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여우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카이야 판눌라 지음, 네타 레흐토라 그림, 이지영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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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권위있다는 핀란디아 주니어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그림책이다.

저자인 카이야 판눌라와 네타 레흐토라의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여우의 성장의 경험을 세 편에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그림 그리는 여우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여우가 그림도구를 모두 준비한 장면부터 시작된다. 무엇을 그릴지 정하기가 정말 어려운 여우는 집에서 보이는 창밖의 풍경을 그리려고 마음 먹는다. 구름을 그리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눈 깜짝할 새 휙 지나가 버린다. 동네 아기 오소리들을 그려주려 했지만 잠시도 제자리에 있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음식을 그리려하니 배가 고파 그릴 대상을 먹어버린다. 낮잠을 자고 있는 동물을 그리기 쉬웠다. 열매가 한가득 달린 마가목 나무를 그리려고 할 때 나무에 기대어 서 있는 초록 스카프를 맨 여우를 보게 된다. 그려도 된다는 말에 붓을 잡은 손이 살짝 밀렸고 그림을 다 그린 후 차를 마시러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림을 그릴 때 어려운 점을 이야기 나무며 친구가 된다. “나의 정원이라고 상상한다면 무엇이든 그릴 수 있어.” 초록 여우의 말에 여우는 풍경을 새롭게 보게 되었으며, 사계절 변하는 자연을 그리는 것에 즐거워했다. 첫 번째 이야기를 통해, 그림에 대해 그리고 생각에 대해 관점과 시야를 넓히는 방법을 알게 해 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혼자 있고 싶은 여우. 어느 날인가부터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는 여우. 뭐가 문제인지, 누구에게 화가 난 것인지 이유를 모른다. 밖을 내다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아스키를 타러 나간다. 숲을 다 돌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우는 낯선 발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무슨 맘인지 그 발자국을 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발자국은 여우의 집으로 향했고 여우의 집에는 불빛이 비추고 있었다. 친구인 초록 스카프 여우였다. 친구는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했고, 여우도 자신이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하기로 마음먹는다. 지나가던 토끼가 이 모습을 보게 되며 이야기의 흐름이 넘어간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증이 생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우울한 마음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여우를 통해 방법을 찾게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장미와 오소리와 여우. 여우는 화단에 줄을 맞추어 장미를 심었다. 그런데 장미가 여우 맘도 몰라주고 제멋대로 자란다. 삐죽삐죽 튀어나온 장미의 줄기를 뜯으며 투덜댄다. 버려진 가지는 정원 곳곳에 여우 몰래 뿌리를 내린다. 가을-겨울-봄이 되자 아기 오소리가 그만 죽고 만다. 작은 봉오리까지 모두 꺾어 아름다운 장미 꽃다발을 만든 여우는 아기 오소리 무덤을 찾는다. 그해 여름 장미를 돌보지 않았다. 마음 속에 슬픔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여름이 되지 여우의 정원 곳곳에 장미가 피었다. 천방지축 아기 오소리 같았다. 그대로 두었다. 자신이 세운 기준에 맞지 않아 불평했던 여우지만 결국 그 불평을 늘어놓았더던 것들이 오히려 자신을 위로함을 알게 된다.




 

많은 일이 벌어진 후 여우는 그동안 그렸던 그림으로 개인전시회를 연다. 사랑하는 숲속의 동물들의 사랑이 담겨져 있다. 여우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감정의 변화는 누구나 겪게 되며,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 여우 주변에는 함께 하는, 기다려주는 친구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여우의 세 편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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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요 웅진 우리그림책 84
반성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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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주최한 '1회 가족친화문화확산 그림책 공모전'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훗날 어른이 될 아이와 현재 어른이 된 모두의 추억이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아빠와 아들의 추억이 가득하고 그림에도 따뜻함이 가득차있어 읽는동안 행복했던 그림책이다.

 

표지의 아빠와 아들의 모습은 너무 대조적이다.

너무 큰 아이의 모습, 너무 작은 아빠의 모습,

아들의 커다란 어깨에 앉아있는 작은 아빠의 모습!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이지만 그림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면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빠! 커다란 목소리로 잠자는 아빠를 깨운다.

