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어린이의 질문 - 가장 정직한 K-어린이에 대한 기록
이모령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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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아마 모든 부모들이 아이가 태어났을 때 품었던 마음일 거예요.

근데 영유아 검진부터 아이의 발달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부모의 욕심도 키워나간 게 아닌가 싶어요.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은 경쟁이 당연시 되다보니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점수를 매기고 우열을 가리면서 부모와 아이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어요.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든 걸까요.

《K- 어린이의 질문》은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 엄마는 강압적이거나 무서운 분은 아니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늘 엄마를 기쁘게 한다는 것을 전 잘 알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곳이 지옥처럼 느껴지다가도 늘 제 걱정을 하는 엄마 얼굴을 보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들곤 합니다. 모든 아이는 이 지옥을 부모님의 사랑으로 참아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의지만으로는 무시무시한 공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 엄마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공부하는 척하면서 다른 짓을 하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엄마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엄마가 매일 말하듯이 정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내 행복이라면 날 내버려두라고. 그리고 나는 방법을 찾을 거라고. 더는 어른들의 거짓말에 속지 않을 것이고 엄마에 걱정에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까. 죽을 거 같으니까." (58-59p)

학교와 학원에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아이들, 이른바 대치동 키즈들의 일상이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어요. 하교 후에 학원과 과외를 연달아 하느라 끼니도 편의점에서 때워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네요. 이 책에 나오는 친구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죽을 것 같아서 엄마에게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와요. 아이는 "한국 교육에서 누가 가장 고통 받고 있는가?"(34p)라는 질문 앞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른들이 그토록 바라는 명문대 입학이 아이들의 인생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뭐가 그리 놀랄 일이겠어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부 압박감에 시달리게 만든 어른들의 잘못인 거죠. 웬만한 단어에 K 라는 글자를 붙이면,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이 책에서는 'K 어린이'라는 단어가 한국의 암울한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표본이었다가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한국의 교육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 스스로 바꿔나가는 놀라운 이야기였네요. 우리 현실에서도 교육 문제는 어른들이 먼저 반성하고, 더욱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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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는 다정하게 씁니다 - 나의 안녕에 무심했던 날들에 보내는 첫 다정
김영숙 지음 / 브로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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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마음에 품고 다니는 단어가 있어요.

많을 다 뜻 정, 따뜻한 마음을 뜻하는 '다정'이란 단어를 수시로 떠올리면서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 눈길을 끌었네요. 어떤 사람이길래 다정을 이야기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거든요.

《에필로그는 다정하게 씁니다》는 25년 차 방송작가이자 8년째 MBN <나는 자연인이다>를 맡고 있는 김영숙 작가님의 책이에요. 방송에서 종종 등장하는 "방송국 놈들!"이란 말은 독한 그들을 가리키는 부정적 표현인데, 그들을 비난하는 의미보다는 그만큼 녹록치 않은 근무 환경에서 버텨내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방송작가로 25년이라니, 저자의 속은 얼마나 새까맣게 탔을지... 이 책은 '내 마음의 안녕을 묻지 못한 채, 미련하리만치 열심히 달려온 김영숙의 이야기'이며, 모두에게 전하는 '다정'이네요.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무작정 참는다고 해서 견뎌지는 게 아닌데,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고 참다가 번아웃이 오거나 쓰러져야만 참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것 같아요. 저자는 스스로 열심히 살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 '꾸역꾸역' 버티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남들보다 몇 곱절이나 힘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걸 누가 알아주겠어요. 저자 역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뭐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았고, 상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해요. 어릴 적부터 사람의 마음에 대해 관심은 있었는데 직업적으로 어쩐지 '지질해' 보인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사실은 몇 년간 고민해오던 상담 대학원을 가기로 결정했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일은 지질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아무리 바빠도 나를 챙기지 않으면 안녕한 시간을 보낼 수 없어요. 나의 안녕을 위한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늦기 전에 깨닫기를 바라는 '다정'한 마음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네요. 그 마음 덕분에 힐링의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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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부터 머리가 점점 좋아진다 - 뇌와 마음이 순식간에 정리되는 심플한 습관
와다 히데키 지음, 윤경희 옮김 / 지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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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중장년층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딱 짚어서 하나를 고르긴 어렵지만 건강 문제를 빼놓을 순 없을 거예요. 여기저기 아픈 곳들이 생기면서 슬슬 나이 탓, 노화에 대한 걱정이 늘어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걱정한다고 저절로 해결되진 않으니, 그럴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인 것 같아요.

