물관 입장료로 인한 부가가치는 엄청나서 진시황릉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지금까지 발굴된 것은 진시황릉 주변 능원이었고 진시황릉 자체는 아직 한 번도 도굴된 적 없이 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시황릉은 왜 발굴하지 않을까?

1950년대부터 엄청난 관광 수입과 그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려하여 지방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발굴을 건의했다고 한다. 그 당시 발굴 계획서를 검토한 저우언라이 총리는 이렇게 지시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일을 제대로 해낼 능력이 없으므로 후손들이 완수할 수 있게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깨어 있는 지도자의 소신 덕분에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무분별한 발굴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발굴은 영원한 파괴라는 사실을 인식한 현명한 지도자였다.

그에 비해 2007년 대한민국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나 문화재를 발굴할 수 있다.

어제 신문을 보니 경복궁 복원사업 일환으로 광화문 옛터를 해체 이전한다고 한다. 발굴 조사 결과 고종 시대 광화문터는 물론이고 그 아래 지하 70cm 지점에서는 경복궁 창건 당시 광화문터가 완벽한 상태로 확인됐는데 굳이 해체하여 제 3의 장소로 이전한다는 문화재청 방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솔직히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내용이 내 눈길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기를 바란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관심 속에 우리 역사는 조금씩 해체되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15개의 주제를 통해 역사와 사회 각 방면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다. 우리 역사가 아닌 중국의 역사를 통해 현 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기회다. 요즘 많이 거론되는 대운하 문제도 그들의 대운하 역사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은 역사를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이러한 공정은 개혁, 개방을 염두에 두고 세계사 전면에 등장한 중국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초대형 국가 정책이다.

문제는 그들의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역사가 위협 받고 있다. 다행히 얼마 전 중국사회과학원은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에서 빼고 기술한 중국사를 펴냈다. 그것은 현재 단군조선의 건국 연대를 사실로 인정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탐원공정이 계속 진행되는 한 우리는 안심할 수 없다.

우리 국사 교과서 연대표에는 기원전 2333년 단군 고조선 건국 이후 무려 2000년 이상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다. 국사를 배우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다. 자칫하면 고조선 건국 연대가 중국사를 새로 쓰기 위한 증거로 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의 연표를 채워넣는 작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우리의 역사가 단순히 신화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요즘 모드라마를 통해 판타지 사극이 인기를 끌었다. 사극을 통해 역사에 관심을 갖을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은 좋았지만 너무나 판타지 요소가 강하여 사실적인 역사로 인식하기 힘들었다.

며칠 뒤면 한국을 이끌 중요한 지도자를 뽑는다. 보여지기 위한 공약이 아닌 역사 의식을 지닌 주체적이고 현명한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원해본다.

한 권의 중국사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되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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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1 (반양장)
리선샹 지음, 양성희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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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소설이다.

역사적인 교훈을 생각하기에 앞서 재미가 있다.

고사성어 와신상담은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 사이의 대결과 복수를 담고 있다. 세기의 라이벌이라 할 만하다.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천은 태자 신분이고 부차는 일개 왕자였으나 서로 왕이 되어 대결하자는 약속을 한다. 아직 왕에 오르지도 못했으면서 왕위 쟁취를 다짐했다는 것이 대단하다. 어쩌면 서로 경쟁 관계가 될 것을 운명적으로 느꼈던 것인지도 모른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관계는 약소국인 월나라가 계완 공주를 화친 목적으로 시집보내면서 표면적인 평화를 유지한다. 그러나 태자비가 된 계완 공주가 굴욕을 참지 못하고 월나라로 도망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 1권은 월나라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약소국 월나라를 응원하게 됐다. 계완 공주가 당한 수모가 마음 아프기도 하고 태자 구천의 처지가 딱하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사실 월왕 윤상은 치세에 능한 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적으로는 잔인한 아버지였다. 엄청 아끼고 사랑했던 계완 공주를 적국에 시집보냈고 돌아온 공주를 보호하는 척 하면서 결국엔 적의 손에 넘겼다. 또한 자신의 아들이자 태자인 구천을 쫓아내고 첩의 어린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 했으니 도가 지나치다. 태자 구천을 폐위한 이유도 계완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오나라와 맞섰기 때문이다. 약소국인 월나라가 오나라에게 대항한다면 자멸할 수도 있겠지만 계완 공주가 당한 수모를 참고 넘어 간다면 국가적인 굴욕이라 할 수 있다. 계완 공주는 시아버지인 오왕 합려에게 겁탈을 당했던 것이다. 자신의 며느리를 욕보인 합려의 행동은 옳지 못했고 도망친 며느리를 빌미로 선전포고 한 것은 비열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비인 구천이 분노하고 오나라와 싸우고자 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히려 아비인 윤상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딸을 희생하고 아들을 내치면서 그가 지키고자 한 것은 월나라일까, 자기 자신이었을까?

월왕 윤상과 오왕 합려는 역사적 배경이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두 주인공 구천과 부차다.

만약 지금 세상에 두 사람이 태어났다면 좋은 협력자,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정의와 도리를 중요시하는 모습이 너무나 닮았다. 인간적인 매력이 이야기의 흥미를 이끌어간다고 할 만큼 멋진 사람들이다.

중국 역사 속 두 영웅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속으로 어느새 빨려 들어간 느낌이다. 첫 장을 넘기면서 도저히 중간에 덮을 수 없었다. 꽤 속도감 있는 이야기다. 오나라와 월나라 간의 대결 구도 속에 태자 구천이 폐위되어 쫓겨나고 왕자 부차 역시 왕위 쟁탈전에서 밀려 나는 상황이다. 아직 왕위에 오르기에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는 것이다.

역사는 사람의 인생처럼 고난을 극복해 가는 과정 속에 있다. 나라는 전쟁을 통해 변화를 겪고 영웅은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다한다.

역사 소설을 통해 바라본 영웅적인 그들의 모습이 비단 역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내게도 본받을 점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적 인물들에게는 치열했을 삶을 단순히 재미있다고 표현한 것은 얇은 지식 탓이다. 아무래도 역사 소설의 존재 의의는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와신상담>은 이미 지나간 역사지만 내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남았다.

낯선 중국 역사가 작가 리선샹을 통해 새롭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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