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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유 윈
김에스더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You win!!
유쌤 왈, 이렇게 유치한 연애는 처음이야~!!
3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두고 섬마을 고운도 보건소로 오게 된 닥터 유 윈.
섬마을 선생님 오지랖 고음란을 만난다.
줄거리 생략........ 하려 했으나 대충 이렇다.
쫓겨나다시피 한 닥터 유 윈은 섬마을 고운도로 가게 되고, 오히려 그 까칠하고 못되 먹은 성질을 어쩌지 못해서 섬마을에서도 스스로 쫓겨나기를 바란다. 어차피 정도 다 떨어진 의사짓 그만두려고 하던 차에 내려온 그 곳에서 더 짜증이 폭발한다. 설상가상으로 섬마을 선생님 고음란은 오지랖 대마왕. 섬이라는, 오랫동안 그 곳에서 살았다는 특성상 섬마을 사람들 모두가 가족처럼 지낸다. 그 틈에서 견디기 힘들었던 닥터 유 윈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오지랖 고음란 선생에게 마을을 뺏기게 되고 어색하지만 섬마을 주민들과 교감(?)도 이루어낸다. ^^
뭐, 대충 이런 내용.
누구나가 다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간다.
주인공인 고쌤이나 유쌤 모두 자기들의 상처가 있다. 두 사람이 다른 점은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고쌤의 그 환한 웃음에 상처를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이나 매사에 까칠하고 덤비려고 하는 유쌤의 지독한 성격파탄이나... 모양새만 다르지 그들이 가진 상처를 표현해내는 상처는 같은 것 같다. 결국 유쌤도 변하게 되니, 고쌤의 긍정바이러스에 전염되었으리라.
고운도 주민들.
참 순박한 사람들이다. 아무래도 섬마을이라는 설정도 그렇거니와 육지와 떨어진(대부분 배를 이용해 육지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곳에서의 생활이라 그런지 서로간의 돈독함과 가족 같은 느낌은 있다. 왜 그리 남의 일에 관심 많고, 한 시간도 안되는 사이에 온 마을에 살이 붙어서 퍼지는 소문이며... ㅎㅎ 눈에 그려지는 모습들이 익숙하다. 그들의 마음에 반했던지, 철옹성 같았던 유쌤의 마음도 무너졌던게지.
특별한 악역이 없다.
어쩌면 너무 순순히 뻔하게 흘러가는 설정에 재미가 반감될지도 모르겠으나, 간만에 읽은 재밌는 책이었다. 적당한 웃음도 좋았고, 그들이 들려주는 에피소드에 방바닥 데굴데굴 구르면서 읽었으면 된 거 아닌가?(내가 웃음코드가 이상한건지는 모르겠으나...) 변비로 리어카에 실려가고 유쌤 앞에서 관장까지 하게 된(ㅠ.ㅠ) 고쌤, 제초제 먹어 뒈질뻔한 목숨을 살려놓은 막장 인생, 우리의 고쌤에 대한 유쌤의 연적 박쌤, 유쌤을 열렬히 짝사랑한 고쌤의 친구 정간호사 유심, 싫다고 관심없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고운도에 정을 실어주신 유쌤. 그리고 고운도 주민들.
유쌤의 콧대는 하늘을 찔러도 된다.
우리의 유쌤은 어찌나 콧대가 높으시던지, 자신이 잘 생겼다고 우쭐하지 않나, 넋놓고 쳐다보는 것을 대놓고 퉁박주지 않나, 잘난 맛에 사는 남자의 표본을 보여주신다. 외모 잘났지, 능력 있지(손기술이 화려하고 인정받은 외과 닥터잖아~), 돈도 많지, 솔직하다 못해 오만방자 하지, 남의 장점도 살려주고 남의 단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시지... 어디 하나 빼놓을 구석이 없어요. 젠장~
더 얘기하면 재미 없어지니, 여기서 끝.
이야기는 참 심심하나,
스토리 눈에 확 그려지나,
뜻 밖에 만난 신간에 한참을 웃었으니,
간만에 잘 맞는 웃음코드 만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