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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7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평점 :
『미들 마치』
조지 엘리엇 (지음) | 이미애 (옮김) | 민음사 (펴냄)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오래된 말이 있다. 과연 그러한가? 그 사람의 성품을 있는 그대로 (바꿔 말하자면 타고난 본성) 인정하는 것... 그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여기 그 성질을 고쳐서 훌륭하게 된 인물도 이 소설에는 등장한다. 바로 프레드 빈시의 예이다. 유일하게 등장인물 중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커플을 말하자면 프레드 빈시와 어린 시절의 소꿉 연인이었던 메리와의 관계이다. 프레드는 메리의 상황을 보고 그리고 그녀의 올곧은 마음을 느끼게 되면서 개과천선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페더스톤 삼촌의 유산 상속만을 바라던, 어찌 보면 공짜 인생을 나 홀로 낙천적으로 즐겼던 프레드는 인생의 쓴맛을 맛본다. 그토록 믿었던 페더스톤 삼촌에게서 배신 아닌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또 연인이었던 메리의 고통으로 인해 스스로도 괴로움을 느낀다. 원래 천성 자체가 악했다면 프레드는 절대로 변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안의 선함은 그를 바꿔놓았다. 사치스러운 생활과 도박을 청산하도록 말이다. 물론 여기서 절대적으로 무시 못 할 존재는 연인 메리였다. 그녀의 역할이 컸다.
도러시아 브룩은 자신의 지적 이상향을 스스로에게 찾았던 것이 아니라 캐소본에게 찾아서 결혼 생활 내내 고통받는다. 급하게 한 결혼은 캐소본이란 인물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보지 못하게 했을뿐더러 그것은 캐소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애정 없는 결혼, 조건을 보고 한 결혼은 서로에게 불행한 결말만을 초래할 뿐이었다.
리드게이트 역시 그러하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려던 환상에 젖어 외적으로 완벽해 보였던 여성인 로저먼드 빈시와 결혼하게 되지만 그녀는 그의 귀족 신분과 화려하고 마음껏 사치를 부릴 수 있는 외적 환경이 중요했고 또 우선이었다. 이 또한 재앙의 시작이었다.
프레드 빈시를 제외한 나머지 커플들은 결혼 후 상대방의 진면목을 확인하게 되고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져 결국 불행을 깨닫게 된다. 결혼 후 둘 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결말을 맺는 것이 동화 속 환상적인 결말이지만 현실은 오히려 결혼을 통해 불행을 깨닫게 되는 경우이다. 아마 여기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성인 소설이라고 이 소설을 칭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을 날카롭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말이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 좋던 싫던 서로에게 부딪히고 벼르고 견디면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어떤 이는 다이아몬드 같은 단단한 보석을 낳기도 하고 어떤 이의 삶은 석영처럼 쉽사리 깨지기도 하는 것이다.
결혼 생활의 시작은 두 사람이고, 끝도 두 사람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시작과 끝을 할지 역시 두 사람의 몫이다. 결혼이 전적으로 아무 조건 없이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토대에서 이뤄진다면 그것처럼 축복받는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조건은 사랑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한 서로 간의 사랑의 이해를 잘 살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사랑의 이해는 또한 사람의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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