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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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엘리의 어린 시절은 참으로 참담하다.

아빠, 엄마, 그리고 주위의 환경... 라일 아저씨..베이비시터인 할아버지까지...

모두가 문제 투성이다. 톨스토이의 책 안나 카레리라의 첫 구절처럼 모든 가정엔 저마다 문제가 있지만 이 가정의 문제는 너무나 커서 정말 앞이 안보일 지경이다.

이 소설은 저자의 성장 소설이자 실화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데 정말 최악의 환경에서 이렇듯 번듯한 소설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건 기적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글로 녹아냈다.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글로 치유한 것이리라.

소년 엘리는 자주 묻는다. 좋은 사람인지... 좋은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엘리에게 라일 아저씨가 좋은 사람이었지만 아저씨는 마약 밀매상이었고 슬림할아버지 역시 좋은 사람이었지만 과거 전과가 있다. 이렇듯 좋은 사람의 기준은 겉모습과 다르다. 아니 엘리에게 있어서 만큼은 말이다.

하지만 최악의 삶에서도 좋은 사람의 끈을 놓치않는 엘리의 모습에서 희망이 보인다.

그래, 그렇게 살아낸다면, 그래, 그래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희망이 있어.

그것이 바로 저자가 엘리를 통해 독자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세세한 일들로 좋은 사람이야 아니냐를 평가하는 엘리...

자신의 이름을 부른 횟수로 좋은 사람임을 구분짓는 엘리...

가슴이 먹먹하다.

나도 그 누구에게 좋은 사람일 수 있다면 그저 이름을 부르고 추억을 쌓아가면 되는 것일까?

다른 누구가 아닌 바로 엘리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그저 자신의 선택일 뿐이다.

절대 환경이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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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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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스타브 플로베르... 남성에 의한 시각... 그러나 묘사는 너무 잔인하도록 여성의 심리를 잘 드러낸 듯 보인다. 물론 약간의 소설적인 과장도 있었지만... 흡사 그의 성별이 남성인 것이 좀 다행이랄까 싶다.

보바리 부인은 알려진 고전이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 프리한 19에서 많이 읽힌 책으로 언급되기도 한 고전말이다. 그때 보바리 부인과 레옹의 마차에서의 쉴새없는 애무 장면은 그 당시에 너무 적나라하다고 생각했나보다. 물론 구체적인 묘사없이 인간의 상상력만으로 의존하는 마차 장면... 과히 그 상상력의 수위란 짐작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후 폭발적으로 소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니 인간이란 금지된 것을 욕망하는 법이다.

마지막 보바리 부인이 비소를 먹고 죽을 때 모든 것을 잃은 그녀의 선택이 자살 밖에 없었다니 너무 안타깝다. 인간의 욕망에 충실한 보바리 부인... 결국 그녀를 죽인 것은 사회의 관습일까? 아니면 그녀의 양심일까? 아니면 정말 순수한 열정에의 열병일까? 아마 모두 다 일것이다. 그녀의 죽음엔 관습도 양심도 배신감도 다 포함이리라...

그녀가 마지막에 돈을 구하러 연인들에게 찾아가지만 돈 앞에서는 모두들 고개를 숙인다. 에마와의 정사는 짜릿하고 그 순간은 그녀를 사랑한다 했지만 그들에게는 그것 뿐이었던 것이다. 아~~ 에마의 남자보는 눈 없음의 한탄이여...

그녀는 사랑을 할때엔 그 자체로 충실한 여인이었다. 머리카락도 교환하고 끊임없는 서신,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를 위한 아낌없는 지출... 그녀 옆의 샤를은 그저 멍청하고 뚱뚱한 영감에 불과했지만 레옹과 로돌프는 그녀에게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였다.

에마처럼 이렇게 안정됐다 여겨지는 삶에 권태를 느끼고 자신을 사랑한다 말하는 남편에게 희망없음을 보는 현대 많은 여성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 그녀들은 이 시대의 마담 보바리가 아닐까? 아니면 마담 보바리이길 원하는...

마담 보바리들은 아마 에마의 말로를 주목해야할 것이다. 실상 사랑이란 그리고 낭만이란 한순간의 욕망에 지나지않으며 그녀가 바라본 남자들이란 한마디로 그녀의 육체의 단물만 쏙 빼먹은 흡혈귀였음을...

이 시대의 보바리, 앞으로의 에마들에게 말한다. 남자보는 눈을 갖기를...... . 그 제대로 된 한 남자가 운명의 배필이되길 기도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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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 미술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다
기무라 다이지 지음, 황소연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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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란 책을 처음 접하고 왜 미술사 앞에 비즈니스 엘리트란 말이 붙었을 지 의아했다. 음..비즈니스 엘리트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지식이라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전반적인 미술사가 전혀 어렵지않게 서술되어있었다. 이 책은 서양 미술사이지만 책을 다 읽으니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동양 미술사도 왠지 궁금해졌다. ㅎㅎ

50일 동안 쪼개 읽으면서 어떤 부분은 곱씹게 되고 어떤 부분은 스르륵 부드럽게 넘기면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쉽고 무엇보다 역사와 미술의 결합은 재미가 있다. 학교 다닐 때 이런 미술 수업을 들었다면 아마 너무 재미있었을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신중심의 세계관의 탄생 고대 그리스부터 그리스도교 사회로 이어지는 미술사 그리고 르네상스와 회화의 새대에서 북유럽 르네상스 그리고 베네치아 미술까지... 거기에서 루브르의 스타 모나리자까지...

