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모습을 어두움속의 희미한 빛으로 드러낸 그 여인은 단순하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답게 머리를 틀어올렸다. .꾸미지 않은 그 머리카락과 누군가를 멀리 보는 듯한 그 시선이 마치 그녀를 엣 전설의 그리스 여인같이 보이게 했다. 실제로 그녀는 그리스인의 복장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신발도 그 시대의 것인양 한 채로 조각같이 서 있었다. 그런 그녀를 그나마 현대로 끌어올린 것은 약간 색이 바랜듯한 주황색 핸드백과 토가처럼 걸친 갈색무늬가 찍힌 숄이었다.

그런 고전적인 여인에게 눈을 돌리는 남자들을 방지하기 위해 그녀의 깍지 낀 손에는 조금 알이 굵은 반지가 끼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철없는 남자들은 그녀를 아쉬워하리라. 져가는 장미와 함께 이 밤이 저물어간다. 장미향을 깊이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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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취미 중의 하나는 알라딘에서 반값 세일할 때 산 스콧 슈만의 사토리얼리스트(블로그에 가면 있는 걸 왜 괜히 샀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책 형식으로 되어 있으니 읽기가 편해서요. )로 요즘 묘사하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달리는 부분이 묘사라서...패션 사진집은 묘사하는데 꽤 재미있는 소재인것 같아요.그리고 지금까지 두개를 했는데 그 두개 묘사가 겹치는 부분도 있어서 남용하는 묘사법도 고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페이지의 사진인지는 적지 않습니다. 저도 글 보면서 다시 찾아보고 묘사를  더 고쳐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하여간 첫번째입니다.

 

 

 

 

 

 

 

 

 

 

 

그녀는 흰 드레스셔츠를 입고 밑으로 약간 퍼지고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검은 치마를 입었다.

머리카락은 뒤로 굽슬굽슬하게 말았고, 살짝 분홍빛이 돌게 염색을 했다.

분홍이라고 해도 본래의 색깔은 어쩔 수 없는 것이어서 흰색 머리에 가끔은 주황빛이 돌기도했다. 나이가 칠십이 다 되어가지만 볼륨감있는 몸매는 그대로이고, 그녀의 매력적인 눈동자와 미소는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다만 나이를 속일 수 없는 것은 다리의 긴장된 근육으로, 어쩔 수 없는 나이를 알게 했다.

그래도 매력적인 것은 아마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환하게 미소짓는 얼굴과 그 미소띤 얼굴을 강조하는 알이 굵은 진주귀걸이 때문일 것이다.

공원에서 그녀를 발견한다면, 꼭 전해주길.

그녀는 언제나 아름답고 발랄한 소녀같다고. 특히 그녀의 발을 장식하고 있는 장난기있는 신발 때문에 더욱. 자주빛 하이힐은 그녀를 나이들었지만 여전히 발랄한 아가씨로 보이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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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때문이네.”

 

시무룩한 얼굴로 노인네가 말했다.

 

다 자네때문이라고. . 자네 정말 너무하네.”

 

“......”

 

어쨌든 놓친 건 놓친 거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나한테 수면침만 안 놨어도 내가 그 망할 것들을 잡아서 족쳤을 텐데.”

 

젊을 때야 무공이 뛰어났겠지만 지금은 어찌 잡을거냐고 묻진 않았다,

 

근데 정체가 뭔지는 알아냈나?”

 

그의 말에 더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정체는 알아서 무어 하게.”

 

어쩌긴 관가에 넘겨야지.”

 

“...자네 앞에 있는 친구가 관리라네.”

 

그래서 입 닥치고 있으라고? 난 못 참네. 난 봤으니 관가에 신청하러..읍읍,,,”

 

나는 그의 입에다가 재갈을 물렸다. 더 떠들게 내버려뒀다가 큰 일이 날 소지가 있었다,

나는 그의 목에 팔을 감고 꽉 죄었다. 그리고 조용히 물었다.

 

자네 조용히 내 뒤를 따라오겠나. 아니면...”

 

역시 뭔가...읍읍...”

 

별 볼일 없는 노인네가 이렇게까지 성가실 줄이야. 생각같아서는 밧줄로 꽁꽁 묶어서 수련장에다가 던져버리고 싶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니 자네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네. 그리고 중요한 일이니까 임시 패설사관 보조 인증을 받아다주지. 한동안 내 조수하는 걸세. 알겠지? 그냥 기생보쌈이나 환갑연보다는 재미있을 걸세.”

 

그러자 그 철딱서니 없는 친구가 재갈 묶인 것도 제 풀에 겨워서 풀어버리고 내 팔도 뿌리치고 일어나서 외쳤다.

 

! 정말 신나는 일이 생겼군! 빨리 받아다주게나!”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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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콤한 시...를 쓰다가 더 이상 달콤하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

쓰고 싶은 내용도 다양하고 해서 아예 잘 쓰지 않는 시는 통합시키기로 했습니다.

간단한 라디오 해적방송 느낌을 내고 싶어서 온 에어라고 붙였구요.

 

2.

 

비정기 방송 형식을 취합니다. 텍스트 방송(ㅋㅋㅋ)

오후 8시 이후 올라갑니다.

 

3.

