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헌법이다 - 일상을 지키고 내일을 바꾸는 11가지 헌법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3
임지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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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면서 다시 또, 헌법을 들춰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헌법을 모르고서는 국민의 자격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네요. 비상계엄 해체 후 사흘 만인 12월 7일, 1차 표결은 여당 국민의힘의 탄핵반대로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고, 야권 6당의 탄핵소추안 재발의로 12월 14일, 2차 표결은 가결되었어요. 그때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몰라요. 헌정사상 세 번째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네요. 탄핵 사유는 헌법 제65조 1항에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나와 있는데, 일반인들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면 기소해서 수사하거나 형사 처벌을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에는 불소추 특권이 있어서 임기 내에 기소가 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 제도가 있는 거예요. 내란 사태로 탄핵되고 조기 대선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향해 헌법 제84조 불소추특권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형사재판 중지가 위법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는 이들이 있으니 한심하네요. 더 이상 그들이 헛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가 헌법을 제대로 알아야 해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방송을 통해 많이 접했던 헌법학자 임지봉 교수님의 책이 나왔네요.

《당신이 헌법이다》는 인생명강 시리즈 서른세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모두를 위한 친절한 헌법 강의라고 할 수 있어요. 첫 장은 '헌법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헌법의 역사를 살펴보고 헌법의 구조와 특성, 이념을 통해 그 중요성을 알려주네요. 두 번째 장에서는 권력분립의 원리를 설명한 뒤에 행정부의 예산안 편성권과 국회의 예산안 심의 확정권, 탄핵소추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이후의 대한민국과 헌법을 이야기하면서, 새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있어요. 저자는 헌법학자이기에 헌법을 최고 가치라고 말해왔는데, 이번에 역사적 대사건, 응원봉 혁명을 지켜보면서 헌법보다 위에 있는 최고 가치는 바로 국민이라고 이야기하네요. 헌법은 당신이고, 당신이 곧 헌법이라는 말이 어떠한 의미인지 다시금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었네요. 헌법은 국민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약속이며, 국민 각자가 헌법적 존재임을 주장하라고 만든 것임을 결코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내 인생의 헌법을 써보는 것은 헌법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당신이 헌법이다.

나의 일상을 지키고 내일을 바꾸는 것이 헌법이다." _ 임지봉 (3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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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해방 - 생체 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저속노화 프로젝트 프린키피아 3
장 마르크 르메트르 지음, 김모 옮김, 정희원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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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유난히 젊어 보이는 사람이 있어요. 시간을 거스르는 젊음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과거에는 세월이 흘러 주름살이 생기고 흰 머리가 늘어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면 지금은 달라졌어요. 요즘은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고, 천천히 건강하게 나이 드는 저속 노화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확산되고 있어요. 더 이상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는 거죠.

《노화 해방》은 노화 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장 마르크 르메트르의 책이에요.

저자는 어릴 적에 아버지가 움직임을 멈춘 벽시계를 감아주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노화의 원인을 알게 된다면 생물학적 시계의 속도를 늦추거나 바늘 방향을 되돌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우리는 먼저 어떻게 나이 드는지, 노화를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고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해요. 이 책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원리와 특정적인 변화, 그 변화를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어요. 과학이 밝힌 블루존 백세인의 비밀은 후성유전적 시계는 세포 노화의 일부만을 반영하고, 환경과 생활방식이 생물학적 나이에 훨씬 더 많이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후성유전체는 식습관, 생활방식, 환경 같은 외부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생물학적 나이가 달라지는 거예요. 유전이 수명에 끼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낮다는 건 우리 모두에겐 반가운 소식이에요. 얼마든지 노력 여하에 따라 노화를 피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저자는 연구팀과 함께 노화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고 이를 생쥐에게 적용시키는 실험을 통해 단순한 재프로그래밍으로도 생물학적 시곗바늘을 되돌릴 수 있고, 노화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스 물질과 노화된 줄기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이 현실화되려면 경제적, 심리적, 윤리적 장벽을 넘어야 하며, 노화를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보고 더 많은 사회적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네요. 현재 노화 연구는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노화 혁명이 시작되는 지점에 서 있고, 우리 사회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문제들이 증가하고 있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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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자비의 시간 1~2 세트 - 전2권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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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가 원하는 건 정의야." (224p)

이 말에 반박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누가 어떤 정의를 원하는지 알게 된다면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려울 거예요. 자유, 정의, 공정... 말이야 쉽지, 대부분 이걸 강조할수록 반대인 경우라는 게 아이러니하네요.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할까요, 그럴 리가요.

《자비의 시간》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의 장편소설이에요.

