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예정대로라면 6월 이후에 올려야하겠지만, 생각보다 생활이 조용하게 돌아가서...;;;;;;;;

그래서 복귀를 말한 것하고 다르게 일찍 해버렸네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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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는 갑자기 통증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벽이었고, 옆자리는 늘 그랬듯이 비어 있었다. 경찰일 때는 옆을 지켜주던 남편이 이젠 더 이상 옆에 있지 않았다.

그녀는 바닥에 앉아서 배를 움켜쥐었다. 어제 뭘 잘못 먹었던가...

그러기에는 통증이 좀 더 깊은 곳에서 치고 올라왔다.

 

“...으...”

 

배가 쥐어뜯기는듯이 아팠다. 그리고 뱃속의 무언가가 뭉쳐지는 느낌도...

 

“안돼...유산은...”

 

그녀는 최대한 정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네...”

 

억지로 통화를 마친 그녀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정신을 잃은 인물이 있었다.

 

“괜찮을까요? 이렇게 해도?”

 

길준의 어머니는 구속복을 입은 채 정신을 잃었다.

과다복용한 신경안정제가 그녀의 낮밤을 바꿔놓았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죽어서는 안되기에 마약류 투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의 누군가로부터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를 투여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그녀가 여기 감금된 지 2달째. 아직까지는 어떤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괜찮아. 밥값도 아까운걸.”

 

“하지만 죽이지는 말랬잖아요. 마약 투여하라는 말도 없었고.”

 

일체의 식사류를 공급받지 못한 채 링겔만 맞고 있는 터라 길준의 어머니는 점점 정신이 희미해져갔다. 눈, 귀의 감각마저 차단되어 있어서 낮과 밤의 구분도 어려워졌다.

 

“야, 밥값을 네가 내냐?”

 

“사람이잖아요. 형님. 우리 인간은 되기 힘들어도 짐승은 되지 맙시다.”

 

“젠장, 네가 내 선생이냐?”

 

구속복속에서 길준의 어머니는 천천히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링겔의 효과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고, 그녀에게 온정을 보이는 간병인이 가끔 먹을 것을 몰래 먹여서 그럴 수도 있었다.

 

‘내가 왜 여기 있지?’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첫 질문은 그것이었다.

 

‘난 분명히 길준이를 만나러 갔는데?’

 

그녀의 기억속에서 그때의 장면이 다시 나타났다. 커피숍에서 길준을 기다리고 있다가, 남자 두명이 그녀를 바깥으로 이끌어냈다. 그리고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를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길준이가 날 여기 감금한 건가? 내가 자기를 감금시켰다고? 아니야...’

 

그녀는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단순한 감정만으로 움직인 적은 없을 정도였다. 길준의 어머니는 남편을 일찍 잃었지만 그로 인해서 경제적인 타격이 오지 않도록 주도 면밀하게 움직여 왔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직장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 옮겨다닌 직장생활 속에서도 아들을 잘 키워내지 않았던가.

 

‘그 애가 그럴 리는 없고. 설마하니 이 남자들, 길준이에게 원한을 가진 건가...아니면...’

 

그녀의 사고는 길준이 처음 사고쳤을 때로 돌아갔다.

 

‘그때 그 아이가 칼을 휘둘렀지. 흥분해서 말을 잘 못했지만,그때 상황이 만약 정말이었다면? 그때 그애가 뭐라고 했었지? 병률이가...’

 

-어머닌 속고 있는 거예요. 내 아내를 죽인 건 저 놈이라고요!-

 

증거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기에 단지 경찰에 넘기는 것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아들을 보냈었다.

 

“아, 전화왔다.”

 

정신을 또렷이 차리기 시작했을 때 그들의 말도 서서히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예. 이제부터 투약하라고요?”

 

“......”

 

눈도 감은 척 했지만 흐릿하게나마 다 보였다. 흰옷을 입은 남자 2명이 억지로 그녀의 입을 벌리게 했다.

 

“정말 할거예요?”

 

하급직인 남자의 말에 상사인 듯한 남자가 말을 받았다.

 

“해야지. 우린 그래서 돈을 버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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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와 서울에서의 사고가 생각보다 많이 큰 사고군요...(너 뭐하느라고 이제 그러느냐고 물어보신다면 그동안 뉴스를 거의 안보고 살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일부러 안 보려고도 노력했구요...)

