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숲의 겨울
오월 지음 / 청어람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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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같은 온도만큼으로 사랑하는 거, 그렇게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 

사랑이라 이름 붙여 놓고, 우리는 가끔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이해라는 요구를 한다. 사랑하니까, 한번만, 이해해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다시 또 그러면, 다시 또 한번만, 그리고 영원히 안녕을 고하는 사람이 마치 자신을 버린 것처럼 만들어버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가끔은 그런 착각 속에서 사랑이란 이름에 도금을 한다, 우리는... 

그 남자 강선우. 34세. 사진작가.
그의 애인 난형은 술을 좋아한다. 고주망태가 되어도 다음날은 안그럴께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그리고 특유의 아양으로 선우를 한번 더 참게 한다. 결국 선우는 그 끝에서 난형에게 이별을 고하고, 또 마지막까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한다. 사랑이 뭐길래, 인간이 뭐길래...
그래도 이 남자, 적당한 온도로, 적당한 마음으로 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한다.

그 여자 나세윤. 24세. 학생.
스무살 첫사랑의 정교수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고 유학을 떠난다. 서로가 사랑이었는데 정교수는 사랑이 아니란다. 세윤 혼자 자기를 홀린거란다. 세윤에게 사랑이라는 것의 나쁜 것만 남겨두고 떠난 사람인데, 더이상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이 여자, 다시 나타난 떨림의 대상에게 더없이 솔직한 사랑을 시작한다. 

딱 그 거리만큼 눈으로 보고 자로 잴 수 있는 어떤 수치처럼, 사람의 마음도 계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어린 마음에 그랬겠지. 이 정도 나이를 먹고 보면, 사실 그게 얼마나 허무맹랑한 생각인지 더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잘 알게 된다. 그저 속상한 마음에 그렇게라도 생각을 하고 싶었나 보다. 사람이라는 대상에 대해 어느 정도만의 마음을 허용할 것인지 생각하고 정하고 그만큼만 보여주고 넘겨주고... 다시 그 끝이 해피엔딩이 아닌 이별이었을 경우의 수까지 다 계산을 마친 다음, 거두어들일 수 있을 것까지 계산을 끝낼 수 있으면 세상에 마냥 슬픈 이별은 없을 것이라고...

이 두 사람에게 과거의 사랑들은 어땠을까. 그 사랑이 끝나고나서 쿨하게 거두어들일 수 있을만큼의 마음이 또 남아있었을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하고 싶었으나, 돌아온 것은 실망을 안겨준 배신감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한 사랑은 과거의 실패한 사랑에 대한 절망감이나 의심들이 아니었다. 지나간 사랑의 실패로 다시 한번 더 배운 것들을 이번 사랑에 적용시켰던 것. 그래서 그들의 노력은 이뻤고, 다시 또 이별이 다가온다고 해도 실망하거나 절망하는 걸로 그 마음을 끝낼 것 같지는 않다. 서로를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은 남겨두었으니까...

그리고, 그 믿음을 둘 사이의 감정을 쌓아가는 기본이 되었기에 두 사람은 더욱 지금 사랑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다. 각자의 인생에 대한 계획과 진행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묵묵히 생각을 또 하게 되는 절차를 거쳐, 또 한번의 믿음이라는 정답을 내놓았다.
이야기니까 그런거 아니냐, 현실에서 그러는거 쉽지 않다, 누군가 한명의 포기를 강요하게 되는 건 인간이기에 다 그런 것이다...라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런 우리의 매마른 감정들에 조금은 단비 같은 물을 뿌려주지 않았을까, 새싹이 돋아나도록... 

