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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ㅣ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평점 :
정명섭 저의 『제 3도시』 를 읽고
평소 책을 좋아한다.
거의 매일 책을 대한다.
하지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 류나 시집 등이고, 자기계발 류, 인문학 계통 등이다.
특히 코로나19를 맞이하여 집콕을 하다 보니 더더욱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더 행복하다 할 수 있다.
집을 나설 때 습관적으로 책한 권씩을 휴대하고 다니는데 예전과 같이 지하철이나 버스 등 실내에서 책을 함께 하는 정경을 쉽게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사람의 속을 꼭 살찌우게 하는 가장 좋은 길이 좋은 책읽기라는 것이 나 자신이 육십 여년 살아오면서 체득한 산 교훈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 자신에 오랜만에 읽은 소설 한권은 매우 충격적이었으며 말 그대로 소설의 맛을 그대로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간직하면 느낄 수 있었다.
바로 Storehouse(스토어하우스) 국내외 장르소설 시리즈(SG Collection) 첫 번째 소설!
정명섭 작가의 소설 『제3도시』였다.
왜 1, 2도시가 아니고 3도시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 남한의 도시도 그렇다고 북한지역에 있지만 북한의 도시도 아닌 ‘개성 공단’이라는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3의 도시로 표시한 것이다.
남과 북 사이에 마치 외줄과도 같은 관계 속에 한가운데 놓인 개성 공단.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개성 공단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중소도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기술로 건설된 개성공단에는 북한 근로자 십만 명이 일을 하고 있다.
모든 결제는 달러로 이뤄지고, CU 편의점에는 북한 종업원이 근무하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남북한이 공존하는 도시인 그 개성 공단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침대에 누운 채 자신이 매던 넥타이로 목이 졸린 상태로 죽은 한 사람이 있었다.
남북한이 함께 공존하는 개성 공단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킨다.
CCTV나 블랙박스가 없는 곳에서 살인 사건의 배후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살인 사건의 배후를 둘러싸고 벌리는 진실 게임이다.
주인공 강민규는 헌병조사원 출신인 민간 조사업자, 즉 탐정이다.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외삼촌인 원종대가 찾아와 공장의 물건을 빼돌리는 범인을 찾아주면 사례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외삼촌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개성공단에 가게 된 강민규가 이런저런 조사를 하던 중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강민규 본인이 살인범 혐의를 받게 된다.
폐쇄적인 군대 조직의 사건을 조사한 경험이 많은 주인공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진범을 잡으려 노력하고, 평양 호위총국에서 파견된 오재민 소좌와 한정된 시간동안 버디물처럼 수사를 진행한다.
소설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캐릭터보다 바로 장소다.
외부와 차단되고 끊임없이 감시받는 장소.
남과 북 두 나라가 서로 다른 이유로 주목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에서는 사고가 나면 안 된다.
사고가 나서는 절대로 안 되는 곳에서 났기 때문에 결국 남쪽의 강민규와 평양 쪽의 오재민 간의 기 싸움과 함께 치열한 확인 전에 나선다.
바로 소설의 재미가 여기에 있다.
의심가는 사람들을 압박하고, 범죄 현장을 확인하고, 범죄 동기를 추측한다.
알리바이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다.
결론은 범인을 찾기 위해서다.
‘범인은 바로 우리 중에 있다!’로 결론 내리면서...
모처럼 남과 북의 치열한 대결 속에 벌어지는 상상과 함께 한 최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당당히 우리 땅이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개성 공단’을 배경으로 실제적인 모습이 아닌 비로 추리소설로 접근을 시도하였지만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용기를 낸 저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더욱 더 확장시켜 우리의 큰 통일문학으로 꽃피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