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ㅡ파사칼리아
율리아 피셔 와 다니엘 뮐러 -쇼트의 2중주
바이올린과 첼로로 연주된 파사칼리아...

이전의 이자크 펄만과 주커만의 바이올린 과 비올라버전을
듣다가 찾아낸 또다는 보석.

무곡이라는 걸 상상하며 둘의 춤을 현악으로 풀어내는 장면.
끝까지 따라가다보면 그 춤의 경연장엔 아무도 없고 둘의 춤만
압도적이다.
이중주가 주는 느낌이 이렇게 다이나믹하게 들리긴 또 처음이라
보석바를 깨물어 먹은 기분을 느끼고 말았다.
계속 보고 듣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정도...

하프시코드 모음곡 제1권 7번 G단조, HMV 432에 수록되어 있다.

덧 ㅡ아래 음반은 그녀가 연주한 앨범일뿐 ㅡ이곡과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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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2-24 1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알려 주신 덕분에 잘 들었어요 ^^..좋았어요 !~~~

[그장소] 2016-02-24 18:36   좋아요 1 | URL
이자크펄만 이나 용제오닐 도 나쁘지않지만
저는 첼로 2중주가 더 좋더라고요.^^
비올라보다..
좀더 안정감있는 상대와 춤추는 느낌 ..이랄까~!^^

yureka01 2016-02-24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자크 펄만은 차이콥스키 35번 ^^.ㅋ

[그장소] 2016-02-24 19:51   좋아요 0 | URL
아..그부분 ..마치 젖과 꿀이 흐르는 그 곳을 유유히 노니는 듯한 연주의 .. ? ^^

이자크 펄만 표정이 참 다채로웠던 젊은 날
을 다시보네요..덕분에~!^^

서니데이 2016-02-24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좋은 저녁 되세요.
오늘도 퀴즈 있습니다.^^

[그장소] 2016-02-24 22:32   좋아요 1 | URL
들릴게요..예고편이 어떤지..궁금해서라도!^^

cyrus 2016-02-24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보석반지 사탕이 비주얼과 맛 모두 좋았었죠. 2000년대 생들은 보석바는 알고 있어도 보석반지 사탕은 잘 모를 거예요. 지금도 문구사의 불량식품 코너에 있을 겁니다. ^^

[그장소] 2016-02-24 22:32   좋아요 0 | URL
지금부터2000년이후에도 여전히 어디나 문방구가있고 보석반지 사탕이 있는곳에 살면 ..좋을텐데...그런곳이 있을까요?꿈결같은 얘기죠?^^ 오래 사는건 싫고 그런세상을 꿈꾸는 것만 좋다니..

clavis 2016-02-28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작 펄만 오랫만에 듣네용