《60세부터 머리가 점점 좋아진다》는 일본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인 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로 30여 년 동안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는 와다 히데키 원장님의 책이에요. 2025년 현재 65세인 저자는 자신의 머리가 타고나서 좋은 것이 아니라 전두엽을 단련해왔기 때문에 평생 머리를 좋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 원장으로서 중장년층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어요.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전두엽을 단련하면 점점 머리를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는 '나이들면 뇌 세포가 죽어서 머리가 나빠진다'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내용들로 시작하여 전두엽 기능 활성화에 효과적인 습과과 사고방식을 알려주고 있어요.

"2000년, 런던대학의 인지신경학 연구자인 엘리너 맥과이어 박사가 당시의 상식을 뒤집고 '뇌의 신경세포는 어른이 되어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맥과이어 박사가 런던 시내 중심가를 주행하는 택시 기사들의 뛰어난 기억력에 대한 호기심이 발단이었다. ... 택시 기사와 일반인들과의 뇌 비교연구를 한 결과, 택시 기사들의 뇌 속 해마(기억을 관장하는 부위)가 일반인보다 크게 발달한 것을 발견했고, 특히 경력이 긴 택시 기사일수록 그 정도가 커서, 실제로 경력 30년이 넘은 택시 기사는 해마의 부피가 3%나 컸다. ... 이와 같이 뇌는 어떻게 훈련하는가에 따라 나이와 관계없이 발달할 수 있고, 베테랑 택시 기사의 사례처럼 젊었을 때보다 기억의 용량도 키울 수 있으며, 기능을 향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63-64p)

저자는 머리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즐기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행복한 기분은 뇌의 활력원이라서 일상에서 자신이 즐겁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을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 지루한 뇌 훈련보다 훨씬 더 뇌에 긍정적 자극이 되어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거예요. 머리를 좋게 하는 식생활의 키워드는 고기와 비타민 C 인데, 때로는 먹고 싶은 것을 만족스럽게 먹어야 뇌에도 몸에도 영양 성분이 전달되고 삶의 질도 올라간다면서, 대신 자주 걸으면서 적당한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유지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싫은 것을 참지 않는다' (110p)도 똑똑한 뇌를 만드는 데 무척 중요하다는 점, 시니어라면 이제부터라도 괴로운 것에서 멀어질 것을 철칙으로 삼아 자유롭게 인생을 즐기라는 거예요. 느긋함과 적당함, 여기에 열정과 호기심을 더한다면 건강하고 기분 좋은 인생을 만들 수 있어요. 똑똑한 머리, 좋은 머리를 갖는다는 건 결국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것을 의미하네요. 전두엽 기능의 노화를 예방하는 건 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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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페라 - 마에스트로가 들려주는 오페라 속 세계사
양진모 지음 / 책과함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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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속 세계사, 알고 들으니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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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페라 - 마에스트로가 들려주는 오페라 속 세계사
양진모 지음 / 책과함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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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오페라 공연을 접했던 십대 시절에는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았더랬죠.

오페라의 매력에 처음 눈을 떴으나 공연 자체를 즐기기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근래 오페라에 관한 책들을 통해 각각의 오페라들이 가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다시금 매력을 발견하게 됐는데, 이번 책은 오페라 속 세계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히스토페라》는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문 지휘자인 양진모 선생님의 역사와 음악이 어우러진 인문학 수업 책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이 책이 역사와 오페라를 연결하는 새로운 학문적 시도이자 개인적 여정의 기록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여기에 실린 열 편의 오페라 작품 중 다섯 편은 저자가 직접 무대에서 지휘했던 작품이라고 해요. 지휘자로서 오페라 무대에 섰기 때문에 저자에겐 오페라가 단순히 예술의 장르를 넘어 본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로 인식한 것인데, 실제로 오페라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 시대 비극에서 중세시대를 거쳐 발전해온 음악의 역사뿐 아니라 각 시대의 역사를 만날 수 있어요. 이탈리아의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는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였던 앤 불린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으로 런던에서 1831년 7월 8일 초연하며 유럽에서 반짝 인기를 끌다가 사라졌으나 부활시킨 공로는 20세기 최고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에게 있다고 하네요. 오페라 속 세계사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오페라 속 아리아를 찾아 듣는 재미가 있네요. 각 오페라마다 함께 하면 좋은 추천 음반과 영상이 나와 있어서 오페라를 감상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미와 예술적 혁신을 보여주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로 시작해 치열했던 냉전시대에 탄생한 미니멀리즘 음악인 존 아담스의 <닉슨 인 차이나>까지 역사와 예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오페라를 통해 역사를 알아가면서 음악이 주는 아름다운 감동까지 덤으로 챙긴 것 같아요. 웅장하고, 때로는 애절하며, 다채로운 인간의 감정들이 어떻게 목소리로 표현되는지, 이제 조금이나마 귀가 트인 느낌이네요. 오페라의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을 알고 나니, 뭔가 이전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감상의 맛이 달라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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