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 - P58

엄지와 검지, 중지를 이용해 담배를 빙빙 돌리더니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 P58

이어 한 모금 깊숙이 빨고는 체스판 위로 연기를 쭉 내뱉는다. - P58

그와 동시에 연기를 따라 손을 내밀어 검은 킹 위에서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 P58

곧 킹을 쓰러뜨려 버린다. - P58

패배의 표시로 - P58

킹을 쓰러뜨리는 것 - P58

무례하고 고약한 짓 - P58

마치 판을 엎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 P58

쓰러진 킹이 판에 부딪히면서 나는 흉측한 소리가 체스꾼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 P58

킹을 능멸하듯 - P58

인사는 커녕 - P58

창피함이 - P58

헛기침 - P58

맙소사! - P58

변명을 웅얼거리더니 - P58

잽싸게 꽁무니를 뺀다. - P58

이제 정자엔 체스 챔피언만 홀로 남아 있다. - P58

잡힌 기물들을 시작해서 - P58

체스판에 서 있는 기물들까지 - P58

차례로 - P58

늘 그래 왔던 것처럼 - P62

복기 - P62

당연히 실수는 없었다. - P62

형편없는 시합을 - P62

초반에 진작 상대를 외통으로 몰아넣어 게임을 끝냈어야 했다. - P62

퀸을 갬비트로 헛되이 허비해 버리는 - P62

신출내기 - P62

인정사정없이 잔인하게 - P62

때가 되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신속하게 짓밟아 버렸다. - P62

약점을 간파하는 촉수 - P62

비겁했을까? - P62

상대가 그렇게 한심한 초짜라고는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 - P62

자신감과 천재성, 젊은 패기 - P62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 P62

신중하게 - P62

고백 - P62

경탄 - P64

수년 전부터 그렇게 기다려온 패배를 마침내 그 인간이 최대한 강렬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맛보게 해주기를 소망했다고 - P64

짐을 벗어던질 수 있고 - P64

질투로 찌든 - P64

평온해질 것 - P64

가장 역겨운 승리 - P64

승리를 피하려고 - P64

한심한 풋내기에게 항복 선언을 - P64

오늘 실제로 패배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 - P64

복수할 기회가 영영 없고, 미래의 어떤 빛나는 승리로도 만회할 수 없기에 더더욱 비참하고 결정적인 패배 - P64

체스를 영원히 그만두겠다고 - P64

퇴직자들과 마찬가지로 - P64

볼 게임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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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 P56

G2의 폰을 G3로 - P56

생쉴퍼스 성당 - P56

뤽상부르 공원 - P56

아페리티프 - P56

나인 멘스 모리스 보드판 - P56

6 Nine men‘s morris. 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추상적인 전략 보드게임. - P56

정자 한가운데에만 체스판을 마주한 두 승부사 주위에 구경꾼들이 모여 있다. - P56

패배가 확정 - P56

그들은 체스판의 이 참담한 광경으로부터 여전히 창백하고, 무덤덤하고, 아름답고, 미동도 없이 의자에 앉아 있는 젊은 야전 사령관에게로 눈을 돌린다. - P56

소처럼 멀뚱멀뚱한 사람들의 눈이 사령관에게 말하는 바 - P56

기적을 일으켜 봐. - P56

초래 - P56

슈퍼맨 - P56

단번에 역전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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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백은 이 아마겟돈의 혼돈 속에서  - P50

킹과 룩 외에 퀸 하나와 폰 네 개가 살아남았다. - P50

여전히 굳게 - P50

호전적 욕구 - P50

체스판의 승자에게 - P50

이방인이 질 것 같다고 누군가 슬며시 이야기라도 흘릴 것 같으면 득달같이 화를 내며 맞받아칠 기세다. - P50

이방인의 태도 역시 태연하기 짝이 없다. - P50

차분하게 룩을 집어 들더니 오른쪽으로 한 칸 움직인다. - P50

다시 정적이 - P50

천재적 체스꾼에 대한 감복으로 - P50

눈물이 고인다. - P50

나폴레옹 황제가 이미 한참 전에 승부가 결정된 전장으로 자신의 친위대를 보낸 워털루 전투의 최후와도 비슷해 보인다. - P50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장교로 최후의 일전에 나선 것이다. - P50

백은킹을 1열의 G1에 두고, 폰세 개를 킹 앞의 2열에 배치한다. - P50

갇힌 상태 - P50

치명적인 위험 - P53

적을 이렇게 외통으로 몰아넣는 것 - P53

초보적인 수는 - P53

상대가 명백한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고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을 때나 가능하다. - P53

대응 방법 - P53

일렬로 늘어선 폰의 틈을 열어 킹에게 피할 구멍만 마련해 주면 된다. - P53

가소로운 짓 - P53

처음 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 P53

영웅의 수 - P53

감탄 - P53

무한한 경외의 표시로 - P53

백이 심각한 실수를 - P53

자신들 모두를 무릎꿇리고 어떤 작은 허점도 섣불리 노출한 적이 없는 이 동네 체스 챔피언이 그런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를 거라고 굳게 믿는다. - P53