오늘은 캠핑가는 날이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매일 바쁜 아이이지만 쉬는 날에는 아들과 함께 놀아주는 아빠.

차에탄 부자의 모습이 너무 행복하다.

얼마나 가면 돼?” “아직 멀었어.”

금방 출발했는데 자꾸 물어본다.

잠이 오지 않는 아들은 하늘의 구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개구리, 애벌레, 토끼, 공룡이 경주하는데 누가 이길까?”

공룡이 이길거라는 아빠의 생각과 토끼가 이길거라는 아이의 생각이 다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아빠와 아들의 깊은 관계를 알 수 있다.



 

캠핑장에 도착하자 아빠는 바빠진다.

잠자리를 준비하고 캠핌장비를 준비하느라 바쁜 아빠를 보며 아들은 또 기다린다.

준비를 마치자 아들이 외친다.

야호! 이제 아빠랑 신나게 놀 거예요!”

아들이 정말 아빠를 좋아함이 느껴진다.

 

아빠랑 더 놀고 싶은데 벌써 날이 저문다.

아빠는 아쉬어하는 아들에게 늦게 자도 되니까 밤늦게까지 놀자는 말에 아들은 금새 기분이 좋아진다.

마시멜로도 구워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빠만큼 커지고 싶은 아들의 마음도 알게 되고, 어려울 때 금새 다가와준다는 아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서로가 존재함도 느낀다.

아들은 아빠가 항상 자기 곁에 있음을 느낀다.

 

보통의 가족은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이 등장하는데 과거에 비해 '가족'의 형태와 의미가 조금 다르다.

어디에서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고, 가족의 형태가 달라져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걸 잘 전달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하는 하루를 포근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아이를 위해서 무엇이든 해내는 아빠의 모습과 그런 아빠를 보면서 사랑을 배우는 아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담겨있다. 그림책을 읽으며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고 그림책 장면마다 노란색이 채색되어 있어 더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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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의 모자 -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미어캣
임경섭 지음 / 소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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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그림에 등장하는 커다란 빨간 모자를 쓴 동물.

어떤 동물일까?’ 궁금하다.

제목처럼 미어캣일까? 왜 큰 모자를 쓰고 있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주인공 미어캣은 사막에 산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친구들이 사는 곳과 서쪽으로 열흘 밤낮을 가야 하는 사막에 산다.

미어캣은 목에 빨간 리본을 메고 있다.

패션 디자인 경험이 풍부한 미어캣이다.

 

미어캣을 찾은 동물은 재두루미다.

재두루미가 살고 있는 동네는 얼마전까지 큰 전쟁을 치뤘다.

또 전쟁이 일어날까봐 두렵다.

같은 동족이지만 생각이 달라 어느 편인지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궁여지책으로 모두에게 같은 모양의 빨간 모자를 쓰라고 했다.

수리 부엉이도 반달가슴곰도 점박이물범도 모두 같은 크기와 모양의 빨간 모자를 써야 했다.

동물들은 생활환경에 따라 다 다른 모습인데 같은 모자를 쓰라하니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하늘을 나는 재두루미가 패션감각이 뛰어난 미어캣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이다.

 

미어캣은 재두루리의 등에 올라타 재두루미 마을에 도착한다.

동물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하고 미어캣이 지낼 수 있도록 편한 둥지도 만들어준다.

햇빛쬐기를 뒤로 하고 미어캣은 수없이 많은 모자를 스케치한다.

동물들의 몸에 어울리는 모자를 스케치한 것이다.

고라니, 수리부엉이, 재두루미, 저어새, 점박이물범 모두 새로 만든 빨간 모자를 썼다.

빨간 모자를 쓰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 동물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이번에는 노란 모자를 쓰라고 한다.

또 다시 미어켓은 노란 모자를 만들었다.

여름이 되지 또다시 모두 파란 모자를 쓰라고 한다.

계절마다 같은 편인지 확인하기 위해 모자를 바꿔 쓰라고 하는 것이다.