"불행한 작은 집은 ···" (6p)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끝까지 읽기가 힘들어요. 주정뱅이 남자 스튜가 만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오더니 여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구타하는 장면은 심장이 벌렁거리네요. 위층에서 숨죽이고 있는 아이들, 드루와 두살 어린 여동생 키이라는 서로 끌어 안은 채 어머니가 구타 당하는 소리를 들으며 공포에 떨고 있어요. 갑자기 남자가 키이라를 부르며 위층으로 올라오고, 잠겨 있는 아이들 방문을 흔들다가 잠시 뒤 조용해졌어요. 문을 나온 드루는 주방에 쓰려져 있는 엄마를 발견했고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스튜어트 코퍼가 우리 엄마를 살해했어요. 엄마가 죽었어요." (17p)라고 911에 신고했고, 겨우 네발로 기며 스튜가 누워 있는 침실로 들어갔어요. 증오심에 눈이 먼 드루는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골아떨어진 스튜의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어요. 열여섯 살 소년 드루는 엄마의 애인인 남자를 총으로 쏴 죽였고, 죽은 줄 알았던 엄마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어요. 이 사건에서 깜짝 놀란 부분은 스튜라는 망나니 같은 남자가 경찰 신분이라는 거예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말은 열여섯 살의 소년이 동거하는 경찰을 죽였다는 것, 그래서 동료 경찰들과 마을사람들이 분노한다는 거예요. 아무도 드루의 변호를 맡지 않으려고 하자, 누스 판사가 개인적으로 친한 제이크 브리건스 변호사에게 임시로 맡아달라고 부탁했어요.


"판사가 억지로 당신에게 사건을 맡길 수는 없지?"

"사실은 모르겠어. 오전 내내 생각했는데 판사가 변호사를 임명하려고 했는데 변호사가 거절했던 경우가 기억나지 않더라고. 순회법원 판사는 권력이 어마어마하고, 누스 판사는 내가 거절하면 내 인생을 끔찍하게 만들 수도 있어. 솔직히 그러니까 거절하지 않는 거지. 시골 변호사는 담당 판사한테 찍히면 죽으니까."

"스몰우드 사건도 걱정되는 거고?"

"물론 그 걱정도 되지. ... 계속 누스 판사를 기분 좋게 해줘야 해."

"판사가 다른 사건 때문에 앙심을 품을 수도 있다는 거야?"

"오마르 누스는 멋지고 늙은 판사로 거의 매번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만, 까다롭게 굴 수 있어. 인간이고 실수도 하거니와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 얻어내는 데 익숙하지. 적어도 자기 법정에서는 그래." (81-82p)


제이크 변호사가 드루를 맡게 된 건 누스 판사의 요청 때문이지, 공명심을 발휘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네요. 그는 고민했고, 현재 진행 중인 스몰우드 사건의 승소를 위한 징검다리로 여겼을 뿐이에요. 근데 열여섯 살이라고 믿기지 않는 왜소한 체격의 드루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고, 드루와 키이라, 이들 남매의 엄마인 조시가 스튜에게 폭행과 학대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변호를 위해 애쓰지만 상황은 녹록치가 않네요. 소름돋는 건 망나니 스튜에 대해 동료 경찰이나 마을 사람들이 쉬쉬 하면서 그를 옹호한다는 거예요. 스튜를 죽인 소년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로 제이크에게 협박전화를 하고, 등을 돌린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네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이 범죄자가 되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면 너무 지옥이잖아요. 사람들은 드루에게 왜 그랬냐고 묻지만 드루 입장이 된다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른 범죄, 그래도 처벌은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사형은 가혹하네요. 과연 제이크는 드루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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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시간 2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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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형제를 좋아하는 백인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거죠?"

"그냥 지역이 그런 거야. 우린 그런 세상에서 자랐어. 집에서 교회에서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서 그런 얘기를 듣고 자라지.

이곳은 바이블 벨트야. 눈에는 눈, 뭐 그런 거지."

"신약성경과 예수님이 하신 용서에 대한 설교는 다 어떻게 된 거죠?"

"그건 받아들이기 불편하잖아. 예수님은 사랑이 먼저라고 하셨고 인내, 포용, 평등도 가르치셨지. 그렇지만 내가 아는 기독교인 대부분은 성경에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내는 데 아주 솜씨가 좋아."

"그건 백인 기독교인들만 그런 건 아니에요." (346-347p)


존 그리샴의 장편소설 《자비의 시간》은 1, 2권으로 긴 이야기 안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네요.