 

내용은  간단한 인물 크로키(더 사토리얼리스트의 사진에 글을 붙여보는(저작권 존중으로 사진은 안 올립니다.어차피 한권 정도는 가지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서.)프로젝트와 투병기간 중 제게 안식을 주었던, 그리고 지금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음악들에 대한 제 감상기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반응에 따라서, 그리고 제 취향에 따라서 여러가지 내용들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시도 당연히 빠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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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식사를 나누면서 그와 그녀는 재빠르게 시선을 나누었다. 도대체 이 카드게임, 아니 체스게임은 어떻게 끝나는 거지? 나는 투덜거리면서 샌드위치를 작게 한입 베어물었다. 두 사람의 게임이 끝나려면 식사가 다 끝난 후일테고...그렇게 하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했다.

이제 다 끝났군요. 나가볼까요? 그의 말에 나는 딴지를 걸었다. 난 아직 덜 먹었는데.

남자는 이 돼지같은 놈아 작작 처먹어. 라는 말을 하고 싶어했지만 옆에 숙녀가 있는 관계로 그 말만은 차마 하지 못했다. 물론 그 대사를 중얼거리고 싶었던 건 숙녀분도 마찬가지인 듯 했지만. 나는 두 사람을 다 잘 알았다. 둘다 성격이 더럽게 꼬였고, 간단한 걸 좋아한다.

물론 숙녀분은 그를 따라가지 않기로 결심을 했고, 그녀는 시간 소모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우아하게 일어나서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만 가도록 해요. 그녀는 명령을 내리듯이 그를 뒤돌아보며 말했다. 남자는 허무한 얼굴로 잠시 있다가 어쩔 수 없지. 라고 한마디 내 뱉듯 의자에 걸쳐둔 자켓을 걸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자캣애는 광택이 났는데, 마치 이 순간의 패배를 위한 것인양 느껴졌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우리가 아까전까지 샌드위치를 뜯어먹던 자리는 그 순간의 효용이 다하자 왕의 식탁같던 위엄이 사라져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내 물음에 그녀가 피식 웃었다. 아니 웃을 일이 아니라고. 왜 그러는거냐니까? 뭐가? 그녀가 되물었다. 그 남자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어? 내 물음에 그녀가 다시 웃는다. 맘에 들었지. 너무 맘에 들어서. 그녀가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그 남자 표정 봤어? 왜 내가 차여야 하느냐는 그 표정, 너무 귀엽지 않았어? 옷을 그만큼 차려 입었는데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는 그 표정 말이야.

귀엽다고? 난 투덜거렸다. 귀엽다고 그런 식으로 했다가는 며칠 안 가서 집에서 쫓겨나고 말걸. 너도 결혼시장에 뛰어든 사람이라는 걸 잊지마.

어머, 난 장난같은 거 안쳐. 다만 입고 있는 옷 하나에 그렇게 자신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꼴을 당해도 족하다고 생각할 뿐이지. 아마 그 사람 집 벽장에는 그런 고급 셔츠들이 가득 들어있을 걸? 머리에도 한가득 들어있을테고.

맞는 말이어서 할 말이 없었다. 나는 남자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빈민촌에서 태어나서 그렇게까지 노력한 남자를 비웃을 수는 없었다. 다만 나하고는 악연이 깊어 그렇게 변명까지 해줄 순 없었다.

네 머리에는 뭐가 들었는데? 내 물음에 그녀가 대답했다.

어떻게든 빈민촌만큼은 탈출해야겠다는 거? 그 정도? 그 답에 내가 대꾸했다. 아마 그 남자도 평생 그랬을걸. 내 말에 그녀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반성해야 할걸? 내 말에 그녀가 대꾸했다. 넌 아마 그 남자도 잘 알고 있나봐? 그럼 설명 좀 해봐. 왜 내가 널 제쳐두고 그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지?

그 남자는 부자야. 내가 더듬거렸다. 엄청난 부자. 널 행복하게 해줄거야.

나도 부자야. 지금은. 부자의 양녀니까. 그녀가 대꾸했다. 일시적인거잖아. 내가 말했다.

그리고 그 수양아버지는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알면 날 내쫓을 거야. 난 고용인이니까.

행복한 건 돈만으로 되는 건 아냐,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책을 읽는 것 같았다.

난 네 곁에 있는 것으로 행복한데. 이 순간이 그렇게나 좋은데. 어째서...

그리고 그녀는 강둑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내가 말릴 사이도 없이 강으로 뛰어들었다.

위험해! 나는 그녀를 붙들었지만 놓치고 말았다. 그녀는 강에서 깔깔 웃으면서 헤엄치고 있었다. 옛날에는 이랬단 말이야. 무슨 숙녀야. 내가. 너도 내려와. 열도 좀 식히게.

나는 나비넥타이를 꽉 죄면서 그녀에게 닿지도 않는 손을 내밀었다.

이리와. 장난 그만하고. 그녀는 첨벙거리면서 내쪽으로 건너왔다. 그녀는 물에 젖은 옷을 손으로 물을 빼면서 계속 웃었다.

가끔 이런 것도 재미있지 않아? 우리 할 수 있는 동안 이렇게 재미있게 지내.

그녀가 생긋 웃었다. 날 더러 차라리 지옥에 떨어지라고 해.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심장이야 떨어지라지. 재미있지 않아? 그녀는 어둑해지는 하늘을 보면서 말했다.

저기 봐. 별이다!

말 그대로 하늘에 총총 별이 떠 있었다.

그리고 한켠에서 또 풍덩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어느 누군가가 우리같은 일을 했거나 당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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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브 :  위대한 개츠비-루어만 감독의 위대한 개츠비에서 셔츠들을 아래로 던지는 장면에서 따왔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알퐁스 도데의 [별]의 패러디도 약간...;;;;;;;;;

              저는 가끔 기존 작품에서 많이 따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단편 모음에서는 이제 2건 정도인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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