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 제3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평점 :
『신 : 제 3 부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이세욱,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소설을 읽으면서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의 상상력을 쓰면서 나는 누구인지, 인간이란 존재는 어떤 존재인지, 우리는 어디서 왔는지 등등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한다. 그는 운명을 믿는 듯하다. 절대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이란 필연적인 숙명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말이다. 절대 그냥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개개인의 존재는 필수적인 동시에 필연적이다.
3부에서는 그야말로 대단원이 펼쳐진다. 하지만 1,2부에서 이미 방대한 설정으로 이야기가 뿌려졌으니 이제 그냥 편하게 베르베르의 상상력을 받아들이면 된다고나 할까? 신들의 게임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된 미카엘 팽송은 고전하지만 그가 다스리는 돌고래족은 끝내지고 만다. 어쩌면 질 것은 예정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백성인 돌고래족의 죽음을 목격하는 순간 미카엘은 이성을 잃어버린다. 흥분한 팽송은 자신의 백성들을 괴롭힌 경쟁자 신을 살해하게 된다. 급기야는 신 후보생이었던, 인간으로 신의 지위에까지 올라갔던 미카엘 팽송은 벌을 받는다. 그 벌은 바로 18호 지구로 떨어져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 그에게 어떤 진실의 문이 열릴 것인가? 과연 이 형벌을 팽송이 견딜 수 있을까? 아마 나라면 치욕스럽다고 여겼을 듯하다. 아예 삶의 의지를 잃었을 지도 모른다. 삶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신에서 순식간에 인간으로 추락한 미카엘... 그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 제우스는 미카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미치고 싶지 않다면 자신이 누구인지,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 항상 기억하라고 말이다. 영적 체험의 목적은 오로지 한 가지로 통한다고. 바로 자신의 본질, 물질과 시간 너머에 위치한 자신의 본질을 항상 기억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 책을 쓴 목적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신이든, 신이 인간이든지 간에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바로 중요한 것이 숨 쉬는 나 자신이다. 바로 지금이다. 독자로 있는 지금,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고 있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현재의 나의 생각과 존재 자체가 본질이 아닌가?
흔히들 물질 속에서 살아가면 물질과 스스로를 동일시한다. 돈이 많고 적음이 인간 지위의 사다리 같기도 하고, 어떤 특정 물건이나 음식이 꼭 내 손에 들어와야지만 내 존재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저 현상일 뿐이다. 스스로의 존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본질과 정수... 그래, 이것이다. 이것에 집중하자.
왜 전쟁을 하는가?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왜 죽고 죽이는가? 사실 그 본질 자체를 생각하면 아무런 의미 없는 짓을 인간은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함께 살아야 살아남는다. 그런데 기어코 남을 죽이고 스스로 조차 절멸케한다. 이제 벌들이 점점 사라진다고 한다. 벌이 사라지면 꽃도 사라지고, 과일도 사라지고, 식물들이 사라진다. 아마 언젠가는 인간조차도... 베르베르가 말한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