미어켓은 어느 날, 하늘과 바다를 보았다.

파도와 수평선 너머의 하늘을 수많은 파란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어캣은 점박이물범을 만나 자신이 느꼈던 파란색을 이야기했다.

점박이물범도 미어캣의 이야기를 들으니 파도가 일렁이던 검푸른 밤바다가 떠올랐다.

점박이물범의 이야기를 듣고 멧돼지는 겨울 눈밭에 반짝이던 시퍼런 달빛을 떠올렸다.

멧돼지의 달빛 이야기를 듣고 재두루미는 동트기 전 어스름한 짙푸른 새벽하늘을 떠올렸다.

이렇게 찾아낸 파란색으로 모두 서로 다른 파란 모자를 만들어 썼다.



 

이제야 원하는 모자를 쓸 수 있게 되었어.”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파란색으로 자신에게 맞는 모자를 쓰게 된 것이다.

 

미어캣은 강가에 나가 눈송이처럼 작고 하얀 조약돌 하나를 줍고, 언덕에 올라 해가 질때까지 마을을 내려다 본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고향으로 돌아온 미어캣은 얼마 지나지 않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옛날처럼 모자가 필요없는 곳을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을 거야. 지켜봐 주겠니?”

 

모자를 어떻게 만들어 써야 할지 몰랐던 동물들이 각자의 몸에 맞는 모자를 만들고, 같은 색이라도 다양함을 알고 원하는 색으로 모자를 만들어 썼던 동물들이 이제는 모자도 쓰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평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 다름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의 저자는 50년전인 1970년대 파주의 DMZ 통일촌 마을 사람들이 빨간 모자를 쓰고 생활한 실제 있었던 일을 그림책에 담았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생긴 DMZ은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고 자연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며, 전쟁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다양한 생명이 보존되고 유지되는 곳이다. 50년이 흘러도 빨간 모자를 써야만 했던 DMZ을 잊지 말고 50년 후 DMZ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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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설계 - 40만 구독 KBS 유튜브 머니올라가 제안하는
장한식.정인성.송승아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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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구독자, 유튜브 누적 조회수 6천만!

국내외 경제 이슈를 심층 분석하는 KBS 경제 채널 머니올라.

채널의 진행자들이 국내외 경제와 주식시장의 흐름, 부동산 시장 상황, 투자전략, 연금, 세금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과 관련 이슈를 다뤄온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글로벌 경제환경이 어떻게 순환되는지 설명한다. 투자를 하려면 글로벌 경제 흐름을 무관할 수 없기에 주요 경제위기 때마다 해결사로 등장한 연방준비제도, 세계 경제의 패권전쟁, 장기간 우상향하는 미국주식시장, 그리고 통제로 돌아선 중국 정책, 과거의 영광을 꿈꾸는 일본과 신흥국의 부를 빼앗는 양털깎기의 공포 등 글로벌 경제 이슈와 핵심주체들에 대해 설명한다. 왜 글로벌 경제 흐름이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2장은 돈에 대해 이야기한다. 금리와 종류, 달러의 힘과 역할, 인플레이션, 암호화폐와 디지털 화폐, 부채의 실상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왜 사람들이 달러예금을 하는지, 왜 디지털 화폐가 정말 종이화폐를 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된다.

3장에서는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부의 설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후생활을 위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소득이 있는 지금보다 소득이 없으면서 오랜 노후생활을 해야 하는 근로소득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아울러 설명하는 절세법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알려주는데 꼭 알아야 하기에 수첩에 메도도 해 두었다.

4장에서는 부동산이야기를 한다. 자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은 최근 몇 년간 폭등을 하였는데 그 이유와 집값 하락을 미리 알 수 있는 전문강의 의견도 담고 있어 도움이 되었다.