믿음 - P53

간절히 바란다. - P53

장이 제발 그런 실수를 하게 해달라고 정말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 P53

장은 생각에 잠긴다. - P53

평소 모습 그대로 신중하게 고개를갸웃거리면서 머릿속으로 수를 차근차근 읽기 시작한다. - P53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깊이에의 강요

로시니

비둘기

사랑

승부

좀머 씨 이야기

콘트라바스

향수

장자크 상페 그림

박종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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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SEUL ETRE VOUS MANQUE ET TOUT EST DEPEUPLE - P45

단 한 사람만 그리워하는 당신, 그러면 모두 떠나버립니다. 와우! - P45

흑의 나이트가 공격받는 비숍을 엄호하고 나선 것이다. - P46

관객들은 환호한다. - P46

접근전 - P46

백은 비숍을 원군으로 차출 - P46

흑은 룩을 전진 - P46

백은 두 번째 나이트를 동원하고 - P46

흑은 두 번째 룩을 동원한다. - P46

양측은 흑의 비숍이 있는 곳으로 병력을 집결시킨다. - P46

격전지로 - P46

흑이 계속 충돌을 격화시키고 새로운 장교‘를 보강할 때마다 대놓고 환호성을 지르고, 백이 어쩔 수 없이 방어에 나설 때마다 노골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린다. - P46

자살 공격 - P46

교범의 기본 상식 - P46

흑은 서로의 병력을 맞바꾸는 자살 행동을 - P46

백병전 - P46

그 과정에서 아군도 똑같이 피해를 입지만,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 - P46

그 결과 폰이 차례로 쓰러지고, 룩과 나이트, 비숍도 장렬히 전사한다. - P46

체스판이 휑하다. - P46

5 체스에서 장교는 퀸, 룩, 나이트, 비숍을 가리킨다. - P46

남은 말은 겨우 세 개뿐 - P50

킹, 룩, 폰 - P50

반면에 백은 이 아마겟돈의 혼돈 속에서 킹과 룩 외에 퀸 하나와 폰 네 개가 살아남았다. - P50

누가 이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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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어찌 저리 태연하고 도도하고 창백하고 무표정할 수 있을까! - P34

자신감에 넘치는 손길 - P34

구경꾼들은 눈가가 촉촉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 P34

두고 싶지만 감히 두지 못하는 수를 - P34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 P34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지 않은가! - P34

목숨을 건 위험한 도박 - P34

저렇게 당당하고, 승리의 자신감에 넘치고, 나폴레옹처럼 영웅적으로 싸우고 싶다. - P34

장의 게임은 이성적이다. - P34

정석적이고 정연하면서도 상대의 진을 빼놓기에 충분할 만큼 질기고 무미건조하다. - P34

반면에 혹은 한 수 한 수가 기적이다. - P34

이방인은 비숍을 G7으로 진출시키려고 퀸을 아무렇지도 않게 희생하는데, 대체 그런 수를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 P34

가슴 깊이 감동 - P34

황홀한 기쁨 - P34

쓰라린 고통 - P34

그는 이제 그들의 영웅이고, 그들은 그를 사랑한다. - P34

냉정한 승부사 - P38

떨리는 손으로 - P38

이 빛나는 영웅 - P38

두려움 - P38

사죄하듯이 - P38

「이렇게 퀸을 내주시겠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뭐, 어쩔 수 없이······.」 - P38

애원의 눈빛으로 - P38

돌부처 같은 표정 - P38

아무 대답을 하지 않는다. - P38

어쩔 수 없다는 듯 - P38

정말 내키지 않지만 - P38

괴로운 표정으로 - P38

퀸을 친다. - P38

순간 - P39

흑의 비숍 - P39

바람처럼 움직이며 - P39

체크를 외친다. - P39

백의 킹에게 직접 위협을 가한 것 - P39

열광으로 - P39

퀸을 잃은 건 이미 다들 잊은 듯 - P39

오히려 - P39

혼연일체 - P39

기발한 공격 - P42

강력한 일격 - P42

관심과 목표는 오직 하나 - P42

낯선 젊은이가 저 늙은 챔피언을 무참히 짓밟고 승리하는 순간을 보는 것이다. - P42

말의 전반적 배치도 그렇지만 자신에게는 퀸 하나와폰 세 개가 더 많지 않은가? - P42

이런 형세라면 질 수가 없다. - P42

혹시 남들 눈에는 다 보이는데 자기 눈에만 안 보이는 것일까? - P42

불안해진다. - P42

옭아맬 치명적 덫 - P42

흑 비숍은 백 퀸의 사정권 안에 - P42

나이트를 빼내 킹과 비숍 사이에 두기로 - P42

흑의 응수는 거침없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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