뒤늦게나마 조의를 표합니다. 서울에서는 부상자가 얼마나 많은진 모르겠지만 충격들이 많이 크실거라고 생각되네요.

부디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으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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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향이 시골이어서, 굉장히 자연친화적으로 자라났다.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 고향을 떠나 도시에 살게 되었다. 도시에 이십몇년을 살면서 시골에서의 삶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휘황찬란한 것들이 얼마나 많던지!

나는 성격이 내향적이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얼마 안되어서 도시에 빠지기 시작했다.

먹는 거 좋아하는 성격 탓에 동네에 생겼다가 망하는 음식점 수를 꼽기도 하고, 가까운(옛 우리집은 교통요지에 있었다.)홈플러스, 이마트에서 살 거 없이 한바퀴 도는 산책을 하기도 했다.나만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시민들 중 그런 거 안하는 사람은 오히려 드물 것이다. 지금도 그런 데 들러서 일없이 한바퀴 도는 일을 종종하곤 한다.

물론 나도 아직까지 양심은 있어서, 소상인들이 그런 매장 때문에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냥 찬양할 수도 없으니 그저 눈요기나 한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옛날의 시골살이가 행복하긴 했지만, 조금 더 도시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그 마음을 누르진 못했다. 시골 살아보면 이 뜻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그래서 우리 먼 친척께서 숭배하시는 선이나, 헬렌 니어링 등등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곳에 사는 것만으로도 헬렌 니어링은 그저 자기 잘난 척을 하는 걸로 밖에 안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대개 도시민인 경우가 많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살아보지도 않으니 그런 말을 쉽게 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미니크 로로의 여러 가지 책들은(내 기준으로는 그런 사고관을 가진 사람치고는 책 양이 좀 많다싶다. 나무를 생각한다면?)헬렌 니어링을 조금 더 일본화시킨 게 아닌가 한다.

실제로 일본인 남편과 같이 살고 있고, 일본인 친구들로부터 소박한 방법을 배워나간다...

그것도 선이나 하이쿠를 인용한다.(헬렌 니어링의 요리책을 보면 여러 가지 명언이나 책속 구절들이 등장하는데 아마 거기서 발상을 얻은 듯 하다.)

한국에 대한 예도 나오지만, 주로 일본, 중국에 대한 인용이 많다.

나는 도미니크 로로의 저작들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쩌다보니 로로의 책을 제법 가진 편이 되었다.

 

그런데  위에서 약간 언급한 내용을 유난히  많이 가진 소식의 즐거움은 내게 실망감을 주었다. 책 내용이 그렇게 새로운 것도 아니고, 책에서 언급한 생활을 하는 일본인은 의외로 드물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심플하게 산다가 인기를 끌면서 그 전작인 소식의 즐거움은 절판되었다. 그리고 사실 난 소식의 즐거움의 이북을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북을 잡은지 사흘만에 나는 다 읽었고,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사실 심플하게 산다. 는 내용이 알찼고, 실생활에 유용한 팁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소식의 즐거움같은 경우에는 우선 번역도 심플하게 산다. 보다 좀 거친 느낌이 들었고, 인명번역에 있어서도 내가 아는 인명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오기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번역자의 문제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 소식의 즐거움은 앞에 했던 말을 뒤에서도 반복하는 동어반복이 잦아서 읽기가 껄끄러웠을 것이다.(물론 실생활의 팁은 뒷페이지에 굉장히 많이 있다. 동어반복을 줄이고 그 내용들을 앞에 배치를 했다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은게 아는 거 별로 없고 투덜거리기 좋아하는 독자의 마음이다.)

동어반복을 뒷작품에서는 거의 안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괜찮은 작가라고 생각해왔다.

아마 소식의 즐거움이 전작이거나 첫작품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심플하게 산다가 인기를 끌어서 절판하고 새판을 찍은 거? 라고 생각하면 출판사가 딱히 좋게 보이진 않는다. 도미니크 로로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준수하기는 하지만, 단지 가격만 올려서 새로 내놨다면 출판사의 안목이 별로 없다고 할 밖에.