5장에서는 주식투자를 할 때 꼭 알아야 한다는 산업과 기업에 대한 분석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산업과 기업을 분석할 수 없기에 이 책에서는 향후 다가올 3년간의 투자 8대종목을 한정지어 분석하였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에게는 투자대상을 발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6장에서는 요즘 많은 투자자들이 말하는 국장(국내주식시장)의 특성과 한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 국내주식시장이 외국인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 기업부채와 재무제표를 점검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 장을 잘 읽고 이해하면 국내주식투자에서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7장에서는 지수투자인 ETF에 대해 이야기한다. 패시트 ETF와 엑티브 ETF의 차이점과 미국 ETF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미국 ETF와 국내ETF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국내 ETF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비교설명은 초보 투자자에게 도움이 된다.

마지막 8장에서는 주식투자의 고수들이 강조하는 투자의 본질과 전략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에서 자주 접하는 존리, 박세익, 염승환, 박민수, 김승호, 조병학, 김동환 등의 전문가들의 투자전략과 철학을 소개한다. 아무튼 1등이 되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는 점, 해당기업의 6개월 앞을 내다보기 위해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 장기투자가 무조건 수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를 얻기위해서는 머니 올라의 다양한 경제뉴스를 듣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과 투자를 하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음을, 아울러 제대로 투자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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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머니 이야기 I LOVE 그림책
조앤 슈워츠 지음, 나히드 카제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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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주는 느낌.

어느 할머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할머니일까? 아니면 특별한 할머니일까?’

생각하며 표지를 보니 어떤 할머니인지 짐작이 된다. 개와 함께 꽃길을 걷은 할머니. 산책하는 모습이다. 옷차림도 평범하게 차려입은 모습에서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진다.

 

면지의 그림이 강하다. 화려한 색이 아니지만 강렬함과 선명하게 다가오는 나뭇가지와 잎들. 서로 다른 채색과 모양의 의미가 궁금해진다.

 

할머니가 사는 집은 낡았다. 살림살이도 별로 없다. 할머니와 가장 친한 친구인 볼품없는 늙은 개가 함께 산다. 할머니와 개는 늙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함께 한 많은 시간을 나타내는 듯하다. 개는 아침마다 밖으로 나가 자연 속에서 청설모를 쫓기도 하고 집 주위를 쏘다니기도 한다. 그리고는 낡은 양탄자 위에 웅크린 채 졸기도 한다. 평화로운 모습이 연상된다.



 

어느날 할머니는 개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가을이어서 가랑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나무 사이로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할머니와 개가 이 길을 걸은지 오래 되었다. 할머니가 기억하고 있는 바위를 가고 싶어서였나 보다. 까마귀를 보면서 생각한다. ‘날아다니는 기분이 어떨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개를 위해 이리저리 막대기를 던져 준다. 지팡이로 쓰기 좋은 긴 막대기를 발견하고, 시험해 본다. 앉기 좋은 자리에 앉아 개와 함께 휴식을 취한다. 자연의 깊은 곳에 할머니가 잠시 머문다. 그러면서 옛날을 떠올린다. 밖에서 몇 시간씩 노느라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던 때, 하루가 영원하길 바라던 때. 보름달이 서서히 떠오르자 어떻게 달을 묘사해야 할지 생각한다. 거대하고, 어렴풋하고, 따뜻하고, 온화하고 어마어마하고, 아슴아슴하고, 평화롭고, 가을빛의 아름다움인 달을.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피곤한지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든다. 개도 코를 골기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는 몸이 뻐근하고 아프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두꺼운 스웨터를 입고 해 뜨는 것을 바라본다. 서늘한 공기로 곧 추워질 것이지만 항상 그렇듯 오늘도 그 어느 날과 같지 않다.

 

오늘도 할머니 앞에 하루가 펼쳐진다. 다시 언덕을 오르고 자연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어쨌든 나는 서두르지 않아.’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새로운 날이다. 또 새로운 하루를 보낸다.

 

일상 속에서 매일 같은 일을 하며 보낸다. 문득 너무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함을 다시 상기 시킨다. 화려하지 않지만 일상에서 나름의 철학을 가진 할머니의 삶을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다시금 생각해본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이 겹치기도 하고 또 어긋나기도 한다.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즐길 줄 아는 여유로움은 살아온 인생이 길기에 가지는 여유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자신을 잘 알고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며, 힘이 들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할머니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른이 보면 좋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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