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모자이크 - 뇌는 남녀로 나눌 수 없다
다프나 조엘.루바 비칸스키 지음, 김혜림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젠더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 그 세상은 과연 어떤 곳일까? 예전부터 나는 어느 정도 성별에의 자유를 꿈꿔왔지만 번번히 편견에 의해 좌절해야했다. 남과 여가 젠더라는 신체의 특성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인간으로 대접받고 서로 대접한다면 지금 나타나는 성별 불균형도 아마 문제가 아닐텐데 말이다.

얼마전에 누군가에게 아이 옷들을 받아왔다. 딸 아이에게 입힐 옷들이었다. 그집은 아들만 하나였는데 내가 개의치말라고 말하였다. 난 내 딸이 남자 옷, 여자 옷 편견에 갇히지 않고 그냥 활동하기 편한 옷을 입었으면 좋겠어서 그런 옷들을 주로 입혀왔다. 그런데 딸아이에게 옷을 입혀 집 근처 놀이터를 갔더니 어떤 엄마가 우리 딸에게 풍선을 주면서 남자아이니까 초록색? 파란색? 이러는 거다. 왜 그냥 넌 무슨 색을 좋아하니? 이렇게 묻지 않았을까? 그 당시에는 아무런 말도 않하고 웃으며 초록 풍선을 받아왔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그때의 기억이 소환되었다.

우리 모두는 젠더 속에 갇혀있다. 성별에 너무 관심이 많은 세상이다. 요즘은 머리 짧은 여자들도 많고 머리가 긴 남자도, 화장한 남자도 많지만 그것은 우리 안에 물음표를 야기 시킨다. 물음표의 존재는 바로 남자야? 여자야? 남자는 남자다워야지...여자는 여자다워야지...

하지만 왜 그래야하는가? 여자라서 하루종일 명절에 설겆이를 해야하고, 남자라서 바깥에서 일만하란 법은 너무 성별에 만든 잔인한 틀이 아니지않을까?

이제 당신의 성별은 더 이상 당신의 정체성이 될 수는 없다. 당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이있는지... 로봇에 관심있다고 남성적 성향이고 인형에 관심있다고 여성적 성향인가? 사람은 각기 그 사람만의 특성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은 후 그동안 나로 사로잡았던 고정관념에의 해방을 느꼈다. 그리고 아이에게 어떤 관점을 가져야할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세상이 젠더 없는 세상이 되다면 얼마나 자유로울지...... 미래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세상은 다양한 모자이크가 풍성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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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도 죽음 없이, 온전하게 삶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죽음이 삶의 짝이듯이, 삶은 죽음의 짝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에 의자를 나란히 하여 한 책상을 나누어 가졌듯이, 죽음과 삶은 서로 그 짝궁과도 같은 것이다.

29 페이지

얼마전 책 죽음이,삶에게 말했다를 읽었는데 거기서는 바로 죽음을 앞두고도 돈에 집착하는 사람, 끝까지 자신의 죽음을 모른 척하며 일을 놓치 않는 사람이 있었다. 죽음을 삶과 동떨어뜨려서 멀리 놓고 생각하면 스스로 편할 지 몰라도 죽음은 현실이다. 언젠가 모두 죽는다. 죽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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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고 착한 것이 가장 더럽게 썩을 수도 있다는 경구는, 우리들 개개인에게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위해 매 순간마다 자기를 반성하고 깨우쳐가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머무름은 죽음일 뿐입니다.

23 페이지

담담하게 써내려간 편지글... 영등포 구치소 시절 써내려간 시인의 서간집 중 한 구절이다. 아름다운 것이 더럽게 썩을 수 있다.... 곰곰이 되새기고픈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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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날 우연히 전태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후 내게 풀리지 않는 화두로 남게 되었다. 전태일의 글과 행적이 나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파문을 형성했다면 윤동이 형의 말은 그 옆에 또 하나의 파문을 그려준 것이다.

14 페이지

전태일 열사에 대해 안 것은 그에 관련된 책을 통해서였고 또 영화에서였다. 그 시절 그렇게 암울한 여공들의 생활이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분신에 대해 접했을 때 어떻게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이며 죽어갈 수 있었는지... 두번째로 놀라웠다. 하지만 저자가 느낀 파문... 그것은 나에게도 다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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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시절, 전쟁의 시절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 남는가? 이 책은 나에게 이런 물음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일본으로 건너간 한인들의 실생활을 소설로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극 중 한수의 말이 인상깊다. 한 척의 배에 탄 한인들이 제주도, 부산 등지로 건너가면 그 쪽에서부터는 두 척의 배가 굶주린 한인들을 태우고 되돌아 온다는 말...

요셉은 평양으로, 조선으로 가려고 한다. 하지만 한수는 여기, 일본에 남아있으려한다. 한수는 조국에 대한 생각을 잊었다.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한수는 철저한 생존 방식에 능숙해진 어찌보면 냉혹한 현실주의자였다.

어찌보면 한수의 결혼도 철저히 계획된 살고자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일본 최고 고리대금업자의 딸을 선택해서 결혼한 건 분명 한수 본인의 의지였을 것이다.

선자는 또 어떠한가... 다부진 몸매에 생에 대한 완고함이 느껴진다. 이삭은 선자에게 끌리는 이유를 이렇게 평했다. 자신은 비현실적인 성격인데 반해 선자에게는 어떤 유능함이 보인다고, 분별력있는 행동거지와 쉽사리 불평하지 않는 성격 등 이 모든 것이 이삭에게로 하여금 결혼을 결심하게 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사실 선자는 한수를 잊지는 못했지만 이삭의 아내로 사는 동안만큼은 그에게 충실했다. 그리고 억척같이 살아남았다.

그 시절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살아남는 것 아니었을까? 내 목숨은 그렇다치고라고 아이들이 있는 선자는 살아남아야했다. 노아와 모자수... 두 아들은 선자에게는 둘도 없는 보물이자 목숨이다.

아마 다음 파친코 2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선자와 한수 그리고 경희와 김창호의 앞날도 기대가 된다. 어서 파친코 2를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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