[그장소] 2016-02-28 22:54   좋아요 1 | URL
저도 최근에야 찾아듣네요!^^
 

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

갑자기 어느 해엔가 배우 황정민이 청룡영화상연기대상을 받으며
수상 소감을 말하길 자신은 다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
이라고 했던 그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이 책이 주연들의 빛나는 활약상이라기보단 덜 빛나도 그리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입장에 있지 않더라도 그 존재하며 이야기
자체를 깊게 끌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기 때문일게다.
물론 황정민은 주연였었고 이름이 있었다는게 다른점이라면...
다른점이랄까.
주연은 1막의 허관을 찾아 섬을 쏘다니는 여자 ㅡ면서 안방마님
이며 이름은 안나오지만 극적인 스토리 라인도 나름 있는 그럼에도
1막에 빛나는 조연은 젊은 미주엄마와 사연있는 주지스님이다.
그네가 극악을 떨면 떨수록 그리고 인연이란 것이 서실 그저 아무것
아니란 걸 알게되면 알게 될수록 측은함이 더해져가면서 고작 그래
누군가는 극악을 떨어가며 죽을뚱 살뚱하며 억척을 떨어내는 이 생
이란 것이 누군가에겐 그저 하릴 없이 허한 마음하나 어쩌질 못해
붕 떠있어 뵈는 것며 또 어찌보면 이 쪽은 삶이 허망해 헤매는 사람
같이뵌다면 저 미주 엄마라는 사람은 아직 생에 미련이 많은 그런
인물로도 이상하게 비춰지기도 하는 것.
그 중심에 첫사랑을 친구에게 놓친 남자 주지스님이 있고 주지는 그
친구의 아이라도 좋으니 기르자했으나 도망간 여자와 세월 흘러 그를
찾아 온 건 불쌍한 중생으로 거둘요량였어도 그악만 떠는 미주엄마만
있다. 첫사랑은 진즉 죽었고 그녀의 딸 이 미주엄마인 것
섬에서 찾던이는 포기하고 만날지 못 만날지 어쩔지 기약없이 배를
타며 2막에서는 이 안방마님이 떠나온 집 안의 풍경이 비춰진다.
남편은 돈 많은 집 둘째아들로 많은 걸 가졌는데 딱 하나 자식을 주지
못하는 탓에 오래 불임클리닉이며 한약이며 정성을 쏟아온 사람들이
나 한차례 자신의 어머니가 꾸민 일에 가담해 임신을 꾸미고 남의
아일 데려와 자신들이 낳은냥 하자 모의하다 이웃 남자가 술취해 집을
잘못 들어오는 통에 놀라 병원에 실려간 아내가 그 연극을 집어 치우며
실은 시아버지 49제 기도땜이 알게된 용두사 에서 알게 된 이와 정을
통한 일들을 밝히고 아이 하나 얻고 싶었다 ..그리 말한다.
그리곤 아무것 없이 집을 나간 후 자신이 견디는 게 무언지 비춰내는
중 ..이웃집의 미안함 에 가책을 느끼는 자신. 병원에 아이가 유산된
걸로 했지만 그게 다 연극 이란 걸 밝힐 수도 없고.. 이웃은 못내 미안해
하며 이사까지 고려한다. 어렵게 나이 사십에 아파트를 빚으로 산 것이
자랑 스러워 직장 상사들 모시고 술을 과음한게 그 날의 사건을 불러들
였다며 자책하는 이웃.
남편은 그날 다른 여자와 모텔에서 그저 즐기고 있었다.
아내가 집을 나간 후에도 어김없이 밤의 일은 밤의 일대로 해결이고 아내
일은 아내 일이다.
그는 뭐가 잘못 된 걸까 생각하지만 모르겠다는 식.
어려서도 그는 늘 허약했다고 아이들에게 반찬들을 도시락 을 빼앗기기 일쑤였고 물건을 뺏기는것도 그랬다. 나중엔 정신과에서
만난 의사덕에 그는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다.
부자아버지를 만난 인연으로 마음고생을 하는거라고 가진 사람이 더
베풀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후 그는 뭐든 나눠주는데 인색함이 없었다.
나중에 그 의사가 칼을 든 강도에 걸려 죽은걸 알고 자신이 인덕과 인격으
로본 살집이 다른이들의 눈엔 탐욕과 물욕으로만 보이기도 했다는데에 저
으기 놀라며 , 아내가 집을 나간 데에 이유는 둘째치고 기다려야하는지 말
아야 하는지도 전부 아내에 달린 일이란 걸 깨닫고 만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감정 상태조차 타인이 내려주는 처방에 따라온지라
더는 어째야 할 지를 모르는지도...조연이 누굴까..?^^
3막에선 안방마님이 두고 간 고양이 한 마릴 건사하라고 성북동 집에서
작은 집으로 보내진 곱사등이 처녀이야기.
성북동 할머니는 자신의 딸이라고 하자ㅡ그랬지만 이모라 불리는 여자가
실상 엄마인걸로 보이는 이 여자는 주인남자가 고양이보기외엔 다른일은 하지말아라 해서 그러려고 애를 쓴다. 그래도 고양이는 여간 까탈이 아니
어서 손이 많이가고 성질도 사납다
그 집에 있는 동안 이웃한 카센터 남자와 정을 통하고 켓타워도 만들어
줘서 받고 한다. 그녀는 정말 종하라는 남자를 좋게 생각한다. 혼자서는 살금살금 꿈이 익어가는 술같기도하다. 그치만 남자는 늘 모텔의 침대시트만큼도 그녀를 귀히 여기지 않는다. 그녀 혼자 용돈 아껴가며 드나
들고 냄비며 음식이며를 해나른다. 그 남자는 그래도 그녀를 곱사등이라
하지 않는다. 그 체형에 라고 말한다. 그 말에 좋아서 끌린 걸까. .
뭐..그런 말 이나 단어나 하나라도 위안되는게 있어야지..
안그럼 팍팍해 어쩌나..싶다 .
이모라 부르던 여자는 맨날 할머니랑 투닥거리면서도 둘은 정이란게
있어보였다. 자신에겐 그런 것이 없는 듯 여겨져 외롭다고 느낀다.
마침 이 고양이 총총이가 발정이나면서 말을 안듣고 밖으로 나돌아
주인남자의 눈밖에 나면서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비싼 고양이라 아무 씨나 받으면 안되는데 나가서 덜컥 임신해온 게 걸린탓 ㅡ고양이 새끼들을 어찌 할지 모르니 그냥 자신이 데리고 도망하기로 한다 . 종하가 이별 선물로 만들어준 차ㅡ속을 개조해준
그 차덕에 이모가 떠난 섬으로 당분간 피해 있기로 하며 ..
총총이를 위한 마지막 만찬을 만들어 저녁을 먹인다.
자신을 위한 저녁도 아니고 임신한 고양이를 위한 저녁 .

