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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평점 :
알베르토 망구엘 저의 『독서의 역사』 를 읽고
‘책’은 나에게 있어 가장 빼놓을 수 없는 보물이자 뛰어난 친구이다.
왜냐하면 하루 잠자리에서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대부분 손에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책은 내 일생에서 나와 함께 해 온 최고의 동반자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책은 학교에 가면 대한다.
여기에서 ‘책’은 학교에서 대하는 공식적인 교과서 말고 일반적인 교양서를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아버님의 사업실패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시골마을에서 읍내 중학교로 통학을 하였는데 공납금도 제 때 내지 못할 정도였다.
힘들다 보니 여분으로 일반적인 책을 한 권 사볼 수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솔직히 중학교까지는 보고 싶어도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겨우 중학교까지는 졸업하였지만 고등학교 진학도 힘들 정도였다.
이때 운 좋게도 서울 국비학교인 철도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용돈이 생겨 청계천 헌책방에 가서 헌책을 구입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남산에 올라 너무 좋았던 기분을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이후 책에 대한 남다른 욕심을 갖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도서관을 찾아 무조건 책을 읽었다.
용돈이 생기면 헌책방을 찾아 책을 구입하여 수집하였고, 책을 좋아하였다.
친구들이 별명도 ‘박사’로 불러줄 정도였다.
결국은 이런 책을 좋아하는 내 모습이 늦은 나이지만 대학 공부까지 할 수 있었고, 교직과정까지 이수하였다.
중학교 교사로서 학생들과 함께 하였다.
따라서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서 독서가로서 더 입지를 갖게 되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고, 책을 수집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였다.
이런 내 모습은 학생들 앞에서 더 당당하게 보일 수 있었고, 오히려 학생들에게 더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도록 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책과 함께 하는 시간들은 그대로 생활 습관으로 굳어져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30여년의 교직을 퇴직한지도 몇 년 되었다.
비교적 여유를 갖고 생활하지만 책은 항상 가까이 한다.
하지만 깊은 독서에 대한 이야기 등은 많이 부족하다.
이런 내 자신에게 독서에 대한 깊은 모든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움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독서를 다룬 책 중 가장 빼어난 이야기”였다.
그래서 책은 두꺼웠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하는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은 처음 대한다.
언어의 파수꾼이자 책의 수호자, 세계 최고의 독서가라 불리 울만하다.
2018년 구텐베르크 상 수상자이자 현재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16살 때 서점에서 일하면서 남미문학의 거장 ‘호르헤 보르헤스’를 만난 뒤 시력을 상실했던 그에게 책을 읽어주며 문학적 영감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 책은 ‘알베르토 망구엘’ 그를 ‘움베르토 에코’이래로 문학계 최고 지성의 반열에 오르게 한 기념비적인 역작이라고 한다.
문자의 시작에서부터 글 읽기, 독서 방법의 변화, 책의 형태 그리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 독서행위와 관련된 다방면의 문제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독서행위와 관련한 그렇게 많은 것을 서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서의 역사는 끝이 없다는 표현을 하면서 책 말미에 백지 여러 장을 남겨 두겠다는 말이다.
이 여백에 미래에 일어날 독서 행위와 놓쳐버린 주제, 적절한 인용, 사건과 등장인물에 대한 더 많은 사색을 할 수 덧붙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내용이다.
독서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라고”라고.(459p)
너무 멋진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었다.
나의 독서편력도 저자의 독서의 역사 덕분으로 더 깊어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