잔잔한 분위기에 읽어가는 재미보다 느껴가는 재미가 더 컸다. 두 주인공의 평범한 성격과 설정들, 그리고 그 감정선의 연장... 누구나 한번은 겪어봤을지 모를 일들에 대한 생각에 그들의 감정을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여운까지...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꼭 사랑이 아닌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무엇보다 믿음과 솔직함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살아가는 그 맛을 더 느끼게 되는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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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Navie 211
진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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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꺼내보면서 마음을 달래는 느낌으로 함께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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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안티 팬과 결혼했다
김은정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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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버라이어티... 어디까지 진실일까 궁금했었는데, 지금도 모호한 그 가식과 진실의 경계...
그래도 진실을 통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지어내려 해도 그 표정이 모든 것을 가려줄 수는 없을테니까... 사람이니까... ^^
 
하고 싶은 말은 못 참는 여자, 그래서 말이 많은 여자, 잡지사 기자 4년차이지만 이렇다할 특종도 없고,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도 딱이 없어보이는, 연말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할부로 구매해놓고 직장에서 짤린 그 여자 이근영. 자신을 밥줄을 끊어놓은 싸가지 후준에게 공개적으로 안티팬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그럼 후준은 누구냐?... 톱스타이자, 배우이고, 자신의 하얀 운동화와 애마에 술먹은 흔적을 고스란히 쏟아놓은 엉터리 기자를 물먹이려다가 오히려 적과의 동거에 들어가게 된다. 공식 안티팬과의 밀착동거 <그래서 나는 안티 팬과 결혼했다>를 찍기로 한 것.
스타와 안티 팬과의 만남도 황당하지만, 공개적으로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살게 되다니. 아무리 방송이지만 이거 가능한거야?...
 
아닌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난다고 하는 곳이다. 연예계...
솔직히 나는 특별히 누구의 팬도 아니고, 안티도 아니고, 그저 뉴스에 나오는 정도로만 '그렇구나' 하고 끄덕이는게 전부라서.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그다지 관심 없었다. 불을 때든 말든...
근데 어느 순간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사건이든, 진실은 존재하는 법이며, 그 진실 역시 당사자들 말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 나의 많은 일들이 다른이에게는 그저 보여지는 것만 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스타들의 사생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저 사람들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된다면 스타의 진실은 아무도 모를테니까...
우리의 근영은 후준의 한마디로 자신이 직장에서 짤렸다고 생각한다. 그 길로 공개적으로 후준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결국에는 뜻밖의 리얼 버라이어티 출연에 이르기까지 되지만...
이때부터가 시작이다. 까칠하고 싸가지 없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왕자병에 자신을 종 부리듯 하는(물론 자신이 비굴하게 빌 붙어야 하는 입장이지만 좀 너무하는거 아니야?) 후준과의 동거는 안티를 안티가 아닌 사람으로 만들어놓기 시작한다. 근영은 스타가 아닌 인간 후준을 보게 되기 시작하니까...
그리고 점점 그곳의 세계를 보게 된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알 수 없었던 것에 눈을 뜨고, 그들의 진실을 엿보고,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타가 아닌 그들의 인간성을 알아가게 된다. 안티팬으로 시작한 근영의 방송생활은 이제 좀더 긍정적인 눈으로 그들과의 진실 나누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스타?....
말 그대로 별나라 사람인줄 알았다. 혹시 우연히라도 내 옆을 지나간다면 나는 호들갑 떨지 않고 흘끗흘끗 쳐다보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행인 쯤을 봐줘야지 생각했다.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방송에서 다른 매체에서 보여지는 그들을 조금은 관심 있게 봐주어야겠구나 싶었다.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사는 그들이기에, 좀더 긍정적인 마인드로 그들을 그 자체로 봐주는게 뭐 어렵나 싶고. 직업이 연예인일 뿐이지 그들도 사람이지 않은가. 슬프면 울고, 즐거우면 웃고 하는... 이야기 속에서 근영이 후준의 모습을 하나하나 봐가면서 느겼던 것을 어느 순간 나도 공감하게 된다. 아, 그저 사람일 뿐이구나. 찌르면 아프고 상처 받고, 두려운 일도 있고 눈물도 흘릴 줄 아는...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안티?...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연예인은 없었지만, 그래도 '난, 쟤 별로더라' 하는 사람은 있다. 그럴땐 그저 티비 채널을 돌린다. 인터넷에 악성 덧글이 넘쳐나면 소심한 나의 성격에 감사한다. '나는 악성 덧글로 고소당하는 일은 없겠구나' 하면서... ^^ 누군가를 싫어하는 감정도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안티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그저 싫어해서가 아닌 그 사람을 제대로 봐주고 단점을 지적해주는, 그래서 좀더 발전할 계기를 만들어주는게 진정한 한티가 아닐까?...
 