이야기들은 주연에 이름을 주지 않는다 .

그 외의 것에 이름을 주면서 그들로 하여금
이들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게 하곤 한다.

허관이 , 미주가, 종하가, 총총이 그렇듯이...

가진 사람들도 덜 가진 사람들도 움직이게 하는것은
결국 마음이 허락하고 동하는 쪽이라는 것 .

그리고 그것은 늘 인연을 만들어 내거나 하진 않는다.

그저 한 상 차림처럼 그럴듯한 모양만 내주곤 사라진달까...

그러니..저녁은 더 늦기 전에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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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사랑에 대한 상처 , 상실감을 놓고 방향을 잃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그려내 보이는 그림자 극 같아서
보는 내내 어지럽고 치밀어 오르는 열기를 ㅡ정말 붕 뜰까
걱정하며 ㅡ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야 했던 소설.
아, 이런 글쓰기도 가능해..싶을 만큼 미스터리 요소도 깊고
표현력에 있어서는 이미 아는 분들은 알만큼 ㅡ인상적인
글을 옮기다 보니 오늘 책의 많은 부분을 옮겨버렸단 걸 깨
달은 후 였더라고, 나중엔 부러 펜과 노트를 밀쳐 놓고 책을
읽어야 했다 ㅡ옮기지 않기 위해서 , 대부분 과학적 이론을
그녀만의 서술로 풀어낸 것였는데 어쩐지 운명같이 읽힘을
정말 어쩔 도리없겠더라 , 고백하면서 우주와 별이 빛과 어
둠에 관한 그 지극한 사실이 이토록 아름답게 들릴줄 누가 알
았을까 ...아마 과학이 너무 싫어 !하는 아이가 있다면 난 기꺼
이 이 부분들을 읽어주며 볼래, 수학이 과학이 그 수식이
실은 이렇게나 명료하게 아름다운 걸 그려낸 거라고..보여줄
생각이다. 그러다 소설에 빠진데도...어쩔 수 없다 하면서..
흣 ㅡ이 소설은 순 과학 소설이야 .
삼투압의 작용을 설명키위해 이렇게 긴 서사를 늘어놓지 ...
하면 미쳤다 ..할까나?
아니면 유전의 법칙을 설명코자...ㅎㅎㅎ
그날의 일들을 쫓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고백하는 사람과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 ㅡ뭐 그런 이야기는 너무 환상을 깨
니...희망적인 과학과 미술에 관한 이야기 ㅡ란 대충의 포장
을..낄낄거리며 해 놓자면 너무 무책임 할까나? 뭐 그렇게
읽게 된다 해도 결코 손해는 아닐테니 어깨를 으쓱 ~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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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의서재 2016-02-21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한강소성읽어보고파용 ㅜ ㅜ