3부로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프랑스가 미술대국으로 올라서는 모습 그리고 사실주의 회화의 대두

마음의 안식과 위안을 주는 시골 풍경을 그리는 바르비종파의 등장, 인상주의와 미국을 중심으로 펼쳐진 현대 미술의 세계까지 책 한권으로 서술이 될까 싶을 정도로 전반적인 미술사를 총체적으로 펼쳐놓았다.

그래서 알게 됐다. 왜 책 제목이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 미술사인지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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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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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가지 세계사이야기... 너무 아쉽다. 50가지, 아니 100가지라도 셰헤라자데의 천일야화처럼 끊이지않는 이야기라면 좋겠다. 역시 알려지지않는 베일의 가려진 역사는 흥미를 이끈다. 아니, 알려졌다하더라도 이렇게 극적인 내용은 다시 읽어도 소설만큼이나 자극적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다. 돈도 있고 명예도 있고 또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권력도 있었다. 하지만 극소수를 제외하곤 모두 말년이 그리 좋지않았다. 그리된건 바로 그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한 것이 크다. 행복이란 것이 돈, 명예, 권력에 있지않음을 역사가 보여준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다.

세계사 이야기에서 나의 흥미를 끈 두 가지 사례, 바로 히틀러와 루돌프 황태자 이야기이다. 이 두사람, 루돌프 황태자와 히틀러의 사례는 너무 비슷했다. 둘 다 자신을 너무 따르는 아름다운 어린 여인을 택해 자살 파트너로 삼고 그리고 둘 다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비뚤어진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죽음까지도 다른 이의 번제 재물이 필요했던 것일까? 아니면 혼자 조용히 죽을 용기도 없는 가련한 인간들이었나 싶다.

남자다움에 목숨 걸다 죽은 헤밍웨이의 사례는 너무 안타까웠다. 그토록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는 왜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지 않았는지 말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마음은 이입해서 글로 쓰는 작가임에 말이다. 오히려 그의 그런 모습이 스스로의 내면의 병듬을 인정하기 싫었을 수도 있다. 글로 먹고 사는 작가들 중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니까 말이다. 글도 너무나 병든 사람은 치유할 수 없나 보다. 아니면 그들 스스로 치유되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했나보다. 아무튼 아쉬운 말로다.

이번 책은 사랑과 욕망편으로 묶여나온 책이다. 왠지 00편들이 더 나올 것같은 예감이다. 과연 어떤 흥미로운 세계사들이 역사 곳곳에 숨어있는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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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 한 잔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황헌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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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대한 백과사전같은 책이다. 물론 대중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쉬운 사전말이다. 와인과 품종 이야기, 그리고 와인을 실제 즐기는 데 필요한 정보들이 총 망라해있다. 코르크 마개의 역할, 라벨의 의미, 디캔팅이란 무엇인지, 무수아황산, 아로마, 병과 잔에 대해서까지 무수한 정보들이 담겨있다.

평소 와인을 마시면서 라벨에서 레드인지, 화이트인지 그리고 스위트인지 드라이인지만 보았던 나로서는 새로운 발견과 배움이었다. 와인에 이렇게 많은 종류와 의미가 있었다니 관심을 갖기 전에는 몰랐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달리 보관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일반 화이트, 로제, 아이스 와인 등은 냉장고에 보관해도 충분하다는 것은 평소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을 더 선호하는 나로서는 굳이 와인 냉장고가 필요없음을 알려주었다. 왜냐면 화이트 와인이 좋아하는 온도가 바로 냉장고 실내 온도니까 말이다.

레드 와인은 고지혈증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화이트 와인은 해독, 비타민 c의 증강, 항산화피부 노화 방지, 인슐린에 의한 근육 증강 효과 등이 있다. 지나치게 마시는 건 안될 말이지만 적당히 즐긴다면 포도주는 신의 선물인 것같다.

난 알코올에 약해 와인도 딱 한 잔, 맥주는 딱 한 캔, 소주도 한 잔이다. 물론 각 술에 맞는 잔 기준이다. 와인은 와인잔으로 한 잔, 소주는 소주잔에 한 잔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책을 읽다보니 알코올 분해를 못하는 내 간이 아쉽기만하다. 세상에 너무 맛있고 충분히 즐길만한 와인들이 많기때문이다.

와인을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대화가 담기고 거기에 덤으로 지식이 담기고 제목인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처럼 거기에 인문학적 요소들이 담겨있어서 재미가 있었다. 이 책으로 무지했던 나의 와인에 대한 지식이 조금 성숙했고 이제 와인을 마실때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음에 기분좋았던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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