이런 소재도 가능하다?.
스타와 일반인의 동거라... 그동안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종종 등장하던 스타들끼리의 합숙(?)이 아닌, 스타와 일반인의 조화다. 그것도 안티 팬이라고 부르짖는...
스타와 안티 팬으로 만나서, 서로의 진짜 모습들을 봐가면서 느껴가는 인간적인 정,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의 어두운 면을 보면서 알아가고 배워가고 이해해가는 모습들, 그래서 서로가 조금더 한반짝씩 서로를 향해 다가서는 것도 가능한 일을 만들어내는 것...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또한 설레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냥 그런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연재를 못봤으니, 이 책의 분위기를 전혀 알 수 없었고, 흥미로 읽는 그저 그런 스토리가 아닐까 싶었고. 솔직히 그렇잖아?. 스타와 일반인의 이야기라는 소재는 식상하니까, 어떤 내용일지 뻔히 보이는 것 같고... 하지만 또 그런 뻔한 이야기를 뻔하면서도 재밌게 그려내는 것은 작가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이 작가는 충분히 그 능력을 발휘했던 것 같다고...
 
얼마만에 웃어봤는지 모르겠다. 이야기로써의 흡입력도 좋았지만, 큰소리의 웃음이 나게 만드는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 책 소개글에서 칙릿이 아닌 루저릿이라고 했다. 근영을 보면서 그 루저릿이라는 말이 왜 등장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갔다. 어디선가 본 아포리즘에서는 "땅에서 넘어진 사람은 그 땅을 짚어야만 일어설 수 있다"라고 했던 글귀가 생각난다. 이제 근영도 충분히 비상할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니, 충분히 즐길 준비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웃고 있지만 현실을 반영하고, 따뜻한 가족을 느끼고(근영이네 엄마의 욕을 우리는 늘 들으면서 살고 있다), 사랑을 배우고(후준 같이 까칠한 남자도 가끔은 귀엽다), 자신이 진정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기대도 생길테니 말이다.  
스타가 아닌 안티 팬이 주인공이어서 더 즐거웠던 이야기... ^^   
 
근데 곧 드라마가 된다는데,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혼자 캐스팅을 했다.
근영역에는 쾌활하면서 오지랖도 좀 넓고, 마음도 따뜻하면서 좌충우돌 이미지를 보여주는 여배우가 좋을 것 같아서...최강희?...배두나?...
후준역에는 정말 떠오르는 배우가 없더라. 싸가지도 좀 없으면서 까칠하고, 뒤돌아서서 감정 정리 할 것 같은, 말은 별로 많지 않지만 가끔 자상할 것 같은...강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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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2 - 완결
이새인 지음 / 청어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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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들려주는 그 매력을 어디에 비할쏘냐... 

대한민국 엄친딸의 대표주자, 로펌 변호사인 박은초가 그 탄탄대로를 걷어차고 나온다. 이유는 오직 하나 그토록 열망하던 성우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은초는 성우로 입사하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성우로써 동경대상이었던 강현호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뜨아~~ 선배 성우로 나타난 강현호는 분명 자신이 초등학교때 알고 있었던 목에 줄때를 끼고 다녔던 춘배?!...