[그장소] 2016-02-21 23:18   좋아요 1 | URL
지금까지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ㅡ이 책은
엄청 긴박하게 읽었어요. 숨넘어가는 줄 알았네요.^^ 한손은 책 넘기랴 한손은 옮겨쓰랴..이러느라..시간가는 줄 모르고..읽었어요..느낌이 멍~하도 집중을 해서! 한번 보셔도 좋겠네요.^^

새아의서재 2016-02-21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이북이...있으면 사서 보는걸로 할게용.

[그장소] 2016-02-22 00:00   좋아요 0 | URL
네 ~^^
그러셔도 좋겠습니다.

hellas 2016-02-22 0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글씨 예쁘게 쓰는 분들보면 부러움에 몸서리를 치는데.... 내 글씨 초등학교 사학년 남자애 글씨;ㅂ;

[그장소] 2016-02-22 01:13   좋아요 0 | URL
저도 크게 다르지 않사와요...^^;
하루종일 한게 아까워 ..걍 올렸네요.

hellas 2016-02-22 01:14   좋아요 1 | URL
한강도 무척 좋아하는 작가라서. 아껴 읽느라 아직 안읽은 책도 있지만요:)

[그장소] 2016-02-22 01:18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 읽을게 남아서 기쁘네요~!^^
두세권 정도..!!

하늘바람 2016-02-22 0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씨에 반했어요

[그장소] 2016-02-22 02:36   좋아요 2 | URL
헐헐헐~!!^^😃😀😄😅😆
고마워요~~!!
그거라도 반해줘서~♡

하늘바람 2016-02-22 02:37   좋아요 2 | URL
이쁜 댓글쓰는 천사 그대

[그장소] 2016-02-22 02:41   좋아요 2 | URL
흘흘흘~~!!
여긴 어뒤~~난 누규?!
나...효도여행으로비행기 탈 군번은 아직 아닌데..꿈에 로또 맞았나?^^ㅋㅋ
하늘바람님이 다 등장을 해주시넹~!
아싸~~~!♡^^ 🎶🎵
 



비가 오고 있다 
여보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 

명령하고 결의하고
<평범하게 되려는 일>가운데에
해초처럼 움직이는
바람에 나부껴서 밤을 모르고
언제나 새벽만을 향하고 있는 
투명한 움직임의 비애를 알고 있느냐  
여보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

순간이 순간을 죽이는 것이 현대 
현대가 현대를 죽이는 <종교>
현대의 종교는 <출발>에서 죽는 영예 (榮譽)
그 누구의 시처럼  

그러나 여보
비오는 날의 마음의 그림자를
사랑하라 
너의 벽에 비치는 너의 머리를 
사랑하라 
비가 오고 있다 
움직이는 비애여  

결의하는 비애
변혁하는 비애......
현대의 자살 
그러나 오늘은 비가 너 대신 움직이고 있다
무수한 너의 <종교>를 보라  

계사 (鷄舍) 위에 울리는 곡괭이 소리
동물의 교향곡
잠을 자면서 머리를 식히는 사색가
--- 모든 곳에 너무나 많은 움직임이 있다  

여보
비는 움직임을 제(制)하는 결의 
움직이는 휴식

여보 
그래도 무엇인가가 보이지 않느냐
그래서 비가 오고 있는데!