엄마의 남자 친구를 죽인 열여섯 살 소년 드루의 변호를 맡은 제이크 브리건스, 그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인물이에요. 그가 최선을 다해 드루를 변호하는 과정을 보면서 평범함 속에 숨겨진 양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네요. 저마다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걸 탓할 순 없는 일이고, 다만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말자는 거예요. 겉보기엔 좋은 이웃이었을 스튜어트 코퍼, 만약 그가 백인 남성 경찰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악행이 드러났을 거예요. 약점과 허물을 적당히 눈감아주는 사람들이 괴물을 키운 격이에요. 괴물, 악마, 뭐라고 부르든 인간은 아니에요. 쉽게 총을 소지할 수 있는 미국의 특수성 때문에 총기 사건이 줄지 않는 것 같아요. 자기 보호 차원에서 총으로 무장하는 사람들, 애초에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들이네요. 총 대신 법으로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하고,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거라는 사회적 신뢰가 쌓여야 해요. 판사, 변호사, 경찰, 마을 사람들, 교회 사람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을 통해 무엇이 옳은 행동인가를 확인할 수 있었네요. 우리편, 남의 편으로 가르는 편협한 이기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진짜 정의를 마주할 수 있어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비의 시간, 사실은 우리 모두의 시간임을 일깨우는 이야기였네요.


"난 정치는 생각하지 않네, 제이크."

"글쎄요, 판사님은 정치를 생각하지 않는 최초의 정치인이시네요." (3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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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시간 1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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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가 원하는 건 정의야." (224p)

이 말에 반박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누가 어떤 정의를 원하는지 알게 된다면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려울 거예요. 자유, 정의, 공정... 말이야 쉽지, 대부분 이걸 강조할수록 반대인 경우라는 게 아이러니하네요.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할까요, 그럴 리가요.

《자비의 시간》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의 장편소설이에요.

"불행한 작은 집은 ···" (6p)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끝까지 읽기가 힘들어요. 주정뱅이 남자 스튜가 만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오더니 여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구타하는 장면은 심장이 벌렁거리네요. 위층에서 숨죽이고 있는 아이들, 드루와 두살 어린 여동생 키이라는 서로 끌어 안은 채 어머니가 구타 당하는 소리를 들으며 공포에 떨고 있어요. 갑자기 남자가 키이라를 부르며 위층으로 올라오고, 잠겨 있는 아이들 방문을 흔들다가 잠시 뒤 조용해졌어요. 문을 나온 드루는 주방에 쓰려져 있는 엄마를 발견했고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스튜어트 코퍼가 우리 엄마를 살해했어요. 엄마가 죽었어요." (17p)라고 911에 신고했고, 겨우 네발로 기며 스튜가 누워 있는 침실로 들어갔어요. 증오심에 눈이 먼 드루는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골아떨어진 스튜의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어요. 열여섯 살 소년 드루는 엄마의 애인인 남자를 총으로 쏴 죽였고, 죽은 줄 알았던 엄마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어요. 이 사건에서 깜짝 놀란 부분은 스튜라는 망나니 같은 남자가 경찰 신분이라는 거예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말은 열여섯 살의 소년이 동거하는 경찰을 죽였다는 것, 그래서 동료 경찰들과 마을사람들이 분노한다는 거예요. 아무도 드루의 변호를 맡지 않으려고 하자, 누스 판사가 개인적으로 친한 제이크 브리건스 변호사에게 임시로 맡아달라고 부탁했어요.


"판사가 억지로 당신에게 사건을 맡길 수는 없지?"

"사실은 모르겠어. 오전 내내 생각했는데 판사가 변호사를 임명하려고 했는데 변호사가 거절했던 경우가 기억나지 않더라고. 순회법원 판사는 권력이 어마어마하고, 누스 판사는 내가 거절하면 내 인생을 끔찍하게 만들 수도 있어. 솔직히 그러니까 거절하지 않는 거지. 시골 변호사는 담당 판사한테 찍히면 죽으니까."

"스몰우드 사건도 걱정되는 거고?"

"물론 그 걱정도 되지. ... 계속 누스 판사를 기분 좋게 해줘야 해."

"판사가 다른 사건 때문에 앙심을 품을 수도 있다는 거야?"

"오마르 누스는 멋지고 늙은 판사로 거의 매번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만, 까다롭게 굴 수 있어. 인간이고 실수도 하거니와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 얻어내는 데 익숙하지. 적어도 자기 법정에서는 그래." (81-82p)


제이크 변호사가 드루를 맡게 된 건 누스 판사의 요청 때문이지, 공명심을 발휘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네요. 그는 고민했고, 현재 진행 중인 스몰우드 사건의 승소를 위한 징검다리로 여겼을 뿐이에요. 근데 열여섯 살이라고 믿기지 않는 왜소한 체격의 드루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고, 드루와 키이라, 이들 남매의 엄마인 조시가 스튜에게 폭행과 학대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변호를 위해 애쓰지만 상황은 녹록치가 않네요. 소름돋는 건 망나니 스튜에 대해 동료 경찰이나 마을 사람들이 쉬쉬 하면서 그를 옹호한다는 거예요. 스튜를 죽인 소년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로 제이크에게 협박전화를 하고, 등을 돌린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네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이 범죄자가 되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면 너무 지옥이잖아요. 사람들은 드루에게 왜 그랬냐고 묻지만 드루 입장이 된다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른 범죄, 그래도 처벌은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사형은 가혹하네요. 과연 제이크는 드루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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