이제 두 사람의 연기는 시작된다. 은초는 춘배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을거라 생각하고 후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춘배는 은초가 달라진 자신을 못알아볼거라 생각하고 선배의 입장에서 은초에게 과거의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복수혈전이 얼마나 갈까... ㅎㅎㅎ 

사실 두 사람에게는 서로에게 모르는 비밀이 하나씩 있다.
초등학생이었던 그때, 두 사람은 서로를 마음에 두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것. 더군다다 졸업무렵 춘배가 전학을 간데다가, 춘배가 성우로 이름을 날릴때는 '현호'라는 개명된 이름을 쓰고 있었으니 은초가 알 수가 없었겠지. 더군다나 성우라는 특성상 얼굴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직업도 아니었고...

이제 우리는 즐기면 된다. 두 사람이 아닌척 하면서 서로를 더 마음에 담는 일들을... ^^ 그리고 쿨(?)하게 서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기도 하지만, 뭐든 쉬우면 재미없는 법이니 가끔 등장하는 크고 작은 장애물도 좀 즐겨주시고~~ ^^ 

남다른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솔직히 누구나가 다 본인이 하고 싶고 열망하는 일이 있다. 하지만 현실과 적당한 타협을 하고 살아가기 마련이기에 변호사라는 직업을 내던지고 달려들기에는 마음 마음의 고통과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등장한 성우라는 직업, 참 매력적이다.

'나와라 가제트 만능 팔~~' 하고 외치던 배한성씨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맥가이버를 즐겨보면서도 그 타이틀음악만큼이나 맥가이버 역할의 성우인 배한성씨도 상당한 인기였다.
어느날부터인가 나는 더빙된 외화나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다. 그 감흥이 떨어진다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붙이고서, 집중이 안되더라는 말이 안되는 핑계로 말이다. 사실 언제부터 자막 있는 외화만 봤다고...  

성우라는 직업세계를 엿본 기분이다.
뭐든 쉬운일은 없을테지만, 춘배나 은초, 그리고 다른 성우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준비하는 과정들이나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낯설면서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그냥 얻어지랴. 예전에 티비 다큐 비슷한 것에서 성우분들을 본 적이 있는데, 녹음 장면이었다. 배우들 못지않게 연기해주시는 그 열정에 흠뻑 취했었다.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만 듣고 있지만, 실제 그들은 온몸을 다해 연기하고 목소리 하나에 그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하니, 얼마나 더 많은 노력으로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을까 싶었다. 그들의 전문성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특히나 춘배가 목을 보호한다고 커피도 안마시고,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하는 몸관리를 볼때는 더더욱... 

아마도 한밤에 들었던 라디오의 분위기에 취해 있는 것은 그들이 들려주는 목소리의 매력이 그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귀에 집중하고 듣는 그 순간, 우리는 또 다른 영상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니까... 소설을 읽는 재미 역시 그렇지 않을까. 글로 묘사되는 장면들을 머릿속에 자꾸만 그리면서 읽고 있는 순간을 만났을때... ^^  

춘배와 은초의 알콩달콩 달콤쌉싸름한 이야기가 너무 즐거웠다. 이 작가분 작품들 나랑 안맞아서 늘 읽고 후회를 했는데, 이 작품은 즐거웠다. 두권이 언제 끝났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 주인공들을 비롯해서 주변인물들, 은초의 사촌이나 성우 동료들의 유쾌한 이야기에 한참을 웃으면서... 

지금도 귀에 착착 감기는 그 이름을 쉽게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춘배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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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 빈민가 아이들에게 미래를 약속한 베네수엘라 음악 혁명
체피 보르사치니 지음, 김희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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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연주에, 오케스트라에 그들의 미래를 담다...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다른 미래를 만들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사고방식을 담아주기도 하는... 사람에게 변화를 주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르침이 몇가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음악이 아닐까 싶다. 이 생각은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내가 해온 생각이기도 하지만, 다른이의 말을 들어봐도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을 보면 아주 틀린 도구(?)는 아닌 듯 하다.