<1958>

 -  김수영전집1 , 민음사 

p. 143, 144, 145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혼자 그가 되고
혼자 내가 되고
답을 하는 시간

외롭지 말기를...
어차피 모두 혼자 간다고,
그러니 두려움은 잊어버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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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

백 석 시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山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즘생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즘생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춘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에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멫 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밤엔 섬돌 아래 승냥이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메 산 山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녯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을 써서 백지 달아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께에 넣어 대감
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집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달련이라고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
구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면 슬퍼졌다

토끼도 살이 오른다는 때 아르대 즘퍼리에서 제비꼬리 마타리 쇠조지
가지취 고비 고사리 두릅순 회순 산 山나물을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를
따르며
나는 벌써 달디단 물구지우림 둥굴네우림을 생각하고
아직 멀은 도토리묵 도토리범벅까지도 그리워한다

뒤울산 살구나무 아래서 광살구를 찾다가
살구벼락을 맞고 울다가 웃는 나를 보고
밑구멍에 털이 멫 자나 났나 보자고 한 것은 가즈랑집 할머니다
찰복숭아를 먹다가 씨를 삼키고는 죽는 것만 같어 하로종일 놀지도
못하고 밥도 안 먹은 것도
가즈랑집에 마을을 가서
당세 먹은 강아지같이 좋아라고 집오래를 설레다가였다

p. 32 ,33 ,34 : 고어 해석까지
<제 1부 사슴 > 백 석 시 정본 ㅡ중에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디가나 그런 고개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가 하고
풀썩 웃었다.
국민학교 입학하고 2학년 때 였나 ,
같은 반 남자애가 현산에 살았는데
그 마을을 가려면 길고 큰 내도 지나야 했지만
뭣보다 무서운건 가파른 언덕 ..
아니 산 꼭대기를 하나 꼴깍 넘어가야 한단 것
그 꼭대기 즈음엔 신기하게 아래를 굽어보는
널따란 묘지가 있어서 또, 키가 매우 크고
깊은 전나무숲 터를 지나쳐야 했으니
한 날 구구단 숙제를 안 가져온 남자애는
그 언덕길은 혼자는 못 간다며
울먹이며 말하다 오줌을 쌌다.
그 애는 우리와 내내 6년을 한 반으로 지내고
우리반에서 가장 키가크고 힘이 센 아이였었다.
아직도 승냥이가 나오고 , 무서운 산적도 나와
혼자 못 건너간단 그런 이야길 들을라 치면
누런 코를 옷 소매에 스윽 닥으며 울던 그 애가
생각나고 만다.
지금 그 현산은 한없이 지대가 낮아져
까마득하던 깊은 숲을 품었던 산길은 간데 없다.
그 길엔 더 높은 아파트가 들어서 있으니..
세상은 참, 요지경이다.
가즈랑집은 그 길에 없었어도 상엿집은 있었다.
그 상여막은 오래 오래 그 곳에 있으려니 했는데
지금은 역시 터만 남았다.
백석의 시를 읽는 밤 ㅡ
친구들 생각에 덜 익은 버찌가 문득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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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21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백석 시에 대한 사전이 있군요.

[그장소] 2016-02-21 00:09   좋아요 1 | URL
이 정본 백석 시집 ㅡ문학동네 ㅡ버전엔
고어 ㅡ들 ㅡ이나 옛 방언을 달아두어서
이해를 돕고 있어요.
아주 어려운 말이 아니고는 대게 알겠더라는..
지방언어에 영 맥을 못추는 저인데,
(사투리분간을 못해서-경상도, 전라도 등을 듣고 알아내지 못함)이상하게 고어나 옛 방언은 그 의미를 미루어 짐작하는데 무리가
없다는게 ..제 스스로로 신기합니다.^^;;