이게 내가 소식의 즐거움을 제대로 기쁘게 읽지 못한 이유다.

그 외에는 심플한 정리법이나, 지극히 적게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갈수록 작가의 인용법이나 작성 방법이 간단명료하고 섬세하고 조근조근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도미니크 로로의 작품 5권 중 3권은 안심하고 읽을 수 있다고 추천한다.

(비록 심플하게 산다. 는 나하고 잘 맞지 않아서-작가의 접근법이-팔아버리긴 했지만.)

목록에 대한 책은 아직 안 읽어보았다.

거기에 대해서라면 또 어느 분이 읽고 서평을 올려주시면, 참고해서 살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아니다...

 

ps.서재턴데이는 제윤경의 냉장고턴데이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중 큰 영향을 미친 건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이다.

덕분에 재놓은 책들을 정리 중이고, 터져나갈 것 같은 이북도 다 읽고 정리하려고 게획 중이다.(영향을 끼친 책이 그 대상 중의 하나가 된 건 아이러니한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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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의 다에코와 만의 미쓰코는 한 배에서 나온 자식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녀환상에서 태어난 쌍둥이 말이다. 사실 작품으로 따진다면 두 작품은 성격이 너무 다르다.

하나는 극단의 미에 빠진 죽음을 그려냈고, 하나는 다소 어두침침한 성격의 아가씨가 밝은 결혼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멀리 갈 것도 없이 두 캐릭터는 마치 기름종이에 대고 그린 것 모양 닮아 있다.

다소 풍만하며 서양적인 캐릭터인 다에코와 역시 몸매로만 따지면 서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소녀의 몸에 가까운 하얗고 보살의 느낌까지 소화해내는 미쓰코.

몸매로만 따지면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유혹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현세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다 누려보겠다는 욕심쟁이 같은 성격이 꼭 닮아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파멸의 미를 추구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평범한 작품조차도 이채를 띄는 부분이다. 사실 나는 세설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풍속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만을 읽으면서 깨닫고 말았다.

아, 그건 풍속소설의 껍질을 쓴 파괴적인 관능문학이구나!

 

 

아직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을 완독하지는 않았다. 사실 완독하기에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이 다 들어오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읽으면 읽을수록 그 무서운 집착에 겁을 먹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두 작품 다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더 추가할 사항은 세설을 읽기 전에 꼭 만을 읽으시라는 것.

그러면 세설 속에서 드러나는 세 자매의 자매애, 미모비교, 다에코의 타락한 모습. 등을 좀 더 세밀하게 읽어내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름이 아니라 센바(오사카 상인 명문가)의 아가씨들의 이야기이니만큼 만(물론 이쪽도 센바의 명문가들의 이야기지만, 유부녀가 나오고, 다중연애를 즐기는 팜므파탈의 이야기이니)보다 좀 더 청초한 맛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상쾌한 자극도 될 것이다. 파괴적인 관능문학의 모습이 좀 숨어 있어서 그렇지...그나마도 환상적인 배분탓에 약간 아린 맛을 볼 뿐이니 그거 좋은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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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인입니다.

울새를 누가 죽였나...를 매주 금토일마다 즐겁게 쓰고 있습니다.(^^)

물론 보는 분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보시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노력 중입니다만, 어떠신지?

다름이 아니라, 5월부터 6월, 아니 8월까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거의 모든 연재가 쉬게 될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따위가 뭘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냐고 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음, 여기 와서 처음 몇달은 적응기였고, 그 이후부터는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에 비례해서 알라딘에서 사는 책들도 늘어나고 있죠. (노렸구나. 알라딘!)

아마도 연재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책들을 꽤 많이 사고 계시지 않나 합니다.

즐거운데, 앞으로도 즐겁게 잘 지내기 위해서 우선은 한 텀 쉬고 지나갑니다.

생활이 우선이지, 취미가 우선은 아니니까요...물론 대박의 꿈을 포기하진 않습니다만...;;;;;(출판계가 요즘같이 어려운 시대에는 대박이 문제가 아닌 듯 하군요.)

그 이야기 하려고 이렇게 바이트를 낭비합니다...;;;;;;;;;;

아무쪼록 무사히 봄 지나고 여름 지나 항상 즐겁게 지내시기들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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