비오는 날에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에 더욱 감성적이 되기도 하고, 주저앉고 싶을때 듣게 된 한곡의 힘찬 노래가사에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기도 했던... 완벽한게 한 사람을 치유하고 성장시킨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거기까지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렇지만, 한가지... 사람을 변화시키는 그 자체로 음악이 하는 역할은 충분하지 않을까...

베네수엘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라 이름이 귀에 익숙한걸 보면 자주 들어본 나라이리라.
이 나라에서 시작된 음악의 향연, 엘 시스테마. 아는게 없으니 궁금할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큰 타이틀은 음악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빈민촌의 아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선사해주는 일을 거침없이 해내고 있는 오케스트라... 그 시작을 알리던 멋진 한 사람이 여기에 있다.

삼십년쯤 전에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오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처음으로 국립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창립하면서 시작된 것이 지금의 이렇게 큰 규모로 많은 이들을 성장시키는 장치가 되었다. 흔히 베네수엘라는 남미 최대의 산유국이라 하지만, 또한 큰 빈부격차로 유명하기도 하다. 폭력이나 마약이 흔하게 아이들 사이에 돌고 있으며, 빈부의 격차가 만들어내는 빈민층이 많은...
그런 공간을 연주와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가난과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해내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엘 시스테마...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시작이 조용하지만은 않았을텐데 그들은 해냈고, 이렇게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로 뻗어가는 연주로...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성장한 아이들의 이야기와, 엘 시스테마가 더 넓게 퍼져나갈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돕고 참여한 사람들의 인터뷰, 그리고 엘 시스테마의 연주를 통한 역사가 담겨있는 이 책은 살아있는 증거이다. 음악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고, 음악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구원하는 일이 가능한 것이며, 또한 암울한 과거는 지우고 희망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라고...

포기하고 싶었던 삶이었을지 모를 그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주고 꿈을 심어주었다. 그 아이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낀점은 그 아이들에게 꿈이 있다는 부러움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성장한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연주한다. 음악가가 되고 싶은 아이, 음악 이외의 또 다른 꿈을 가진 아이...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가 꾸는 꿈을 하나씩 이루어가게 만들어준 것이 이들의 연주이며, 이들을 이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며,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는 엘 시스테마이다.

"연주하라, 그리고 싸워라( Play, and Fight)"가 모토가 되어 그들을 일으켜 세운 것처럼, 세상 모든 이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 이야기. 그들에게 탁월함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스스로 더 나아지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사람들과 환경들. 그 공간을 통해 그들이 배우는 것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만큼 대단한 것일 것이 분명하기에...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문득 우리나라에도 이런 계기가 될만한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꼭 음악이 아니어도, 거리의 아이들에게, 방황하고 마음 잡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인생을 다시 설계할 어떤 중심을 심어줄 게 필요한데...
어느 잡지에서 봤던 대안학교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대안학교 하면 낙오된 아이들이 가는 곳 쯤으로 여기기 쉬운데, 그곳은 그게 아니었다. 동네 어른들 같은 선생님과 학교 안의 작은 텃밭에 직접 채소를 심고 가꾸면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공부를 하면서도 인간된 도리를 함께 배우는 공간이었다. 그 아이들에게 과거의 잘못들은 이제 치유의 흔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밖으로만 돌던 삶이 이제는 안의 중심이 되는 삶인 것이었다.  

엘 시스테마의 구조나 방식들이 사회의 어두운 많은 부분에서 발휘될 수 있는 힘으로 다시 거듭나길 바란다. 그곳에서의 성공이나 성장은 그걸 지켜보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동기일 수 있으니...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함께'라는 것을 배우고, 음악과 연주를 통해서 '꿈'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는 '자신감'을 동시에 키워준 그들의 노고에 또 한번 박수를 쳐주고 싶다.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것만큼 더 넓고 더 많은 이들의 시선 속에서 더욱 성장하기를...
더불어 아직 그 빛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밝게 비추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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